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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끼리 시네마테크에서 한달에 한번씩 모이고 있다. 정기 모임을 아예 거기서 갖는 것이다. 이번 파솔리니 영화제에서도 또 모일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산에서 만나고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가에서 만나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극장에서 만난다는 만유인력과도 같은 자명한 진리를 그동안 왜 몰랐을까? 고향으로 모인 연어떼처럼 선배들의 영혼이 담긴 고전영화들을 바라보는 감독들이 많아질 때 한국영화는 힘차게 대양으로 헤엄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감독들이 겨룰 경쟁작은 과거의 영화들임을 깨닫는 기이한 경험을 선사하는 시네마테크야말로 감독들의 고향 아닌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열렬히 초대한다.”
[시네마테크 후원릴레이 62] 정윤철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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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는 안성기씨와 함께한 4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알고 지낸 지 벌써 20년째가 된 우리를 위해 ‘맞춤’(custom made)한 것 같다.” 지난 4월11일부터 17일까지 뉴욕주 웨체스터 카운티의 작은 마을 플레즌트빌에서 박중훈 회고전이 열렸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차로 40~50분 걸리는 인구 7천명의 작은 마을에 마련된 제이콥 번즈 필름센터에는 비가 금방이라도 내릴 것 같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화팬들이 모여들었다.
“아니, 변두리에서 웬 회고전?”이라는 의구심은 두 가지 이유로 금세 풀렸다. 첫째는 맨해튼의 유명 독립영화관에나 걸릴 만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상영되고 있어서고, 둘째는 이번 회고전에서 박중훈과의 인터뷰는 물론 행사 전체의 호스트로 참가한 사람 중 한명이 제이콥 번즈 필름센터 디렉터 중 한명인 조너선 드미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첫날 매진된 <라디오 스타> 상영회에는 드미 감독과 주인공 박중훈,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우간다 난
[뉴욕] 미국 변두리 마을에 라디오 스타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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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영화제들이 급진적일 정도로 새로운 방식으로 온라인으로 가고 있다. 지난 10년간 영화제는, 재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작권 소유자에게 1회 상영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취하며 대안적인 배급망으로 부상해왔다. 이제 영화제들은 배급사들이 아직 감히 시도하지 못한 방식으로 온라인상에 영화들을 올리고 있다.
독립영화를 다루는 유럽의 주요 영화제인 로테르담국제영화제는 지난 1월, 영화제 상영작을 몇 편 선정해 500명의 로테르담 거주자들이 텔레비전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실험을 감행했다. 영화제는 앞으로 로테르담의 텔레비전과 컴퓨터 모니터에서 영화제를 병행하기 위해 선정작 70∼80%를 온라인으로 가져올 생각이다. 같은 달, 선댄스영화제는 몇 개월간 아이튠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선정된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단편영화를 제공하기 위해 애플사와 협력했다. 이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단편영화 후보에 오른 다섯편의 영화를 애플의 디지털 미디어 스토어에서 각 1.99달러
[외신기자클럽] 영화제에 로그인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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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날아라 허동구>가 개봉과 동시에 선전하고 있다. 맥스무비에서는 26일 02시 현재 <극락도 살인사건>에게 1위 내주었지만, 타 사이트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극락도 살인사건>을 앞서고 있다. 사전선호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날아라 허동구>는 주말이 되면 가족관객들의 현장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왕의 남자>의 정진영이 출연하는 <날아라 허동구>는 IQ 60의 아들과 아버지사이의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5월 어린이날 까지 상위권을 지켜간다면 <날아라 허동구>는 가족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그 이후로도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번 주 예매순위는 평소와 다르게 특히 순위분포가 고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스파이더 맨3>가 오는 5월 1일 화요일에 개봉하는 탓에 이번 주 예매율을 잠식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더 맨3>의 화요일 개봉은 이번 주
<날아라 허동구>, 개봉과 동시에 1위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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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7일부터 23일까지 7일 동안 CGV 상암 3관에서 열리는 서울환경영화제가 23개국 112편에 이르는 상영작을 발표했다. 4월24일 오전 11시 서울 금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영화제 쪽은 55개국 545편 중 선정한 19편이 포함된 ‘국제환경영화경선’을 비롯하여 12개 부문에 걸쳐 영화를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영화는 지루하지 않다
1백만원에서 1천만원에 이르는 상금이 수여될 ‘국제환경영화경선’은 환경영화의 최근 흐름을 접할 수 있는 부문으로 환경영화의 특성상 다큐멘터리가 상영작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환경영화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넘어서기 위한 다양한 흐름이 엿보인다”는 황혜림 프로그래머의 말처럼 대부분의 상영작들이 대중성과 주제의식을 겸비하고 있다. 손꼽히는 휴양지가 생태계의 재앙으로 변모한 과정을 살펴본 다큐멘터리 <솔튼 호의 재앙과 희망>은 감독 겸 배우인 존 워터스가 내레이션을 맡았고, 오스트레일리아 토착민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전
제4회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및 프로그램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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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호주영화제가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다. 주한호주대사관이 개최하는 이 영화제는 4월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5월4일부터 11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상영작은 장편 10편과 단편 14편 등 총 24편. 장편 상영에서는 범죄물, 코미디, 가족물, 멜로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극영화를 접할 수 있고, 단편 상영에서는 2005년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애니메이션 후보에 올랐던 박세종 감독의 <축 생일>(2004)과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13번 병동>(2003) 등을 포함한 5편의 애니메이션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영화제의 상영작들은 대부분 2002~2005년 사이의 작품들이다. 히스 레저, 나오미 왓츠, 올랜도 블룸, 토니 콜레트, 샘 닐, 제프리 러시, 휴고 위빙, 존 굿맨 등 영미권 배우들이 보여주는 동시대 호주영화와 호주의 일상을 소박하게나마 경험토록 해줄 기회가 될 것이다(문의: 주한호주대사관 02-20
영화로 만나는 호주의 일상과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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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닌자거북, 무적의 용사들!” 90년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즐겨봤다면 누구나 닌자거북이를 기억할 것이다. 미국에선 ‘10대 돌연변이 닌자거북’(TMNT: Teenage Mutant Ninja Turtles)으로 불리는 그들은 거북 특유의 기질을 발휘하며 장수했고 2007년 옛 인기를 되찾으려는 듯 다시금 스크린 공략에 나섰다. <닌자거북이 TMNT> 개봉을 맞아 준비한 닌자거북이의 모든 것.
1. 80년대를 장악한 거북들
1983년. 케빈 이스트먼과 피터 레어드는 여느 때처럼 새로운 만화 캐릭터를 창조하고자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있었다. “그때 나는 복면을 쓴 거북을 스케치했다. 피터가 하나를 더 그렸고 또 하나를 첨가했다. ‘닌자거북이라 부르는 게 어때?’ 피터가 대답했다. ‘10대 돌연변이 닌자거북은 어때?’” 2년 뒤 만화로 출간된 <TMNT>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80년대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 작품으로 회자된다. “거북이어서 행복해”라는
[알고 봅시다] 발가락 2개, 비만체형, 15살의 돌연변이들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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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원이 ‘예지원’을 연기한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 이후 차기작을 고르던 예지원이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의 여주인공 ‘예지원’역에 캐스팅됐다. <죽어도 해피엔딩>은 하룻밤 사이 네 남자에게 동시 프로포즈를 받게 된 여배우 예지원과 엉뚱하게 죽어나가기 시작하는 네 남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로 프랑스영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1998)를 리메이크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예지원은 과거의 모습을 감춘채 우아하게 살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여배우를 연기한다. <죽어도 해피엔딩>은 <달콤, 살벌한 연인>과 <무도리>에 이은 싸이더스FNH의 세 번째 HD프로젝트로 DVD제작·유통에서 한국영화제작으로 영역을 넓히는 신생영화사 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와 공동제작하는 영화다. 조만간 비운의 남자주인공들을 캐스팅할 <죽어도 해피엔딩>은 5월에 촬영을 시작해 오는 여름 공개될 예정이다.
예지원, <죽어도 해피엔딩>에 예지원역으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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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와 'HD-DVD'의 첫번째 승패가 판가름났다. <홈 미디어 매거진>의 닐슨 판매시점정보관리정보(POS)를 이용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2007년 일사분기 동안 판매된 고화질 디스크 중 70%가 블루레이 디스크라는 결과가 나왔다. 블루레이 디스크의 압도적인 승리다. 블루레이 디스크의 시장선점은 올해 2월 가시화되기 시작해서 3월에 이르러서는 전체 판매량의 3/4 정도로 올라섰다. 2007년 1월부터 3월까지 약 120만장의 DVD 타이틀이 판매됐고, 이 중 블루레이 디스크가 차지하는 비율은 69%에 달한다. 또한 3월 한달간 판매된 블루레이 디스크는 33만5천장으로 동기간 HD-DVD 판매량의 3배다.
조사에 따르면, 일사분기 최다 판매된 상위 10개 타이틀 중 80%는 블루레이 디스크 포맷이다. 2007년 일사분기 판매량 1위인 DVD 타이틀은 소니 픽쳐스 홈 엔터테인먼트에서 블루레이 포맷으로만 출시한 <007 카지노 로얄>로 총 5
2007년 일사분기, 블루레이 디스크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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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욱 전국영화노동조합 위원장
제작비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제작비에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인건비는 많이 안 오른다. ‘7월1일 사태’도 없을 것이다. 이번 협약안은 기초적인 법상의 문제를 넘어서서 열어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날부터 굉장히 급격한 변화가 생기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기존의 임금 및 노동조건, 제작환경 등에 조정과 계량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실제로 계속 있어왔던 이야기이고, 때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노조가 생긴 것이다. 팀으로 계약하다 개별계약이 생겨나고, 편당 뭉뚱그린 임금 지불이 회차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변화와 같은 맥락이다. 산업화 촉진에 있어 실질적인 난관들은 생기겠지만 영화의 창조성을 해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조쪽에서는 이번 임단협안으로 제작비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가.
=우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프로덕션 과정에서 누수가 생기는 다른 부분을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영화 노사협상 타결] 최진욱, 차승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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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일 휴일, 4대보험 가입, 8시간 근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하 영화노조)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 ‘1.4.8’이 의미하는 바다. 지난해 6월27일부터 올해 4월12일까지 약 10개월간 영화노조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는 19차례 단체교섭과 10차례 실무교섭을 거쳐 2007 영화산업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안을 타결했다. “기본법을 만들 듯 모든 것을 처음부터 규정하는 작업이었다.” 차승재 제협 회장의 말은 지난한 협상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는다. 과연, 영화계 노사협상의 최대 쟁점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10개월 동안 양쪽은 무슨 이유로 정회를 거듭하며 마라톤 회의를 계속했던 것일까. 오는 7월1일부터 노사협약이 적용될 경우, 촬영현장은 어떤 변화에 휩싸이게 될 것인가.
영화노조와 제협간의 단체교섭이 첫 번째 좌초 위기를 맞았던 건 시급과 관련한 임금협상 때였다. 2006년 12월5일 13차 협상. 양쪽은 원활한 협상 진행을 위해 실무 소위원회를 만들었으나,
[영화 노사협상 타결] 1.4.8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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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뽑은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햇살 가득한 창가에 놓인 마호가니 책상 앞에 앉아 최신 노트북을 가볍게 두드리고, 가끔 유명배우·감독과 전화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풍경을 기대한다면 차라리 영화나 보시길. 영화의 이야기들을 담아낸 지 12년이 된 <씨네21>이지만 그들의 제작 현장은 영화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원두커피 대신 여러 번 우려낸 녹차와, 마호가니는 고사하고 자료들이 가득 쌓여 있는 책상 앞에서, 영화와 현실이 맞닿을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기 위한 고민을 이어나가는 <씨네21>의 사람들. <씨네21> 한권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들을 거치는지, 600호의 제작현장을 통해 알아본다.
사전작업_회의, 회의, 회의
그 일정은 월요일 오전 분단(취재기자들이 앉은 줄에 따라 3개의 분단이 있다. 취재1팀, 취재2팀 같은 말 대신 분단이라고 표현하는 건 학생 때의 추억 때문일까)별 기획 회의부터 시작된다. “일단 써놓고
씨네리의 삶은 계속된다, 일주일 단위로, <씨네21> 제작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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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3>의 개봉을 앞두고, 시리즈의 연장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커밍순> <무비온라인> 등의 해외 영화정보 사이트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니 픽쳐스에서 <스파이더맨> 4, 5, 6편의 제작계획을 보도했다.
속편 연출 계획에 대해 샘 레이미 감독은 생각해 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고, 제작사로부터 제의 받은 바가 없다며 계속해서 메가폰을 잡을지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훌륭한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있다면" 시리즈를 계속하고 싶지만, "3편을 마무리하기까지의 고된 작업을 생각하면 당분간은 쉬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레이미 감독은 "미국인들은 스탠 리가 만들어낸 이 캐릭터를 너무나 사랑한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영화를 만들려면 대단한 열정이 필요하다. 환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열정을 가진 감독이 있다면, 나는 한발짝 물러날 수 있다"고 답했다.
새
<스파이더맨>은 계속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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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최민식은 이내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를 지르고 최정우, 이대연은 경멸의 눈초리로 그를 협박하거나 윽박지른다. 최민식과 같이 맨발로 등장한 윤제문 역시 감정을 폭발시키듯 발을 동동 구르거나 세차게 고개를 내젓는다. 4월16일 오후 2시 LG아트센터. 연극 <필로우맨>의 연습 공개 현장에는 분노의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그러는 사이사이 실소도 터져나왔다. 영국 극작가 마틴 맥도너 원작의 <필로우맨>은 잔인하고 끔찍한 대사 속에 기습적인 유머와 슬픔, 그리고 처연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작품. 이번 연극의 연출가 박근형의 장기 또한 입맛 사는 구어체 대사이니 그 조합이 단연 기대되는 바였다.
사건은 소설가 카투리안(최민식)이 써내려간 괴기스런 이야기들에서 시작한다. 아이들의 잔혹한 죽음을 이야기 소재로 삼던 카투리안은 취조실로 끌려가 투폴스키 형사반장(최정우)과 에리얼 형사(이대연)에게 심문받는다. 카투리안의 소설
‘연기 도사’들이 폭팔시키는 감정 에너지, 연극 <필로우맨> 연습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