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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1월 11일 독립영화 배급사 인디스토리가 태어났다. 2005년부터는 <팔월의 일요일들>(감독 이진우, 2005), <눈부신 하루>(감독 김성호·김종관·민동현, 2005)를 제작하며 독립영화 제작사로서의 위용도 갖추기 시작했다. <지구에서 사는 법>(감독 안슬기, 2008),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감독 윤성호, 2010), <티끌모아 로맨스>(감독 김정환, 2011), <최악의 하루>(감독 김종관), <걷기왕>(감독 백승화, 2016) 등이 모두 인디스토리에서 제작한 영화들이다. 2008년엔 배급작 <워낭소리>(2008)가 극장 관객 295만명을 동원하며 독립영화의 동화 같은 성공을 일궈냈다. 인디스토리를 20년 동안 꾸려온 곽용수 대표는 그러나 20주년을 맞은 올해는 차분히 생일을 맞기로 했다. “20년 동안 버텼다”라는 곽용수 대표의 말에선 그간의 고생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20주년 대담①] 인디스토리, 자생적 변화의 한계 보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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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와 독립영화 제작·배급사 인디스토리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독립영화 진영의 터줏대감 같은 두 단체는 1998년에 나란히 문을 연 이후 꾸준히 독립영화의 담론 형성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송환> <워낭소리>의 배급을 성공시키고,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최악의 하루> 등을 제작한 인디스토리는 그동안 재능있는 감독과 배우를 발굴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인디스토리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대담 자리에 참석한 장건재(<한여름의 판타지아>), 백승화(<걷기왕>), 임대형(<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감독도 모두 인디스토리가 주목하고 발견한 감독들이라 할 수 있다.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와 세 감독이 한데 모여 나눈 이야기는 인디스토리의 역사는 물론 독립영화의 가치를 되묻는 자리로 이어졌다. 한편 독립영화 단체와 영화인들을 한데 묶는 구심점 같은 존재인 한독
20주년 맞은 한국독립영화협회와 독립영화 제작·배급사 인디스토리 ①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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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마르 베리만의 영화 속 의상에 관해 오랜 시간 연구해왔다. 베리만 영화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부분이기에 특히 흥미롭다.
=90년대를 거치면서 미국, 영국에서 비슷한 시도가 있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나는 2007년부터 스톡홀름대학에서 영화 미장센, 특히 의상에 집중하는 수업과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영화산업과 패션산업의 오랜 연결고리를 들여다보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1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트랜스 학문은 전세계적 유행이 되었고, 특히 영화와 패션 스터디의 접목은 굉장히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의상분야를 다루자면, 시대적인 상황상 자연스럽게 여성 인력들을 발굴하는 작업이 될 것 같다.
=대다수의 여성 스탭들은 익명으로 남겨지기 마련이었다. 베리만과 함께 작업한 스탭 중에서 의상 디자이너인 마릭 보스를 소개하고 싶다. 베리만과 4편의 영화를 함께했고, <처녀의 샘>(1960)에서 보여준 뛰어난 중세시대 의상으로 제3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흑백영화
[제7회 스웨덴영화제③] 스톡홀름대학교 영화학과 루이스 발렌베리 교수 - 의상을 통해 읽는 베리만 영화 속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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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스웨덴 공영방송 <SVT>에 입사해 아직까지 일하고 있다. 기자, 프로듀서, 다큐멘터리 감독 등 다방면을 섭렵 중인데.
=뉴스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아이를 임신하고 1986년부터 문화예술부로 자리를 옮겼다. 지극히 사적인 관심에서 지원한 일이었다. 지금도 문화예술계 소식을 종종 뉴스로 전하고 있지만, 다큐멘터리 작업에 좀더 집중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용 다큐멘터리의 책임 프로듀서로도 활동 중이다.
-잉마르 베리만이 노년을 보낸 포뢰섬을 방문해 그를 인터뷰한 유일한 언론인이다.
=1983년에 인터뷰차 베리만을 처음 만났고, 1997년에 <SVT>의 문화지에 들어갈 긴 인터뷰를 나눈 것이 중요한 계기를 됐다. 이후 그가 나에게 편견 없이 대해주어서 고마웠다고 전화를 해왔다. 당시 업계에서 잉마르 베리만은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나는 그와의 대화가 꽤 편안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더 심도 있는 만남을 가져야
[제7회 스웨덴영화제②] <베리만 아일랜드> 마리 뉘레로드 감독 - 그는 외로웠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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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마르 베리만은 스웨덴의 영화감독이자 연극연출가, TV드라마의 대가로서 신의 구원과 인간의 불가해한 내면 세계를 집요히 탐구하고 응시한 작가다. 미국, 스웨덴 언론을 중심으로 잉마르 베리만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사들이 속속 등장할 때, 그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전설적인’이라는 말로 형용됐다. 얼마쯤 식상하기까지 한 이 수사가 무색할 정도로, 베리만의 족적은 실로 전설적인 유니버스로 남았다. 당대로서는 베리만의 영화가 <가디언>의 표현대로 “충격적일 정도로 현대적”이었을 것이고, 그가 긴 일생을 통해 남긴 62편의 영화와 170여편 이상의 연극은 마틴 스코시즈, 우디 앨런, 리처드 링클레이터, 웨스 앤더슨 등 후배 영화인들의 전범이 되어주었다. 사실 우리는 아직 실존의 고통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베리만의 양식적인 드라마와 비견될 새로운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사에서 베리만의 거대한 존재감은, 때로는 과대평가의 논쟁을 낳기도 했다. 베리만 사후, 미국
[제7회 스웨덴영화제①] 잉마르 베리만 감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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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스웨덴 웁살라에서 태어나 2007년 영원한 침묵에 잠기기까지, 잉마르 베리만은 1950~60년대 불어닥친 모더니즘의 광풍 속에서 영화 역사의 새 장을 쓴 감독 중 하나다. 신과 죽음, 인간의 허약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여성의 억압과 욕망을 살폈던 영화의 시인. 그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11월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를 비롯해 인천, 광주, 부산에서 열리는 제7회 스웨덴영화제는 <모니카와의 여름>(1953)을 시작으로, <산딸기>(1957), <페르소나>(1966)를 거쳐 그의 실질적인 유작인 <사라방드>(2003)까지 7편의 작품을 엄선하고, 베리만이 노년에 직접 인터뷰에 응한 다큐멘터리 <베리만 아일랜드>(2004)를 더했다. 특히 올해는 두명의 귀한 손님, <베리만 아일랜드>를 만든 마리 뉘레로드 감독과 루이스 발렌베리 스톡홀름대학교 영화학과 교수가 직접 한국을 찾았다. 베리만
제7회 스웨덴영화제에서 만난 베리만의 사람들 ① ~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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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2월 5일, 베를린국제영화제 회고전 초청을 앞두고, 화재 사고로 비극적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김기영 감독이 손에서 놓지 않았던 작품은 <악녀>였다. 미완의 작품이긴 했지만, 보지 못한 ‘녀’ 시리즈가 더 궁금해지는 2018년이다. <하녀>(1960)를 변주한 <화녀>(1971), <충녀>(1972), <화녀’82>(1982), <육식동물>(1984)을 비롯해 <수녀>(1979), <아침에 퇴근하는 여자>(1979) 등 제목에 내세운 것만 보더라도 김기영 감독의 작품에서 ‘여성’은 언제나 흥미로운 관찰의 대상이었다. 1997년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에서 기괴하고 집요한 표현력으로 ‘컬트감독’으로 읽히며 재조명된 뒤 이후 끊임없이 조명될 만큼, 32편의 유작을 통해서 읽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감독. CGV아트하우스의 김기영 기념관 선정을 계기로, 2018년
CGV아트하우스 김기영 헌정관 개관 기념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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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만 80억달러를 투자해 700편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달 11월부터 내년 초까지 예정된 라인업 중 넷플릭스가 특별히 아시아 지역 기자들에게 힘주어 소개한 작품들이 있다. <킹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6, <모글리>, <엄브렐러 아카데미>, <나르코스: 멕시코>는 넷플릭스가 자부하는 ‘다양한 취향’의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는 핵심 콘텐츠들이다. 11월 8일과 9일 양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 행사의 토크 및 기자회견 내용을 문답으로 재구성해 다섯 작품의 면면을 들여다보았다.
<킹덤>
공개 2019년 1월 25일 / 출연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시즌2_확정 #터널_김성훈_감독 #시그널_김은희_작가
-2011년부터 김은희 작가가 기획한 작품이다.
=김은희_ 기존의 좀비는 대부분 이른바 ‘크리처’였는데, 이를 통제가 불
넷플릭스 신작 라인업, <킹덤>에서 <나르코스: 멕시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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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 영사기와 카메라의 발전은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영화산업이 발달하면서 전세계의 이야기가 시네마를 통해 전달됐다. 60년 전, 1960년대에는 TV가 그 역할을 했다. 지금은 인터넷 혁명이 시작됐다. TV가 영화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처럼 넷플릭스는 기존의 TV 콘텐츠와 영화를 보다 나은 방식으로 제공하는 연장의 의미가 될 것이다.” 11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는 리드 헤이스팅스 창립자 겸 CEO의 선언적인 말로 문을 열었다. 그가 넷플릭스로 촉발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번성을 영화와 TV에 견준 것은 과대 해석이 아니다. 영화에서 TV로, 지상파에서 케이블TV로, 그리고 넷플릭스로 소비자가 넘어오는 과정은 거울처럼 닮았다. 사람들은 영화나 책보다 깊이가 떨어진다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TV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 TV플랫폼은 과연 시청자들이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에서 만난 넷플릭스의 프로그램 제작 방향, 그리고 미디어 플랫폼의 미래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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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혁명이라기보다는 진화에 가깝다.” 올해 4월 넷플릭스의 창립자 겸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미국의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의 위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여전히 사람들은 45분짜리 쇼를 즐기지만, TV채널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그것을 본다. 혁명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지만 진화는 발전의 개념”이라는 그의 말에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자신감이 읽힌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미국 케이블TV 시청시간을 크게 감소시켰고, 넷플릭스 영화를 받아들인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올해 칸국제영화제보다 더 화제가 됐다. 11월 8일부터 9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 행사에서 오고간 말을 중심으로 넷플릭스가 미디어 시장에 일으킨 변화를 살펴보았다. 리드 헤이스팅스의 말과는 달리, 이것은 혁명이 맞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See What’s Next: Asia’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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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입문자에게 처음 권하는 소설은 단연코 사조삼부곡으로 불리는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순서다. 저작권 계약을 하지 않고 무단발간된 고려원판이 사조삼부곡을 <영웅문> 3부작으로 국내 소개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영웅문> 3부작이라는 이름이 오히려 원래 책 제목보다 더 잘 알려졌다. 또한 사조삼부곡이 그렇듯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여러 번 영상화되었거나 김용의 팬들 사이에서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인 <소오강호> <녹정기>를 함께 소개한다. 방대한 세계를 짧은 글로 축약하느라 무리가 발생한 데 대해서는 강호 대협들의 양해를 바라는 바다.
<사조영웅전> 전 8권
사조삼부곡 첫 번째 작품. 대만에서 1천만부, 중국에서 1억부 이상 판매됐다. 몽골이 세워지고 송나라가 멸망하는 시기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임안(현 항저우) 인근을 무대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권선징악의 구도가
김용 소설 베스트 5종 -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소오강호> <녹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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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 신필(神筆) 김용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한국에서 <영웅문>이란 명칭으로 출간되어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등의 작품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김용은 15편의 무협 소설로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글을 통해 협을 추구했던 영웅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기고 간 작품들은 이미 전설이 되어 중국 대중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용의 무협은 <소오강호>(1990), <동방불패>(1992), <동사서독>(1994) 등 90년대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무협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게임으로도 확장되어 지금도 꾸준히 재탄생 중이다. 사해형제(四海兄弟) 무림강호(武林江湖)인을 자처하는 송경원 기자가 대협객에 대한 기억과 존경이 뒤섞인 추모의 글을 썼다. 이다혜 기자가 국내 정식 출간된 김용의 대표적인 소설들을 함께 소개하니, 아직 책으로 접하지
10월 30일 94살로 타계한 작가 김용과 그의 무협 소설과 ‘김용 유니버스’를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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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개관 11주년을 기념해 지난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기획전 ‘ Ⅰ- 독립영화 여성감독전’을 열었다. 이 기획전에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관을 구축해온 여성감독 14인의 작품이 상영됐다. <씨네21>은 이들 중 장편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연출한 5명의 감독에게 만남을 청했다. <이태원>의 강유가람 감독, <방문>의 명소희 감독, <구르는 돌처럼>의 박소현 감독, <기억할 만한 지나침>의 박영임 감독, <공사의 희로애락>의 장윤미 감독이 그들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여성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등을 통해 주목받아온 이들의 작품은 한국영화에서 종종 배제되곤 하는 여성의 시선과 목소리를 예리한 감각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번 대담은 여성 독립영화 감독들의 작업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하는 목적과 더불어 독립영화 제작의 열악한 환경 가운데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개관 11주년 기획전 ‘I - 독립영화 여성감독전’의 감독 5인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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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스타’라는 이름이 그만큼 잘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1960년대 한국영화는 신성일의 이름을 거치지 않고는 도무지 설명할 수가 없다. 신성일은 스타의 아우라로 이들 영화화의 어떤 기운을 만들어낸다. 신성일의 길고 긴 필모그래피 중 감독의 페르소나로서 시대성을 보여줬던 영화를 꼽아봤다. 김기덕, 신상옥, 이만희, 이성구, 이장호, 임권택, 정진우 감독은 신성일의 얼굴을 빌려 시대의 비정함과 낭만, 세련됨과 아픔을 표현했다. <씨네21> 기자들이 좋아하는 영화 속 신성일의 얼굴들을 통해 그 모습을 찾아보았다.
정진우 감독의 <초우>(1966)
감독 정진우 / 출연 신성일, 문희, 트위스트 김, 전계현
“차이코프스키를 좋아하는 분이 사람을 그렇게 패세요?” 음악감상실에서 영희(문희)에게 집적대는 남자들을 제압하는 철(신성일). 이어서 그는 외제차 안에서 고상한 음악가를 들먹이며 영희를 유혹한다. 배우 신성일의 도시적인 매력으로 문을 연 <초우
시대의 얼굴, 감독의 페르소나 신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