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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로 만화적 상상력 스크린에 실현하는 무협액션영화 <화산고> 제작과정“황당하게 또는 비현실적으로…”장장 11개월의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에 여념이 없는 무협액션영화 <화산고>의 모토는 작품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학생, 교사 할 것 없이 엄청난 무공을 자랑하는 가상의 학교라는 영화의 무대뿐 아니라, ‘어릴 적 뇌전벽력을 맞아 극강투기를 갖게 된’ 주인공 경수를 비롯한 인물들, 하늘을 날며 손바닥 힘으로 상대방을 수십 미터 밖으로 날려보내는 액션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바는 <열혈강호> 같은 만화에서나 보일 법한 ‘뻥’ 같은 이야기다.그러나 이 대책없이 분방한 상상력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영상만큼은 지극히 현실적이어야 한다. 배우가 손바닥에서 물줄기를 내뿜는데 팔 뒤쪽에 매달린 호스가 보인다거나,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데 등 뒤에 주렁주렁 매달린 피아노줄이 보이는데도 인내심을 갖고 스크린에 몰입할 수 있는 관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결국 &
<화산고>의 비주얼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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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구입·대여 6mm: 6mm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가격대별로 다양한 것들이 있다. 400만원대 캐논 DM-XL1, 300만원대 소니 DCR-VX2000, 200만원대 소니 DCR-TRV30, TRV900, 100만원대 파나소닉 PV-DV200, 캐논 ZR10 등. 전문가용인 소니 VX시리즈는 좋은 화질을, 일반소비자용으로 나온 TRV시리즈는 여러 가지 화면연출의 기능을 특징으로 한다. 각종 영화 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영화과 게시판, 영진위 게시판 등)을 수시로 살펴보면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 디지털카메라를 내놓은 사람과 연결될 수도 있다.16mm: 16mm 카메라는 대여해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방배동의 동우필름(02-595-7964), 동대입구의 신성사(02-2266-2043), 세운상가 근처의 진영사(02-2275-9925) 등에서 대여할 수 있다. 대여료는 동시녹음이 되는 아리플렉스 16BL의 경우 카메라 상태에 따라 1일 12∼14만원, 최상급 카메라인 아리플렉스
카메라 장만부터 워크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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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6감독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라 며칠 전 어느 청소년영화캠프의 강사로 아이들과 함께 4박5일간 영화를 찍고 왔다. 그곳에서 아이들과 영화를 만들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아이들이 모두 감독이었던 점이다. 한명의 연출자를 정해서 그 아이의 진두진휘 아래 일이 진행되는 게 아니고, 영화 촬영장에서 토론하고, 말싸움하고, 영화는 대체 누가 찍고 있는지…. 난 어떤 조보다 많은 시간을 PRE-PRODUCTION에 투자하도록 아이들에게 가르쳤지만, 아이들은 정작 촬영 때는 준비했던 사항들을 잊어버리고, 다들 각자의 영화를 만들고 있었다. 옛말이 틀린 게 없다고, 정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그러나 이 문제는 많은 단편영화 현장에서도 비일비재한 일이다. 이 아이들이 어려서라기보다는 누구나 이 아이들 같은 맘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친구들과 함께 봐도 누구는 좋다고 하고, 누구는 싫다고 하는데 영화를 찍을 때 그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각자 얼마나 다르고 다양하겠는가? 여기
단편영화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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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성에서 관객과의 조우까지, 단편영화 만들기 10막10장영화 만드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꿈도 아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언제나 조금은 무모한 `시작`이 필요한 법. 아는 게 있다면 그걸 믿고, 모르는 게 있다면 알아가며, 선뜻 떠나는 영화 만들기의 여정에 <씨네21>이 가이드를 마련했다. <지우개 따먹기><외계의 제19호 계획>을 만든 민동현 감독의 글은 영화를 막 찍으려는 이들을 사기충천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카메라 장만부터 워크숍까지 영화를 현실로 바꿔줄 구체적 정보들을 거기 덧붙였다. 내 영화를 만들겠다는, 어쩌면 많은 이들의 오래된 꿈. 그 꿈을 이제 차근차근 펼쳐보자. 최수임 기자#Scene 1프롤로그: 머릿속에 갇힌 영화를 탈출시켜랏자! 지금 당신이 영화를 찍고 싶다면 일단, 머릿속의 영화를 구해내라! 안전한 A4용지나 녹음기 테이프 등 어디라도 답답한 머릿속에서만 꺼낸다면 벌써 영화를 찍기 시작한 것
단편영화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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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전략 이야기가 통상적인 기승전결 구조를 갖추거나 단선적인 것이 아니다. 스릴러에서 흔히 복선구조를 차용하지만 <소름>이 난해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어떤 한 사람이 집요하게 파고들어서 친절히 안내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스로 찾아가는 구조다. 관객 입장에서 약간 답답하게 느껴지더라도 조금 새롭게 접근하고 싶었다. 얘기 자체는 단순한데 안내자 없이 끌고 갈 때 생기는 매력이 있다. 친절한 안내자를 붙이면 이해하긴 쉽지만 영화의 무게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나리오를 10번 이상 고치면서 그런 시도도 해봤다. 기존 방식은 전지적 시점이나 내레이션 같은 걸 도입하는 식일 것이다. 주관적 시점으로 진행되면서 관객이 해석할 스페이스를 주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결국 누군가 안내자가 되고 탐정이 되면 통째로 망가질 위험이 있었다.보이지 않는 공포 현실에서 느끼는 기운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싶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소름끼치는 순간들이 있다. 혼자 있다가 누군가 쳐다보는
윤종찬 감독이 말하는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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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욕의 한국현대사 담긴 새로운 어법의 공포영화, 윤종찬 감독의 <소름> 탐구1998년 7월 윤종찬은 미국 시러큐스대학에서 영화전공 석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했다. 만 3년 만에 돌아온 한국은 유학을 떠나기 전 봤던 표정보다 어두웠다. 당시 한국사회는 IMF 터널에 갇혀 신음하고 있었다. 그는 그때 분위기를 또렷이 기억한다. “무너진 도덕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도 없었고 뭔가 발언해야 할 사람들도 공격할 대상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았다. 현실이 너무 어수선하게 느껴지고 사회 자체가 미스터리 같았다.” 불과 3∼4년 전 실재했던 이런 위기감에서 우리는 얼마나 멀리 벗어나 있는 것일까? 윤종찬의 장편데뷔작 <소름>은 이런 질문을 던지는 데서 시작한다. 병든 사회에 살면서 둔감해진 주민들과 달리 그는 정말로 한국사회에 대한 두려움에 치를 떤다. 그건 유학을 떠나기 전 본 한국의 마지막 풍경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비극의 한가운데 선 자신을 발견하다1995년 6월29일에
2001 한국영화의 발견,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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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과 비슷하다면서요?”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뒤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은주가 임창재(37) 감독에게 던진 말이다. 하나 말이 그렇지, 난이도만 놓고 보면 임창재 감독의 전작들은 홍상수 감독보다 더 지독한 실험영화들이다. 내러티브 중간중간 기억과 무의식의 통로를 열어보이는 이미지들의 연쇄 탓에 처음 대하는 이들이라면 당혹감과 혼란스러움을 맛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영화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충무로에 뛰어들어 장편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장편을 만들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지난해부터 훈련 삼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는데, 아직 그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시간적으로 무리가 따르는 것 같아 접어두고, 연출 의뢰를 받아들였다.”
<하얀방>은 ‘태아령’(胎兒靈)이 존재한다는 가설에서 출발한 이야기이다. 최초 영화의 컨셉은 ‘일본 열도에서는 낙태로 인해 세상과 만나지 못한 아기들의 영혼을 모신다는 신흥종교까지 있다. 우리에게도 분명 비슷한 형태의 모임이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14] - 임창재 감독의 <하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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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론이라는 가설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내가 하나가 아니며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사는 또다른 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 A라는 세계에서 펀드매니저로 살고 있더라도 B세계에서는 골프선수일 수 있다는. 다소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내막을 알고보면 단순하다. 우연한 사고로 다른 차원의 우주에 떨어진 주인공이 있다. 그는 이곳에서 꿈에 그리던 여인을 만난다. 그러나 자신이 살던 세상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고 이곳의 사랑은 끝나려 한다. 주인공은 이 모든 장벽을 헤치고 사랑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뒤바뀐 성 역할에서 안타까운 사랑을 만들어낸 <번지점프를 하다>처럼 은 뛰어넘을 수 없을 듯한 장애물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표현하려는 영화다.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그녀와의 사랑이라면 귀가 솔깃해질 만도 하다.
신생영화사인 에이원시네마에서 준비중인 은 프로듀서 이군선씨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3년 전 구상해서 여러 차례 시나리오 수정작업을 거친 이 박용운 감독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13] - 박용운 감독의 <5월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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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 감독은 만나서 <후아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요청을 극구 사양했다. 전화로 이야기하면 어떻겠냐는 대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2시간쯤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 건 서로 힘들 듯했다. 이메일을 떠올렸고, 담백하고 성실한 회신이 날아왔다.
<후아유>와 <바이준>은 어쩌면 같고 어쩌면 다르다. 둘 다 젊은이들의 고민과 애정에 대한 영화라는 점에서는, 같다. 최호 감독은 개인적으로 “사랑과 세상일에 대해 그리 원숙한 내면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했다. 아직도 20대의 친구들이 겪는 혼동과 방황을 ‘실습’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비슷한 감성이 두 작품 모두에 배어 있으리라고. 카메론 크로의 <싱글즈>, 케빈 스미스의 <체이싱 아미>, 에드워드 양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구스 반 산트의 <굿 윌 헌팅>, 벤 스틸러의 <청춘 스케치> 등 청춘멜로영화들에 무작정 끌리는 것도 20대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12] - 최호 감독의 <후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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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급비밀’인데, 왜 그리도 쉬쉬했던 걸까. <재밌는 영화>는 ‘한국영화 패러디’라는 기치하에 제작되는 작품.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다, 몇몇 영화사에서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탓에, 이라는 시나리오는 지난 6월 <재밌는 영화>라는 이름표를 받아들기까지 꼭꼭 숨어 있어야 했다. 이미 지난해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으니, “나 놀아요”라면서 반년 동안 시치미 뗐을 장규성(31) 감독의 입은 얼마나 근질거렸을까. 하지만 본격적인 제작 일정을 앞둔 지금이라고 해서 봉해진 입 주위의 실밥을 맘놓고 뜯을 형편은 아니다. 미리 김빼는 것이야말로 자멸의 지름길이라는 장 감독은 “어차피 말로 풀어봤자 재미도 없을 것”이라고 변명한다.
아이디어는 스포츠신문 영화담당 기자출신인 안영준씨로부터 나왔다. <공동경비구역 JSA>가 흥행선을 타는 걸 보면서, 이제는 “한국영화도 패러디할 만큼 컸구나” 생각했다는 것. 한지승 감독과 영화사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11] - 장규성 감독의 <재밌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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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찰을 배경으로 조직폭력배들과 스님들의 불꽃튀는 대결을 그리는 <달마야 놀자>는 장르로 보면 캐릭터 코미디에 속한다. 등장하는 각 인물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다양한 캐릭터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엮어 웃음을 전달하는 그런 영화 말이다. 게다가 캐릭터들을 조직폭력배와 스님이라는 대조적 성격의 두 ‘패거리’로 나눠 대립과 갈등, 화해와 사랑의 메시지를 좀더 효과적으로 담고자 했다. 그렇다고 전형적인 코미디 장르의 계율을 따르지는 않을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시나리오를 보고 ‘관객이 기대하는 것은 코미디인데 너무 드라마가 강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하지만, 내 생각에 관객은 기존 코미디영화에 식상한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박철관 감독의 주관대로 이 영화는 드라마의 틀 속에서 코미디를 슬쩍슬쩍 녹여내는 스타일이 될 듯하다. 특히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주는 ‘휴먼 코미디’를 지향하는 작품이라니 이야기를 탄탄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건달 패거리와 불무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10] - 박철관 감독의 <달마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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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봄의 일이었다. <숨결>을 매듭지은 변영주 감독은 영상원 강의가 같은 요일에 있던 오기민 프로듀서- 두 사람은 1990년 노동자 문화예술 운동연합(노문연) 시절부터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와 마주쳐 쉬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었다. 그날 오 PD가 주머니에서 구슬 쏟아내듯 좌르르 풀어놓은 숱한 아이디어들 가운데, “멀쩡한 남자와 여자가 유괴를 저지른다. 남자는 죽고 여자와 어린애만 남는다”는 싱거운 두 문장이 변영주 감독의 귀에 유독 감겨들었다. 듣자마자 두 그림이 떠올랐다. 하나는 범죄에 실패한 한 남자가 두려움에 울며 땀투성이로 도망치는 장면, 하나는 어느 꼬마와 여자가 멀리 지평선이 걸린 길을 걷는 모습이었다. 며칠 뒤 그는 오 PD에게 전화를 걸어 “형, 그거 내가 하고 싶으니까 이제 그런 영화 만들겠다는 말, 하고 다니지 마!”라고 다짐하고 있었다. <유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닻을 올린 프로젝트는 박찬욱 감독의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9] - 변영주 감독의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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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아프리카 현지 로케로 촬영하는 영화가 아니다. 제목 ‘아프리카’도 ‘AFRICA’가 아니라 ‘A.F.R.I.K.A.’다. 이는 ‘Adoring Four Revolutionary Idols with Korean Association: 네명의 혁명적인 우상을 지지하는 모임’의 약자다. 20대 초입의 네 처녀가 있다. 대한민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라’가 아님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이들. 여행길에서 우연히 권총 두 자루를 손에 넣고, 잠시 머뭇거리던 그들은 곧 거침없이 일탈한다. ‘AFRIKA’는 그들의 행각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네티즌들이 조직한 팬클럽의 이름이다. 권총 두 자루가 제공한 ‘권력과 자유’를 발판으로 일상에서 꿈꾸지 못했던 ‘신비의 대륙’에 가닿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승수 감독은 미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토대로 <아프리카>의 시나리오를 썼다. “여고생 넷이서 한달간 돈도 없이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8] - 신승수 감독의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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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예술혼도 아니요, 기가 막힌 상상력도 아니다. 백운학(37) 감독의 ‘욕심’은 다른 데 있다. 그는 첫 작품 <튜브>(가제)가 그저 “신나는 오락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버스에서 지하철로 바뀌었을 뿐, 한국판 <스피드>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전반부는 지하철을 탈취한 뒤 인질극을 벌이는 테러리스트와 그를 잡기 위해 나서는 형사의 대결이, 후반부는 적을 제압했으나 이번엔 멈추지 않는 지하철을 세우기 위해 고투하는 형사의 활약이 주를 이룬다. 감독은 뒤에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이 “저거 완전히 베낀 거잖아”라고 욕을 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관람하는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만끽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튜브>는 이처럼 “할리우드의 도식과 컨벤션을 충실하게 따르기로 작심한 영화”이다.
시나리오가 나온 때가 1년 전이지만, 캐스팅 때문에 <튜브>는 프로덕션 일정이 많이 늦추어졌다. 그때만 하더라도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7] - 백운학 감독의 <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