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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새로운 달이 되어, 또 하나의 아시아영화 시상식이 열렸다. 지난 11월 중순에 개최된 제1회 아시아퍼시픽스크린어워즈(APSA)에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영화제 최초의 최우수작품상에 선정됐다. 이 영화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행사의 나머지 상들은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일본, 레바논, 터키영화들에 돌아갔다.
영화제 주최쪽은 최종 보도자료에서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의 ‘이니셔티브’로, CNN인터내셔널, 유네스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과 협력한 것”이라고 자체적으로 묘사했다. 심사위원장 샤바나 아즈미는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맞이할 때가 된 ‘이니셔티브’”라고 말하며 “이 지역 많은 나라들에 각각의 국내 영화시상식이 있지만 이제는 70여개국의 영화인들에게 최고의 영예를 수여하는 상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컴퓨터 사전을 찾아보니 ‘이니셔티브’(initiative)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행동하거나 일을 맡아서 수행하는 힘
[외신기자클럽] ‘어워드’라는 이름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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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은 진실에 등을 돌린 채 모른 척하거나 무시해버린다.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렵거나 혹은 그것이 진실인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두명의 퀘벡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 리처드 데자르댕과 로버트 몬데리가 제작한 원주민들 이야기 <보이지 않는 사람들>(The Invisible Nation)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동시에 모르고 있는 알공퀸 부족들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점점 자신들의 목소리를 잃어가며 가난과 기아로 다음 세기를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알공퀸 사람들의 슬픈 역사는 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가 아니라 바로 옆에서 들리(지 않)는 소리없는 외침이다. 유론 호수를 따라 라발부터 발도르까지 6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널리 퍼져 있던 알공퀸 사람들은 현재 퀘벡시를 중심으로 약 10개의 공동체 생활을 하는 9천명의 소수민족으로 확 줄어들었다. 초기에 캐나다로 들어온 유럽 사람들은 모피산업을 함께하기 위해 알공퀸 사람들을 이
[몬트리올] 그들은 멸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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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반 산트+숀 펜, 게이 정치가 영화 만들어
‘카스트로가의 시장’ 하비 밀크의 삶과 죽음이 영화화된다. 메가폰을 잡은 감독은 구스 반 산트, 밀크 역에는 숀 펜이 캐스팅됐다. 유대인으로 태어나 커밍아웃한 뒤 시의원에 당선, 보수적인 정치판에서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위해 싸운 밀크는 1978년 정치가 댄 화이트에 의해 암살당했다. 밀크의 인생은 로버트 엡스타인 감독의 다큐멘터리 <하비 밀크의 시대>(1982)로 다뤄진 바 있으며, 브라이언 싱어가 랜디 실츠가 쓴 전기의 영화화에 관심을 나타냈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 3D로 만들어진다
최종목적지를 향하는 죽음의 질주가 계속된다. 뉴라인 시네마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를 3D로 촬영할 계획을 발표했다.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메시지의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는 2000년 첫편을 시작으로 2006년 3편까지 개봉했으며 극장과 홈비디오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파이널 데스
[해외단신] 구스 반 산트+숀 펜, 게이 정치가 영화 만들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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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를 둘러싼 중국발 두 가지 경고를 명심하자. 첫째, 다운받지 말 것. 둘째, 따라하지 말 것. 지난 주말 중국의 백신프로그램 업체인 베이징 라이징 인터내셔절 소프트웨어의 대변인은 “<색, 계>의 무료 다운로드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개인 비밀번호가 도난당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각종 스틸과 동영상을 제공하며 영화를 홍보하는 사이트에도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으며, 15%에 달하는 다운로드 링크가 감염됐다는 것. 그에 따르면 어떤 경우는 영화와 바이러스를 함께 다운로드받게 되고, 어떤 경우는 바이러스만 다운로드받게 되는 등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현상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위험한 건 당신의 컴퓨터만이 아니다. 이 영화의 매혹적인 섹스신이 관객을 실질적인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것. 중국 광둥지역 부인병원의 한 의사는 “<색, 계>의 섹스신 대부분은 비정상적인 체위를 다루고 있다. 체조나 요가로 단련되어 유
[What's Up] 여러분 따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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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촬영을 시작한 영화들은 가슴을 쓸어내릴지도 모르겠다. 미국작가조합(WGA)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할리우드에 비상이 걸렸다. 11월19일자 <버라이어티>는 조니 뎁 주연의 <샨타람>과 <게이샤의 추억>을 만든 롭 마셜 감독의 신작 <나인>도 무기 제작 연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다빈치 코드>의 속편이자 첫 번째 제작 연기 영화였던 톰 행크스 주연의 <천사와 악마>와 올리버 스톤의 신작 <핑크빌>은 그보다 앞서 제작 연기 소식을 전한 영화들이다. <샨타람>은 내년 2월부터 인도에서 크랭크인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시나리오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연말부터 인도에 머물며 영화를 준비하고자 했던 조니 뎁은 뜻하지 않은 휴가를 보내고 있다. 미라 네어 감독의 신작인 <샨타람>은 마약중독자가 인도 빈민가에서 의사로 변신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이미 캐서린 제타 존스와 페넬로페
할리우드 작가조합 파업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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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부터 시작된 5일간의 추수감사절로 한동안 침체였던 북미 박스오피스가 풍년을 맞았다. 오랜만에 관객이 넘쳐난 극장가의 주인공은 디즈니의 <마법의 걸린 사랑>으로 닷새간의 연휴동안 벌어들인 수입은 5004만달러, 주말 3일간 수입은 3533만달러다. 동화 속 순진한 공주가 어느날 갑자기 현대의 뉴욕으로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로, 디즈니의 우수한 상품인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동화와 에이미 아담스, 패트릭 뎀지 등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실사의 뉴욕을 오가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디즈니 측은 예상을 웃도는 개봉성적에 대해서, 휴일을 맞은 가족관객에게 어필함과 동시에 에이미 아담스와 패트릭 뎀지의 호연 덕분이라며, “에이미 아담스는 이제껏 그녀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법에 걸린 사랑>은 시리즈가 아닌 영화 중에서 추수감사절 최고의 개봉기록을 경신했다.
2위 역시 연휴를 맞은 가족관객을 겨냥한 영화 <디
<마법에 걸린 사랑>으로 추수감사절 극장가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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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력만 있다면 비디오나 DVD 출시를 안 하고 싶다.” 비단 한 제작자의 토로만은 아니다. 2001년 25%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던 부가시장은 지난해는 10% 이상 줄었다. 2005년과 비교해 부가판권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마이너스 30%에 달한다. 한때 부가판권 시장은 영화제작을 추동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안전판 노릇조차 못하고 있다. 부가판권 시장의 붕괴를 추동한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11월22일 오전 11시 서울 대한극장 2관에서는 ‘영화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대회가 열렸다. 투자, 제작, 배급, 상영 등 모든 부문을 망라해 200여명의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최근 몇년 동안 ‘영화인대회’라 이름 붙은 대규모 결의의 의제는 스크린쿼터가 전부였다. 그런데 이번엔 불법복제 방지를 위해 영화인들이 대거 들고 나섰다. 왜? 이날 행사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하나는 불법복제가 산업 전반에 커다란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불법복제를 눈감아줄 만큼 산
[쟁점] 다운로드 바다에서 해적들과 한판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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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는 크리스마스 대목에 맞춰 개봉하는 사랑에 관한 가벼운 외화들 중의 하나이다. 동거하던 여자와 헤어지고 아버지와 동생이 사는 옛집으로 돌아와 드러누운 형과, 한없이 가벼운 '연애질'에 빠져 하루에도 세명의 여자와 정분을 나누는 동생과, 큰 아들 걱정과 성탄 장식으로 분주한 아버지가 나오는 이 영화는 흡사 TV 명절특집 가족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연애니 실연이니 하는 지극히 사적인 문제에 관한 감정들을 부자지간과 형제지간에 나누는 광경이다. 나이 든 아버지가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닭고기 스프를 끓여 먹이려다 거부 당하고, 작은 아들에게 네 형한테 신경 좀 쓰라고 잔소리를 퍼붓다 무시당하는 광경은 자꾸만 어머니와 두 딸의 광경으로 겹쳐보인다. (한국에서는 남자들끼리 살가운 대화는 커녕 집에서 부딛히는 것조차 어색해하는 가족이 많지 않은가?) 한국에서 '여성적'이라 일컬어지는 김소월의 <진달래 꽃>을 번역하여 들려주면 프랑
[전문가 100자평] <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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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어머니, 황정순을 만나다
명배우, 황정순을 만나세요. 한국영상자료원의 정기프로그램 ‘명배우를 만나다’가 ‘한국영화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원로배우 황정순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11월27일부터 30일까지 오후 3시와 8시에 걸쳐 서초동 고전영화관에서 <김약국의 딸들> 등 그의 대표작 4편이 상영된다. 28일(수) 오후 3시 <내일의 팔도강산> 상영 직후에는 배우를 직접 초대해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갖는다. 02-3153-2036
디지털 영상축제 원닷제로 서울 온다
오는 11월30일부터 12월2일까지 을지로 SKT 타워에서 ‘원닷제로_서울’이 개최된다. 런던에서 시작하여 전세계 50여개 도시를 투어하는 디지털 영상축제 원닷제로의 서울 버전 행사. 주한영국문화원과 아트센터 나비가 공동주최한다. 특별프로그램으로는 도시와 예술을 주제로 한 ‘창조 도시: 도시에 관한 새로운 상상’이 준비돼 있다. 02-2121-0930, 02-3702-0600
호주 다
[국내단신] 한국영화의 어머니, 황정순을 만나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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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알고보니 맛있었나요?
예상외의 흥행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바르게 살자>에 이어 설마 했던 <색, 계>가 관객몰이를 하더니,
영화 <식객>이 개봉 3주차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전국 200만 고지를 넘어섰습니다.
허영만 선생님, 빨리 다음 작품을 그려주세요!!!
우리는 처음 예매순위를 발표할 때부터 200만명을 넘긴다고 했다. 10월에는 자취를 감춘 30, 40대 관객이 11월부터 증가했고, <식객>의 평점이 최근 몇몇 흥행작과 비슷하게 8.3점 이상을 기록했다. 그런데 어떤 곳에서는 쇼이스트가 우리에게 광고를 많이 해서 그렇게 썼다고 하더라. 하긴 그때만 해도 200만명이 꿈의 숫자였으니까.
_<올드보이>가 11월에 개봉해 흥행한 것을 봐도 쇼이스트는 11월에 강한 것 같다는 맥스무비의 김형호 실장
제목이 비슷한 영화가 같이 흥행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웃음) <식객>을 보면서 만
[이주의 영화인] <식객>, 알고보니 맛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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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광주국제영화제가 11월29일(목)부터 12월3일(월)까지 광주시 충장로 메가박스에서 5일간 펼쳐진다. 세계 각국 신예들의 작품에 초점을 맞춘 ‘월드시네마’, 이탈리아영화의 매혹적인 거장 ‘루키노 비스콘티 회고전’, 광주항쟁을 기억하는 ‘518 영화 특별전’, 가족 단위의 관객을 위한 ‘애니메이션 특별전’ 등 4개의 섹션으로 나눠 40여편의 장·단편을 상영한다.
개막작 <서간도>는 문화혁명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중국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십대 형제에 관한 영화다. 로우예의 미술감독 출신인 리지샹의 두 번째 장편이며 올해 도쿄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이다. 그 밖에도 2006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작인 루마니아영화 <루마니아>, 올해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호러영화로 꼽혔던 <기담> 등이 월드시네마 부문에서 상영된다. 루키노 비스콘티 회고전에는 <벨리시마> <백야> <로코와 그 형제들> &l
비스콘티의 50∼70년대 작품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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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심혜진 주연의 <사랑을 배달합니다>가 약 90%의 촬영을 마치고 크랭크업을 앞두고 있다. <사랑을 배달합니다>는 치매에 걸린 엄마와 딸, 철부지 손녀가 모여 살고 있는 집에 한 젊은 남자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을 그리고 있다. 김수미와 심혜진 외에도 최근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담덕의 호위무사로 눈길을 끈 이다희가 손녀인 나래를 연기하며, 영화 <청춘만화>에서 극중 김하늘의 애인을 연기한 이상우가 세 모녀의 애정공세를 받는 준 역을 맡았다. 오는 12월 초까지 모든 촬영을 끝낼 <사랑을 배달합니다>는 다시 내년 구정 시즌을 목표로 후반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랑을 배달합니다> 촬영 막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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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문화공간 오!재미동이 지상으로 장소를 옮긴다. 2004년 충무로역 역사에 문을 연 오!재미동은 책, 비디오, 편집실, 극장 등을 갖춘 문화복합공간. 서울시가 발표한 ‘영화 영상 테마파크 계획’에 따라 충무로역이 2008년 1월 공사에 들어가면서 잠시 자리를 이동하는 것이다. 오!재미동의 권혁구 팀장은 “1년6개월간의 공사가 끝나면 다시 충무로역사로 돌아올 것이다. 다소 축소 운영이 되겠지만 공사 기간에는 충무로 인근 건물에서 오!재미동을 열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재미동은 이전을 기념해 12월1일 오후 6시 인디밴드 공연 <HAPPY ENDING IS NEVER RIGHT>(사진)를 열며, 이후에는 이전 전까지 2004년부터 정기상영회를 통해 선보인 작품들을 모아 상영하는 자리를 갖는다. 예정에 따르면 오!재미동의 지상 오픈은 내년 1월 말 정도가 되겠지만 이 계획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서울시의 공사 계획은 올해 3월부터 계속 지연됐고 오!재미동은 폐관 기념
[인디스토리] 오!재미동 “지상 출장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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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을 비준할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의 주도 아래” 법제처에 심사를 의뢰하는 등 정부는 대통령 승인 형식으로 협약 비준 준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스크린쿼터 축소를 전후로 영화계 안팎에서 문화다양성 협약 비준 압박을 가했을 때만 해도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어찌 된 일일까.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 30개 시민사회단체들은 또 이런 정부에 박수 대신 야유를 보내는 까닭은 뭘까.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세문연)는 11월20일 “정부는 지금 꼼수를 부리고 있다”면서 “(이번 비준이) 문화다양성 협약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3월 국제법 지위를 획득한” 문화다양성 협약 내용 중 “협약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며 “다른 조약에 종속되지 아니하고” “다른 조약을 해석, 적용시 또는 이후 다른 조약 체결시 문화다양성협약의 관련 규정을 고려한다”는 20조 조항은 유보했기 때문이다. 세문연은 이번 정부의 비준
[충무로는 통화중] “WTO에 문화 종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