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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꿀벌들이 총 든 사내들을 제압했다. 지난 주 2위로 개봉한 애니메이션 <꿀벌 대소동>이 같은 주 1위로 개봉한 <아메리칸 갱스터>와 순위를 바꾼 것. 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가 각본을 쓰고 목소리 출연한 <꿀벌 대소동>은 주말동안 2600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해, 2431만달러를 벌어들인 <아메리칸 갱스터>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박스오피스 순위 집계 업체인 '미디어 바이 넘버즈'의 대표 폴 데가라베디언은 "2위로 개봉한 영화가 1위로 올라서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가족관객의 입소문이 낳은 긍정적인 결과"라고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추월 현상을 설명했다. 하지만 <아메리칸 갱스터>의 총수입은 8067만달러로 <꿀벌 대소동>보다 높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어 두 영화의 길고 짧음은 좀 더 기다려봐야 알 것 같다.
지난 주말 10위 안에 진입한 신규개봉작은 <산타는 괴로워>와 <로스트 라이언즈&
<꿀벌 대소동>, <아메리칸 갱스터> 앞지르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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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의 호수>는 한 소년의 여행기다. 여느 로드무비처럼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만들고 깨달음을 얻는 여행이지만, 보는 이가 쉽사리 동참하기는 어렵다. 누군가의 꿈속을 헤집는 기분이라면 설명이 될지. 호수 위를 둥둥 떠다니는 귀, 사막 위에 풍선처럼 떠 있는 비행기, 물방울 별로 만들어진 하늘로 향하는 길 등 <달리의 호수>는 몽환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다. 소년과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도 이해보다는 말 그대로의 느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소년은 첫 번째 도착지인 호수에서 “소원의 소리”를 채집하는 남자를 만나고, 사막에서는 자신이 “바람의 장난감”이었을 것 같다는 비행기 조종사와 대화를 나눈다. 마지막으로 어느 동굴 속을 헤매던 소년은 별에 닿기 위해 별로 길을 만드는 할머니를 만난다. 재미있는 동화라기보다는 선문답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따뜻한 분위기를 느꼈다면 그들이 짓는 기적 같은 미소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소년에게서 위로를 얻고, 소년은 다시
[이달의 단편 19] 김윤희 감독의 <달리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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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반도가 온통 들썩이고 있다. 어떤 대선후보는 주가조작 사건으로 의혹의 눈총을 받고 있고, 또 다른 대선후보는 갑작스러운 출마로 일부를 흥분케 하거나 실망시키기도 했다. 로버트 레드퍼드의 <로스트 라이언즈>는 한국의 현 사정과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아프가니스탄 파병까지 논쟁적인 사안을 거듭 끌어들이면서 민주주의와 전쟁, 파병과 참여의식, 미국과 중동국가간 역학관계 등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영화 <로스트 라이언즈>를 네 가지 키워드로 뜯어봤다.
1. 로버트 레드퍼드의 일곱 번째 연출작
1936년 미국 샌타모니카생인 로버트 레드퍼드는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의 명작을 비롯해 70편에 가까운 작품에 출연했다. 배우로 먼저 이름을 알리기는 했으나 제작자 및 감독, 선댄스영화제와 선댄스 인스티튜드의 설립자
[알고 봅시다] 전쟁이 드러낸 미국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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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동화의 나라 앤달라시아. 진정한 사랑을 믿는 주인공을 오늘날의 삭막한 현실에서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작가인 빌 켈리는 진짜 동화 나라에서 주인공을 데려왔다. 진정한 사랑과의 키스를 꿈꾸며 동물들에 둘러싸여 노래하는 지젤(에이미 애덤스)은 에드워드 왕자(제임스 마스덴)와의 결혼식 날, 사악한 왕비(수잔 서랜던)의 꾐에 빠져 더이상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가 통하지 않는 현실 세계로 떨어진다. 그녀가 하얀색 결혼식 드레스를 입고 맨홀에서 기어나와 접하게 되는 것은 냉소적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도시인 뉴욕의 한복판, 타임스스퀘어이다.
2001년, 케빈 리마 감독이 처음 접한 시나리오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은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였다. 이 프로젝트가 7년을 개발단계에서만 진척없이 머물고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디즈니에 대한 디즈니의 영화’였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관객의 좀더 복잡해진 취향을 만족시켜야
[현지보고] 디즈니 공주의 뉴욕 원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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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업계라는 누에고치 같은 환경에 둘러싸여 일할 때 일반 관객과의 접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베이에서 영화를 보러 다니는 젊은 관객의 반응을 보기 위해 나는 금요일 밤이면 돈 주고 영화를 본다. 대만에서 그렇게 4년이 지난 지금, 지역 관객이 어떤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지 겨우 알아가는 중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전 지구적 트렌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을 몇 가지 제공해주기도 한다.
인터넷 마켓 리서치 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대한민국 웹 검색자의 1.7%만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검색엔진인 구글을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웹 검색자의 77%가 네이버를 이용하고 10.8%가 다음을 사용하며, 4.4%는 3위인 야후 코리아를 이용한다. 네이버가 고객에게 검색 패턴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지난해 미국의 구글은 세계의 다른 사람들이 뭘 궁금해하는지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라고 하는 매력적인 툴을 소개했다. 여전히 실험적인
[외신기자클럽] 인터넷 검색으로 관객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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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개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레드카펫의 중심 거점인 레스터 스퀘어 바로 옆 차이나타운에서는 이틀 전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불법 체류 중국인들의 강제 연행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러시아 마피아와 동유럽 이주노동자가 어울려 살아가는 런던의 현재를 다룬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이스턴 프로미스>가 올해 런던영화제의 개막작인 점을 생각해보면 그 어떤 영화제의 개막식 이벤트보다 끈끈하면서도 화끈하고 상징적인 장관을 연출한 셈이다. <이스턴 프로미스>가 크로넨버그식의 잔혹동화라면, 폐막작인 웨스 앤더슨의 <다즐링 주식회사>는 유쾌한 동화로 영화제의 수미상응을 이루었다. <라스트 킹>과 <바벨>이 지난해 행사의 시작과 끝에 놓였음을 떠올리면 이번 영화제가 얼마나 즐겁고자 애썼는지 짐작할 수 있을 테다. 주간지 <타임아웃>과 함께 마련한 자유방담의 한 꼭지 주제인 ‘외국 땅에서의 필름메이커’가 정확하게 가리키듯, 런던영화제가
[런던] 런던, 타인의 삶을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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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핀처, 그래픽 노블 <더 킬러> 영화화
<조디악>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프랑스의 그래픽 노블 <더 킬러>의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버라이어티>는 파라마운트가 <더 킬러>의 저작권을 매입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핀처의 차기작으로 준비할 가능성이 많음을 덧붙였다. 1988년 출간된 <더 킬러>는 경찰에 쫓기는 암살자에 대한 이야기다. 핀처와 <쎄븐> <파이트 클럽>으로 인연을 맺은 브래드 피트가 제작에 참여하며, <아메리칸 싸이코> <다이안 아버스의 기묘한 앵글>의 각본을 쓴 알레산드로 캐몬이 각색 중이다.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의 일대기 영화화
13세기 이슬람의 신비주의자 메블라나 젤랄루딘 루미의 일대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1207년에 태어난 루미는 현재까지도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시인이자 수피즘의 대가로, 이 영화는 루미의 탄생 8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 중
[해외단신] 데이비드 핀처, 그래픽 노블 <더 킬러> 영화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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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슈퍼히어로도 꼼짝 못하는 것은? 정답은 환경오염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에 의해 기사회생한 시리즈 <배트맨 비긴즈>의 후속편 <다크 나이트> 제작진이 최근 홍콩 로케이션을 갔다가 그곳의 극심한 환경오염 때문에 촬영을 접고야 말았다고 <가디언> <AP연합> 등 외신이 지난 11월4∼5일자를 통해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인용한 <가디언>에 따르면, 홍콩 빅토리아 항구 주변에서 촬영 중이던 제작진은 배트맨이 공중에서 강으로 점프해 빠진 다음 대나무 비스무레한 것을 올라타고 부두 위로 나오는 장면을 찍을 계획이었다고. 배트맨이 뛰어내릴 강의 수질을 샘플 검사해본 결과 오염 정도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사람을 그 속에 빠지게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강에는 살모넬라균과 결핵균을 비롯한 온갖 종류의 병균들이 번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크 나이트>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촬영을
[What's Up] 배트맨, 세균 앞에 무릎 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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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A(Writers Guild of America, 미작가조합)의 파업은 조기 종결될 수 있을까. WGA가 마침내 11월5일 파업에 돌입했다. WGA는 10월31일 만료된 AMPTP(Alliance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Producers, 영화방송제작사연합)와의 계약 연장에 실패한 뒤 11월4일 다시 마련한 협상 테이블에서 12시간 동안 의견 조율에 힘썼지만 이 역시 실패로 끝내고 말았다. 그럼에도 극적으로 협상 타결에 성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양쪽 모두 1988년 WGA가 22주간 파업을 벌였을 때 입은 피해액이 5억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11월4일 그동안 가장 치열하게 논의했던 몇 가지 쟁점 중 DVD 수익분배 부분을 가까스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시 WGA쪽은 DVD 수익을 기존의 두배로 올려달라는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연금과 건강보험 및 여타 사안에서 타협안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VOD,
미국의 작가들, 펜을 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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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국제영화제의 시대, 이제 어지간한 국내 대도시의 지명 뒤에 ‘영화제’라는 말만 붙이면 그리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이곳저곳 각기 다른 컨셉과 규모를 지닌 여러 군소영화제들에 이르기까지 지금 한국은 ‘영화제의 천국’이라 불러도 그리 틀리지 않다. 거의 100여개에 이르는 이들 영화제는 저마다 각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관객을 성공적으로 동원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향해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다.
11월은 영화제의 홍수라 해도 그리 틀리지 않았다. 올해로 5회를 맞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SIFF 2007)가 열렸고, 연말까지 열리는 영화제 중 가장 매머드급이라 할 수 있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도 70%에 가까운 좌석점유율을 보이며 폐막했다. 색다른 컨셉으로 무장한 영화제도 있었다. 일본 핑크영화로 메뉴를 차린 ‘씨너스 핑크영화제’가 첫회를 열었고, 최신 영화를 극장과 TV에서 동시개봉하는 영화제로 주목받은 KBS프리미어영화제도 올해로 어느덧 3회를
[쟁점] 날마다 영화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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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신작 <박쥐>, 프랑스와 러시아에 선판매
박찬욱 감독의 신작인 <박쥐> 10월31일부터 미국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서 프랑스와 러시아에 선판매됐다.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박쥐> 외에 <궁녀>가 러시아에 판매됐다. 쇼박스는 <해바라기>를 일본에, <어깨너머의 연인>과 <두 얼굴의 여친>을 싱가포르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여름 국내 흥행을 주도한 <화려한 휴가>와 <디 워>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10월 관객 수 전달보다 19% 줄어
비수기는 비수기인가보다. CJCGV의 10월 영화산업분석에 따르면, 10월 전국관객 수는 947만9379명으로 1175만5669명이었던 9월에 비해 19.4% 감소했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62.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및 9월과 비교할 때 각각 23.3%, 5.6%가 감소했다. 추석연휴가
[국내단신] 박찬욱 신작 <박쥐>, 프랑스와 러시아에 선판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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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균동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쥐고 이정재, 김옥빈이 출연하는 <1724기방난동사건>(제작 싸이더스FNH, 배우마을)이 지난 10월29일 월요일 양수리 오픈 세트장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건달 천둥(이정재)과 조선 최고의 기생 설지(김옥빈)를 중심으로 한 조선시대 주먹패들의 사랑 이야기는 2008년 상반기에 극장가로 찾아올 예정.
이정재, 김옥빈 주연의 <1724기방난동사건> 촬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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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에 지붕이 생겼습니다.
11월11일, 독립영화전용관이 개관식을 가졌습니다.
비록 2년짜리 전세지만, 사글셋방도 없어 노숙으로 연명하던
독립영화들의 보금자리입니다.
다음에는 꼭 집장만까지 이루시기 바랍니다.
안 그래도 개관식에 와서 술을 마시고 있다. 나는 상업영화랑 독립영화를 같이 만들기 때문에 독립영화만 꾸준히 해온 분만큼 행복한지는 모르겠다. 전용관의 모토가 “쓰러지지 않아!”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전용관의 계획 가운데 “버려지는 영화가 없게 하겠다”는 게 있다. 다른 계획보다도 그것 하나만 꾸준히 밀고 가기를 바란다.
_<은하해방전선>이 전용관의 개관작이라 뿌듯하다는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당연히 우리에게는 단비 같은 사건이죠. 사실 단비라기보다는 오아시스인데, 물이 금세 마르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생각해보면 전용관이 어느 정도 모순이 있는 것 같아요. 독립영화들은 점조직으로 흩어져서 활동해야 하는 건데, 그렇다면 오아시스가 아니라 비가 내리는 게
[이주의 영화인] 독립영화에 지붕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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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도 <후회하지 않아>의 열기는 지속된다? 이송희일 감독의 독립장편영화 <후회하지 않아>가 개봉 첫돌 기념 상영회를 갖는다. <후회하지 않아>는 지난해 11월16일 개봉해 약 6개월 동안 4만4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선정한 2006년 ‘올해의 독립영화’이기도 하다. 이번 기념 상영회는 ‘후회폐인’이라 불리는 영화의 팬과 제작사쪽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행사. 제작자인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는 “개봉 무렵부터 1주년 행사를 꼭 하자고 했다. 부산영화제 상영일인 10월13일로 할지, 개봉일인 11월16일로 할지 고민했지만 결국 개봉일을 기준으로 했다”고 말했다. <후회하지 않아>의 성공에는 영화를 응원해준 팬들의 힘이 큰데, 실제로 이들은 현재 청년필름을 지지하는 카페 스윗홈의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 중이다. 김조광수 대표는 “사람이 많이 올지 걱정했는데 카페에 상영회 신청 모집 글을 올린 지 반나절 만에 60석이
[인디스토리] ‘후회폐인’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