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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진행상황은.= 기본 촬영횟수가 105회쯤 되고 특수촬영까지는 모두 120회 정도인데, 지금까지 70회 정도를 찍었다. 하지만 영화에 들어가는 씬의 분량으로 친다면 약 80%를 마친 셈이다. 마지막 고비는 7월 하순부터 들어갈 아지트 세트 촬영일 것이다.+ 신인감독으로서 50억이 넘어가는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것이 부담되지는 않나.= 물론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에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그런데 3년 정도를 준비하다 보니 예산액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흥이 없어진 것 같다.(웃음) 사실 이 영화를 시작하고나서 7kg이 빠졌다. 그리고 워낙 스탭이나 보조연기자가 많이 동원되다 보니 초반에는 재밌는 일도 있었다. 특히 누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다 보니, 언젠가는 화장실에 가다가 인사를 받고 어느 파트의 누굴까 하며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알고 보니 묵고 있는 여관의 주인이더라.+ 지금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어떤 점인가.= 이제 촬영은 끝나고 있으니 포스트 프로덕션에 대한 생각이 자꾸 든
이시명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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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프로덕션 디자인이다. 가상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므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적인 공간과 다른 느낌을 주면서도, 근미래라는 시간적 조건과 일본과의 친근성을 고려해 꾸며져야 하므로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특수효과와 미니어처를 제외한 미술과 의상 등 모든 시각적인 요소를 책임져야 했던 김기철 프로덕션 슈퍼바이저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했다. 때문에 그는 일본에 가 곳곳의 사진을 찍기도 했고, 이토회관과 JBI본부 세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권위적인 느낌을 주는 건물에 관해 연구하기도 했다. 38개의 세트를 지어야 했던 여균동 감독의 <멘>으로 데뷔, <비트> <태양은 없다> <시월애> 등을 통해 도시적인 느낌의 밑그림을 만들어낸 그는 “이번 영화처럼 대형 세트를 여러 개 만든 적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고 이야기한다. 영화 초반 관객들을 몰입시켜야 하는 이토회관 세트는 화려하면서도 장중한 느낌을 전달
미술과 세트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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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이야기는 역사에 있어서 자그마한 고리 하나만 어긋나도 그 뒤의 흐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이야기의 출발점은 일제시대의 한 역사적 사건. 현재 제작사 측이 극비에 부치고 있어 윤곽이 잡히지 않는 이 사건의 영향으로 2차대전 당시 일본은 연합군 측에 가담하면서 승승장구하고,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 신세를 벗지 못한다. 영화의 본격적인 배경은 2009년 ‘일본제국’의 제 3도시인 서울. 이노우에라는 사학자의 소장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이토회관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일군의 무리들이 이곳으로 들어오고 경비병력과 총격전이 벌어진다. 현장에 있던 수사기관 JBI 소속 요원 사카모토(장동건)와 사이고(나카무라 토오로)는 이 상황을 진압한 뒤 사건 수사에 나선다. 조선인 출신 사카모토는 이 사건에 강렬한 흥미를 느끼고 절친한 친구인 사이고를 끌어들여 미심쩍은 부분을 하나하나 캐들어간다. 하지만 JBI의 수뇌부는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사카모토의 수사를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이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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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준형` 블록버스터 도전기“이기 뭐꼬?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아이가.” 지난 7월9일 부산의 중심가 중앙동 거리를 지나던 행인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내던지며 낯설기 그지없는 풍경에 넋을 잃고 있었다. 알록달록 새 옷을 입은 듯한 간판에는 ‘無門’, ‘居酒屋’,‘石の花’ 등의 글자가 적혀있고, 전봇대나 벽에는 일본어로 된 ‘投融社’나 식당의 안내광고 전단이 다닥다닥 붙어있으며, 길바닥에는 일본제 식료품을 담았던 종이박스가 굴러다니고 있는 것 아닌가. ‘아무리 일본인 관광객이 넘실거리는 부산이라지만 이 정도까지…’라는 생각이 스쳐갈 때 쯤 “슛 들어갑니다∼. 자,레디∼ 액션!”하는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그제서야 ‘영화의 도시’ 시민들은 “그러면 그렇지…”라는 반응을 보이며 “장똥거이가 나오는 그 영화”라며 본격적인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1945년 당시 한국이 일본의 강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는 역사적 가정 하에 2009년 한국의 미래상을 그리는 영화 는 이날 촬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행착오와 그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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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 단편영화 <베드헤드> 제작, 각본, 연출, 편집, 사운드, 작곡1992 <엘 마리아치> 제작, 각본, 연출, 편집, 사운드, 특수효과1994 TV영화 <로드레이서> 각본, 연출, 편집1995 <포룸>(세 번째 에피소드) 각본, 연출, 편집1995 <데스페라도> 각본, 연출, 편집1996 <황혼에서 새벽까지> 제작, 연출, 편집, 사운드1997 <미믹> 제2연출부 감독1997 <스크림2> 난도질 시퀀스 연출1998 <패컬티> 각본, 연출, 편집, 사운드1999 <황혼에서 새벽까지> 2편,3편 제작2001 <스파이키드> 제작, 각본, 연출, 편집, 사운드, 작곡2002 <스파이키드2> <원스 어펀 어 타임 인 멕시코> 제작, 연출 예정▶ 할리우드의 영원한 악동, 로버트 로드리게즈▶ 로버트 로드리게즈 필모그래피▶ 로드리게즈가 말하는 <스
로버트 로드리게즈 필모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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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디어 : <포룸>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할 때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두 아이를 출연시켰는데 아이디어는 그때 얻었다. 그러니까 1994년에 시작된 프로젝트다. 사실 <엘 마리아치>를 액션영화로 만든 건 순전히 남미권 비디오 시장에 팔아보자는 계산 때문이었다. 물론 그걸 본 영화사들이 내게 액션영화만 주문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컬럼비아가 리메이크를 제안해서 <데스페라도>를 찍게 됐다. 사실 영화사들도 내가 가족영화를 찍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난 그들에게 대학시절 내가 그린 만화를 보여줬고 내 가족이 담긴 가족 코미디인 단편영화들도 보여줬다. 그결과 <스파이 키드>를 만들게 됐다.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는데 내겐 특수효과에 관한 경험이 필요했다. <스파이 키드>에는 특수효과가 들어간 장면이 500개가 넘는다. 특수효과 수퍼바이저를 따로 구하고 싶진 않았다. 내가 직접 특수효과를 다루고 싶었다. 만약 창작에 재능이 있다면
로드리게즈가 말하는 <스파이 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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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영화 <스파이키드>와 로드리게즈 영화의 매력지금부터 10년전인 1991년 여름, 텍사스 주립대학 영화과 수업을 청강하던 23살 청년은 '파마코'라는 의약품 연구소의 특수한 병동에 갇혀 있었다. 신제품의 약효를 테스트하기 위해 행하는 임상실험에 참가한 그는 한달간 인간 모르모트가 되기로 자청했다. 이런 일에 뛰어든 이유는 감옥같은 생활을 한달만 하면 3000달러를 벌 수 있는데다, 온전히 시나리오 쓰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 7월3일, 연구소를 나왔을 때 그의 손엔 장편극영화를 찍을 시나리오와 제작비의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돈인 3000달러가 있었다. 약간의 준비작업을 거친 7월31일, 그는 멕시코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청년의 이름은 로버트 로드리게즈. 제작비 7000달러짜리 장편데뷔작 <엘 마리아치>는 그렇게 태어났다.제작비는 최소, 흥행수입은 최대90년대 할리우드가 낳은 최고의 아메리칸 드림 가운데 하나인 <엘 마리아치>
할리우드의 영원한 악동, 로버트 로드리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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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카이거가 연출하는 한국영화 <몽유도원도>엔 각국의 쟁쟁한 인물들이 스탭으로 참여한다. 음악은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음악상을 함께 거머쥔 사카모토 류이치. 오시마 나기사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의 주연배우로 나왔던 특이한 경력도 있다. 고대 묘사에 필수적인 특수촬영은 <어비스> <클리프 행어> <배트맨2> <트루 라이즈> <터미네이터2>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특수효과 전문가 존 브루노가 맡았다. 각본에 참여한 장탄은 중국의 저명한 시나리오 작가로 <영웅본색> <황비홍> <신용문객잔> 등의 대표작을 거느린 인물.제작사 빅뱅크리에이티브의 대표 이주익씨는 <한겨레>신문 도쿄주재원을 역임한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 일본 소재의 제작사와 LA에 있는 특수촬영기기회사의 대표도 맡고 있으며 일본 니케이그룹 등의 컨설턴트까지 겸하고 있다
<몽유도원도>를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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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와의 전쟁에서 개로왕은 충신 도미의 몸을 사리지 않는 보호에도 불구하고 독화살을 맞아 사경을 헤매다가 꿈속에서 절세미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를 잊지 못하는 개로는 무당이자 화가인 만신에게 자신의 꿈을 담은 몽유도원도를 그리게 한다. 아울러 백제 전국 방방곡곡에 방을 붙여 비슷한 사람을 찾던 중 꿈속에서 만난 그녀가 마한의 부족장이자 자신의 생명의 은인인 도미의 부인 아랑임을 알게 된다.충신의 부인을 탐한다는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던 개로는 마침내 도미를 살아나오기 힘든 전쟁터에 보낸다. 도미가 떠난 사이 개로는 강압적으로 아랑을 취하려 하고, 이때 아랑의 몸종 아사녀가 슬기를 발휘해 대신 자리에 듦으로써 아랑은 정조를 지킨다. 전쟁터에서 우여곡절 끝에 도미는 살아 돌아오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개로는 도미의 두눈을 뽑아버린다.한편 도미의 부하 걸루는 더이상 왕의 폭거를 참지 못하고 무리들과 함께 왕으로부터 이반한다. 개로는 아랑에게 도미를 참수해버리겠노라고 협박한다. 이제 남은
<몽유도원도>는 어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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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몽유도원도>찍는 첸 카이거, 신작 구상과 50년 삶을 말한다<패왕별희>의 첸카이거 감독이 지난 7월12일 내한했다. 한국영화 <몽유도원도>를 연출하기로 결정한 이후의 첫 방문이다. 장이모와 함께 중국영화를 세계에 알린 중국 5세대 감독의 선봉장 첸카이거 감독은 1992년 <패왕별희>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거장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자신의 첫 할리우드영화 <킬링 미 소프틀리>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가을에 찍을 <베이징 바이올린> 촬영이 끝난 직후인 내년 2월경에 <몽유도원도> 촬영에 들어간다. 한국의 전통설화를 다룬 작품이어서 더욱 설렌다는 첸카이거 감독을 그의 열혈팬을 자임하는 조선희 <씨네21> 전 편집장이 만났다. 편집자조선희(이하 조) 한국에는 언제 왔나.첸 카이거(이하 첸) 지금 방금. 도착한 지 채 2시간도 안 됐다.조 촬영장 사진을 많이 봤는데, 스
조선희가 만난 첸 카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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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자만 못해봤어”
“택시기사가 어찌나 얘기를 시키던지….” 은평구 신사동 집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오는 사이, 기사가 그를 알아보고는 꽤나 말을 걸었나보다. 그런데 그게 좋았다는 건지, 싫었다는 건지, 박인환(56)씨의 표정이 도무지 애매하다. “이런 건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사진을 찍으면서도 그랬다. 포즈를 잡는 게 어색하지만 싫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영 안 내키는 것 같기도 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깐깐한 인상의 박인환씨는, 말 한마디에도 묘하게 정반대의 뉘앙스를 함께 뿜어냈다.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농부와 <조용한 가족>의 안개산장 주인이 동전의 앞뒷면처럼 그에게 붙어 있는 듯. 상대의 시선을 장악한 뒤 마지막에 미량의 표정만으로 동전의 앞뒷면을 바꾸는 노련한 기술이랄까. 긴장하고선 집중해서 보고 있으면, 그제서야 날리는 캐스팅보트. 그건 씩 웃거나 혹은 그러지 않거나였다.
마흔다섯, 늦깎이 은막데뷔
박인환씨는 마흔다섯 때 영
아버지 명연기 3인 3색 [4] -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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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한 어깨 위에 희비극이 내려앉다
주현씨는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시청각을 총동원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있자면, 우린 금새 참새떼처럼 모여 침이 흐르는지도 모른채 이야기에 빠져드는 벌거숭이 아이가 되어 버린다. “최신식 월남장비는 우리한테만 지급되었거덩…” 하는 장교 시절 ‘JSA’이야기부터 “사실은 찰턴 헤스턴이 말이야…”로 이어지는 <벤허>의 캐스팅 비화까지, 짐짓 비장한 듯 적당히 씰룩거리는 입선에, 묘한 서울사투리에, “뚜뚜뚜뚜…” “쏴∼아” “캬∼아” ”하∼아” 같은 추임새를 적절히 섞어쓰면서 그는 쉴새없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상한 것은 얼핏 방대하고 정신없는 듯 한 그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하나의 ‘극’을 본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정확한 ‘야마’(포인트)를 결코 놓치지 않는 화술은 살며시 줌인으로 들어갔다가 어느새 줌아웃이 되어 빠지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속도감과 조바심을 내게 만드는 교묘한 긴장과 반전 속에 마지막 한방, 물기어린 감동
아버지 명연기 3인 3색 [3] - 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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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
산처럼 커다랗던 아버지가 그렇게 작고 늙고 무력해 보일 수가 없다. 자식들은 그게 원망스럽고 또 화가 난다. 아버지를 남겨 두고 먼저 떠나야 하는 아들은 아버지 혼자 소일할 수 있도록 비디오 작동법을 가르쳐주지만, 아버지가 간단한 매뉴얼을 이해 못하자, 버럭 화를 내고 방을 나간다. 그러나 아버지는 안다. 죽음을 앞둔 아들이 소리 죽여 우는 울음을 알고(), 한심한 짓만 골라 하는 아들이 둘러대는 거짓말을 알고(<반칙왕>), 화학 조미료와 캐러멜이 판치는 세상에서 지켜나가야 하는 진정한 맛을 알고(<북경반점>), 참교육을 위해 애쓰는 교사들의 애환을 알고(<학교>), 사네 못사네 갈등하는 부부들이 모르는 세상사의 도리를 안다(<부부클리닉>). 아버지는 모든 걸 알고 계시고 또 품어 주신다. 감정의 기복을 읽을 수 없는 무심한 표정과 무뚝뚝한 말투는 자칫 헤프게 터져나올 사랑을 단속하기 위한 것일 뿐
아버지 명연기 3인 3색 [2] - 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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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한동안 우리는 아버지 없이 살았다. 청춘남녀가 만나고 연애하고 헤어지고 하는 영화에는 아예 가족이 없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족속들. 멜로 영화의 주인공들은 다 그렇다. 다른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도 아버지가 잘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는 이른바 구색을 맞추기 위해 세대별 캐릭터를 하나씩 끼워넣을 때 등장하는 식이거나,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는 극 속에서도 주물을 뜬 것처럼 늘 똑같은 모습과 이미지로 반복 재생됐다. 그렇고 그런 아버지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들이 필요했을 뿐이지, 배우들의 이미지나 연기력이나 카리스마에 기댄 아버지 캐릭터가 나고 자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요즘은 든든하다. 독특한 아우라가 있는 세분의 아버지를 만났기 때문이다. 신구, 주현, 박인환. 엔딩 크레디트에 번듯한 이름도 없이 그냥 ‘아버지’로 오르곤 하는 이들은 아버지이되, 그냥 아버지가 아니다. 최근 이들이 보여준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다른 배우의 대입을
아버지 명연기 3인 3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