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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 여자들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항상 술을 마셔서 취하죠?” 사람들이 가끔 내게 뜻밖의 질문을 한다. 1년여 전에 고등학교 교실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그래서 금기와 억제에 대해 이야기해야만 했지만 내 대답은 만족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최근 한 잡지에서 유혹을 주제로 한 기사가 의뢰해왔을 때, 나는 다시금 그 질문에 몰두했고 자연스레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1980년대 프랑스에서 성공을 거둔 <라 디스크렛트>(소심한 여자)의 주인공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쳐다볼 때, 반밖에 못 봐요”라고 했다. 홍상수 감독의 주인공들은 술을 마심으로써 유혹을 허용하기에 너무 경직된 형식적 코드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킨다고 봤다. 나도 그들의 이미지의 반밖에는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알코올은 또한 매우 복잡한 의식처럼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술 마시는 장면에서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인 것 중 하나를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볼 수 있다. 남자
[외신기자클럽] 취한 여자들의 진심과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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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3일 전세계에서 개봉하는 영화 <간디 나의 아버지>는 기존의 간디 영화와는 다르다. <뉴욕타임스>가 인도에서 탄생한 최고의 영어 희곡이라 극찬했던 페로즈 압바스 칸의 <마하트마 vs 간디>를 기반으로 한 이번 영화는 간디와 그의 맏아들 하릴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면서, 나라의 영혼을 구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알코올중독으로 죽어간 아들의 영혼은 구하지 못한 간디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작자는 인도의 유명 배우인 아닐 카푸르로, 런던의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에로스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해외시장을 겨냥해 영어와 힌디어 두 가지 버전으로 촬영했다. 연극적인 요소와 발리우드 요소를 적절히 살리기 위해 연극배우 출신의 다르샨 자리알라가 간디 역을 맡고 발리우드의 인기배우 악셰이 칸나가 하릴랄 역을 맡은 것도 독특하다. 그외 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간디의 부인 역에 셰팔리 샤, 남편을 존중하면서도 시아버지의 행동원칙을 따르는 하릴랄의 부인
[델리] 생활인 간디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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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쭉 뻗은 비포장도로. ‘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은데, 시나리오에 아예 그런 지문이 있단다. 기가 막힌 로케이션 헌팅이다. 촬영현장에 도착하면 버릇처럼 배우를 먼저 찾게 마련. 분주하게 플래시를 터뜨리는 수십개의 카메라가 향한 곳에 김윤진이 있겠지만, 뒤편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액션, 소리에 맞춰 출발한 그녀가 “은영아!”를 외치면서 달리는 모습이 멀리서 보였다. 제작진의 컷, 소리를 듣지 못하고 질주하던 그녀가 가까스로 멈춰서기까지가 한 테이크. 7월26일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 부근. 원신연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자, 김윤진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세븐데이즈>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이다.
백전백승의 능력있는 변호사지만 홀로 키우는 딸에게는 모자란 엄마 지연(김윤진).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의 딸 은영을 유괴하고는 몸값 대신 살인범이 무죄판결을 받도록 도우라고 요구하는 누군가의 전화를 받는다.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 <세븐데이즈&
애끓는 모정, 무더위를 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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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곽경택의 영화에서 남녀의 사랑을 본 적은 없다. <억수탕>으로부터 시작해 <태풍>에 이르기까지, 여자들은 언제나 사춘기 소년들의 몽정 속 선망의 대상이거나 추락하는 청년들을 보듬어주는 누이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곽경택의 신작이 불쑥 내민 제목은 놀랍게도 <사랑>이다. 부둣가 일꾼으로 살아가던 유도선수 인호(주진모)는 그룹 회장의 경호실장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첫사랑 미주(박시연)가 회장의 곁에 나타나고 그녀를 둘러싼 악연의 주인공 치권(김민준)이 등장하자 인호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남자 곽경택이 남자들의 세계를 무대로 어떤 사랑을 그려낼지 궁금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하지만 지난 7월27일 밤 11시 <사랑>의 막바지 촬영이 진행 중인 부산 국제시장 골목 어귀는 사랑보다 뜨거운 열대야만이 기세등등하다.
이날의 촬영분은 두 남자주인공의 오랜 악연이 마침내 포문을 여는 장면.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폭염 때문에 커다란
곽경택 감독의 첫 번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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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과 영화의 관계가 더욱 복잡하고 돈독해진다. 만화 전문 서적 버진 코믹스의 활약으로 영화감독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만화책들이 다시 스크린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지난해 버진 코믹스는 영화감독에게 받은 이야기를 만화책으로 옮겨 출간한 ‘디렉터스 컷’ 시리즈를 선보였다. 세카르 카푸르의 <스네이프우먼>을 선두로, 오우삼의 <세븐 브라더스>, 가이 리치의 <게임키퍼>, 에드 번스의 <독 월로퍼>, 만화책 수집가로 유명한 니콜라스 케이지와 그의 아들 웨스톤이 공동작업한 <부두 차일드> 등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점을 찾았다.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가장 먼저 받은 만화책은 <게임키퍼>. 워너브러더스에서 제작하고 가이 리치가 직접 연출할 이 작품은 동물 세계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한 스코틀랜드인을 주인공으로 한다. 사유지 관리인으로 일하던 그는 아들이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가 수면에 떠오르자 얼핏 세련되고 정제된 듯한 도시에서도
[What's Up] 감독들의 만화, 다시 영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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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가족영화에서 흡연장면 금지
터치스톤, 미라맥스를 포함한 디즈니 레이블의 가족영화에서 흡연장면이 사라질 전망이다. 디즈니 대표 밥 아이거는 “앞으로 디즈니 영화에서 흡연은 근절될 것”이라고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 디즈니는 가족영화가 아니더라도 금연 홍보영상을 초반에 첨부할 것이며, 극장주들에게 이 홍보영상을 영화 시작 전에 상영하는 것을 권장할 계획이다. 디즈니는 미국영화협회(MPAA)가 흡연장면을 영화등급심의에 중요 요인으로 결정한 뒤 반응한 첫 스튜디오다.
타이, 자국영화 <쿵후 투시>로 7월 흥행몰이
타이에서 자국영화 <쿵후 투시>가 인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강세인 7월에 개봉한 이 영화는 1주 먼저 개봉한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누르고 2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쿵후 투시>는 마피아 두목이 조직의 승계를 위해 오래전에 잃어버린 아들을 수소문하지만, 상봉한 아들은 게이인데다가 여자처럼 꾸미는 크로스드레서라는
[해외단신] 디즈니, 가족영화에서 흡연장면 금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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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이 출연한 영화 <러시아워3>는 과연 중국 대륙에 상륙할 수 있을까. 엄격한 검열 기준으로 수차례 도마에 올랐던 중국이 이번엔 <러시아워3>에 이의를 제기했다. <러시아워> 시리즈는 중국 형사 청룽(성룡)과 흑인 형사 크리스 터커(크리스 터커)가 콤비를 이뤄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로 1, 2편 모두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흥행작이다. 3편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중국인 가족을 조직폭력단으로 묘사한 장면. 프랑스를 배경으로 조직폭력단 트라이어드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인 <러시아워3>는 트라이어드를 중국인 가족으로 설정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러시아워3>는 “기본적으로 반중국적이다. 아마도 (중국에서) 개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열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은 수입 쿼터를 통해 1년에 20여편의 외화를 개봉한다. 재편집과 삭제 요청은 기본이다. 올 여름에는 주윤발이 출연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리비
<러시아워3> 대륙진출, 고?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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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의 난립이다. 영화 <디워>가 개봉 5일 만에 전국누적관객 295만3006명(배급사 집계)을 동원, 역대 최다 개봉주 관객 기록을 갱신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미 8월 1일 개봉당시 전국 41만5065명을 불러 모으며 2007년 한국영화 개봉일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디워>는 지난 4일에는 하루 동안 79만2572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신기록은 2위로 내려온 <화려한 휴가>에서도 나왔다. 지난 7월 25일 개봉한 <화려한 휴가>는 주말 이틀 동안 약 72만 2천명을 동원하며 전국누적관객 340만 명(배급사 집계)을 돌파했다. 이 수치는 2007년 개봉한 한국영화가 가운데 가장 높은 스코어로, 이전까지 2007년 최고 흥행 한국영화는 지난 1월 개봉해 전국관객 325만 명을 동원한 <그놈 목소리>였다.
1,2위 영화들이 극장가를 70%이상 점유하면서 나머지 영화들은 10%이하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관
<디워>, 개봉 첫 주 전국 295만명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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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증으로 자신의 과거를 쫓는 남자, 제이슨 본이 돌아왔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전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시리즈의 3편 <본 얼티메이텀>이 지난 금요일 7020만달러의 수입을 거두며 정상을 차지했다. CIA의 비밀 암살요원이라는 과거를 청산함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자신의 과거와 맞닥뜨려야 하는 남자의 세번째 이야기는, 지난 주 애니메이션 오프닝 기록을 갱신하며 개봉한 <심슨가족, 더 무비>를 2위로 내려놨다. <본 얼티메이텀>의 흥행성적은, 이전 2편의 개봉성적을 뛰어넘는 성적으로 2002년 개봉한 <본 아이덴티티>의 개봉성적은 2710만달러였고, 2004년 개봉한 <본 슈프리머시>의 첫주 성적은 5250만달러였다. 출구조사에 의하면, <본 얼티메이텀>의 관객은 30대가 전체의 57%로 올 여름 개봉한 블록버스터의 관객에 비해 연령대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관객의 90%가 전작 2편을 모두
성숙해진 시리즈의 3편 <본 얼티메이텀>, 1위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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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기 리얼리티쇼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 중 한명인 사이먼 코웰이 영화 제작을 선언했다. 참가자의 실력 뿐만 아니라 외모, 그 밖에 꼬투리 잡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잡아서 야멸차게 뱉어내는 독설로 참가자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먼 코웰의 데뷔 작품은 알란 파커 감독의 1980년 작 <페임>에서 영감을 얻은 음악 오디션 영화 <스타 스트럭>이다. <스타 스트럭>은 <아메리칸 아이돌> <엑스 팩터>와 같은 신인가수 선발대회의 화려한 무대와 그 뒤를 보여주는 영화로, 정상에 오르기 위해 도전하는 10명의 출전자의 이야기다. 사이먼 코웰은 “알란 파커의 <페임>은 젊은이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음악학교라는 설정이 맞아 떨어졌다. 25년이 지난 지금은 유명해지고 싶은 모든 사람들은 <아메리칸 아이돌>에 신청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며 신인가수 선발대회라는 설정이 적절한 세팅이라고 말했다. “
<아메리칸 아이돌>의 독설가 사이먼 코웰, 영화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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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격전이다. 지난 7월25일 개봉한 <화려한 휴가>에 이어 8월1일에는 <디 워>가 개봉하면서 CJ와 쇼박스, 한국 영화계 두 공룡의 전쟁이 시작됐다. 두 영화는 12세 관람가, 약 540개에 달하는 스크린, 심지어 홍보까지 같은 홍보대행사가 맡은 터라 체급 면에서도 비등한 수준이다. 전쟁의 양상은 일단 기록행진으로 나타났다. <화려한 휴가>가 개봉 첫주 약 50%가 넘는 예매율로 2007년 한국영화 최고 예매점유율을 기록하자, <디 워>는 약 60% 이상의 예매율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개봉 첫날 41만7298명(배급사집계)을 동원한 <디 워>는 2007년 한국영화 개봉작 중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를 올렸으며, 개봉 이후 평균 일일 관객 수 23만명을 유지한 <화려한 휴가>는 개봉 일주일 만에 전국 관객 214만 8천명을 넘어서면서 한국영화 사상 최단 기단에 전국 200만명이 넘은 영화로 기록됐다.
<화려한 휴가> vs <디 워>, 흥행 전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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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차기작 <님은 먼곳에> 쇼박스가 투자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가 이준익 감독이 만들 차기작 <님은 먼곳에>(제작 타이거픽쳐스, 영화사 아침)를 투자·배급한다. 쇼박스는 이 영화의 순제작비가 70억원 규모이며 10월 크랭크인, 6개월 동안 촬영을 거쳐 2008년 여름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님은 먼곳에>는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찾기 위해 위문공연단에 끼어 베트남으로 향한 한 여인의 이야기다.
EIDF 2007 경쟁작 확정
8월27일부터 9월2일까지 열리는 제4회 EBS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EIDF)의 경쟁부문 상영작이 확정됐다. EIDF의 경쟁부문 ‘페스티벌 초이스’에 선정된 작품은 <미리키타니의 고양이> <신비한 공, 친론> 등 12편이다. 이중 국내작품은 이강길 감독의 <살기위하여-어부로 살고 싶다>가 선정됐다. 한편 올해 EIDF 심사위원장은 제프리 길모어 선댄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맡게
[국내단신] 이준익 감독 차기작 <님은 먼곳에> 쇼박스가 투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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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비츠를 위하여>의 권형진 감독이 연출한 <트럭>(제작 싸이더스FNH)이 지난 7월17일 촬영을 시작했다. <트럭>은 시체를 버려야만 딸의 병원비를 벌 수 있는 트럭운전사가 연쇄살인마를 태우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는 스릴러영화. 유해진이 죽어가는 딸의 병원비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트럭운전사를 연기한다. 하반기 개봉예정.
<트럭> 촬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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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8번째 영화 <밤과 낮>(가제)이 촬영에 들어간다. 지난 8월1일 제작사 봄 사무실에서 고사를 지낸 <밤과 낮> 제작진은 8월8일 프랑스 파리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다. 9월15일경까지 영화의 80% 정도를 파리에서 촬영한 뒤 서울로 돌아와 추석 동안 쉬고 다시 1∼2주간 서울 촬영을 보충하여 10월 초쯤 마칠 계획이다. 개봉은 내년 상반기.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제작지원금과 ‘KTB 다양성 영화를 위한 펀드 조합’의 투자를 받았고, 제작은 <해변의 여인>을 제작했던 영화사 봄이 다시 맡았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해변의 여인>의 음악을 작곡했던 정용진 음악감독도 다시 참여한다. 한편, <밤과 낮>은 홍상수 감독의 첫 HD영화이며 <S다이어리> 등을 촬영했던 김훈광 촬영감독이 가세한다.
영화의 내용은 40대 초반의 남자 화가가 한국에서 좋지 않은 일로 인해 프랑스로
홍상수 신작, 본격 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