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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숨결이 교감하는 애니메이션의 소우주를 창조하는 조물주, 미야자키 하야오가 한국을 찾았다. 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지난 7월21일 일본에서 개봉돼 흥행의 순풍을 타는 틈을 빌어 국내 애니메이션업체 DR무비의 초청으로 서울을 다녀간 것. 일본애니메이션 외주제작으로 명성을 다져온 DR무비는 <원령공주>에서 일부, <센과…>에서 본격적으로 지브리의 외주를 받아 작업에 참여했다. 마침 <이웃집 토토로>의 국내 개봉도 코앞에 둔 25일, 미야자키는 신라호텔에서 1시간여의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백발에 눈썹이 짙고 검은 뿔테안경을 낀 점잖은 인상에, 뜻밖에 이따금 아이 같은 미소를 띄우며, 간명하고도 빈틈없는 대답을 들려줬다.+ 한국에 온 것이 처음인데, 어떻게 오게 됐나.= 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만들면서, 지브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외주를 맡겼다. 그 일을 해준 DR무비에 감사차 오게 됐다. DR무비
미야자키 하야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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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이 말하는 `나를 움직인 미야자키 하야오`움직이는 그림으로 살아난 그의 판타지가 얼마나 많은 꿈을 피워냈던가. 코난과 토토로의 아버지, 인간과 자연의 숨결이 교감하는 애니메이션의 소우주를 창조해온 조물주 미야자키 하야오가 한국을 방문했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미야자키 하야오는 <미래소년 코난> 같은 TV시리즈부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등의 장편까지, 인간과 문명, 자연의 충돌과 공존을 담은 애니메이션 상상화를 펼쳐온 일본 아니메의 거장이다. 그간 공들여온 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지난 7월21일 일본에서 개봉돼 흥행의 순풍을 타면서 한숨을 돌린 그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왔다. 마침 국내에 개봉하는 <이웃집 토토로>로 미야자키의 세계를 스크린에서 만나려는 찰나, 때맞춰 온 이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그의 영토에서 새로운 꿈을 만났다는 박재동 감독의 환영사와 함께.편집자 미야자키
토토로의 아버지, 서울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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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그리고 그 사랑은 어떻게 오래 지속되는가. 이는 영화에 있어서도 무수한 대답이 가능한 질문일 것이다. 올해 부천영화제가 성사시킨 숙원사업 ‘호금전 회고전’에 초대된 캐나다 콩코디아대 영화과 피터 리스트 교수와 <홍콩 영화: 또다른 차원>(Hong Kong Cinema: The Extra Dimensions)의 저자 스티븐 테오에게 그 사랑의 방식은 탐구와 전파. 80년대부터 홍콩영화제 일을 하며 호금전을 직접 인터뷰하는 기회를 가졌던 스티븐 테오는 1997년 홍콩영화제가 마련한 호금전 회고전의 자료집을 집필했다. 호금전에게 받은 친필 편지 복사본- 원본은 그의 연구실 은제 액자에 들어 있다- 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그를 학교로 초청했으나 퍼스트클래스 항공표를 구하기엔 예산이 부족해 좌절됐다”며 묵은 아쉬움을 들추는 피터 리스트 교수는, 1979년 호금전 영화에 처음 반한 이후 전세계를 뒤져 구한 호금전 영화의 비디오를 수업 교재로 틀면서 ‘간과된
PiFan 대담2 - 무협영화의 신, 호금전의 ‘빅팬’ 피터 리스트 vs 스티븐 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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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화끈한 섹스영화로 각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줄리엣은 레즈비언이고 로미오는 자위에 심취한 사내라면? 콘돔이 남성 성기를 잡아먹는 괴물로 변하는 것은 어떤가? 방 안에 널브러진 남성 성기를 단서로 콘돔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형사가 얼마나 고생할지 상상이 가는가? 국내에 비디오로 출시된 지 오래되지 않은 두편의 영화 <트로미오와 줄리엣>과 <킬러 콘돔>은 트로마 영화의 실체를 ‘살며시’ 보여준다. ‘살며시’라고 말하는 이유는 두 영화가 트로마 영화 중에 약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내장을 꺼내고 머리가 터지고 똥으로 범벅을 하는, 끔찍하고 혐오스럽고 더러운 장면들이 트로마 영화에선 빈번히 등장한다. 한눈에 싸구려 티가 철철 넘치는 특수분장과 진지한 구석을 찾을 수 없는 연기도 트로마 영화에선 흠이 아니다. 어느 모로 봐도 허술하고 어색하기에 트로마 영화는 일단 맛을 들인 관객에겐 유쾌한 경험이다. 양동이
트로마 프로덕션과 로이드 카우프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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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카우프먼, 부천에 나타난 그는 마치 ‘약장수’ 같았다. ‘엽기, 섹시, 코믹, 호러’ 영화의 대명사, 트로마 프로덕션에 관한 자료가 담긴 커다란 노란 종이봉투와 이미 손잡이가 늘어날 대로 늘어난 하얀 비닐봉지를 가는 곳마다 들고 다니면서, 모든 대화를 “30년을 이어온 우리 트로마 프로덕션은…”으로 시작하는 그는, 마치 왕진가방을 들고 동분서주하며 모든 병을 ‘간염’이라고 진단하던 ‘간장선생’ 같기도 했다. 권위만을 내세우는 문턱높은 의사들과 달리 ‘돌팔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간염박멸’에 인생을 걸었던 아카키처럼, ‘3류’에 ‘저급하다’는 혹평을 달고 다니지만 섹스와 폭력에 피가 낭자한 영화에 30년을 바친 이 뉴욕의 ‘간장선생’은 1천편이 넘는 영화를 직접 제작, 혹은 감독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비법에 대해, 그 약의 효능과 가치에 대해 더없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여 그 약효의 진위와 상관없이 그의 존재는 ‘약장수 비스니스’계에서 타의 모범이 될 만한 훌륭한 선례
PiFan 대담1 - 한국의 단편영화감독 민동현 vs 트로마 프로덕션 대표 로이드 카우프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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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흘리개 아이들이 부천의 붉은 카펫을 밟았다. 이 사건은 50년쯤 뒤 국사책에 두줄 정도로 나올 만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라고 말하면 여기저기서 돌이 날아오겠지만, 우리 꼬맹이들에게는 너무도 흥분된 일이었다. 난 꼭 <미션 임파서블>에서 톰 크루즈가 입고 나온 듯한 턱시도를 입고 붉은 양탄자를 밟으려 했건만 감독님께서 참으라고 하셨다.(참길 잘했다. 턱시도 입은 사람은 내 눈에도 안 보였다.) 어쨌든 대망의 부천국제영화제 개막신은 화려하고도 예술의 향기가 여기저기서 흩날리는 듯했다. 개막식 중 영호인들을 호명해서 무대로 나가 인사하는 순서였는데, 드럼 치는 상혁이가 자꾸 떨린다고 했다. 난 얼어서 말도 못했다. 옆에 부천 페스티벌 레이디인 장진영씨가 서 있었다. 검은 드레스르 입은 그냐와 빨간 양탄자는 정말 잘 어울렸다. 판타스틱했다. 개막작인 <레퀴엠>은 아주 강렬했고, 암울했다. 그리고 제니퍼 코넬리의 나이는 몇살일까 궁금했다. 언제까지나 늙지 않는 소녀,
영화배우 크라잉 너트의 부천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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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들을 막을쏘냐. 역시 ‘판타스틱’영화제다운 ‘판타스틱’ 게스트들. 턱시도의 가식을 벗고 청바지와 반바지 혹은 스트리킹으로 무장한 이들은 부천의 열광적인 관객으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어디에 풀어야 할지 몰라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망아지들 같았다.“누드, 니콜 키드먼과 싸우는 무기”<네이키드 어게인> 마르텐, 토르켈 너트슨 형제 감독“팬티 치우지 마세요, 그래야 다 벗었는지 알 거 아니에요?” 스웨덴에서 날아온 유쾌한 형제. <네이키드 어게인>의 형제감독 토르켈과 마르텐 너트슨은 “팬티는 입어도 된다”는 사진기자의 배려를 묵살하고 마지막 한장까지 과감히 벗어던졌다. 이미 자국인 스웨덴 개봉시 TV 모닝쇼에서, 또 올해 칸영화제에서 “니콜 키드먼이나 <반지전쟁> 같은 대형영화와 싸우는 유일한 무기”로 누드를 선택한 ‘전과 2범’의 형제는, 그리 유혹적인 몸매는 아니었지만, 영화를 홍보하기에는 더없이 휼륭한(?) 몸을 부천 관객 앞에 벗어보이면서 새로운
부천을 휘젓고 다닌 `유별난` 게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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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성공적으로 폐막, 지난해보다 관객 4천명 늘어, 부천 초이스 장편작품상 <뉴질랜드 이불 도난 사건>에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9일간의 항해를 마치고 7월20일 닻을 내렸다. 판타스틱영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어느 해보다 넓게 펼쳐보인 35개국 140편의 장·단편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한 올해 부천영화제의 상영관을 찾은 관객은 7월20일 현재 3만8443명(야외상영 관람객 1만명 별도). 입석까지 매진된 20일 심야상영과 21일 심야상영 입장객을 더하면 총관객 수는 약 4만명에 이르러, 유료 일반관객의 수에서 4회 영화제를 4천명가량 웃도는 알찬 ‘흥행’을 기록했다. 개막 전부터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호금전 특별전은 예상을 넘어서는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 <용문객잔>과 <충렬도>가 1회씩 추가상영을 됐고, 지난해 신설된 제한구역 역시 섹션의 차별성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부천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를 겨냥하는 관객의 고른 호응을 샀다.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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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제목감독주요 스탭수상경력1991년어머니,당신의 아들이상인촬영 김용균 연출부 김응수, 김인수, 김경실 조명 임성찬, 김용근 제작부 남궁균,이선미1992년흔들림없이정지우촬영 이두만조연출 강성구1993년 금관청소년영화제장려상1993년또 하나의 눈빛장기수5학년 2학기이철민장희선, 한승희, 엄소현등과 공동제작1994년사로정지우촬영 이두만이탈리아 몬테카니니영화제초청셔터맨박찬옥촬영 박찬옥원정김용균촬영정지우스무살 젊은이에게(비디오)정지우, 장기수, 이철민촬영 이두만, 최순열 조연출한승희, 장희선1995년그랜드파더김용균촬영 김용균 기획 김진상조명 정지우 조연출 김홍국제2회 서울단편영화제 우수상캣우먼&맨박찬옥촬영 정지우 조명 김용균휴가김용균기획 이선미, 김진상 조감독장희선, 임필성 촬영 정지우 조명 최순열 녹음 김진상한강이와 샛강이(비디오)김진상한강 시민비디오축제 특선1996년생강정지우기획 김용균, 임필성 공동각본박찬옥 촬영 이두만, 김홍국 사운드디자인 김진상, 정윤철제3회 서울단편영화제
영화제작소 청년 · 청년필름 필모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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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 경희대, 한양대, 서울대, 서울예대 재학생 14명 영화제작소 청년 결성. 당시 주요 인물 이상인, 김용균, 김응수, 김인수, 김경실, 임성찬, 김용근, 남궁균, 이선미 등.1991년 - <어머니 당신의 아들>(연출 이상인) 상영.1992∼93년 - 정지우, 김광수, 이경희, 이철민, 장희선, 한승희 등 가입(이상인 유학, 김용균 군입대 등 <어머니…> 멤버 해산). <흔들림없이>(정지우), <또 하나의 눈빛>(장기수), (이철민) 제작.1994년 - 김용균, 정지우, 이선미, 장희선, 이철민, 이경희, 김인수, 한승희, 최순열, 우선경, 송광수 등 활동(김광수, 장기수 탈퇴), <사로>(정지우), <셔터맨>(박찬옥), <원정>(김용균), <스무살 젊은이에게>(정지우, 장기수, 이철민) 제작.1995년 - 김진상, 박찬옥, 임필성, 김홍국 가입(이철민, 이경희 탈퇴), <그랜드 파
청년 활동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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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어머니, 당신의 아들>시놉: 대학 교지 편집위원인 인영은 친구의 분신자살을 접한 뒤,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시 전선에 나선다.당시 이 영화를 만든 것은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던 청년학생운동을 역사적으로 다룬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대학 4학년생 입장에서 제도언론이 묘사하는 운동권과 학생의 모습이 너무 왜곡돼 있다고 느낀 점도 영향을 끼쳤다. 얼마 전 이 영화를 다시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 지나치게 과잉돼 있더라. 하지만 영화란 것은 저렇게 ‘무식’하게, 심플하게 찍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에 힘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영화 때문에 뜻하지 않게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기도 했지만 앞으로도 80년대를 다룰 생각인 내게 이 영화는 중심점 구실을 하는 것 같다.정지우 <생강>시놉: 가사와 생계, 육아까지 모두 책임지며 고단한 일상을 보내는 아내와 노동운동가인 남편의 이야기.꽤 오랫
감독이 말하는 청년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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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필성/ 단편 <소년기> <베이비> 연출·장편데뷔 준비중“정말 독한 사람들이었지”“서울단편영화제에서 지우 형의 <사로>를 보고 들어갔다. 94년이었는데 처음에는 준회원이었다. 한달 동안 무슨 소림사처럼 청소만 시키던 선배들은 회의만 하면 상대방이 울기 전까지 씹는 분위기였다. 그만큼 다들 독한 사람들이었다. 영화이야기만 나오면 말이다. 삼겹살 한번 못 먹고 촬영장에서 소보루 빵으로 연명하면서도, 다들 최고급 기자재만을 구입한 것 보면 알 수 있다. 내게 청년은 과정이었던 것 같다. 후배 입장에선 그러면서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했다. 물론 그게 내가 아마추어 수준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장희선/ <고추말리기> 연출“결과물? 작품+@”“청년에서 비디오로 첫 번째 영화를 찍고 나서 본 사람들이 그러더라. 너랑 너무 다르네. 그동안 몰랐던 내가 거기 있다는 얘기였는데, 하긴 그런 ‘나’는 나 스스로도 그제야 발견한 거였다. 나를 찾기, 그러
나의 청년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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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미약한 시작’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첫 작품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 매캐한 최루탄을 뚫고서 나왔을 때 그들은 오직 젊다는 이유로 세상에 맞설 수 있었다. 그때 영화제작소 청년은 이념 성향이 강한 학생들이 만든 또 하나의 장산곶매였다. 그들은 영화가 세상을 바꿀 총과 칼이라고 믿었다. 혈기방장한 대학생들에겐 당연한 일이었지만 세상이, 영화가 그처럼 만만한 건 아니었다. 한차례 겁없는 도전에 대해 세상은 코웃음을 쳤다. 장산곶매가 사라진 것처럼 청년도 그때 증발해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청년은 좌절 대신 지혜를 배웠다. 그들은 변혁 대신 영화를 택했고 아마추어리즘 대신 근성을 길렀다. 이후 청년은 매번 주위 변화를 한 템포 빨리 포착한 뒤 자신들만의 돌파구를 마련해갔다.무엇보다 그들에게 가장 큰 무기는 자신들만의 영화만들기였다. 그들은 자생적으로 만든 시스템 하에서 풋내기를 어엿한 감독으로, 열악한 16mm 단편영화를 성실함의 미덕이 가득한 작품으로 만
영화제작소 청년의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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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소 빵집의 소녀La Boulangere de Monceau 1963년, 26분, 흑백10년에 걸쳐서 만든 여섯편의 ‘도덕 이야기’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도덕 이야기’ 시리즈의 기본 패턴인,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남자 이야기가 첫선을 보인다. 대학생인 슈뢰더는 거리에서 한 여자를 보고 그녀에게 매혹을 느낀다. 그런데 그녀는 갑작스레 거리에서 보이지 않게 된다. 그녀를 찾으러 거리를 돌아다니던 슈뢰더는 몽소 빵집을 드나들게 되고 그곳에서 일하는 점원 아가씨를 유혹하려 한다. 빵집 아가씨와 데이트를 하려는 날 그만 슈뢰더가 찾던 여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슈뢰더는 고민에 빠진다.수잔느의 경력La Carriere de Suzanne 1963년, 52분, 흑백‘도덕 이야기’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수잔느의 경력>은 첫 번째 작품인 <몽소 빵집의 소녀>보다 좀더 길며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영화는 서로 친구 사이인 두 남자가 같은 여자에게 관심을 가질
미리 보는 상영작 17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