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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40여분의 작품인데도 몰입해서 보았어요. 일반적인 단편에서 다루는 일상적인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정되게 그리다가 마지막엔 놀라게 만들며 끝네시네요. 연출자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게 만드네요.”(rlatjdcks) KT&G 상상마당 2007년 11월 우수작으로 뽑힌 <부… 적합>은 오랜만에 네티즌과 심사위원의 굳건한 지지를 얻어낸 작품이다. 38분이라는 단편치고는 긴 러닝타임도 그러하거니와 촬영과 조명, 연기에 이르기까지 다른 단편들과는 남다른 완성도를 보여주는 덕택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부… 적합>은 적합한 심장을 얻었으나 부적합한 마음마저 함께 얻어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다. 정희는 아버지의 반대와 지병으로 연인 은석과 이별을 한 뒤 갑자기 죽는다. 슬픔에 사로잡힌 정희의 아버지는 딸의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정희의 심장을 이식받은 여자 선아는 정체성의 혼란에 휩싸여 있다. 뒷골목의 거친 세계에서 살아가는 선아에
[이달의 단편] 적합한 심장과 부적합한 마음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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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업데이트되는 미드가 없어 복습을 반복하던 미드 팬들은 이제 안심해도 좋다. 14주 동안 이어졌던 미국 작가조합(WGA)의 파업이 현지 날짜로 2월12일 공식적인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파업 종료는 스튜디오들과 방송국, 제작자들이 제안한 협의안을 타결하기 위한 조합원 투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버라이어티>는 92.5%의 찬성(찬성표 3,492, 반대표 283)으로 파업이 종료됐음을 속보를 통해 알렸다. 작가조합 파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감독조합(DGA), 배우조합(SAG)의 요구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가조합 파업의 종료로 가장 기뻐할 사람은 아무래도 오스카 시상식을 준비하던 제작진이다. 쇼의 제작을 맡은 프로듀서 길 케이츠는 "잘됐다. 피켓 라인을 건너올 걱정을 안해서 좋고, 대안을 준비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오스카 80년사를 TV로 학습할 뻔했던 작가조합의 파업이 막을 내렸으니, 이제 골든 글로브 취소로 아쉬웠던 레드카펫 행사와 셀러브리티
미드 팬들이여, 안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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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를 무너뜨리고, 오스카를 위협하던 미국 작가조합(WGA)의 3달에 걸친 긴 파업이 막을 내린다. 2월12일 화요일 작가조합의 조합원들은 2월9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과 방송국, 제작사들이 제안한 임시 협의안에 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고, 결과에 따라 파업 종료를 결정할 예정이다다. 동부 조합의 회장인 마이클 윈쉽은 투표 결과가 파업 종료로 이어질 것에 대해서 충분히 자신하고 있으며, 수요일이면 워크아웃 상황이 해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제안된 임시 협의안에 대해서 만족하는 분위기로, 스튜디오들과 작가들이 앞으로 “성장하는 인터넷 시장에서의 파트너쉽”을 지속하는데 의미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작가 조합 파업이 마무리 되면 여름으로 예정된 배우조합(SAG)의 파업이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AP>는 보도했다.
협의안이 가결되면, 작가들은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팔리는 프로그램에 대해 첫 2년간 동일하게 1200달러를
작가조합 파업 곧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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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노래만으로 뮤지컬을 만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영화적으로는 불충분한 점이 많고 비틀스의 음악을 다소 낮은 수준으로 편곡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원곡 자체의 힘과 곳곳에 숨겨진 비틀스와 관련된 코드 덕분에 비틀스와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주는 영화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박혀 있는 비틀스의 흔적을 찾아본다.
1. 어떻게 만들어졌나
2006년의 어느 날 줄리 태이머 감독은 “비틀스의 노래만으로 뮤지컬을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놀라운 제안을 받는다. 그 제안을 한 곳은 마이클 잭슨에게 비틀스의 판권 절반을 넘겨받은 소니의 자회사인 레볼루션 스튜디오였다. 레볼루션은 태이머가 <타이투스> <프리다> 같은 영화뿐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성공적으로 옮겨냈다는 점을 들어 그에게 프로젝트를 맡긴 것. 비틀스의 노래 한곡을 사용하는
[알고 봅시다] 영화 곳곳에 숨겨진 ‘비틀스’를 찾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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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포그는 테크놀로지와 미디어에 대한 강연을 하던 중 청중을 상대로 “도덕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는 청중에게 몇몇 문장을 읽어주며 도덕적으로 그르다는 생각이 들 때 손을 들라고 요청했다. 그는 “나는 DVD 굽는 기계(DVD burner)로 케이블TV의 영화를 녹화했다”는 문장을 가장 먼저 예로 들었다.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다. 두 번째. “나는 영화를 녹화했으나 DVD 버너가 고장났다. 친구가 같은 영화를 녹화해서 그의 DVD를 복사했다.” 소수의 청중이 손을 들었다. 세 번째. “내 녹화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녹화해줄 친구도 없었다. 그래서 빌려온 DVD를 복사했다.” 좀더 많은 손이 올라갔다.
그는 이 도덕성 테스트를 500명의 열정적인 대학생 청중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했다. 그들의 도덕성이 테스트 초반부터 쉽게 질문에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몇 차례의 질문이 오가고 분통이 터진 포그가 “영화나 음반을 구하고 싶지만 돈을
[외신기자클럽] 불법복제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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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영화의 호조는 어찌보면 틀린 표현이다. 일본영화가 아닌 도호의 호조다. 정확히 말하면 도호 배급 일본영화의 호조다. 2007년 도호 배급 일본영화의 총극장매출은 595억엔을 기록했다. 2006년 587억엔으로 역대 연간 최고 흥행수입을 기록한 뒤 1년 만에 또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일본의 연간 극장매출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2천억엔대를 유지해왔다. 여기서 일본영화와 외화의 점유율을 반반으로 본다면, 일본영화의 연간 극장매출 1천억엔 중 60%에 가까운 수익을 도호가 단 25편의 영화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같은 메이저 쇼치쿠, 도에이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100억엔 전후의 참담한 극장매출을 기록했다.
일본 영화계는 4년 연속 극장매출 500억엔 돌파로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도호 독식의 이유를 ‘영화조정부(調整部)’에서 찾고 있다. 도호의 ‘조정부’는 타사에는 없는 부서다(지난해부터 쇼치쿠도 조정부를 발족시키긴 했다). 조정부의 주요 업무는 크게
[도쿄] 일본영화, 도호의 독주는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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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거나 잡지를 만들 때, 독자는 무형의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정기독자분들을 직접 뵙게 되니 정말로 반갑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응원해주신다는 생각에 의욕이 생깁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더욱 자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남동철 편집장의 인사가 끝나자 박수가 극장을 맴돈다. 지난 1월28일 월요일 오후 8시,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열린 ‘<씨네21> 정기구독자를 위한 <더 게임> 시사회’ 현장이다.
시사회에서 만난 독자들의 공통적인 바람은 “좀더 정기구독자들을 배려해 달라”는 것이다. 2년간 정기구독을 해왔다는 조정래씨는 “지난해에는 특별히 정기구독자에게 주어지는 해택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털어놓으며 “이렇게 시사회를 열어주니 <씨네21>이 정기구독자들을 대우해준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정기구독을 해온 최남덕씨는 “이런 기회가 좀더 많으면 좋다”면서도 <씨네21>에
고마워, <씨네21>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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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추웠던 1월30일 수요일 아침.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조선시대 오픈세트에는 바람이 매섭다 못해 무섭다. 하지만 정말로 무서운 건 세트를 가득 메운 엑스트라들의 의상. 왁스를 발라 뻣뻣하게 세운 펑크족 스타일의 머리를 보는 순간, 홍대 펑크밴드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의 현장에 왔나 싶다. 하지만 김석훈이 나타나자 다른 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앙드레 김 선생님 옷이지요.” 홍보사 직원의 설명이 이어진다. 하지만 설명이 굳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부풀어오른 백색의 망토를 칭칭 휘감은 황금의 용을 보고도 누구의 의상인지 모를 사람은 남한에 흔하지 않다.
의상만 봐도 분명하지만 <1724 기방난동사건>은 일종의 ‘퓨전사극’이다. 천둥(이정재)은 양주파 두목 짝귀를 주먹 하나로 제압하고 조선 제일의 주먹으로 추대받는다. 하지만 주먹세계를 평정하겠다는 야심으로 뭉친 만득(김석훈)이 등장하자 조선 주먹계는 두 갈래로 찢어진다. 게다가 두 남자 사이에는
꿈이 담긴 퓨전사극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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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老) 감독들이 노(怒)했다. “3천억원의 국고지원금을 전횡”했다면서 영화진흥위원회 해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영화감독협회는 1월24일 성명을 내 “영화진흥위원회를 해체하고 영상진흥원(가칭)을 설립하라”며 “한국 영화계를 유린한 세력들은 사죄하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 감독들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영진위는 노(NO)했다. 영진위는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영화감독협회 등 일부 영화계 인사들과 일부 언론의 의도적인 사실 왜곡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림없는 비방을 멈추라는 반박이다.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원로 영화인들은 도대체 10년 동안 뭘 잃어버렸던 것일까. 그리고 무엇을 되찾겠다고 나선 것일까.
1. 영진위가 국민들의 혈세를 도적질했다?
감독협회가 영진위 해체 근거로 내세운 첫 번째는 ‘3천억원 전횡’이다. 대부분 관련 보도들의 머릿제목이 이를 일러준다. 심지어 국고지원금을 ‘횡령’했다고 제목을 뽑은 기사까지 있다. 감
[쟁점] 영진위가 전횡을 했다굽쇼? 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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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의 위기? <울프맨> 촬영 스케줄 난항
<스토커>의 감독 마크 로마넥이 신작 <울프맨>의 촬영 시작 1주 전에 메가폰을 내려놓았다. 제작사와 영화감독간의 창작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다. 유니버설의 몬스터 호러 클래식 <늑대인간>(1941)을 리메이크하는 <울프맨>은 베니치오 델 토로와 앤서니 홉킨스가 캐스팅됐다. 유니버설은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의 출연 고사로 촬영이 지연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 이어 두 번째로 촬영 스케줄에 난항을 겪게 됐다. 현재 <울프맨>과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모두 감독 자리가 빈 상태다.
프레디 크루거, 악몽의 컴백
프레디 크루거가 돌아온다. 1984년 웨스 크레이븐이 감독한 <나이트메어>를 시작으로 시리즈를 만들어온 뉴라인 시네마가 신작 제작에 박차를 가한다.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아이콘 프레디는 화상을 입고 일그러진 얼
[해외단신] 유니버설의 위기? <울프맨> 촬영 스케줄 난항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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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정화하라? 공안국, 중국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SARFT) 등 중국 정부의 13개 부처가 대대적인 안티 포르노그래피 캠페인을 선언하고 나섰다. 캠페인의 대상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로, 이미 4만4천개의 웹사이트가 폐쇄당하고 868명의 관계자가 체포됐으며 1911명이 벌금형에 처해진 상태다. 중국 정부는 포르노뿐 아니라 온라인 도박, 불법 다운로드 파일 등도 단속 대상이며,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는 9월 말까지 캠페인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인터넷이 사회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 의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페인을 담당하는 13개 정부 부처는 1월24일 성명서를 통해 “포르노그래피가 중국 청소년들의 정신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아직도 단속해야 할 해로운 콘텐츠들이 많다. 강한 의지를 갖고 정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시민단체와 학자들은 이번 캠페인이 결국 당국에 대한
[What's Up] 대륙, 안티 포르노를 선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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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선댄스영화제가 1월26일 수상작을 발표하며 축제의 막을 내렸다. 집행위원장 제프리 길모어는 “인디영화를 위해 모인 심사위원들과 용기를 가지고 출품한 감독들, 미지의 이야기를 찾아온 관객을 만나 행운이었다. 올해 수상작들은 개인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보여줬다”고 총평했다.
심사위원대상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참상을 겪은 뉴올리언스로 카메라를 가져간 다큐멘터리 <트러블 더 워터>와 가난한 소수민족 모녀의 밀입국 과정을 그린 극영화 <프로즌 리버>가 수상했다. 여성감독 코트니 헌트 감독의 <프로즌 리버>는 영화제 동안 관심을 모으지 못해 수상이 발표된 뒤 관심을 모았는데, 이 부문의 심사위원인 쿠엔틴 타란티노는 “2008년 내가 만날 가장 흥분되는 스릴러 중 한편”이라고 호평했다. 미국 외 국가에서 출품한 영화들을 심사하는 월드시네마 부문은, 영국 다큐멘터리 <맨 온 와이어>와 스웨덴의 극영화 <핑퐁의 왕>이 심사위원
2008 선댄스를 매혹시킨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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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스피릿과 함께 파티는 시작됐다. 제58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지난 2월7일 마틴 스코시즈의 롤링스톤즈 공연실황 다큐멘타리 <샤인 어 라이트>(Shine A Light)를 개막작으로 축제의 막을 올렸다. 올해 베를린은 예년의 허약한 리스트를 비웃듯 폴 토마스 앤더슨, 왕 샤오솨이, 마이크 리, 마지드 마지디, 에릭 종카, 야마다 요지, 두기봉, 에롤 스미스등 익숙한 거장, 혹은 그에 준하는 작가들의 이름들이 가득하다. <할리우드 리포터>를 비롯한 외신들이 올해 영화제가 예년의 부진을 가뿐히 넘어설 것이라 과감하게 배팅을 했던 것도 큰 억측은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영화제가 중반에 가까워지는 2월10일 현재. 베를린의 분위기는 의외로 착 가라앉은 듯한 느낌이다. 첫날부터 2명의 심사위원 상드린 보네르와 수잔느 비에르가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주최측과 언론을 당황시킨 여파가 꽤 크기도 했지만, 더 큰 문제는 공식 부문의 영화들이 하나같이 기대 이하
축제는 시작됐다- 제58회 베를린 영화제 중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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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격전의 승자가 가려졌다. 연휴를 앞둔 지난 1월 31일 개봉한 영화들 가운데 박용우, 이보영 주연의 <원스어폰어타임>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 주를 3위로 시작한 <원스어폰어타임>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더 게임>과의 접전끝에 지난 2월 10일까지 전국에서 118만 7086명(배급사 집계)을 동원했다. 투자·홍보를 담당한 아이엠픽쳐스측은 연휴기간 동안 KTX에서 관람한 관객 수를 합치면 120만 4093명이라고 밝혔다. 연휴기간동안 귀성객들의 기차이용이 많아지면서 약 2만명가량 되는 관객이 영화를 관람한 것이다.
2위는 개봉 5주차를 맞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이 차지했다. 연휴동안 설날개봉영화들과 함께 박스오피스 정상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었던 <우생순>은 지난 주말 38만6090명을 동원, 전국관객 377만8387명(통합전산망 집계)을 불러보았다. 3,4위
<원스어폰어타임>, 설 연휴 박스오피스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