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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를 통해 역사를 치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AT클리닉랩이 3월6일부터 19일까지 상상마당에서 ‘역사다큐멘터리 기획전’을 연다. 김응수 감독의 신작 <과거는 낯선 나라다>와 함께 김동원 감독의 <송환>, 변영주 감독의 <숨결>, 나루 감독의 <돌속에 갇힌 말> 등이 상영될 예정. AT클리닉랩의 조윤주 PD는 “개인의 역사와 나라의 역사, 이를 영화의 한 장르이자 미디어인 다큐멘터리가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로 상영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기획전 마지막 날인 3월19일에는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 김동원, 변영주, 김응수 감독 등이 참석해 “대분자와 소분자의 역사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다큐멘터리와 치유는 아직은 생소한 분야지만 AT클리닉랩은 다큐멘터리에서 더 나아가 미디어 과몰입 치유에 대해 연구한다. 감독의 1인칭적 시점이 드러나는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AT가 의미하는
[인디스토리] 아픔을 치유하는 역사다큐멘터리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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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씨네21> 640호 쟁점(‘감독협회 원로영화인들의 근거없는 영화진흥위원회 흔들기’)에 실린 한국영화감독협회 정인엽 이사장의 일부 발언과 관련하여 문화관광부가 정면 부인하고 나섰다. 문화관광부는 2월12일 <씨네21>에 연락을 취해, 한국영화감독협회가 얼마 전 발표한 성명에 정부 관계자들이 환영했다는 정 이사장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문광부 관계자는 “감독협회 성명과 관련하여 정 이사장과 의견을 나눈 적이 없으며” 성명서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작금의 영화계 논의가 자칫 이념화된 구도로 가는 것을 경계하며 한국영화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적인 논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또한 “이념 논쟁에 관심이 없을뿐더러 현 단계는 한국영화의 위기 해소를 위한 건설적인 대안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는 게 문화관광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 이사장은 <씨네21>과의 전화
[충무로는 통화중] "감독협회쪽에 강하게 항의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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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영화로 세상을 바꾸다!” 제1회 젊은영화제가 2월14일 서울 명동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막식을 갖고 4일 동안의 축제 시작을 알렸다. 전국 38개 대학 영화 관련 학과 학생들이 만든 전국연극영화과학생회연합의 이번 행사에서는 140여편의 출품작 중 선정된 31편의 중·단편영화들이 상영된다. 김동원 감독, 배우 권병길 등이 심사를 맡을 예정.
2월 14일부터 제1회 젊은영화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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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2008년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그동안 한국영화의 다양성 확보와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여온 3기 영진위가 2008년 가장 중점을 기울일 사업은 투자환경과 부가시장 유통환경 개선이다. 이중 ‘중대형 투자조합 결성’은 현재의 영화 투자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영상전문투자조합에 매년 35억원에서 100억원 정도를 출자했던 영진위는 올해와 내년에는 200억원씩을 출자해 ‘중대형 투자조합’의 종잣돈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혜준 영진위 사무국장은 이 투자조합이 “갈수록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를 창조하는 제작사에 판권을 확보하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형 투자조합에 관한 상세한 계획은 3월 말쯤 완성될 예정이지만, 영진위는 이전보다 적은 수의 투자조합에 좀더 많은 금액을 출자해 실질적인 투자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부가시장 유통환경 개선사업은 갈수록 활성화
영화진흥위원회 2008년 청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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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10주기를 맞아 올 한해 한국영상자료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하녀>(1960)의 디지털 복원을 소문난 영화광 스코시즈가 후원한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공식출범한 세계영화재단(World Cinema Foundation)의 이사장 마틴 스코시즈가 세네갈의 1973년작 <Touki Bouki>, 터키의 1064년작 <Dry Summer>와 함께 <하녀>를 2008년 복원대상작으로 선정한 것이다. 오는 6월19일부터 11일간 열리는 김기영 전작전을 비롯하여 DVD 박스 세트 출시 등을 계획 중인 한국영상자료원은 이에 따라 <하녀>의 디지털 복원에 필요한 1억7600만원 중 8만유로(약 1억2천만원)를 세계영화재단으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여러 프린트를 모아 복원해야 하는 <하녀>는 일부 프린트에 포함된 영어자막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평균을 훨씬 웃도는 복원비용이 필요한데, 세계영화재단이 일괄
마틴 스코시즈, <하녀>에 매혹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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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40여분의 작품인데도 몰입해서 보았어요. 일반적인 단편에서 다루는 일상적인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정되게 그리다가 마지막엔 놀라게 만들며 끝네시네요. 연출자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게 만드네요.”(rlatjdcks) KT&G 상상마당 2007년 11월 우수작으로 뽑힌 <부… 적합>은 오랜만에 네티즌과 심사위원의 굳건한 지지를 얻어낸 작품이다. 38분이라는 단편치고는 긴 러닝타임도 그러하거니와 촬영과 조명, 연기에 이르기까지 다른 단편들과는 남다른 완성도를 보여주는 덕택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부… 적합>은 적합한 심장을 얻었으나 부적합한 마음마저 함께 얻어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다. 정희는 아버지의 반대와 지병으로 연인 은석과 이별을 한 뒤 갑자기 죽는다. 슬픔에 사로잡힌 정희의 아버지는 딸의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정희의 심장을 이식받은 여자 선아는 정체성의 혼란에 휩싸여 있다. 뒷골목의 거친 세계에서 살아가는 선아에
[이달의 단편] 적합한 심장과 부적합한 마음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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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업데이트되는 미드가 없어 복습을 반복하던 미드 팬들은 이제 안심해도 좋다. 14주 동안 이어졌던 미국 작가조합(WGA)의 파업이 현지 날짜로 2월12일 공식적인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파업 종료는 스튜디오들과 방송국, 제작자들이 제안한 협의안을 타결하기 위한 조합원 투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버라이어티>는 92.5%의 찬성(찬성표 3,492, 반대표 283)으로 파업이 종료됐음을 속보를 통해 알렸다. 작가조합 파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감독조합(DGA), 배우조합(SAG)의 요구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가조합 파업의 종료로 가장 기뻐할 사람은 아무래도 오스카 시상식을 준비하던 제작진이다. 쇼의 제작을 맡은 프로듀서 길 케이츠는 "잘됐다. 피켓 라인을 건너올 걱정을 안해서 좋고, 대안을 준비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오스카 80년사를 TV로 학습할 뻔했던 작가조합의 파업이 막을 내렸으니, 이제 골든 글로브 취소로 아쉬웠던 레드카펫 행사와 셀러브리티
미드 팬들이여, 안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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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를 무너뜨리고, 오스카를 위협하던 미국 작가조합(WGA)의 3달에 걸친 긴 파업이 막을 내린다. 2월12일 화요일 작가조합의 조합원들은 2월9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과 방송국, 제작사들이 제안한 임시 협의안에 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고, 결과에 따라 파업 종료를 결정할 예정이다다. 동부 조합의 회장인 마이클 윈쉽은 투표 결과가 파업 종료로 이어질 것에 대해서 충분히 자신하고 있으며, 수요일이면 워크아웃 상황이 해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제안된 임시 협의안에 대해서 만족하는 분위기로, 스튜디오들과 작가들이 앞으로 “성장하는 인터넷 시장에서의 파트너쉽”을 지속하는데 의미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작가 조합 파업이 마무리 되면 여름으로 예정된 배우조합(SAG)의 파업이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AP>는 보도했다.
협의안이 가결되면, 작가들은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팔리는 프로그램에 대해 첫 2년간 동일하게 1200달러를
작가조합 파업 곧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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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노래만으로 뮤지컬을 만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영화적으로는 불충분한 점이 많고 비틀스의 음악을 다소 낮은 수준으로 편곡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원곡 자체의 힘과 곳곳에 숨겨진 비틀스와 관련된 코드 덕분에 비틀스와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주는 영화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박혀 있는 비틀스의 흔적을 찾아본다.
1. 어떻게 만들어졌나
2006년의 어느 날 줄리 태이머 감독은 “비틀스의 노래만으로 뮤지컬을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놀라운 제안을 받는다. 그 제안을 한 곳은 마이클 잭슨에게 비틀스의 판권 절반을 넘겨받은 소니의 자회사인 레볼루션 스튜디오였다. 레볼루션은 태이머가 <타이투스> <프리다> 같은 영화뿐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성공적으로 옮겨냈다는 점을 들어 그에게 프로젝트를 맡긴 것. 비틀스의 노래 한곡을 사용하는
[알고 봅시다] 영화 곳곳에 숨겨진 ‘비틀스’를 찾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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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포그는 테크놀로지와 미디어에 대한 강연을 하던 중 청중을 상대로 “도덕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는 청중에게 몇몇 문장을 읽어주며 도덕적으로 그르다는 생각이 들 때 손을 들라고 요청했다. 그는 “나는 DVD 굽는 기계(DVD burner)로 케이블TV의 영화를 녹화했다”는 문장을 가장 먼저 예로 들었다.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다. 두 번째. “나는 영화를 녹화했으나 DVD 버너가 고장났다. 친구가 같은 영화를 녹화해서 그의 DVD를 복사했다.” 소수의 청중이 손을 들었다. 세 번째. “내 녹화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녹화해줄 친구도 없었다. 그래서 빌려온 DVD를 복사했다.” 좀더 많은 손이 올라갔다.
그는 이 도덕성 테스트를 500명의 열정적인 대학생 청중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했다. 그들의 도덕성이 테스트 초반부터 쉽게 질문에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몇 차례의 질문이 오가고 분통이 터진 포그가 “영화나 음반을 구하고 싶지만 돈을
[외신기자클럽] 불법복제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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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영화의 호조는 어찌보면 틀린 표현이다. 일본영화가 아닌 도호의 호조다. 정확히 말하면 도호 배급 일본영화의 호조다. 2007년 도호 배급 일본영화의 총극장매출은 595억엔을 기록했다. 2006년 587억엔으로 역대 연간 최고 흥행수입을 기록한 뒤 1년 만에 또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일본의 연간 극장매출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2천억엔대를 유지해왔다. 여기서 일본영화와 외화의 점유율을 반반으로 본다면, 일본영화의 연간 극장매출 1천억엔 중 60%에 가까운 수익을 도호가 단 25편의 영화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같은 메이저 쇼치쿠, 도에이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100억엔 전후의 참담한 극장매출을 기록했다.
일본 영화계는 4년 연속 극장매출 500억엔 돌파로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도호 독식의 이유를 ‘영화조정부(調整部)’에서 찾고 있다. 도호의 ‘조정부’는 타사에는 없는 부서다(지난해부터 쇼치쿠도 조정부를 발족시키긴 했다). 조정부의 주요 업무는 크게
[도쿄] 일본영화, 도호의 독주는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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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거나 잡지를 만들 때, 독자는 무형의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정기독자분들을 직접 뵙게 되니 정말로 반갑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응원해주신다는 생각에 의욕이 생깁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더욱 자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남동철 편집장의 인사가 끝나자 박수가 극장을 맴돈다. 지난 1월28일 월요일 오후 8시,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열린 ‘<씨네21> 정기구독자를 위한 <더 게임> 시사회’ 현장이다.
시사회에서 만난 독자들의 공통적인 바람은 “좀더 정기구독자들을 배려해 달라”는 것이다. 2년간 정기구독을 해왔다는 조정래씨는 “지난해에는 특별히 정기구독자에게 주어지는 해택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털어놓으며 “이렇게 시사회를 열어주니 <씨네21>이 정기구독자들을 대우해준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정기구독을 해온 최남덕씨는 “이런 기회가 좀더 많으면 좋다”면서도 <씨네21>에
고마워, <씨네21>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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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추웠던 1월30일 수요일 아침.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조선시대 오픈세트에는 바람이 매섭다 못해 무섭다. 하지만 정말로 무서운 건 세트를 가득 메운 엑스트라들의 의상. 왁스를 발라 뻣뻣하게 세운 펑크족 스타일의 머리를 보는 순간, 홍대 펑크밴드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의 현장에 왔나 싶다. 하지만 김석훈이 나타나자 다른 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앙드레 김 선생님 옷이지요.” 홍보사 직원의 설명이 이어진다. 하지만 설명이 굳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부풀어오른 백색의 망토를 칭칭 휘감은 황금의 용을 보고도 누구의 의상인지 모를 사람은 남한에 흔하지 않다.
의상만 봐도 분명하지만 <1724 기방난동사건>은 일종의 ‘퓨전사극’이다. 천둥(이정재)은 양주파 두목 짝귀를 주먹 하나로 제압하고 조선 제일의 주먹으로 추대받는다. 하지만 주먹세계를 평정하겠다는 야심으로 뭉친 만득(김석훈)이 등장하자 조선 주먹계는 두 갈래로 찢어진다. 게다가 두 남자 사이에는
꿈이 담긴 퓨전사극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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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老) 감독들이 노(怒)했다. “3천억원의 국고지원금을 전횡”했다면서 영화진흥위원회 해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영화감독협회는 1월24일 성명을 내 “영화진흥위원회를 해체하고 영상진흥원(가칭)을 설립하라”며 “한국 영화계를 유린한 세력들은 사죄하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 감독들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영진위는 노(NO)했다. 영진위는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영화감독협회 등 일부 영화계 인사들과 일부 언론의 의도적인 사실 왜곡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림없는 비방을 멈추라는 반박이다.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원로 영화인들은 도대체 10년 동안 뭘 잃어버렸던 것일까. 그리고 무엇을 되찾겠다고 나선 것일까.
1. 영진위가 국민들의 혈세를 도적질했다?
감독협회가 영진위 해체 근거로 내세운 첫 번째는 ‘3천억원 전횡’이다. 대부분 관련 보도들의 머릿제목이 이를 일러준다. 심지어 국고지원금을 ‘횡령’했다고 제목을 뽑은 기사까지 있다. 감
[쟁점] 영진위가 전횡을 했다굽쇼? 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