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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7주만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임순례감독의 신작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이 개봉 첫 주 전국관객 76만4000명(배급사 집계)을 동원, 2008년을 가뿐하게 시작했다. 개봉 첫날인 10일, 전국에서 12만5000명을 불러모은 <우생순>은 스크린 수도 확대돼 첫날 410개에서 주말까지 440개까지 늘어났다. 제작사인 MK픽쳐스는 "<우생순>의 스크린 점유율이 43.4%에 달했으며, 관객점유율도 54.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영화의 반등분위기에 김명민, 손예진 주연의 <무방비도시>도 개봉 첫 주 선전을 보이고 있다. <우생순>과 같은 날인 1월 10일 개봉한 <무방비도시>는 지난 주말까지 전국 54만7000명(배급사 집계)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 주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던 <꿀벌대소동>은 3위로 내려왔다. 2,3위 였던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76만명으로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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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배님, 한 선배님. (자동차) 시트를 좀 올려볼까요?” 곽경택 감독이 좁은 간격으로 나란히 세워진 두대의 차를 향해 다가가 말한다. 둘 중 밝은 색 차에 올라타 있는 백성찬 역 한석규가 운전석 등받이 높이를 조정해보고 말한다. “이게 최대인 것 같은데요.” “그럼 모포를 좀 대볼까요?” 잠시 뒤, “안현민이. 안현민이는 팔을 거기서 그런 식으로 들지 말고 그냥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드세요. 이렇게.” 이번에 곽 감독은 검은색 차에 올라타 있는 안현민 역 차승원에게 말한다.
범인검거율 100%에 빛나는 경찰 백성찬과 완전범죄율 100%에 빛나는 지능범 안현민의 대결을 그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감독 안권태·곽경택) 촬영이 막바지에 달했다. 대립하는 두 인물은 극중 단 두번 대면한다. 지난 1월3일 서울 대치동 학여울역 지하주차장에서 촬영한 이 장면이 그중 하나다. 결정적 단서가 들어 있는 이동식 디스크를 차승원이 한석규에게 건넬
두 남자, 격돌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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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골든글로브의 영광은, 2차대전을 배경으로한 로맨스 시대극 <어톤먼트>와 팀 버튼 표 뮤지컬 영화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이하 <스위니 토드>로 돌아갔다. 작가조합의 파업으로 취소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수상결과만 발표됐는데, 호텔 앞의 군중도, 리무진으로 가득찬 교통체증도, 시상식과 유명인사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도 없이 한산하게 진행됐다. 정확히 말하면, 비벌리 힐튼 호텔 볼룸에서 진행된 35분 가량의 ‘골든글로브 수상자 명단 발표’는 주최측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 82명 회원과 홍보 담당자들, TV 채널에서 파견된 57명의 뉴스팀들, 125명의 인쇄매체 기자들과 40명의 사진기자가 “케이블 TV 엔터테인먼트 쇼 스타일로 진행된 수상자 발표”를 현장에서 지켜본 전부였다고 한다.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코미디 부문으로 나눠진 영화 부문의 작품상은 <어톤먼트>와 <스위니 토드>가 수상
제65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 없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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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아버스의 전기영화 <퍼>의 부제는 ‘다이앤 아버스의 상상적 초상’이다. 성실한 조사를 토대로 한 전기 <다이앤 아버스>가 원작이지만 패션광고 사진작가 남편의 보조였던 아버스가 ‘금기의 세계’에 눈을 돌린 결정적 순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인지 영화적 상상으로 가득하다. 여성예술가의 자아찾기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가이드 삼아 영화보다 풍부한 텍스트, 아버스를 소개한다.
1. 백문이 불여일견, 다이앤 아버스는 누구인가
다이앤 아버스의 이름은 낯설어도 이 사진은 낯익다. 살짝 머금은 미소와 살짝 찌푸린 표정의 <일란성 쌍둥이, 로젤>은 훗날 스탠리 큐브릭이 <샤이닝> 속 한 장면으로 변주한 바 있다. 최근 2억5천만원의 경매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늙은 부모를 굽어보는 거구가, 자꾸만 몸이 커지는 앨리스처럼 초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부모님과 집에 있는 유대인 거인>처럼 낯선 기묘함이 그의 작품이 지닌 특성이자 매력이다. “
[알고 봅시다] 기묘함으로 우리를 사로잡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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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환자를 연기한 노장 배우 2명이 극장가를 접수했다. 지난 주말 1위를 거머쥔 <버켓 리스트>가 주말 3일간 벌어들인 수입은 1954만달러로, 죽음을 앞둔 두 남자가 병상에서 일어나 죽기 전 해보고 싶던 일들을 성취해가는 과정을 담은 코미디드라마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라는 연기파 노장 배우들의 출연한 인디영화로 이름을 알린 <버켓 리스트>는 2007년 크리스마스에 뉴욕, LA, 토론토에서 소규모로 제한 개봉했고 3주만에 2000개가 넘는 상영관으로 확대개봉하며 정상에 올랐다. <스탠 바이 미>(1986)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를 만든 로브 라이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출구조사 결과, 관객의 58%가 여성이고 70%가 35세 이상이었으며, 전체 관객의 95%가 영화에 대해서 매우 좋다고 대답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주말 개봉해 2위로 진입한 <퍼스트 선데이>의 첫 주 성적은 1900만달러로,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의 <버켓 리스트> 북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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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곳을 생각만 해도 갈 수 있다면 어떨까. <본 아이덴티티>와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의 감독 더그 라이먼이 택한 후속작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초능력을 가진 젊은이들을 그린 <점퍼>다. 오는 2월14일 전세계 동시 개봉예정인 이 작품에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헤이든 크리스텐슨과 새뮤얼 L. 잭슨을 비롯해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제이미 벨, TV시리즈 <O. C.>의 레이첼 빌슨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11월 아직 작품이 완성되지 않은 탓에 간단한 트레일러 상영 뒤 주연배우 크리스텐슨과 빌슨이 참여하는 홍보행사가 열렸다. 이들 역시 아직 완성본을 보지 못한 상태였지만 작품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점퍼>가 3부작으로 제작된다는 소문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크리스텐슨은 “지금으로는 확실하지 않지만, 설정상 3부작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난기 넘치는 표정
[현지보고] 시공을 초월해 점프, 점프,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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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 110편의 개봉작 중 (단) 83편만을 보고서 머릿속에 떠다니는 몇 가지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1. 한국영화는 때깔이 좋다
2007년 한국영화는 따뜻한 톤의 때깔 좋은 화질이 눈에 띄었다. 다른 아시아영화들과 비교해볼 때 더더욱 그러했는데 요즘엔 독립영화에서조차 그런 게 느껴질 정도다. 이건 실로 한국영화를 설명하는 하나의 특징이 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점은 어떤 이들(특히 할리우드 산업형 타입의 사람들)은 이 같은 특징을 매우 높이 치켜세우는 반면, 다른 이들(무뚝뚝한 영화평론가들)은 한국영화가 활력을 잃어가는 징조로 해석하는 듯하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영화가 지금 같은 정신을 계속 유지하면서 동시에 때깔까지 좋으면 안 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배럭 오바마가 그러하듯이). 하지만 몇몇 한국영화는 포장이 지나치게 잘된 나머지 사람 냄새가 거의 안 나는 듯 느껴지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힐러리 클린턴이 그러하듯이).
2. 웰메이드 한국 코미디는 어
[외신기자클럽] 한국영화에 건네는 달콤쌉싸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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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몬트리올에도 새해는 밝았다. 대부분의 영화 잡지에서 새해가 밝아오는 즈음에 하는 기획 중 하나가 지난해 가장 빛났던 영화인들 혹은 올해를 빛낼 영화인들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는 몬트리올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잡지와 일간지들이 각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예술가들의 리스트를 열심히 작성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인들의 이야기 역시 빠지지 않는다.
매년 1월 초 주간지 <미러>(mirror)의 ‘노이즈 메이커스’(Noise Makers) 기획은 지난 한해 동안 주목받았던 혹은 신년부터 주목할 만한 영화인들을 총망라해서 발표한다. 올해 리스트 중 가장 눈에 띄는 젊은 영화인으로는 벤 슈타이거 르빈(Ben Steiger Levine)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르빈이 올해 감독한 몬트리올 출신 음악가(이자 사진가 혹은 작가)인 소콜드의 뮤직비디오 <You are Never alone>이 유튜브에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면서 그의 행적 역시 큰 관심을 받게 된
[몬트리올] 몬트리올이 추천하는 올해의 유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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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최고의 일본영화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영화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가 일본의 영화전문지 <키네마준보>가 선정한 2007 일본영화 베스트 10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는 수오 감독의 <쉘 위 댄스> 이후 11년 만의 작품으로 치한으로 오인받은 남자가 일본의 사법제도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각본상과 감독상도 수오 마사유키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가세 료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블루레이의 판정승?!
워너브러더스와 파라마운트가 차세대 DVD 포맷 전쟁에서 블루레이의 편에 섰다. 그동안 워너는 HD-DVD와 블루레이, 두 가지 포맷 모두를 지원해왔으나 6월부터는 블루레이 단독지원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며, 워너의 발표가 있고 며칠 뒤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도 블루레이 단독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블루레이는 이로써 소니, 이십세기 폭스, 디즈니로
[해외단신] 2007년 최고의 일본영화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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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외설적인 섹스장면을 포함한 영화에 대한 엄중한 처벌 의지를 밝혔던 중국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SARFT)의 기세가 등등하다. 200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된 뒤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무삭제 버전으로 영화제 상영을 감행했던 <로스트 인 베이징>이 SARFT의 2008년 첫 번째 처벌 대상으로 지목된 것. “영화의 일부 성적인 분량이 규정을 어겼고, 불건전하고 부적절한 홍보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고 비허가 동영상으로 제작”했다는 이유로 제작자인 팡이와 제작사 베이징 로레알은 향후 2년간 중국에서의 영화제작과 배급을 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1월26일 중국 150개관에서 개봉하여 6주 만에 250만달러의 수익을 거둔 이 영화가 뒤늦게 된서리를 맞은 것에 대해 제작진은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은 도둑맞은 것이었을 뿐 우리도 희생자”라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팡이는 천안문 사태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애증관계를 다룬 <여름궁전>(감독
[What's Up] 오지랖이 넓어 괴로운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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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의 극장가는 언뜻 보면 외화 베스트 걸작선이다. <무방비도시> <뜨거운 것이 좋아> <원스 어폰 어 타임> 등 제목만 보면 역대 외국영화 가운데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들의 다시 보기 행사 같기도 하다. 그동안에도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가 관객의 귀에 익숙한 외국영화의 제목들을 차용하곤 했지만, 이런 영화들이 1주 차이를 두고 이어지는 풍경은 생경하다. 좀더 민감하게 굴자면 해당되는 영화는 더 많다. <라듸오 데이즈>는 우리 알렌의 동명영화에서, 2월에 개봉하는 <대한이, 민국씨>의 원래 제목인 <인생은 아름다워>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영화에서 가져온 제목이다. 이건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요즘 한국영화 마케팅의 한 추세인 걸까.
물론 이 영화들은 내용으로 볼 때 제목의 원작과 무관한 작품들이다. 김명민, 손예진이 주연한 <무방비도시>는 소매치기와 형사, 그리고 형사의 소매치기 엄마가 벌이는
[쟁점] 해외걸작회고전이 아니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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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홍 감독의 <아름답다> 베를린행
김기덕 감독이 원안을 제공한 신인감독의 장편 데뷔작이 제5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시간> <숨>의 연출부였고, 지난해 단편 <물고기>로 베니스에 초청됐던 전재홍 감독의 <아름답다>가 예술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비경쟁부문 파노라마 섹션에 진출한 것. 차수연, 이천희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아름답다는 이유로 강간당한 불행한 여인과 그녀 곁을 맴도는 남자의 이야기다. 오는 2월14일 국내 개봉예정이다.
<퍼> 서울지역 예술전용극장 순회상영
미로비젼에서 수입·배급하는 영화 <퍼>가 광화문 미로스페이스를 시작으로 광화문 씨네큐브, 스폰지하우스 중앙 등 서울지역 예술전용극장을 1주씩 돌아가며 개봉한다. 1월17일 미로스페이스에서 단관개봉하는 <퍼>는 개봉 2주차 주말인 1월24일부터 일주일간 광화문 씨네큐브, 개봉 3주차 주말인 1월31일부터 일주일간 스폰지
[국내단신] 전재홍 감독의 <아름답다> 베를린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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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보면서 우셨습니까?
<아현동마님>도 아니고 <황금신부>도 아닌데,
아줌마들의 이야기가 예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88만원 세대는 아니지만 비정규직이나 다름없는
아줌마선수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보셨나요?
첫 부분에서 함성이 들리는데, 가슴이 뛰기 시작하더라. 문소리씨나 김정은씨를 보면서 나를 보는 것 같기도 했고, 작고 마른 배우들이 저 힘든 운동을 어떻게 했을까 싶어 안쓰럽더라. 마지막 올림픽 장면에서는 눈물을 참으려고 이빨을 꽉 깨물었다. 영화에 나오는 건 몇개의 순간이지만 나는 모든 기억이 다 떠올랐다.
_일반선수도 하기 힘든 스카이플레이를 해내는 배우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는 임오경 선수
임 감독의 <세친구>와 정은씨의 <사랑니>를 만든 입장에서 나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편에 설 수밖에 없다. (웃음)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정직하게 진검승부하겠다는 그들의 용기가
[이주의 영화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보면서 우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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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감독 파이팅~!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생 백승빈, 고태정, 이숙경 감독이 1월 초 아카데미 동기들과 함께 팀을 꾸리고 각각 장편영화 촬영에 들어간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영화 제작 연구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장편영화 3편과 장편애니메이션 1편의 제작을 지원하는 제도. 가수 이적의 소설 <지문사냥꾼> 중 <제불찰씨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은 이미 70% 이상 작업을 마쳤다. <장례식의 멤버들>을 연출할 백승빈 감독은 “동기, 학교 친구들과 첫 장편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말했고, 졸업 단편 이후 바로 장편영화 <그녀들의 방>의 메가폰을 잡은 고태정 감독은 “여러 사람 고생만 시키는 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런 기회가 비교적 쉽게 와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00분 길이에 7천만원이란 제작비가 확실히 빡빡하긴 하겠지만 독립장편의 어려운 현실을 생각하면 이들은 과연 행운의 주인공. 아줌마 여성운동 사이트
[인디스토리] 장편영화 대장정의 길에 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