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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Mr. Lawrence>와 <Rain>으로 잘 알려진 피아노 연주자,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영화 <마지막 황제>(1987)의 음악감독…. 일본의 거장 뮤지션 류이치 사카모토에겐 늘 이러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눈 밝은 독자라면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남한산성>(2017)의 음악감독 크레딧, 올해의 화제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의 사운드트랙 목록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처럼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모습 이외에도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예술가다. 그는 백남준, 알바 노토 등 진보적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작업을 이어왔으며 20세기를 개괄하는 파격적인 오페라 <라이프>(1999)를 연출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음악과 설치 미술,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 공감각적 전시를 일본을 중심으로 개최해오고 있
<류이치 사카모토: 라이프, 라이프>전으로 한국 찾은 뮤지션 류이치 사카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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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가장 두드러지는 강점이자 약점은 이 작품이 <쥬라기>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프랜차이즈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이 예상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쥬라기 공원>(1993), <쥬라기 공원2: 잃어버린 세계>(1997)와의 비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콜린 트러보로 감독의 <쥬라기 월드>(2015)는 1990년대 시리즈의 공룡 테마파크의 규모를 키우고 유전자 조작과 생체 무기라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면서 꽤 만족스러운 속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테마파크 참사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화려한 놀이공원과 같은 비주얼을 버리고 시작한다. 인간들에게 버려진 이슬라 누블라 섬에 갇힌 공룡들은 화산 폭발로 멸종의 위기에 처한다. 멸종 위기의 동물을 구해낼 것인가 여부를 두고 과학·윤리적 질문을 날카롭게 제기하고, 어두운 호러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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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스무번의 여성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한국 사회에서 여성(영화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퍽 행복한 일이 되는 현실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최근 2~3년 사이 페미니즘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었고 그와 더불어 영영페미니스트들이 등장해 각자의 위치에서 또렷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을 목격할 수 있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야기했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여성은 좋은 영화를 만든다!’ ‘여성들이여 스크린을 점령하라!’ 김선아 집행위원장은 “20회 영화제 역시 지금까지 내건 슬로건을 관철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5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서울 메가박스 신촌에서 열린다.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김선아 집행위원장과 조혜영·배주연 프로그래머를 만났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의 인연부터 20회 영화제에서 주목해야 할 쟁점과 작품까지 두루 물었다.
-올해로 서울국제여성영화
김선아 집행위원장, 조혜영·배주연 프로그래머가 말하는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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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과 홍경표, 홍경표와 이창동. 홍경표 촬영감독이 이창동 감독의 신작을 촬영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아무리 이리저리 놓고 봐도 둘의 조합은 선뜻 상상이 되질 않았다.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적이 한번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이창동 감독과 항상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충무로의 야생마 같은 홍경표 촬영감독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았다. 지난해 겨울, <버닝> 촬영현장을 두 차례 찾아 두 사람이 어떻게 호흡을 맞추는지 흥미롭게 지켜보았는데, 그 결과 기자의 예상은 선입견에 불과했음이 곧 드러났다. <버닝>에서 홍경표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이창동 감독의 전작에서 줄곧 보여준 사실적인 시선을 유지하되 종수(유아인)가 진실을 찾아나서는 서사의 중·후반에는 마법 같은 순간을 펼쳐내 보인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 크랭크인(5월 18일)을 이틀 앞두고 경기도 일산에서 만난 홍경표 촬영감독은 “<버닝>처럼 자연
<버닝> 홍경표 촬영감독 - 때로는 포커스를 바람에 내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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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걸려 있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은 영화적 감흥이 충만한 영화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서사를 강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현재 충무로에서 <버닝>은 ‘영화란 이미지’라는 명제에 충실하다. 김영진 영화평론가가 보내온 긴 글이 영화를 본 독자들에게 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이창동 감독과 처음 작업한 홍경표 촬영감독을 만나 <버닝>의 이미지에 대한 자세한 작업기를 들었다. <버닝>은 수많은 메타포가 촘촘하게 연결된 영화이지만 메타포가 어떤 뜻인지 일일이 해석하기보다 아무런 선입견과 프레임 없이 바라보았을 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할 만하다.
나는 <버닝>이 이창동 그 자신의 영화 경력에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이미지로 서사를 부숴버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에 묘사된 관념적 메타포를 끌어와 더 확장시키고 여러 개의 연관된 메타포들을 겹겹이 배치해 이야기의 윤곽을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버닝> 평론 - 無의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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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르덴 형제, 켄 로치 감독 등 이른바 ‘빅네임’ 감독들의 경쟁 진출이 없었던 만큼 국내 수입사들도 예년보다 선구매작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초반 이후 마켓이 폐막하는 지난 5월 15일까지 경쟁작 21편 중 절반에 해당하는 작품이 수입되어 곧 국내 개봉을 준비 중이다. 수상권에 든 작품 중 수입된 작품들이 적지 않다. 먼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은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온 티캐스트를 통해 올 하반기 개봉예정이다. 특별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장 뤽 고다르의 <이미지의 책>도 영화제 막바지에 수입이 결정됐다. 그린나래미디어가 수입했으며 올 하반기 개봉예정이다. 다른 영화, TV영상, 문자텍스트 등을 콜라주한 작품으로 고다르의 끊임없는 도전, 실험 정신으로 호평받은 작품이다.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레바논의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은 그린나래미디어가 수입,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혹은 내년 초 개봉예정
[칸국제영화제 총결산⑦] 칸에서 호평받은 영화들의 국내 개봉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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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은 모두에게 도전이었다. 유아인은 다소 과장되고 격렬하게 표출했던 그간의 캐릭터를 내려놓고 최대한 비우는 연기를 선보였고, 스티븐 연은 교포가 아니라 온전한 한국인 캐릭터에 도전했다. 높은 경쟁을 뚫고 파격 발탁된 신예 전종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배우들은 레드카펫의 박수로 그간의 무게와 어려움을 다소 내려놓은 듯했다. <버닝>은 이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각자의 캐릭터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유아인_ 종수는 표현하지 않는다. 무표정이 아니라 존재하는 자체로서 무언가를 전달하는 캐릭터다. 최소한의 표정, 동작, 몸짓으로 모호함을 드러낸다고 해도 좋겠다. 종수가 된다는 건 일종의 때를 벗는 과정이었다. 잘하는 연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정해진 숏 안에 분명한 감정을 전달하다보니 어느 순간 너무 멀리 나가 있는 걸 느꼈다. 반복하다보면 진정성에 대한 죄의식이 사라지고 기교만 늘어간다. <버닝>은 연기의 초심으로 돌아가 내가 어디
[칸국제영화제 총결산⑥] 칸 현지에서 만난 <버닝>의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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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이라는 수식어가 이 영화 앞에 적절할진 모르겠다. 다만 <버닝>이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뜨거운 감자였던 건 분명해 보인다. <버닝>은 영화제 공식 매체인 <스크린 데일리>의 최고점을 받았고 매체의 호평이 쏟아졌지만 결과적으로 경쟁부문에서 무관에 그쳤다. 수상이 작품성의 척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의 간극은 보기 드문 현상이다. 대신 영화평론가 및 전문기자들이 선정하는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은 “<버닝>은 현실과 비현실, 있는 것과 없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탐색하는 미스터리다. 그 미스터리를 가슴으로 안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버닝>은 두고두고 이야기해야 할 숙제 같은 영화다. 그에 앞서 감독 본인은 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길 바라는지에 대해 물었다. 짧게나마 칸 현지에서 풀어놓은 단상들을 전한다.
-안팎으로 반응이 뜨겁다. 칸 현지에서는 호평 일색의
[칸국제영화제 총결산⑤] 국제비평가연맹상 & 벌컨상 <버닝> 이창동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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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간의 기록적 기립 박수. 상영 내 눈물을 훔치던 관객의 반응, 그리고 감독과 배우들이 보여준 눈물의 화답. 레바논 감독 나딘 라바키의 <가버나움>은 지아장커·고레에다 히로카즈·이창동 감독의 영화가 공개된 후 황금종려상을 점치는 가운데 영화제 후반부 강력한 수상 후보로 등극한 화제작이었다. 특히 케이트 블란쳇을 선두로 한 여성 심사위원이 제인 캠피온의 <피아노>(1993) 이후 여성감독에게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여할 것이라는 추측이 돌면서 황금종려상 수상까지 거론된 작품이기도 했다. <인디와이어>는 “심사위원상 호명에 오히려 기자들의 놀란 반응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수상은 거의 확실하다”고 예상한 <버라이어티>는 ‘(예상처럼) 여성 심사위원들이 레바논 여성감독의 작품에 한표를 줄 것’이라는 지점 때문이 아니라 ‘레바논 아트하우스영화에 대한 국제적 배급’에 대한 의의가 더해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가버나움>은
[칸국제영화제 총결산④] 심사위원상 <가버나움> 나딘 라바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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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의 심사위원대상 수상은 올해 칸국제영화제가 추구한 경향의 단면을 보여주는 결과다. 종반이 지나서까지 스파이크 리의 수상을 점치는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블랙클랜스맨>은 매우 재미있고 친숙하지만 장르의 그늘 아래서 조율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형식이나 미학적인 탐구는 이 영화의 관심사가 아니다. 차라리 차별의 비이성과 폭력성에 단호히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자 하는 프로파간다 영화에 가깝다. <블랙클랜스맨>은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 이하 KKK단)에 비밀잠입 수사를 했던 콜로라도주의 흑인 경찰 론 스톨워스의 실화를 기초로 한다. 론 스톨워스는 2014년 회고록인 <블랙클랜스맨>을 출간했고 이를 발견한 스파이크 리 감독의 손에 의해 경쾌한 톤과 선명한 색감의 영화로 거듭났다.
론 스톨워스(존 데이비드 워싱턴)는 패기만만한 신참 형사다. 론은
[칸국제영화제 총결산③] 심사위원대상 <블랙클랜스맨> 스파이크 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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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가족의 이야기가 결국 칸 심사위원들의 마음까지 훔쳤다. 심사위원장 케이트 블란쳇은 이번 결정을 두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고 말했지만, 적어도 황금종려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시선은 없었다. 다른 선택을 했을 수는 있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주었다면 그 또한 합당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수상’이라는 것이 중평이었다. 가난하지만 불행하지 않고, 슬프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희한한 대안가족 이야기는 연신 내리는 비로 쌀쌀했던 칸 크루아제트 거리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가디언>은 칸에서 최초 공개된 <만비키 가족>에 대해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영화”라고 평했다.
<만비키 가족>의 시작은 오사무(릴리 프랭키)와 아들 쇼타(조 가이리)의 장난스러워 보이는 슈퍼마켓 털기로 시작된다. 추운 겨울, 훔친 전리품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부자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작은 소녀를 만나 집으로 데려온다. 할머니 핫슈(기키 기린)와 오사무의 아
[칸국제영화제 총결산②] 황금종려상 수상한 <만비키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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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지 말고 행동하라.” 스파이크 리 감독의 수상소감은 올해 칸영화제의 기류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넷플릭스와의 전면전으로 문을 연 제71회 칸영화제는 몇 가지 중요한 변화의 순간을 맞이했고 수상 결과를 통해 방향 설정을 마쳤다. 프랑스 극장협회의 반발로 시작된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갈등은 칸영화제에 영화의 정의와 범주에 대한 답을 요구했다. 칸이 우선 설정한 방향은 기본과 뿌리, 근원을 단단히 하자는 쪽이었다. 결과적으로 경쟁부문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영화들이 전면 배제됐고 이로 인해 이름을 알 만한 감독들의 걸음이 상대적으로 뜸해졌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영화인들의 발길이 그쪽으로 몰리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칸은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영화제 초창기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을 취했다. <요메드딘>의 A. B. 샤키 감독 등 경쟁부문에 한번도 오지 못했던 젊은 감독들의 신작을 과감히 발탁했고, 지역 배
[칸국제영화제 총결산①] 이슈가 된 영화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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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떠 있었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의 약진에 대해 영화적인 것이 무엇인지 입장을 취해야 했고, 미투(#MeToo)운동으로 촉발된 여성들의 목소리에 화답해야 했다. 전자에 대해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프로그램 구성으로 답했고, 후자에 대해선 적극적인 행동과 선명한 메시지로 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기성감독들과 신예감독들의 다양한 면면을 소개했고, 아시아 감독들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차별과 부조리에 단호히 항거하는 목소리들로 넘쳐났다. 5월 19일 뤼미에르극장에서 열린 폐막식과 시상식은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는 점에서 끝이 아닌 시작과도 같았다. 여기 근원으로의 회귀, 새로움에의 도전, 여성에 대한 존중, 정치적 주제와 메시지 등으로 요약되는 제71회 칸영화제의 시상 결과를 정리해서 전한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만비키 가족>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심사위원대상
제71회 칸국제영화제 총결산 ① ~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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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미디어에서 남자 연예인의 매력을 설명할 때 ‘무해하다’는 형용사가 인기를 얻고 있다. 타인에게 해롭지 않은, 특히 여성에게 폭력적이지 않고 예의를 갖춘 것이 중요한 미덕이라는 것이다. 5월 5일자 <한겨레>에서는 “‘무해’한 남성들이 전하는 경고”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이 현상을 짚기도 했다. 특유의 바른 이미지로 전 연령층에 호감을 얻고 있는 배우 박보검, 드라마 <사랑의 온도>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각각 연하남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양세종·정해인 등이 무해한 남자의 대표 주자로 꼽히고 있다.
무해함이 남성의 미덕으로 떠오른 것은 여성 소비자들이 콘텐츠 속 폭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때와 시기상으로 거의 일치한다. 유행에 민감한 광고 업계에서는 무해한 이미지의 남자들이 특히 여성 소비자들에게 선호되는 것은 ‘안전’이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진아 프리랜서 광고 플래너는 “여혐 범죄,
무해한 남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나의 아저씨>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