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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상상의 경계를 지워라. 올해로 7회를 맞이한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2007)이 11월9일(금)부터 17일(토)까지 연세대학교 inD 상영관과 홍익대 앞 미디어극장 아이공을 중심으로 9일간의 축제를 연다. 독립·실험영화와 대중의 접점을 찾고자 기획되었던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 2004년 현재의 이름으로 거듭난 뒤 맞이하는 4번째 행사다. 과거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 수면 아래 존재하던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드러내는 소개와 만남의 장이었다면,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은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미디어의 형식과 내용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독자적 영상 문법을 갖춘 영상 작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자리다. ‘오, 사랑스런 나의 장르’라는 슬로건 아래 펼쳐지는 올해 페스티벌은 디지털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영상 퍼포먼스, 비디오 포엠 등 다양한 대안적 미디어를 통해 기존의 일률적인 장르를 해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은 무엇보다 ‘해외초청전’에 강한 무게를 실었다.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 상탈 애커먼과 바바라 해머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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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트뤼포는 <히치콕과의 대화>의 서문에서 어느 날 갑자기 영화에서 사운드가 사라진다면 과연 어떤 감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트뤼포는 존 포드와 하워드 혹스, 앨프리드 히치콕을 이야기했고 그것은 올바른 답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사무라이>의 오프닝을, 지하철에서의 숨바꼭질을, 엔딩장면의 제프(알랭 들롱)의 자살에 가까운 몸짓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 명단에 이름 하나가 빠져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바로, 장 피에르 멜빌.
장 피에르 멜빌은 제1세대 시네필 감독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할리우드 갱스터영화와 필름누아르에 마음을 빼앗긴 시네필이었고, 그 장르의 특징을 흡수하여 자신만의 이미지로 번안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흔히 ‘프렌치누아르’라 불리는 멜빌의 인물들은 그것이 자신의 무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속으로 말없이 걸어가곤 한다. <사무라이>의 제프, <암흑가의 세사람>의 보석털이범, <
[장 피에르 멜빌 회고전] 제1세대 시네필 감독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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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한국영화에 60∼70년대 고전가요들이 삽입돼 나이 든 관객에게는 향수를, 젊은 관객에게는 복고의 신선감을 전하고 있다. 특히 이들 노래는 각각의 영화에서 꽤나 중요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기묘한 우연의 일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1. <M>의 <안개>
이명세 감독의 <M>에서 <안개>는 단순한 삽입곡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M>에서 여러 차례 다양한 버전으로 불린다. 민우(강동원)가 찾은 바의 무대에서 미미(이연희)가 부르기도 하고, 회상신에서는 민우과 미미의 버전과 정훈희가 부른 원곡 버전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안개>는 연주곡으로 편곡돼 이 영화의 테마음악으로 사용됐으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가수 보아가 현대적으로 편곡된 버전을 부르기도 한다.
<M>의 아른하고 신비한 정조를 자아내
[알고 봅시다] 그 언젠가 들었던 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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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하나의 살인사건을 축으로 다섯 여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데드걸>은 죽음이 삶에 불러온 높고 낮은 파장을 섬세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영화다. 피우지 못한 희망과 상실의 먹먹한 파고에 몸을 싣기 전, 여행의 방향을 잡아줄 작은 나침반을 마련했다.
1. ‘미인’ 여배우에서 내실있는 감독으로
카렌 몬크리프. <데드걸>은 한국 관객에게 무척이나 생소한 이름의 여성 감독에 의해 탄생했다. 80~90년대 안방극장에서 사랑받던 TV스타로 미국인들에겐 친숙한 얼굴의 그녀는 본래 ‘미스 일리노이’ 출신의 예쁘장한 여배우였다. 시트콤 <프렌즈>의 ‘조이’가 출연했던 드라마로 우리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TV시리즈 <데이즈 오브 아워 라이브즈>를 포함해 주로 낮시간대의 드라마에 출연해오던 그녀의 인생은 2000년 감독으로의 전업을 결심한 뒤 크게 방향을 틀었다. 늦깎이 학생으로 시나리오와 연출을 공부했고, 2002년
[알고 봅시다] 죽은 그녀와 살아있는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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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작품 <엘리자베스>의 시대적 배경은 1554년이었다. 10년 뒤 만들어진 두 번째 작품 <골든에이지>는 1585년에서 시작한다. 엘리자베스가 왕좌에 오른 1554년과 노동당의 집권 초반인 1998년은 절충을 통한 새 시대의 개막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신교와 구교 사이에서 절충지점을 모색한 영국 국교회의 행보와 이념적 좌우 사이에서 실리적 행로를 찾으려는 제3의 길이라는 정치적 아젠다 속에서는 말이다. 그런데 고든 브라운이 토니 블레어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2007년이 과연 스페인 함대를 물리치고 잉글랜드의 왕위를 굳건히 다진, 나아가 대영제국의 기반을 마련한 1595년과 겹칠 수 있을까? 오히려 그런 섣부른 판단이 자칫 감독의 야심찬 엘리자베스 3부작 프로젝트를 단순히 용비어천가로 전락시키는 과오를 부르는 건 아닐는지. 1998년과 2007년 사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야기는 2005년 <BBC>에서, 그리고 이듬해
[현지보고] 사랑 대신 전쟁을 짊어진 여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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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필자가 그저 너무 많은 영화제에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정말 문화혁명이 올 때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마오쩌둥주의 포스터에 쓰였던 대로 “타쇄구세계, 창립신세계”(打碎舊世界, 創立新世界)같이 말이다.
영화제의 역사는 영광의 역사다. 인정받기 위한 초기의 투쟁(1950년대), 보수주의 세력과의 결정적 대결(1960년대), 그리고 ‘대약진’(1980~90년대). 그러나 이제 현 체제의 중심에 ‘독초’가 자리잡고 있고, 만약 영화제가 일반 영화관객과 업계 그 자체에 진실되려면 그것을 뽑아내야 할 것이다.
영화제는 누구를 위하여 운영되는가? 소그룹의 프로그래머/비평가들, 아니면 세계영화에 관심이 있는 일반 관객? 매년 본인이 참가하는 영화제들의 실망스러운 수로 판단컨대, 점점 더 전자가 돼가는 것 같다. 동양과 서양, 북반구와 남반구의 영화제들은 서로의 프로그래밍을 모방하고, 유행하는 똑같은 비평관점을 채택하고, 창피스럽게도 확립된 영화업계들을 소홀히 하
[외신기자클럽] 영화제에 문화혁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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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로 내정된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전야인 할로윈 데이. 협상안을 두고 WGA(미작가협회: Writers Guild of America)와 AMPTP(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자연맹: Alliance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Producers)가 여전히 의견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930년대, 새로운 매체로 등장한 유성영화에 이른바 멋진 대사를 입히기 위해 긴급 수송해왔던 동부 출신의 작가들(주로 뉴욕의 브로드웨이 작가들)과 그들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던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제작자들은 처음부터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는 조합이었을지도 모른다.
1988년에 마지막으로 이루어졌던 6개월에 걸친 작가파업은 그로 인한 산업의 피해 규모가 총 5억달러에 이르렀는데, 현재 텔레비전의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수많은 리얼리티쇼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작가와 대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리얼리티쇼의 출
[LA] 이야기의 원가는 얼마가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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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위강, 새 3부작 착수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이 새로운 3부작을 준비 중이다.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인 <수호지>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프로젝트로, 양산박에 모여 새 세상을 꿈꾸는 108명 호걸들의 이야기 <수호지>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익숙한 고전이다. 편당 2500만달러의 예산으로 제작될 3부작의 첫편은 유위강 감독이, 2편은 두기봉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홍콩의 미디어아시아필름즈와 중국의 차이나필름그룹이 공동제작하며, 베이징 외곽의 대형 세트에서 2008년 말 촬영에 들어간다.
서플먼트도 진화한다
포맷 전쟁의 쌍두마차, 블루레이와 HD-DVD가 해상도와 더불어 서플먼트도 새로운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최근 <히어로즈> 시즌1과 <에반 올마이티>의 DVD를 출시한 유니버설은 “인터넷 연결형” 서플먼트를 제공했는데, HD-DVD 플레이어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부가영상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영
[해외단신] 유위강, 새 3부작 착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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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과 생활잡화를 쇼핑하면서 보고 싶었던 영화를 DVD로 굽는다. 미국 최대의 약국 체인인 월그린에서 영화 파일을 다운로드해 DVD로 만들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라니, 미국에선 곧 현실화될 풍경이다. 월그린의 대변인 티파니 브루스는 “우리는 몇달 내에 그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영화 DVD 키오스크가 (더 많은 손님을 끌 수 있는) 어떤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월그린과 그와 비슷한 의약품 및 잡화 체인인 CVS는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고객이 직접 편집해 출력하거나 이미지 파일로 저장할 수 있는 ‘디지털 사진 키오스크’를 마련해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월그린의 이러한 야망이 가능해진 것은 지난 10월 할리우드 제작사들과 관련 하드웨어 제작사들의 모임인 DVD복제방지협회가 DVD복제방지기술인 CSS(Content Scramble System) 규격이 좀더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했기 때문이다. CSS는 DVD에 특정 키값을
[What's Up] 약국에서 DVD도 구워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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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할리우드와 사랑에 빠지다. 할리우드를 선두로 한 미국 거대 미디어기업들에 중동의 오일달러가 엄청난 기세로 유입되고 있다. 두바이 왕실이 운영하는 투자사 두바이 월드는 최근 MGM과 손을 잡고 27억달러를 투자해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 호텔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두바이 부동산 그룹 태터는 유니버설스튜디오와 함께 22억달러를 들여 2200만 평방피트 규모의 테마파크를 자국 내에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UAE의 부동산 그룹 알다는 워너브러더스와 2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아부다비에 테마파크형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영화, 비디오 게임 등을 공동제작하기로 했으며, 미국의 미디어그룹 비아콤과 두바이의 아랍미디어그룹은 11월 중 MTV아라비아를 런칭할 예정이다.
<뉴스위크>는 최근 중동 국가들의 투자 경향이 과거 80∼90년대 할리우드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던 일본과 독일의 선례를 닮았지만, 그들과 달리 아랍 투자자들은 단순히 수익을 올리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중동, 할리우드의 별을 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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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네마에도 KS마크가 가능할까. 지난해 12월, ‘디지털 시네마 가이드라인 Ver.1.0’을 발표한 영화진흥위원회가 10월25일, ‘가이드라인 Ver2.0’을 발표했다. 영진위가 지난 2005년부터 디지털 시네마에 대한 한국적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한 가이드라인이 한 차례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DCI(Digital Cinema Initiatives, LLC)가 내세운 디지털 시네마 기준이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에서 한국적인 표준마련의 가능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말하자면, 굳이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다.
디지털 시네마에 일정한 표준이 요구된 것은 장비들간의 호환성 문제 때문이었다. 지난 1999년 미국에서 처음 디지털 영사기가 발명되었고, 이후 여러 장비업체들의 자유경쟁을 통해 발전한 디지털 시네마는 업체들간의 배타적인 호환처리로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 A사의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영화는 B사의 영사기로 상
[쟁점] 한국형 표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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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특별 상영회
리안의 <색, 계> 개봉을 맞아 극장 씨네큐브가 11월7일(수)부터 13일(화)까지 일주일간 <브로크백 마운틴>의 특별 상영회를 연다. 리안의 전작 <브로크백 마운틴>은 미국 남부에 사는 두 카우보이의 동성애를 애절하게 담은 영화로서 완성 직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지난해 국내 상영 당시에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미 공동 애니메이션 제작 협약
충남테크노파크가 10월30일 뉴욕의 TWC(더와인스타인컴퍼니)와 회동을 갖고(사진, 충남테크노파크 김학민 회장(왼쪽)과 하비 와인스타인 TWC 회장)이 11월 중에 한·미 공동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하비 웨인스타인 TWC 회장은 “픽사와 같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한국에서 운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TWC는 할리우드 제작자 웨인스타인
[국내단신] <브로크백 마운틴> 특별 상영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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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살자>, 흥행할 줄 아셨나요?
2주 연속 1위를 하더니, 3주차 1위까지 차지할 기세입니다.
제작사에서도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이제 영화제작자들이 죄다 ‘무릎팍도사’를 찾아갈지도 모르겠네요.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그동안 한국 코미디영화들은 주로 캐릭터의 가능성을 발전시켜왔는 데, 어느 때부터는 그걸 잊고 있더라. <바르게 살자>는 캐릭터 하나로 서스펜스를 만드는 영화다. 무식한 남자 하나를 던져놓고 나니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끝날지를 예상하지 못하게 만들지 않나. 정도만은 미국 드라마나 일본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캐릭터였다.
_요즘은 한국 드라마도 영화보다 더 좋은 캐릭터를 연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조민환 나비픽처스 대표
처음에는 (정)재영씨가 스탭들한테 영화 보고 티켓을 가져오면 3천원을 환급해준다고 했었다. 어떤 때는 스탭들한테 직접적으로 영화 봤냐고 물어보기도 했고. 그런데 요즘은 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이주의 영화인] <바르게 살자>, 흥행할 줄 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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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 <좋지 아니한가>의 정윤철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전지현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제작·투자·배급 CJ)가 10월15일 서울 강남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시청률 대박을 꿈꾸는 프로듀서 수정(전지현)과 자신이 슈퍼맨이라 믿는 엉뚱남(황정민)이 만나 벌이는 유쾌한 스토리는 2008년 봄에 공개된다.
황정민, 전지현 주연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촬영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