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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호금전에 대해 말하자면 꼭 얘기해야 할 사람이 있다. 그는 70년대에 중고교 시절을 보냈고 대구 시민극장, 오스카극장 등을돌아다니며 홍콩영화에 매료되어 있었다. 압도하는 스펙터클, 누추하고 갑갑한 현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상의 세계, 영웅의 세계. 그는 실현할수 없는 이상을 사진과 포스터를 모으는 것으로 대신하려 했다. 어느날, 그가 모아온 수백점의 사진과 영화포스터(그 얇은 지질이란!)가 모조리불살라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아들의 이상한 취미 때문에 쌓여가는 종이더미를 보다 못한 어머니가 저지른 만행이었다. 그가 어른이 되고 직업을갖게 되는 20여년 동안의 과정에서 비디오가 보급되었고, 그는 이제 비디오 수집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홍콩, 싱가포르를 여행하며 사모은자료들로 그는 불법 사설 쇼브라더스 라이브러리를 완성하였다.나 의 영 웅, 호 금전호금전은 무협영화의 아버지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신파(新派)무협영화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
호금전 | 황홀했던 추억과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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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삼 | 감독 나는 젊은 시절, 그가 감독한 <대지아녀>에서 엑스트라로일본 병사 노릇을 하면서 그의 모습을 처음 봤다. 그리곤 곧바로 그를 찬미하고 존경하게 됐다. 그는 큰 스튜디오를 완벽하게 장악하면서도 철저히이타적인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는 데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그를 중국 민담 속의 검객 같다고들 하는데, 나도동의한다. 그는 영화의 시인이요 영화의 화가이며 영화 철학자다.운린웬 | 영화업자 호금전은 영화를 만들 때마다 두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하나는 늘 예산을 초과하는 것, 다른 하나는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용문객잔>의 성공 이후 그의 프로듀서는 영화를 연휴시즌에 맞춰개봉하려 했지만 호금전은 늘 일정을 맞추지 못했다. 그래서 한번 일한 프로듀서는 다시 그와 작업하려 하지 않았다. 오랜 친구였던 레이먼드 초우조차도<영춘각의 풍파>와 <충렬도>를 하고는 다시 그와 손잡지 않았다. <협녀>
호금전 | 호금전을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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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영화의 무술은 아주 새롭다. 이전의 무협영화와는 공통점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그런 무술장면을 만들어냈나.그건 내 무술감독인 한영걸의 공이다. 무술감독이란 용어 자체가 내가 한영걸을 그렇게 부르면서 태어났다. <대취협>을 만들 때 내게액션이란 아주 힘든 것이었다. 난 무협소설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꾸미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그렇지만 무술은 해본 적도 없고싸울 줄도 몰랐다. 그래서 경극 배우를 하던 한영걸에게 도움을 청했다. 나는 그의 무술 동작을 공부했고 그중에서 최고의 것을 뽑아냈다. 무협이야기엔 익숙했으니까 거기에 딱 맞는 동작을 골라낸 것이다. 나 이전엔 무술감독이란 존재 자체가 없었다. 한영걸을 위해 무술감독이란 조어가태어난 것이다.+ 무술 동작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당신 이전에 따로 없었단 말인가.음, 물론 있긴 했다. 그러나 차원이 달랐다. 예를 들면 그들은 안무를 담당했다. 연극에서처럼.+ <화루혈루사>라는 당신의 새 프
호금전 | 호금전의 마지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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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門客棧<용문객잔>1968년간신들의 모함으로 충신은 살해되고, 그의 자식들도 간신들이 파견한 자객들에게 쫓긴다. 무고한 충신의 자식을 보호하려는 협객들과 황궁의 자객들이주점 ‘용문객잔’에서 마주친다. 1967년의 <대취협>과 함께 호금전 스타일의 확립을 알려주는 초기 걸작. 두 작품은 일본 사무라이영화의뒤쫓기에 급급하던 홍콩영화계를 뒤흔들었다. 사실적이고 자극적인 액션 대신 경극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동선과 빠르면서도 시적인 리듬의 세련된편집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이었다. 호금전은 무술 지도를 맡은 한영걸뿐만 아니라 출연진에도 경극 배우들을 대거 참여시켜 무협의 톤을 완전히바꿔놓았다. 여 검객의 등장도 기존 무협의 관습을 깨며 호금전 영화의 시적인 결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 개봉 당시 홍콩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전역에서 큰 상업적 성공을 거뒀으며, 한국에도 <용문의 결투>란 제목으로 개봉됐다. 서극의 <신용문객잔>은 코믹멜로 버전.俠女<
호금전 | 부천영화제 회고전 초청작 5편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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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영화평론가아직도읽히고 있는 <영화에 관하여 알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에서 홍콩 무협영화 <협녀>가 영화사상 ‘아흔한편의 고전’을 선정하는 자리에서 31위에등극하였다. 그건 심지어 펠리니의 , 막스 오퓔스의 <롤라 몽떼>, 자크 타티의 <플레이 타임>, 베리만의 <페르소나>마저 뒤로따돌리고 뛰어넘은 것이다. 이 선정은 영화 미학에 관한 고전주의자들을 불편하게 만들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구회영(이라고알려진 김홍준 감독)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되자 첫 번째 오마주를 호금전에 바치기로 작정하면서,결코 자신의 선택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나도 그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할 생각이다.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호금전이 70년대 아시아영화에서 해낸 역할은 마치 50년대에 오즈가, 60년대에 샤트야지트 레이가, 또는 80년
호금전 | 호금전 감독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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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혈쌍웅>의 발레 같은 총격전 어딘가에 아름다움이 감춰져 있다면, <와호장룡>의 눈부신검투장면에서 허무의 심연이 전해진다면, 그리고 <천녀유혼>의 바람결 같은 비상에 시적 떨림이 감지된다면, 그건 그들이 모두 호금전의후예들인 까닭이다. 가장 세속적인 무협영화를 통해 숨막히는 동선과 운무의 미학을 창안하고 찰나의 삶을 명상한 위대한 감독. 전설이라 불러 과하지않은 무협영화의 신호금전이 온다. 7월12일부터 열릴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가 <협녀>를 비롯, 그의 다섯 작품을 상영하는 것이다.조악한 화질의 사지절단된 비디오가 아닌 창조주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필름으로 호금전을 만나는 것이다. 이건 올 여름의 가장 기쁜 소식 가운데하나다.편집자胡 金 銓 KingHu (1931∼97)1932년 베이징 출생.1949년 홍콩으로 이주.1950년 무대 디자인 조수로 영화계 입문. 이후 시나리오 작가, 배우 겸업.1958년 쇼브라더스 입사. 배우 겸 조감독으
무협영화의 신, 호금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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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워너)감독 래리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 로렌스 피시번 제작연도1999년 등급 12세 이용가 화면포맷1.85:1 오디오포맷 돌비 디지털 서라운드 5.1채널DVD플레이어 보급에 큰 공헌을 세웠다고 평가받는 작품. 우선 사운드 분리가 뛰어나고 생생하게 디지털 마스터링을 해, 서라운드시스템이 갖춰졌다면총알이 자신의 귀를 스쳐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다양한 부가 메뉴인 서플먼트를 ‘DVD의또다른 재미’에서 ‘DVD를 보는 진정한이유’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될 정도로 기발한 스페셜 메뉴를 담고 있다. 그 유명한 공중격투장면을 비롯한 특수효과 촬영 등 제작과정에 관한 다양한다큐멘터리도 그렇지만, 영화를 보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화이트 래빗’을 붙잡는 메뉴는 인터랙티브영화의 가능성을 여는 시도라 할 수 있다.<벤허>(워너)감독 윌리엄 와일러 출연찰턴 헤스턴, 잭 호킨스 제작연도 1959년 상영시간
DVD | 이건 정말 사둬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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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zonehttp://www.dvdzone.co.kr회원들끼리무료 혹은 약간의 택배비용으로 서로 대여해주는 동호회로 100여명의 회원이 약 1300여장의 DVD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 동호회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독특한 운영방식. 신입회원이 가입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동호회가 현재 보유하고있지 않은 DVD 타이틀을 일정 숫자이상 동호회에 예치해야만 예치 편수에 대해 일정비율로 다른 DVD타이틀을 대여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용산 전자랜드 안에 실제로 매장을 갖추고 있어, 회원들은 온라인상으로 택배비용을 부담하고 빌려갈수도 있고 매장을 방문해 직접 빌려갈 수도 있다. 대여기간은 약 2주.DVDPrimehttp://www.dvdprime.com초보자를위한 코너가 따로 준비되어 있는 DVD정보사이트. DVD 와 관련 기기들에대한 정보, 상식 그리고 용어에 대한 설명이 아주 뛰어나다. 수많은 초보자들의 질문에 전광석화처럼 대답을 올려주는 전문가 수준의 고참회원들의Q&A
DVD | DVD 관련 국내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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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처음 구입할 때였다. 용산을 이잡듯 뒤진 ‘특급작전’을 벌인 끝에 나는 다른 상점보다 20만원이나 싼 것을 고르고 내심 흡족했다.그 즈음에는 ‘인터넷’ 쓴다는 것이 자랑거리였을 때니 독수리타법으로 친 원고를 제대로 저장하는 것만 해도 장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두달이 지나컴퓨터를 제대로 쓰게 되자 그 가격이 결코 싸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CD롬은 느려터졌고 비디오카드는 싸구려에다가 램(RAM)또한 형편없었다. 나는 결국 30만원을 주고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했다.DVD 플레이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초보자의 경우 처음에는 ‘재생만 잘되면 되지’라는 생각에 가장 싼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겠지만 한두달이지나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비싼 것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덜컥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결론은 적당한 가격대에 합리적인 기능에좋은 성능의 기기를 잘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에는 국산 플레이어에서부터 외국산 플레이어까지, 가격대도 20만원에서 수백만원대까지 다양
DVD | DVD 플레이어 구입을 위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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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최초의 DVD 타이틀이 세상에 나온 이후 지금까지, DVD 에 대한 관심은 주로 기술적인 면에 집중되어왔다. 뛰어난 화질과 음질을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LD 와 가장 보편적인 영상저장 매체로 시장을 장악한 상태인 VCR 과의 차별화가 성공의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물론LD 의 실패를 경험했으며, VCR 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던 소비자들도 초기엔 DVD 가 가진 기술적 우위에 관심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전세계적으로 DVD 의 보급률이 높아지고 엄청난 양의 타이틀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DVD 를 둘러싼 관심은 점차 기술적인 면을 벗어나DVD 가 만들어내는 문화적, 산업적인 변화에 집중되고 있다. 그 맥락에서 DVD 가 과연 사람들의 영화관람 패턴에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알아보는 것은, 영상 소비자의 입장에서 DVD 의 수용여부를 결정하는 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DVD 의 모태는 LD그런데 아이로니컬한 것은 그 시작을 DVD가 아닌 LD
DVD | 진짜 DVD세상으로 바뀌긴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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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구에 회자되는 몇 가지 현상들을 각 단어별로 집약하면 사실 그 가짓수가 몇개를 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있다면,바로 ‘디지털’이다. 모 CF에서 연세많으신 할머니가 “뭐? 돼지털?”이라고 젊은이에게 되묻는 장면이 삽입될 만큼, 이제는 디지털은 세상을 움직이는 하나의 필수요소가 되어가고 있기때문이다. 그렇다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온 디지털은 무엇일까? 아마도 DVD가 아닐까 싶다.그런데 DVD 라면, "DigitalVideo Disc" 혹은 "DigitalVersatile Disc" 의 약자라는 정도는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고, 기존의 VCR보다 화질은 물론 음질까지 엄청나게 좋다는 얘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이다. 수명도 반영구적이라 많은 사람들이 소장용으로 선호하고있다는 사실도 그렇고, 더 나아가 홈 시어터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더없이 좋은 매체라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DVD를 구입하려고 하면 막
DVD | 그래서, 도대체 DVD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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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D 의 상처` 못잊던 이모씨, DVD유혹에 마침내 넘어가다스스로도자신이 영화인이 아닐까 하는 심각한 사회적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이모씨는, 최정상의 사이비연예정보잡지 <씨네리>에 창간 초기부터 칼럼을연재하고 있는 칼럼니스트다. 물론 이모씨의 진짜 직업은 영화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모 외국계회사의 직원. 하지만 대학교 때부터 스스로를 ‘PC통신을통해 자라난 영화 마니아 1세대’라고 지칭할 정도로 영화에 빠져 있던 터라, 별다른 인기도 없는 칼럼을 매주 쓰며 준영화인으로 살아가길 고집하고있다. 그 이모씨가 얼마 전 아주 큰 결심을 했다. 한창 말이 많은 DVD를 보기 위해 플레이어를 한대 구입하기로 한 것. 그 결심이 대단한 것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모씨의 기억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뼈아픈 경험때문이다.그것은 그가 대학교 4학년 때부터 무려 6년여간 영화 LD 들을 모았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LD 의 화질과 음질에 매료되었던 이모씨는,‘영화감상은 극장에서,
왕초보를 위한 DVD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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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없는 모험은앙꼬없는 찐빵!|인디아나 존스|주인공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 고고학 교수이자 종교연구가, 골동품수집가다. 액션어드벤처의 주인공답게 강인한 성격, 뛰어난 싸움솜씨를 지니고 있다. 그의 매력은 무엇보다 유머감각. <레이더스>에서그는 마리온의 키스를 받으려고 꾀병 아닌 꾀병을 부리기도 한다.악당 나치. 히틀러가 고대유물에 관심이 많은 탓에 고대유물 발굴에 나서는 나치가 인디아나존스가 맞서 싸워야할 악당이다. 나치가 본격적인 악당이라면 <레이더스>에서 나치편 발굴팀에 속한 프랑스 고고학자 벨로그는 존스 박사가직접 대하는 비굴한 인간. 벨로그는 존스 박사의 성과물을 가로채고 마리온마저 차지하려 한다.괴물 1편에서는 뱀이 주로 등장하는 가운데 미라나 독거미 등이 나오고 2편에서는 벌레들이,3편에서는 쥐떼가 등장한다. <레이더스>에서 인디아나 존스와 마리온이 뱀들이 우글거리는 ‘영혼의 우물’에 갇히는 장면은 주인공이'괴물'과 대면하는 대표적인
할리우드의 어드벤처 바람 | 영화 v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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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이라>로 다시 불붙기 시작한 액션어드벤처영화의 매력과 흥행요인이건일종의 유행이다. 98년 <딥 임팩트> <아마겟돈>을 고비로 재난영화가 쇠퇴기미를 보이더니 올해 여름 극장가는 어드벤처영화의 쇼윈도가 됐다.<미이라2> <툼레이더> <아틀란티스>, 이 세편의 원전은 같다. 이집트, 고고학자, 도굴꾼, 잃어버린 대륙, 이 정도 키워드만 있으면 금방눈치챌 것이다. 이들 영화는 모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었다. 지난해 서사극 <글래디에이터>가 차지한 영토를 전쟁영화 <진주만>이점령한 걸 제외하면 확실히 유행은 바뀌었다. 회오리바람, 화산폭발, 혜성충돌에 무감각해진 관객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건 이제 풍뎅이떼와터미네이터 같은 고대 전사들과 3D로 만든 괴물들인 것이다.모두가 존스의 후예들눈에 띄는 결과만 놓고 보면 이번 시즌 패션은 1999년 <미이라>의 흥행
할리우드의 어드벤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