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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 작품은 장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후반이라는 시기 면에서나 소재 면에서나 매우 비슷한 인상을 준다. <라운드 미드나잇>의 경우엔 해당되지 않지만, <버드>와 <델로니어스 몽크>의 뒤에 놓인 한 사람의 그림자를 알아차리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버드>에서 감독을, <델로니어스 몽크>에선 이그재큐티브 프로듀서를 맡았다. <버드>로는 89년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사실 이스트우드가 음악가를 소재로 만든 영화는 이 두편뿐이 아니다.82년 스스로 감독 및 주연한 <홍키통크맨>에서 그는 실제 재즈 베이스 연주자인 아들 카일과 함께 출연, 알코올중독자 컨트리 가수의 인생역정을 그린 바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레드 스토벌의 삶 또한 두편의 재즈영화에 등장하는 음악가들의 인생과 비슷하다. 물론 스토벌은 무대 위에선 두명의 재즈 거장에 필적하는 대접
<버드><델로니어스 몽크>만든 클린트 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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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의 역할은 좋은 영화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알리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움직이는 것이다. 이 역할은 여전히 절실하다. 평론에 따라 움직이는 관객은 얼마되지 않는다. 도쿄라면 한 3천명 될까. 이건 평론이 자국 내만으로 한정할 때 역시 별다른 힘이 없다는 걸 뜻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평론이라면 그것을 외국어로 옮기는 일이 중요한 때가 됐다고 본다.”하스미와의 인터뷰는 2월8일 오전 도쿄대 총장 집무실에서 이루어졌다. 지난 1월 그의 대표적인 저서 가운데 하나인 <감독 오즈 야스지로>(한나래 펴냄) 번역 출간과 서울시네마테크의 오즈 야스지로 회고전을 계기로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는 흔쾌히 응했다. 도쿄대 총장 노릇을 하느라 영화에 소홀했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쉬리> <거짓말>에 대한 논평을 잊지 않았으며, 퇴임 이후엔 존 포드론을 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당신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불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 지식인이다. 당시의 일본
하스미 시게히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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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에 영화를 보고 11시에 방금 장엄한 최후를 맞이한 주인공을, 방금 본 믿을 수 없는 이미지를 만든 감독을 코앞에서 만나는 것. 영화제는 그런 거짓말 같은 행운이 잠시나마 가능해지는 마법의 시간이다. 하늘색 하늘을 도무지 보기 힘든 음울한 2월의 베를린이지만,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지하의 기자회견장만큼은 종일 카메라 플래시로 눈이 부시다.▦깜짝 키스쇼제프리 러시는 존 부어맨의 <파나마의 재단사>와 비경쟁 상영작 <퀼즈>의 주인공으로 두 차례나 제51회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회견장 단상에 앉았다. 게다가 풍부한 조크와 키스신(?)까지 연출해 색다른 사진과 에피소드에 굶주려 있는 기자들을 행복하게 했다. <퀼즈>의 출연 결정 이유를 묻자 제프리 러시는 “케이트 윈슬럿에게 진한 키스를 할 수 있는 데다가 돈까지 받는데 어떻게 망설이겠냐”고 답했고 감동한 윈슬럿은 달려와 그의 허리를 젖히고 입맞춤을 퍼붓는 시늉을 했다.▦웃음으로 추위 잊으세요터키계 이탈리아감
난폭한 질문, 천진한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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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0분은 따라가기 어려웠고 상징과 구조가 너무 도식적인 면이 있으나, 분명 재미있으면서도 지적인 영화다. 2부(남북 병사의 교류를 묘사한 부분)가 베스트였다.”(30대 관객, 독문학 강사)“스릴러로서도 말이 되고 흥미로운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를 지녔다. 아무리 화제성 소재를 다룬 영화라 해도 설정, 촬영 등 만듦새가 좋지 못하면 실패하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훌륭히 해냈다. <초급자를 위한 이태리어>와 더불어 아주 지역적이면서도 보편적 호소력을 발휘하는 경쟁작이다.”( 베를린 주재 기자 마이클 아들러)지난 2월12일 낮 공식상영에 앞서 이루어진 <공동경비구역 JSA>의 영화제 기자 시사는 수상 여부를 점치는 자리이기 전에, 온갖 국적의 관객이 한국 최고 흥행영화를 얼마나 즐기는지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였다. 결과는 객석 전체를 고르게 감싼 조용한 공감과 호감. 시사에 이어진 박찬욱 감독, 이은 제작자, 배우 이영애, 송강호, 김태우, 신하균 등
<공동경비구역 JSA>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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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행사 계획 없다. ”■이번 거래의 배경을 설명해달라.로커스홀딩스는 출범 당시부터 얘기했지만, 엔터테인먼트라는 분야를 본격적으로 산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지주회사로서 우리의 임무는 각 분야의 일을 직접 담당하는 ‘키 플레이어’들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시네마서비스를 인수한 것도 뜻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함께 일을 해보자는 취지가 더 크다. 모든 이들이 이런 취지에 충분히 공감했기 때문에 이 일도 진행될 수 있었다. 영화를 떼어놓고 보면 요즘 한국영화가 좋지만 아직도 할리우드영화의 점유율이 높다. 결국 우리 영화의 질을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을 텐데, 작은 회사들로는 한계가 있다. 좀더 크게 뭉치면 큰 작업을 할 수 있고 외국에 진출하는 것도 쉬워진다.■시네마서비스가 왜 적극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보나.그들은 영화와 관련된 일에는 능통하지만, 재무문제나 국제적인 파이낸싱 같은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우리가 그런 분야에서 도
충무로, 금융자본과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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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출시된 재즈영화 3편 - <라운드 미드나잇> <버드> <델로니어스 몽크>때론 달콤하고, 때론 가슴을 저미는 재즈의 선율 가득한 걸작영화 세편이 나란히 DVD로 선을 보였다. <라운드 미드나잇> <버드> <델로니어스 몽크>(이상 워너 홈비디오)가 그것. 비디오로 출시된 바 있는 <버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DVD라는 특성에 맞게 돌비 5.1채널 사운드를 제공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음악을 좀더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이들은 재즈의 황금기로 불리는 비밥 시대의 거장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델로니어스 몽크, 피아노의 명인 버드 파웰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재즈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그리고 뭉클하게 한다.<라운드 미드나잇>, 버드 파웰의 인생유전1959년 천재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DVD 재즈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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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 언론과 관객에게 호평, <반칙왕>도 성황갈라진 하늘과 땅을 지녀본 자들의 공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역시 베를린은 칸이나 베니스보다 영화 바깥의 현실 정치에 민감했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경쟁부문에 초청해 놓고는, 영화보다 한국의 분단상황에 더 관심을 쏟는 건 아무래도 특이했다. 지난 2월12일 열린 <…JSA> 팀의 공식 기자회견장에는 판문점의 실상이나 한국의 통일방안을 묻는 독일 기자들의 질문이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독일 신문들의 영화리뷰도 현재의 남북한 관계에 상당량을 할애했다. 분단을 경험한 그들에게 또다른 분단국의 영화에서 발견한 이데올로기와 인간이란 질문이 낯설지 않은 탓도 있는 듯 했다.진보적 일간지 <타게스차이퉁>은 ‘인간에서 살인병기로, 다시 인간으로: 한국에서 온 놀라운 영화 <…JSA>’라는 제목의 리뷰를 바로 그 질문으로 끝냈다. “총격전에 임하는 군인들이 보이는 초긴장된 반응이 때
제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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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계의 전설 하스미 시게히코를 만나다"나와 구로사와 기요시는 하스미 시게히코의 평론을 모태로 데뷔작을 만들었다. 싸구려 핑크영화였지만 하스미씨는 우리 둘을 극찬했고, 그 비평으로 인해 핑크영화를 안보던 이들도 극장으로 몰려갔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수오 마사유키(<쉘 위 댄스><으라차차 스모부>)의 이 발언은 두가지 점에서 놀랍다. 한국 풍토에선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한 사람의 평론이 창작의 모태가 됐다는 것, 그리고 그의 평론이 관객을 움직였다는 것이다.하스미 시게히코는 세계영화계 전체를 뒤져도 유례를 찾기 힘든 평론가다. 수오와 구로사와를 포함해 오늘의 일본 영화계를 이끄는 쟁쟁한 중견들을 감독의 길로 이끌고, 영화관객들에겐 둘도 없는 지침서를 제공한 인물이 바로 하스미 시게히코다. 더욱 의아스러운 점은 그가 프랑스에서 플로베르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들뢰즈와 푸코를 일찌감치 일본에 소개한 선구적 학자이며, 현재 도쿄대 총장으로 재직
하스미 시게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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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사건인가, 단순한 기업인수일 뿐인가. 지난 2월12일 로커스홀딩스(대표 박병무)가 시네마서비스(대표 김정상)를 인수한다는 발표를 한 뒤 충무로가 술렁이고 있다. 시네마서비스 인수에 관한 소식은 충무로 관계자들에게 의외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첫째로 1년 전 시네마서비스는 워버그핀커스로부터 거액의 외자를 유치해 또다른 회사가 대주주로 등장하리라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며, 둘째는 시네마서비스를 인수하는 주체가 영화를 포함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싸이더스의 대주주 로커스홀딩스라는 점 때문이다.60% 지분 확보한 최대주주로 부상사실 금융에 관한 지식이 해박한 사람이 아니라면 로커스홀딩스의 시네마서비스 인수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 거래의 내용을 단순하게 바라본다면 로커스홀딩스의 주식과 시네마서비스의 주식을 맞바꾼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주식 맞바꾸기 거래, 즉 스와핑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제3자 배
충무로, 금융자본과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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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의 감독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김홍준 | 거장들의 세기가 저문 마당에, 현존 최고의 감독을 꼽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존 포드, 오즈 야스지로, 루이스 브뉘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로베르 브레송 중 한명이라도 살아 있다면, ‘현존’ 최고의 감독으로 주저없이 꼽았겠지만. 차라리 도박하는 심정으로, 데뷔를 앞둔 아시아(동쪽 끝 일본에서 서쪽 끝 이란까지)의 모든 감독 중 미지의 그 누군가가 현존 최고의 감독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정성일 | 허우샤오시엔. 자신의 인물들에 대한 예의, 이야기를 향한 시선, 역사에 관한 근심, 그 안에서 종종 영화의 이미지조차 넘어서는 작가의 자아,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창조의 경이. 내게서 타르코프스키 이후 ‘가장 심금을 울리는’ 예술가.
-무인도에 갇혀 10편의 영화밖에 볼 수 없다면.
=정성일 | 무인도에 가지고 가고 싶기 때문에 이 명단은 ‘내 삶의 걸작’ 리스트가 아닙니다. 가지고 가서 위로받고 싶은 명단이라는
김홍준·정성일의 종횡4담 [6] -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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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광, 영화사와 결별하다
오즈와 존 포드와 고다르와 대결하지 않는 영화광, 영화사에 대한 콤플렉스를 깨끗이 지운 영화광, 대신 카메라를 들고 학교와 거리를 누비는 영화광의 시대가 왔다. 백과사전식 영화 교양에 몰두한 전 시대의 영화광은 이제 몰락의 운명을 걸을 것인가. 새로운 영화광들이 만들 영화세상은 어떤 것인가.
김 | 우리 세대엔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망과 환상이 있었다. 지금은 환상을 용납하지 않는다. 취향과 기호만이 있을 뿐이다. 그땐 취향과 기호를 떠난 공감대가 있었다. 다르면 적대시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개인 취향이 다르고 좋아하는 영화가 달라도, 별 문제는 아니었다. 계급적 차이도 없었고. 토론이 벌어져도 싸움은 없었다. 끼리끼리 모여야 한다는 생각도 안 했다. 고다르든, 안토니오니든, 파스빈더든, 그들을 좋아하는 순간, 우린 한울타리 안에 있었다.
정 | 트뤼포는 ‘내가 내일 종신형을 받는다 할지라도 누군가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공격한다면
김홍준·정성일의 종횡4담 [5] - 영화광·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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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영화, 디지털 종교에 투항하다
디지털 신화가 목청 높이 외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할리우드가 디지털의 가능성을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몇몇 진지한 시네아스트들도 디지털에서 영화의 미래를 보고 있다. 인터넷 비지니스라면 남부럽지 않은 한국에선 디지털이 거의 종교적 신뢰를 얻고 있다. 과연 디지털은 셀룰로이드를 대체할 것인가. 대체한다면, 그 이후의 영화도 우리가 영화라고 알고 있는 것과 동질의 것일 수 있을까.
김 | 산업적 측면에서 디지털의 효용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매체 민주화다. 극장용 영화 못지않은 화질의 영화를 디지털로 찍는다는 건 기술적으로 산업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감독이란 정체성을 가지고 볼 때 나는 배급에서 산업적 통제가 여전하리라고 본다. 유통방식의 외양만 바뀌는 것일 뿐이며 디지털이 만인이 영화를 찍고 만인이 즐기는 시대를 가져오리라는 기대는 섣부르다. 세번의 새 테크놀로지가 등장한 경험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8mm가 등장했을 때 사
김홍준·정성일의 종횡4담 [4] - 21세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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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 세계영화사 새로 쓴다
80년대 후반부터 서구 영화인들을 찬탄케 한 아시아영화들은 세기 전환기에 이르러 더욱 빛나고 있다. 산업은 할리우드 손을 떠나지 않더라도 미학적으로는 이미 아시아영화의 시대가 온 게 아닌가. 21세기의 영화사의 본론은 아시아영화가 쓰게 되는 건 아닌가. 그곳에 과연 한국영화도 발견될 것인가.
김 | <와호장룡>을 최근에 봤는데, 캐릭터 속에서 한국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영웅담이라 느껴지지 않고 한국영화의 알레고리, 한국영화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혀질까, 궁금했다. 직관이니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아시아영화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었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었다는 걸 몰랐어도, 홍콩의 무협영화 전통에 학술적으로(정서적으로가 아니라) 정통한 서구감독이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을 거다.
정 | 난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세번 봤다. 그런데 두 장면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지붕 위를 뛰어 추적하는 장면과 대나무(대나무
김홍준·정성일의 종횡4담 [3] - 아시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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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론은 비만, 영화문화는 발육부진
한국영화에 관한 담론을 지배해온 문화산업론은 인터넷 비지니스의 활황과 더불어, 더욱 기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영화문화는 어떤 발전을 이루었는가. 미진한 미학적 성취, 진정한 시네마테크와 필름아카이브의 부재, 대학 영화관련 학과의 과다와 영화학의 부진이 빚는 극심한 불균형 등 한국 영화문화의 왜소화를 초래한 주범은 혹시 문화산업론이 아닌가.
김 | 한국영화계를 과연 문화산업이 지배하고 있는지부터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국영화가 자본주의적 사고를 하기 시작한 것도 90년대라고 생각한다. 그 이전 제작시스템은 식민지 반봉건사회 비슷한 것 아니었나 싶다. 때론 국가독점자본주의 성격도 있었지만. 반면 지금의 한국영화 현실은 문화적인 양상에서마저도, 후기 자본주의적 모습이 보인다. 자본주의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이 꼭 그 산업이 완숙한 단계에 진입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 한국영화의 문제를 문화산업론으로 파악하는 것은
김홍준·정성일의 종횡4담 [2] - 문화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