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리서치 라이브러리(ARL: Animation Research Library)는 간판도 없이 미국 LA 주택가 어딘가에 숨어 있었다. 담쟁이덩굴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건물의 외양은 무척 수수해 처음 온 사람이라면 평범한 가정집이려니 여기고 모르고 지나칠 것 같았다. ARL은 지난 80여년 동안 디즈니에서 제작한 40억점 이상의 애니메이션 자료를 보관·복원하는 곳. 디즈니 관계자는 ARL이 디즈니 본사도 아닌 외딴곳에 자리한 이유가 외려 “그 중요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건물은 월트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작업을 처음 시작한 1920년대 작품부터 <인어공주> <알라딘> 등 비교적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의 원화와 스케치는 물론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라이온 킹>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 모형을 비롯한 관련 자료를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었다. 그림 자료의 가치와 정보 유출의 위험을 고려해
[현지보고] 디즈니의 역사는 섭씨 12도에서 잠들어 있다
-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마침내 지난 9월10일, 브라운관 정벌에 나섰다. 3년 6개월의 제작기간, 약 500억원대의 제작비, <모래시계>의 김종학-송지나 콤비의 재결합, 여기에 1인 한류기업 배용준의 합류 등 <태왕사신기>는 그 위용부터가 남다른 작품이었다. 하지만 제작과정 중 <태왕사신기>는 배용준과 제작진간의 불화설, 표절 논란 등 숱한 소문에 시달렸다. “<디 워>도 많은 찬반양론이 있었는데, <태왕사신기>도 비슷한 논란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는 김종학 PD의 말처럼,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태왕사신기>는 현재 몸값에 걸맞은 거대한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태왕사신기>는 고구려의 왕인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멜로와 판타지를 접목시켜 그린 드라마다. 총 24부작에 불과하지만 <태왕사신기>가 다루는 시간의 양은 매우 방대하다. 건국신화 속 환웅이 광개토대
[쟁점] 광개토대왕의 정벌은 성공할 것인가
-
서울기독교영화제(SCFF)가 10월1일(월)부터 5일(금)까지 하이퍼텍 나다, 동숭교회,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열린다. 2003년 ‘기독교, 영화를 만나다’라는 기치 아래 탄생해 올해로 5회를 맞이한 SCFF의 슬로건은 “보시니, 참 좋았다”로,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세상을 향한 긍정의 시선을 발견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기독교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인해 거리감이나 위화감을 미리 앞세울 필요는 없다. 영화제의 목적을 선교 등의 종교적인 영역에 국한시키지 않겠다는 본연의 취지는 올해에도 여전하다. 사랑과 나눔이라는 기독교의 근본 정신 아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이 마련됐다.
개막작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18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노예무역 폐지에 앞장섰던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의 생애를 그리는 작품이다. 당시 아프리카 노예의 노동력을 발판 삼아 경제를 유지하던 영국에는 국익을 이유로 노예무역의 비인간성에 눈을 감는 이들이 다수였다. 비웃음과
영화 속에 강같은 사랑 넘치네
-
개봉을 앞둔 작품들과 먼저 살짝 밀회할 수 있는 프리미어기획영화제가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한가위라 보름달 가득한 밤에 만나는 영화와 관객의 데이트, ‘풀 문 데이’ 기획전이 바로 그것. 씨네큐브에서 앞으로 개봉될 영화들 총 14편이 리스트에 올랐다.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가 함께 과거의 행복과 불행을 되돌아볼 수 있는 ‘타임머신 타고’ 섹션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거나 가족과 함께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가족과 함께’ 섹션, 새롭고 낯설며 오묘한 이야기의 세계로 초대하는 ‘영화와 함께 4차원의 세계로’ 등의 총 3개의 섹션이 마련되었다. 애니메이션과 극영화, 판타지와 리얼리즘, 재난영화와 전쟁휴머니즘영화, 그리고 알랭 레네의 신작까지, 오밀조밀한 별사탕처럼 개성은 제각각이지만 취향에 맞게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SECTION1. 타임머신 타고 Happy Together~!
실화로 구성된 전쟁휴먼드라마 <메리 크리스마스>(2005)는 세계 제1차대전 당시 대치하던 스코
보름달 가득한 밤, 살짝쿵 먼저 만나요
-
-
요즘 국제 영화평론가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많은 이들은 창조성의 기준으로 볼 때 한국영화가 하락세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한국 영화산업이 그저 잠시 취약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으며 이후에 회복할 수도 있다(예를 들면 2002년 말과 2003년 초에는 눈에 띄는 영화들이 얼마 없었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 <지구를 지켜라!> <살인의 추억> <장화, 홍련> <바람난 가족>,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그리고 <올드보이>와 같은 작품들로 강렬한 재기를 했다). 과거를 돌아보면, 잠시 가뭄 같았던 날들을 잊고 빛나던 것만을 기억하기가 쉽다.
그렇지만 국가별 영화업계들은 장기간의 퇴보로 접어들 때가 있긴 하다. 일시적인 부상과 하락의 경우 단지 어쩌다 걸린 우연이라 할 수 있지만, 더 심각한 쇠퇴의 경우 영화 제작환경 내면에 깔린 변화로 인한 것을 수도 있다. 한국
[외신기자클럽] 위기는 창조의지가 잠든 사이 찾아올지니
-
<밀양>의 첫 프랑스 시사회가 개최됐다. 지난 8월11일 프랑스 현지 개봉을 앞둔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배급사인 디아파나사와 영화잡지 <포지티프>의 공동 주최로 플레이스 드 클리시에 위치한 역사 깊은 극장 르 시네마 데 시네아스트에서 시사회를 열었다.이창동 감독과 전도연도 참석해 자리를 빛낸 이번 시사회의 관객석은 완전히 만원이었으며 프랑스 관객이 주를 이루었다. 상영 전 이창동 감독은 “영화가 길어서 지루할 수도 있지만, 좋은 관람 되길 바란다”며 겸손한 인사를 관객에게 보냈고, 반대로 전도연은 “영화에 빠져들게 되면 러닝타임이 길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영화가 시작되자 관객의 웃음과 울음소리가 상영 내내 끊임없이 들려와 그들이 영화에 “빠져들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상영 직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는 <포지티프>의 편집장인 미셸 클리망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관객은
[파리] 파리에 비춘 비밀스러운 빛
-
제임스 본드 차기작 윤곽 공개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본드22>(가제)에 대한 세부사항이 일부 공개됐다. M과 가젯 마스터 Q가 빠진다는 아쉬운 소식으로 입을 연 제작자 바버라 브로콜리와 각본가 폴 해기스는 “<007 카지노 로얄>이 끝맺음한 곳에서 출발한다. 냉정하지 못하고 결점도 많은 초기의 본드가 조직 ‘르 쉬프르’의 진상을 파헤치려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본드 역의 대니얼 크레이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그는 회의적이며 복수심에 가득 차 있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태”라고 힌트를 준 바 있다.
할리우드, 캐나다 영화제작 중단 촉구 청원서 내
캐나다에서의 영화제작을 중단하라! 할리우드근로자연합은 9월4일 미국 무역대표부에 캐나다에서의 영화 및 TV프로그램 제작이 미국 내 산업실업률을 높인다며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두 나라간 영화제작 무역은, 16%에 달하는 연방세에서 벗어날
[해외단신] 제임스 본드 차기작 윤곽 공개 外
-
프랜차이즈의 넘버 원이 바뀌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는 9월7일 <해리 포터> 시리즈가 흥행 수익 44억7천만달러를 기록해 프랜차이즈 흥행 선두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위였던 작품은 007 시리즈. 1962년 첫편을 선보여 2006년 개봉한 <007 카지노 로얄>까지 총 22편이 44억4천만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 수치는 비공식적인 ‘본드 시리즈’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까지 포함한다. 그동안 2위의 흥행 기록을 갖고 있었던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시리즈(42억3천만달러)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등장으로 3위로 밀렸다. 워너브러더스의 배급 담당자 베로니카 콴 루비넥은 “<해리 포터>에는 경계가 없다. 다섯편 모두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감정을 읽어냈다”며 이번 결과에 대해 평했다. 올 여름 개봉한 다섯 번째 속편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현
[What's Up] 가장 성공한 시리즈는 <해리 포터>
-
<바벨>을 제작 지원한 미국의 영화투자사 미디어 라이츠 캐피탈(Media Rights Capital)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리처드 켈리, 월터 살레스 등 7명의 유명 감독들의 신작과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의 주인공 사샤 바론 코언의 신작 등 8편의 영화에 총 2억5천만달러의 제작예산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MRC의 펀드에 참여한 기업은 AT&T, 골드만삭스, 영국의 대형 광고·마케팅 에이전시인 WPP그룹 등이다.
MRC가 제작지원하는 8편의 영화는 코미디, 호러, 기족물,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프로젝트 <쇼츠>는 현재 제목만 발표된 상태. 텍사스에 위치한 그의 제작사 트러블메이커 스튜디오에서 제작될 예정이다. 사샤 바론 코언의 <브루노>는 <보랏…>과 마찬가지로 그가 영국에서 진행하는 오락쇼 <다 알리 G 쇼>에서 오리지널 컨
초호화 저예산 신작 프로젝트 8
-
<트랜스포머>를 IMAX로 만난다
<트랜스포머>가 IMAX DMR(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상영된다. 9월21일 미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적으로 개봉되는 <트랜스포머> IMAX DMR판은 10월3일 한국 CGV용산·일산·인천·대구·서면에서 선보이게 된다. 수입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 버전은 일반 디지털 상영이나 35mm 상영에서 느낄 수 없었던 세밀한 영상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복제 파일 여전히 유통 중”
인터넷상에서 불법복제 영화파일이 여전히 활개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 협의회’는 8월 90개 인터넷 업체에 저작권 침해 중지 요청서를 발송했고 그중 74개 업체가 적극 협조하겠다고 회신했으나, 71곳에서는 여전히 불법복제된 영화가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협의회는 저작권 침해를 지속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업체들과 모색 중이다.
아시아나영화제 본선 진출작 확
[국내단신] <트랜스포머>를 IMAX로 만난다 外
-
기억상실증에 걸린 스파이부터 국밥집 할머니까지,
게다가 어디서 뭐하고 사시나 싶던 조폭 형님들까지 돌아옵니다.
과연 이번 추석의 진정한 승자는 누가 될까요?
스파이답게 제이슨 본이 복병이다. 8월 중순부터 개봉한 영화들이 사실상 식상한 게 많지 않았나. 그때 실망한 관객이 <본 얼티메이텀>으로 몰릴 것 같다. <두 얼굴의 여친>과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은 비슷하겠지만, 500만명을 넘지는 못할 것이다.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피하려다 서로를 죽이게 된 형국이다.
_그래도 지방에서는 <사랑>과 <상사부일체: 두사부일체3>의 기세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A 멀티플렉스 관계자
작품들은 좋은데 시장 주도작이 없다. <본 얼티메이텀>도 전작이 300만명을 넘긴 영화는 아니었고, 할리우드영화라는 게 약점이다. <사랑>이나 <상사부일체…>는…. 글쎄, 지난해에도 <투사부일체>랑 &l
[이주의 영화인] 추석 극장가, 당신의 선택은?
-
‘발견, 복원, 창조’를 모토로 하는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 2007)가 그 첫 라인업을 공개했다. 10월25일부터 11월2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그동안 고전영화를 상영한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에 발표한 라인업을 통해 영화제의 정체성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첫 번째 열리는 충무로영화제의 성격은 공식초청부문에서 드러난다. 여러 개의 소섹션을 포함하고 있는 이 부문에서는 우선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로렌스 올리비에가 제작, 연출, 주연을 맡은 <헨리 5세>(1944)가 디지털 복원버전으로,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가 사운드 복원판으로 상영되는 ‘올해의 복원작’ 섹션을 주목할 만하다. ‘영화가 말하는 감독’ 섹션은 충무로영화제가 지향하는 바를 가장 잘 드러낸다. 린지 앤더슨의 대표작 <이프…>(1968)와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인 <말콤 맥도웰, 린지 앤더슨을 말하다>(2007)가, 비
<헨리 5세>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복원판으로 만난다
-
탁재훈, 조안이 출연하는 <어린왕자>(감독 최종현·제작 피플앤픽쳐스, 앤알커뮤니케이션)가 9월12일 3개월 동안의 촬영을 모두 마쳤다. 일에만 매달려 가정을 소홀히 했던 한 남자가 운명적으로 만난 한 소년으로부터 사랑과 행복을 배우게 된다는 내용으로, 이날 마지막 촬영장면은 주인공 종철(탁재훈)이 어린왕자처럼 순수한 아이 영웅(강수한)과의 우정을 확인하는 장면이었다. 따스한 감성을 전달해야 하는 장면이었던 탓에 제작진은 촬영지인 전남 고흥의 한 섬을 어렵사리 찾아냈다고 한다. <어린왕자>는 11월 중 개봉할 예정이다.
<어린왕자> 촬영 종료
-
기동성있고 개성 넘치는 독립영화여, 올해 부산영화제에선 독립영화마켓을 공략해보자. 부산영화제 때마다 남포동 영화의 거리에 홍보부스를 마련했던 한국독립영화협회가 해운대에 인디라운지를 마련한 것이 9회 때였다. 올해부터는 독립영화인을 위한 사랑방 겸 일반인 대상의 홍보부스 겸 해외 게스트를 공략하는 마켓이었던 인디라운지와는 별도로 영화제 기간 중인 10월9일 하루 동안 독립영화마켓이 열린다. 아시안필름마켓에 참가하는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 인디스토리의 개별 부스를 하루 동안 협조받은 것으로,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은하해방전선> <어느 날 그 길에서> 등 하반기 개봉예정인 독립영화 7편의 참가가 확정된 상태다. 이와 함께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지난 9월12일부터 10월2일까지 참가신청서를 접수 중이다. 각종 사항이 기재된 영문 홍보물과 영문자막이 포함된 프리뷰 테이프 등만 꼼꼼히 챙긴다면 누구든 환영이다. “마켓에 참가하는 개별 감독들이 얼마나 준비를 많이
[인디스토리] 독립영화여 홍보하러 부산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