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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가 숨을 고르고 있다. <디 워>와 <화려한 휴가>의 공세가 잠잠해진 분위기다. 1위부터 5위까지의 영화들이 한 영화에 과열된 양상을 보이던 지난 한 달과 달리 점유율에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디 워>와 <화려한 휴가>가 2위 아래로 내려앉았고, 8월 30일 개봉예정인 <사랑의 레시피>는 현재 약 20% 안팎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디스터비아>와 <화려한 휴가>는 매우 근소한 차이로 2,3위를 다투고 있으며 4주 연속 예매 1위를 기록했던 <디 워>는 4위로 내려왔다.
외화점유율이 50%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10위권 내의 한국영화들은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주 전에 개봉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를 비롯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만남의 광장>, 그리고 이번 주 개봉작인 <내 생애 최악의 남자>
한국영화 숨고르기 들어갔나, <사랑의 레시피> 예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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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07년 8월 27일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2관
이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광복절 특사>를 연출한 김상진 감독의 신작. 어리버리 3인조 일당은 돈이 필요하다. 도범(강성진)은 감옥에 있는 아내의 보석금을 마련해야 하고, 근영(유해진)은 어머니의 새이빨을 마련하려던 돈을 원정결혼사기단에 걸려 날려버린다. 도범의 처남인 종만(유건)은 여차저차 하다보니 그들과 어울린다. 이들이 목표로 삼은 이는 "하루 판매량 3천그릇, 월 매출액 7억5천만원"을 벌어들이는 국밥집의 대모 권순분 여사. 하지만 어렵사리 납치한 권여사는 두려움에 떨기는 커녕, 이 가련한 젊은이들을 달래고 호통치고 구박하기에 바쁘다. 게다가 몸값을 협상하려던 이들은 귀찮고 바쁘다는 핑계로 책임을 미루는 권여사의 자식들에게 아연실색한다. 한평생 국밥으로 자식들을 건사했던 권여사로서는 배신감에 치를 떠는 게 당연한 일. 3인조가 요구한 5천만원의 몸값을 500억으로 불린 그녀는 직접 시나리
나문희 주연의 납치소동극,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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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남았어요!” 숨통을 턱 조이는 한마디. 답지를 미처 채우지 못한 학생이라면 조바심에 가슴을 졸일 것이요, 출근을 서두르는 직장인이라면 황급히 준비를 마치느라 혼을 뺄 것이다. 한데 이곳은 동화의 세계일까. 그림책처럼 알록달록 꾸며진 방에서 단잠에 빠져 있는 커플의 모습이 세속의 분주함과는 무관한 듯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도 ‘5분’의 압박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시계 소리에 벌떡 일어난 여자가 남자를 보채기 시작하고, 3분, 2분, 1분, 카운트다운이 심박수를 높인다. 그런데 커플이 문 밖으로 나서는 순간, 깜찍한 반전이 이루어진다. 이들의 핑크빛 보금자리는 알고보니 시계 속의 세계. 문 밖으로 나선 남녀는 이제 또 다른 커플의 단잠에 찬물을 끼얹는 존재가 된다.
“5분 남았어요, 라는 말 자체가 가져다주는 스트레스는 누구나 느끼는 것 아닌가. 사실 내 자신이 게으른 성격이라 그런 상황을 많이 겪기도 했고. (웃음) 그 말 한줄에 착상해 영화가 시작됐다.” <5분전&
[이달의 단편 16] 채민기 감독의 <5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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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토 브라스는 영화 역사상 가장 ‘주책 맞은 늙은이’일 것이다. 올해 나이 75살. 고희를 지나 팔순잔치를 앞두고 있는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여성의 치맛자락을 들춰내며 해맑게 웃는다. 틴토 브라스의 2005년작 <틴토 브라스의 아모르>(이하 <아모르>)는 제목에서부터 그의 모든 영화를 집약하는 작품이다. 원제인 ‘monamour’는 ‘여자의 성기’를 지칭하는 ‘mona’와 ‘정사’를 뜻하는 ‘amour’가 결합된 단어다. 틴토 브라스의 관심사가 그것 말고 다른 게 있었던가. 뻔뻔하고 음탕한 감독, 그럼에도 언제나 궁금했던 틴토 브라스의 속내를 들춰본다.
1. 난 그냥 포르노 감독이 아니라니깐
페데리코 펠리니, 로베르토 로셀리니 등 이탈리아의 거장과 함께 영화계에 입문한 틴토 브라스는 1976년작 <살롱 키티>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장기(?)를 드러냈다. 독일 나치시대, 창녀로 일하면서 정보를 캐내는 여성당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적나라한
[알고 봅시다] 밝힘증 할아버지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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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영화제(MWFF)는 손님인 이주노동자들이 주인인 한국인들을 초대하는, 조금 특별한 잔치다. 억압, 차별, 동정의 대상이었던 이주노동자들이 당당히 문화 생산의 주체로 나선 것이다. 올해 두 번째인 이주노동자영화제의 슬로건은 ‘무적활극’(無籍活劇)이다. 비록 ‘적’(籍)을 잃고 ‘죽거나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지만, ‘즐겁고 생동감있는 삶의 모습’을 만들어 나누고자 하는 ‘그들의’ 다짐과 희망을 담았다.
잔치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개막전(8월31일~9월2일)과 10월 말까지 전국의 9곳(안산, 제주, 대구, 의정부, 용인, 인천, 마석, 여수, 김해)을 순회하는 지역상영전으로 나누어 전국적으로 치러진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는 13개 섹션으로 나누어 30여편의 작품이 상영되며,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펼쳐진다. 개막작은 세르지오 아라우 감독의 <멕시코인이 사라진 날>이다. 만약 캘리포니아에 사는 남미인들이 하룻밤 만에 사라진다면, 이라
우리의 편견을 파헤치는 뼈아픈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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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누벨바그’ 50년을 축하하는 해이다. 한편 그 당시 ‘급진적 젊은이’라고 불렸던 그들은 이제는 할아버지들이 됐다. 영화의 이 할아버지들은 2007년 최고 프랑스영화 중 몇편을 우리에게 주었다.
한국인들은 알랭 레네 감독의 <마음>의 애잔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85살의 레네는 허우샤오시엔이나 데이비드 린치가 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고백하면서 여전히 현대영화에 닻을 내리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장면 분할을 높이 평가하는 (<소프라노스>, <24> 등과 같은) 미국 드라마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마음>의 음악은 <X파일>의 크레딧 작곡가인 마크 스노가 맡았다.
레네 감독이 천천히 끈기를 가지고 작품을 조각하듯이 가다듬으며 작업을 한다면, 77살의 클로드 샤브롤 감독은 매년 한편의 장편을 뽑아낸다. 그의 최근 작품은 <둘로 잘린 소녀>인데 지금도 상영 중이다
[외신기자클럽] 할아버지가 만드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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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베카영화제나 뉴욕영화제 등 봄, 가을철의 대형 영화제를 피해 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뉴욕아시안영화제, 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 뉴욕한국영화제 등 아시안 영화제들이 뉴요커들을 찾아온다. 올 여름에는 특히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지난 6월22일부터 7월8일까지 개최된 뉴욕아시안영화제(NYAFF)에는 <다세포 소녀>와 <1번가의 기적> <열혈남아> <짝패> <우아한 세계>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 등 9편의 한국영화가 소개됐으며, 이중 <다세포 소녀>의 이재용 감독과 <우아한 세계>의 한재림 감독 등이 초청돼 관객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특히 <다세포 소녀>는 페스티벌 관객 사이에 큰 관심과 인기를 모아 추가 상영회를 갖기도 했다.
이와 함께 NYAFF에서는 뉴욕한국문화원의 후원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의 2006년 수상작 8편과 심사위원인 봉준호, 김지
[뉴욕] 뉴욕의 여름은 한국영화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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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케 다카시 신작 <신의 퍼즐>
<착신아리>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신작으로 SF 로맨틱코미디 <신의 퍼즐>을 선택했다. 대학생 쌍둥이 형제가 천재 소녀를 만나 우주의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로, 기모토 신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의 많은 부분에 CG가 사용될 예정이며 미이케 감독은 “그동안의 선혈 낭자한 영화들과는 다른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지개 여신>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출연한 이치하라 하야토가 1인2역으로 쌍둥이 형제를 연기한다.
이십세기 폭스, 원안 중심의 시나리오 개발
이십세기 폭스가 시나리오작가들과 새로운 형태의 계약을 체결했다. 완성한 각본에 한해서만 판매가 가능한 스펙 스크립트 계약으로, 리메이크, 속편, TV쇼·게임·책 등 기존에 존재하는 이야기에서의 각색이 아닌, 원안에서 만들어진 각본이 거래의 조건이다. 종전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하는 대신 작가는 제작자로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해외단신] 미이케 다카시 신작 <신의 퍼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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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저주받은 프로젝트였던 것일까. 주연배우 톰 크루즈가 사이언톨로지 교도라는 이유로 독일 정부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지 못하는 등의 수모를 겪었던 브라이언 싱어의 신작 <발키리>가 또 다른 이유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8월19일 현장에서 일어난 자동차 사고 때문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군사트럭이 코너를 돌면서 옆난간이 분리됐고, 차 안에 있던 독일군 엑스트라 11명이 튕겨져나간 것이다. <발키리>는 2차대전 당시 히틀러 암살을 시도했던 실존인물, 독일군 육군대령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를 다룬 영화. 제작사인 유나이티드 아티스츠는 “대부분은 경미한 자상과 타박상을 치료한 뒤 귀가했으며, 한명만이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 하룻밤 동안 병원에 머물렀을 뿐”이라고 밝혔지만, <가디언> 등은 “엑스트라 중 한명은 등에 중상을 입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을 비롯하여 톰 크루즈 등 주연배우들은 사고 현장에 없었으며, “촬영 스케줄에는 별다른 변
[What's Up] 톰 크루즈의 불운, 과연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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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를 보려면 HD-DVD를 선택하라?!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가 자사의 영화 타이틀을 HD-DVD로만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파라마운트 홈 엔터테인먼트의 켈리 에이버리 대표는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HD-DVD가 블루레이에 뒤지지 않는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생산 단가가 낮고, 플레이어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HD-DVD의 강점으로 꼽혀온 가격 경쟁력이 선택의 이유임을 밝혔다.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첸버그 대표 역시 “앞으로 HD-DVD는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도시바의 값싼 HD-DVD 플레이어는 축복과도 같다”며 HD-DVD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트랜스포머> <슈렉3>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가 올 가을 HD-DVD로만 발매되는 타이틀의 선두 타자가 될 예정이다.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의 이번 결정은 블루레이쪽으로 전세가 기울었던 차세대 DVD의
차세대 DVD 전쟁,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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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영화를 지키고 있다. 영화전문가들의 비판으로부터 영화를 보호하려던 일부 <디 워> 팬들의 과격한 방어만이 사례가 아니다. 현재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광장 네티즌 청원란에는 스크린 감소와 교차상영의 상황에 놓인 <기담>과 <리턴>의 장기상영을 촉구하는 관객의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관객의 영화지키기 운동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이들의 관객운동은 이전의 관객운동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들은 ‘이런 영화를 봐야 한다’고 다른 이에게 강조하기보다는 ‘우리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월17일, <기담>을 제작한 영화사 도로시 사무실에는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슬’이라는 실명을 밝힌 발신자는 “<기담>의 극장상영을 유지해달라는 글을 포털 사이트에 올렸다”며 “영화사에서 직접 나서서 <기담>의 장기상영을 추진해달라”고 부탁했다. 다음에 올라온 그의 글은 “영화 제
[쟁점] 영화 보려면 서명운동 필요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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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갗을 태워버릴 듯한 땡볕, 맹렬히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가 금세 온몸을 곤죽으로 만든다. 잿빛 공장들이 시야를 점령하는 가산디지털단지의 도로 한가운데, 가느다란 노래가 울려퍼진다. 작은 나무 상자 위에 위태롭게 자리를 잡고 기타를 끌어안은 여자. 꿈꾸는 듯 나른한 음성과 트럭들이 내지르는 소음이 맞물려 묘한 도취 상태를 자아낸다. “자, 한번만 더 갈게요!” 잠시 더위를 몰아냈던 음악의 장막을 깨뜨리는 목소리. 이곳은 독립영화감독과 인디 뮤지션, 최진성 감독과 흐른이 호흡을 맞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이다.
이번 뮤직비디오 탄생의 배경에는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카페 빵이 주최하는 “카페 빵 독립영화 상영회_빵빵하게 독립영화 보자!”가 있다. 2005년 8월 카페 빵에서 시작된 독립영화 정기상영회가 올해로 2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 “초저예산 뮤직비디오 제작 프로젝트”라 명명된 이번 행사에는 장건재 감독과 그림자 궁전, 양해훈 감독과 DJ안과장, 최진성 감독과 흐른이 짝을 이뤄 3편의
우리들의 행복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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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콤비의 총각딱지 떼기 프로젝트, <수퍼배드>가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개봉 10일 동안 <수퍼배드>가 벌어들인 수입은 모두 6860만달러이고, 2주차 흥행수입만 따지면 18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인기와는 거리가 먼 두 남자 고등학생이 여자와 술을 찾아 벌이는 코미디를 담은 <수퍼배드>의 제작비는 2천만달러로, 영화의 배급사 소니픽처스의 로리 브루어는 "<수퍼배드>에 보내는 관객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수퍼배드>의 다음 자리는 지난 주 3위였던 액션스릴러 <본 얼티메이텀>이 차지했다. 제이슨 본 시리즈의 세번째 <본 얼티메이텀>이 지난 주말 벌어들인 수입은 1236만달러이고, 현재까지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8510만달러다. 지난 주 <수퍼배드>에 1위자리를 내어줬던 <러시아워3>는 3위로 <본 얼티메이텀>과 자리를 바꿨다. 브랫 레
<수퍼배드> 2주 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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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에 이변이 생겼다. <디 워> 개봉 이후 3주 동안 2위를 지키던 <화려한 휴가>가 1위를 재탈환했다. 지난 주말이틀 동안 <화려한 휴가>가 불러모은 관객은 전국 약 28만2600명(배급사 집계). 개봉 5주째를 맞은 지금도 서울 70개, 전국 314개의 스크린을 지키고 있으며 현재까지 최종 스코어는 약 661만 5천명(배급사 집계)이다. 지금까지 1위 자리를 내준 후, 다시 재등극한 영화는 지난 2006년 <왕의 남자>가 2주만에 다시 1위로 올라온 이후로는 사례가 없없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도 어리둥절한 기색이다. CJ홍보팀의 황기섭 대리는 "이런 일이 거의 없었는 데, 우리도 놀라고 있다. 하지만 이 여세를 몰아가는 건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화려한 휴가>의 재등극은 개학을 맞으면서 <디 워>를 찾는 가족관객이 급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 워>의 박스오피스 스코어는
<화려한 휴가>, 개봉 5주만에 박스오피스 1위 재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