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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김소희, 황인숙이 <빌리 엘리어트>에 띄운 연서한아버지가 있었다. 광부로 평생을 살았으나 탄광촌도 그의 삶도 이제 마른 석탄조각처럼 부서져갈 것이다. 아버지의 눈을 피해 소년은 발레리나를꿈꾼다. 꿈꾸지만 번번이 가로막힌다. 태어나긴 했지만, 세상은 이들에게 불친절을 거둔 적이 없다. 희망이 있을까. <빌리 엘리어트>는 상처를쓰다듬으며 삶을 껴안는 영화다. 상처없이 삶을 포옹하는 길은 없다고 아프게 말하는 영화다. 결국 희망을 말하지만 그래서 슬픈 영화다.같은배급사의 폭탄 같은 오락영화 <한니발>의 개봉 일정이 밀린 덕에 힘겹게 극장 한켠을 지키고 있지만, <빌리 엘리어트>는 진심어린 위안이다.영화는 결국 두 시간짜리 오락일 테지만, 어떤 오락은 많은 시간이 지나도 오랜 이명을 남긴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올 겨울 끝자락에찾아와, 조용히 그러나 깊숙이 마음의 문을 두드린 이 착한 영화에, 두 평론가와 한 시인이 따뜻한 편지 세통
<빌리 엘리어트>에 바치는 세 가지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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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월27일, 코펜하겐의 외곽, Avedøre에서 라스 폰 트리에가 덴마크의 영화인들에게 쓴 편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영화제작은늘 미스터리의 베일에 싸여 있다. 스튜디오, 아티스트 그리고 제작 환경들은 항상 외부인들의 접근을 불가능하게 하기 위한 모든 노력들을 기울여왔다.그것은 움직이는 이미지가 마술과 동일시되던 시대의 유물임이 틀림없다. 모두가 알듯이, 마술가들의 비밀은 항상 숨겨져야 한다. 그러나 사실은마술의 트릭들은 아주 고전적인 것들이다. 실질적으로는 결코 진보하지 않는 그리고 사회적 관점으로 볼 때 현저히 무의미한 것들이다….’라스는 ‘필름은 그렇지 않다’라고 다시 한번 선언했다. 영화는 너무나 중요하게도 고전적으로 불가능했던 개인의 표현형식과 광범위한 소통을다루고 있으므로 색다른 자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영화, TV, 이미지, 사운드 등 이 모든 메시지들의 발달은 문명화의 진전과 동격인것이므로 이것들이 몇몇 선택된 이들의 손에 의해 먼지 쌓인 방에 갇혀 이
오픈 필름 타운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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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이 만난 라스 폰 트리에, 그리고 ‘왕국’ 젠트로파 스튜디오어떤 이에게는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사람이 있다. 김태용 감독과 함께 <여고괴담그 두번째 이야기>를 만든 민규동 감독에겐 라스 폰 트리에가 그런 사람이다. 지난해 6월30일부터 파리에 머무르고 있는 민 감독은 지난해연말 코펜하겐의 젠트로파 스튜디오를 방문해 그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올해 1월 셋째주에는 일주일 동안 스튜디오에 머물면서 폰 트리에의차기작 <독빌> 테스트 촬영을 구경할 수도 있었다. <씨네21>은 민 감독에게 이 두번의 방문에 관한 글을 부탁했고, 민 감독은 부탁한분량의 2배가 좀 넘는, 그리고 다소 예상 밖의 글을 보내왔다. 그 글은 감독의 눈이 아니라면 발견하기 힘든 예민한 통찰이 담긴 작가론이었다.동시에 “세트 주변 아무 데서나 지퍼를 내리고 오줌을 누”는 것조차 정겨운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의 위대한 인물”에게, 새로운 영화에의긴 여정에
라스 폰 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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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이전에 세계 5대 도시 가운데 하나로 번성했던 베를린은 전쟁 기간에 연합군의 방침에 따라 “평지가 될 때까지 때려부수어졌다”. 몇년 뒤 베를린은 부서지다 만 채 침침한 표정으로 남아 있는 시계탑 주변에 극장을 짓고 국제영화제를 시작했다. 50년째 되는 지난해, 성수기 손님을 잃어 울상이 된 중국식당 ‘양자강’의 주인아저씨를 뒤로 남기고 영화제의 주무대는 포츠담 광장쪽으로 이전했다.통일 이전 동서독을 나누었던 경계선(어처구니없을 만큼 보잘것없는 그 하얀 선) 위로 포츠담광장 지하철역이 들어섰고 서쪽에 바로 잇대어서 웅장한 영화제 센터가 자리를 잡았다. 동쪽으로는 사무용 및 아파트 건물들이 독일 특유의 육중하고 질서정연한 느낌으로 속속 건축되고 있는 중이다. 영화제 센터 한가운데의 자그마한 공간을 마를레네 디트리히 광장이라고 이름붙였으니, 정치와 영화의 결합이라는 메타포는 통일 이후 베를리날레의 공간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메인 상영관을 등지고 서면 고급 호텔과 쇼핑몰
`칸` 부럽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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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이랬어야 했는데!”밸런타인 데이 해질녘에 멀티플렉스 극장 씨네맥스에서 비경쟁 특별상영된 쿠스투리차의 세미 다큐멘터리 <슈퍼 8 스토리>를 보는 동안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그와 비슷한 것이었다. 1986년 쿠스투리차가 기타리스트로 합류한 밴드 ‘노 스모킹’ 의 공연 실황과 감독의 홈비디오 그리고 무대 뒤의 사연들을 흥겹게 엮은 이 영화는 언제나 한판의 굿, 한바탕 퍼포먼스 같았던 쿠스투리차 영화의 ‘정령’처럼 보였다. 1980년대 초 결성된 ‘노 스모킹’은 보통의 록밴드 편성에 세르비아 트럼펫, 집시 음악 등 모든 발칸 음악의 얼굴을 뭉뚱그린 음악- 쿠스투리차가 ‘운짜운짜 음악’이라고 부르는- 을 마을 결혼식장부터 파리 콘서트장까지 연주하고 다니는 밴드.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의 음악도 맡았던 이 밴드에 대해 쿠스투리차는 “발칸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음악을 한다”고 소개했다. 공연 실황과 함께 사춘기 소년 같은 유치한
“발칸은 지금, 쿵짝 쿵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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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이주한 북아프리카인 공동체를 가리키는 제목의 <리틀 세네갈>(Little Senegal)은 알렉스 헤일리가 쓴 <뿌리>의 정반대 방향에서 노예제의 역사와 그 여진을 그려낸 영화다. 올해 베를린 경쟁부문에서 인종갈등이나 서구사회의 소수민족이 느끼는 현기증을 소재로 삼은 영화는 스파이크 리의 <뱀부즐드>와 필리포스 치토스의 <마이 스위트 홈>이 있었으나, <리틀 세네갈>의 어법은 나머지 두편의 영화에 비해 나직하면서도 한결 신선했다.알제리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라시드 부샤레브(48) 감독은, 노예 박물관에서 은퇴한 60대 세네갈 남성 알론이 노예로 팔려간 조상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미국 여행을 통해, 역사의 흉터와 그것을 아물리는 가족애, 그리고 아프리카인과 아프로-아메리칸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차별의식을 포착했다.이런 스토리를 왜 다큐멘터리로 찍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은 알론이 탄 배가 캘리포니아에 다다르면서 서서
“팔려간 선조들의 발자국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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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뉴스에서 중국 특파원이 호출받을 때면 그뒤를 어김없이 가로질러가는 자전거 대열. 페기 차오가 제작하는 ‘중국 3부작’의 한편인 왕샤오슈아이의 <베이징 자전거>는 바로 그 자전거를 타고 현대 베이징 젊은이들의 힘겨운 청춘 속으로 들어간다. 지나치게 명백한 상징의 선택이긴 하지만 맑고 투명한 촬영과 많지도 적지도 않은 대사로 앳된 주인공들이 맞닥뜨린 생존과 자존의 고민을 한 매듭씩 더듬어가는 감독의 화술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장위안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나날들> <극도한냉> <머나먼 낙원> 등으로 알려진 왕샤오슈아이 감독은 <베이징 자전거>에서도 운명과 가장 묵묵한 방식으로 싸우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희망은 아주 모호한 말줄임표로만 암시될 뿐이다. 시골에서 상경해 자전거 택배 서비스회사 배달원이 된 구에이. 그의 그을린 얼굴은 너무 무감동해서 한 가닥 설렘도 욕망도 읽어내기 어렵다. 그는 요지경 같은 도시의 골목을 누비며
“운명과 싸울 땐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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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의 역사, 사회적 이슈를 화폭으로 삼은 영화가 많다는 전통 외에도 올해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반부의 두드러진 경향은 유머의 득세였다. 코미디 <무지한 요정>부터 사회드라마 <트래픽>, 심지어 암환자의 죽음을 주시한 <위트>까지 웃음기 없는 영화는 찾기 어려웠다. 그중 베를리날레 손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것은 <초급자를 위한 이태리어>. 17년의 영화경력을 지닌 로네 셔픽이 각본을 쓰고 감독한 이 영화는 코펜하겐 교외 마을 보통 사람들의 일상 위로 순진한 욕망과 지방색, 진한 우정과 가족애, 머뭇거리는 사랑을 샴페인 거품처럼 피어올린다. 게다가 이것이 비장한 도그마 인증서를 이마에 붙인 영화라니! 달콤함에 취한 기자와 평론가들은 “대체 이 동화가 도그마영화로 만들어질 필연적 이유가 뭔가?”라는 딱딱한 질문을 생각해내기 위해 입가의 미소를 부랴부랴 걷어내야만 했다.새로 부임한 아내를 여읜 목사, 그를 사랑하는 서툰 빵집 점원과 그녀의
“동화,도그마 인증서를 걷어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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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의 기자회견에는 배우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커크 더글러스가 평생공로상을 받으러 오는 차에 아들 마이클이나 며느리 캐서린이 오지 않을까 했지만 회견장 벽보에는 감독 소더버그와 제작자의 이름만 덜렁 나붙었다. 그래도 회견장은 막 시사가 끝난 영화에 제대로 박수칠 틈도 없이 달려온 기자들로 빽빽했다. 무수한 카메라 플래시가 소더버그의 뿔테 안경 위에 작렬했다. 그는 감전될 것만 같았다. 1989년 입봉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칸에서 황금종려잎을 딴 뒤 “이제부터 내리막”이라고 말했던 ‘신동’은, 또 한번 세상의 지붕 위에 있었다.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의 흐름과 그것으로부터 피를 빨고 피를 빨리는 사람들의 궤적을 뒤쫓은 <트래픽>은 결론을 내리지도, 감정을 짜내지도 않는다. 다만 관객의 지성을 믿고 그 신뢰에 기초해 대단한 재미를 길어올린다. “댁에게 명령하는 놈도 마약 카르텔과 연관돼 있을지 몰라. 당신 인생 전체가 헛수고야
“하얀 유혹,붉은 피 그리고 은빛 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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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건, 런던 아파트 지하실로 숨어든 생면부지의 남과 여는 오직 자기의 살로 상대의 살에 그것을 피가 맺히도록 눌러쓰고 또 쓴다. 연극과 오페라 경력을 가진 배우 겸 작가 겸 감독으로서, 타란티노풍 유혈 스릴러의 정서와 미장센을 중세 코스튬 드라마에 융합시킨 <여왕 마고>로 기억되는 파트리스 셰로(57) 감독은 <인티머시>에서 핏자국 대신 충혈된 살갗으로 화면을 채웠다. 영국 작가 하니프 쿠레이시의 반자전적 단편 <나이트 라이프>를 각색한 <인티머시>는 셰로의 첫 번째 영어 프로젝트. 아내와 아이를 아무 설명없이 떠났던 한 남자에게 정체모를 여자가 불현듯 찾아오고 둘은 가구도 없는 더러운 방에서 수요일마다 섹스를 나눈다. 그러나 어느 날 정해진 시간에 오지 않는 그녀의 존재가 자기를 미치게 하고 있음을 깨달은 남자는 여자의 뒤를 밟기 시작하고 그녀가 <유리동물원>을 공연하는 아마추어 배우이며 한 아이의
“제발,섹스 이야기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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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곰상
<인티머시> (프랑스·이탈리아, 파트리스 셰로 감독)
은곰상
최우수감독상 린 쳉솅 <비틀넛 뷰티>(대만)
심사위원대상 <베이징 자전거>(중국, 왕 샤오슈아이 감독)
심사위원상 <초급자를 위한 이태리어>(덴마크, 로네 셔픽 감독)
최우수여자연기상 <인티머시>의 케리 폭스
최우수남자연기상 <트래픽>의 베니치오 델 토로
촬영상 <바로 당신>의 라울 페레즈 쿠베로
알프레드 바우어상 <늪>(아르헨티나·스페인, 루크레시아 마르텔)
파이퍼 하이드식상(첫 번째 주연급 연기를 한 배우에게 주는 상)
<비틀넛 뷰티>의 안젤리카 리 신제
<베이징 자전거>의 퀴 린, 리 빈
테디 베어상 <헤드윅과 앵그리 린치>(미국, 존 카메론 미첼)
단편영화
금곰상 <검은 영혼>(캐나다, 마르티네 샤르트랑 감독)
은곰상(심사위원상) <정글 재즈: 공중의 적 #1>(미국, 프랭크 피츠패트릭)
제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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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축제가 시작되면 극장 계단과 로비, 햄버거 가게와 카페는 어젯밤 자기가 발견한 보석에 대한 자랑으로 수런거린다. 올해 베를리날레에서도 어김없이 관객과 마켓 참가자 그리고 기자들은 입소문으로 정보를 실어 나르기에 분주했다. 9편의 미국 인디영화가 선보인 파노라마 부문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신작으로 젠트로파에서 후반작업을 한 R.D 감독의 <돈스 플럼>이 인기를 끌었다. 식당에 모여 여자친구를 픽업하려는 젊은이들을 그린 이 영화에 대해 디카프리오는 반감을 표했지만 시사 결과는 의외로 호평이 많았다. 테디 베어상을 수상한 뮤지컬 코미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도 파노라마 부문의 인기작. 동베를린에 살다 록 스타덤과 사랑을 꿈꾸며 성전환을 한 헤드윅의 유쾌한 모험담이다. 올해 베를린을 찾은 서동진 퀴어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가장 탁월한 정치적 드랙퀸 영화”라고 <헤드윅…>을 요약했다. 이 밖에 릴리 테일러와 코트니 러브의 레즈비언 러브스토리 <줄
베를린이 발견한 낯선 영화, 날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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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2월19일 폐막, 금곰상은 파트리스 셰로의 <인티머시>“괜찮은 영화, 흥미로운 영화는 많지요. 하지만 베를린에서 위대한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요?”칸과 베니스를 위시한 세계 어느 영화제 상영관보다 월등히 호화로운 포츠담 광장 인근의 극장 로비에서 만난 관객과 기자들은, 하나같이 베를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또렷한 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해서 이들의 이야기는 치명적 결함이라기보다 베를린영화제가 영리하게 확보한 칸영화제와 차별화된 존재 근거에 가깝다. 역사와 현실의 정치적 뿌리에 늘 한발을 걸치는 영화 선정, 일반 관객에게 문을 활짝 여는 현대적 시설의 상영관, 어느 누구도 1/10을 보기 어렵다는 방대한 작품 수, 할리우드 스타로 대중을 유혹해 파노라마와 포럼 부문까지 힘을 실어주는 행사 설계. 우아하고 햇살 찬란한 칸, 베니스와 어깨를 겨누며 축축한 늦겨울 중유럽에서 베를린영화제를 지탱해온 이 모든 장점 혹은 단점은 지난
제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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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를 맞아 연일 비가 내리는 로스앤젤레스 USC(남캘리포니아대학)에서 지난 2월9일부터 18일까지 한국영화의 현재를 돌아보는 영화제가 열렸다. ‘근대화의 그늘: 한국사회의 변화와 뉴 코리안 시네마’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최근 해외영화제나 <춘향뎐>의 상업적 배급망 진출 등 외형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한국영화의 현재를 있게 한 뒤안길을 돌아보는 의미있는 행사였다.우울한 근대, 한국영화는 뭘 했나‘근대화의 그늘’이 상징하는 바처럼 80∼90년대 영화를 통해 되짚어본 한국사회의 근대화 모습은 대부분 우울한 이미지였다. 채윤정(USC한국학연구소 객원연구원), 곽한주(USC 영화비평 전공 박사과정)씨가 선정한 상영작들은 <바보선언>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우묵배미의 사랑> <서편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칠수와 만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깊고 푸른밤> 등 1
한국영화는 어제, 어디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