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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그레이스>는 18세기 영국의 노예해방운동에 앞장섰던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와 동료들의 삶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기독교 정신에 귀의하면서 노예해방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당시의 어지러운 사회상을 도덕적으로 극복하려 했던 윌버포스의 삶과 당시의 노예무역 실태,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에 관해 알아본다.
아프리카 노예무역, 그 끔찍한 현실
유럽 국가들이 세계의 항로를 개척하며 시작된 ‘대항해시대’는 다른 대륙에는 재앙을 의미했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15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뒤 현지인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광산이나 사탕수수밭을 개발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지나친 혹사로 원주민들이 사망하면서 새로운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대두됐다. 당시 개척된 서아프리카 항로는 이들에게 힌트를 제공했다. 결국 스페인은 16세기부터 아프리카 주민을 강제로 붙잡아 아메리카 대륙과 서인도제도(카리브 해안 국가들)에 공
[알고 봅시다] 찬송가 부르며 노예해방운동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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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영화 네 번째로 보는 거예요.” 무서운 신인감독과 열혈 관객의 만남. 3월6일 오후 7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씨네21>이 주관하는 <추격자> 특별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1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나홍진 감독과의 대화. 수차례 영화를 반복 관람한 관객이 대다수인 만큼 심도 깊은 질의응답이 오갔다. “꼭 미진을 죽여야 했느냐”는 한 여성 관객의 질문에 나홍진 감독은 “밝은 대낮에 평화로워 보이는 주택가 한복판에서 살해당하는 여자의 이미지가 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고 답변했고, 이어 영화 속 기독교적인 요소들에 대한 의문에는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붉은 십자가를 발견할 수 없는 공간이 있나. 모든 살인은 십자가 아래서, 즉 신의 발밑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또 “지영민이라는 캐릭터가 악에 대한 심층적인 탐구없이 표피적인 재현에 그치지 않았나”는 따끔한 지적을 향해 “개인적으로는 그런 인물은 이해가 안 되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나
“모든 살인은 신의 발밑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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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영화의 승리다. 3D 애니메이션 <호튼>(원제: <Horton Hears a Who!>)이 지난 주말 4510만달러를 벌어들여 2008년 최고 개봉기록을 세웠다. <호튼> 개봉 전까지 2008년 최고 개봉기록은 J. J. 에이브럼스의 <클로버필드>였다. <호튼>은 미국인이 사랑하는 닥터 수스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 외에도 짐 캐리, 스티브 카렐 등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가 목소리 출연한 것으로 제작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를 만든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이십세기 폭스에서 제작한 <호튼>은 귀가 큰 인기 이야기꾼 코끼리 호튼(짐 캐리)가 먼지보다 더 작은 마을 후빌에 사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요청하는 도움에 귀기울이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그린치> <더 캣>에 이어 할리우드에서 세번째로 영화화된 닥터 수스 원작 동화이며, 개봉성적은 5510만달러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호튼>, <클로버필드> 개봉 기록 누르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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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산업도 부흥의 시기를 맞이할 때가 됐다.” 지난 3월11일, 경기디지털콘텐트진흥원은 MK픽처스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오돌또기와의 투자협약식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앞으로 경기도가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만화 등을 중심으로 직접 투자하는 1천억원 규모의 문화산업육성 투자자금 집행의 첫삽으로,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의 상업적 성공을 목표로 우수 프로젝트를 선발해 지원하는 것이다.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 붙인 사업의 이름은 ‘신화창조 프로젝트’. 그동안 한국영화에 비해 비교적 관심 밖에 있던 애니메이션산업에서 이들은 어떤 신화의 가능성을 본 것일까.
신화창조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선정된 MK픽쳐스와 오돌또기가 공동제작하는 <마당을 나온 암탉 - 잎싹>은 앞으로 7억원의 투자자원을 받게 된다. 이후 신화창조프로젝트는 상반기에는 3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200억을 조성하고, 하반기에는 5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구축
[쟁점] 한국 애니 신화창조,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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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문화혁명? 중국이 영화 검열제도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중국 내 미디어를 총괄하는 중국광파전영전시총국(SARFT)은 중국인민정치평의회 기간 중인 지난 3월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 검열 규정을 새삼스레 재발표했다. SARFT의 개봉 금지 기준은 모두 10가지. (1)포르노, (2)도박, (4)폭력, (4)굴종을 소재로 한 영화들. (5)국가 안보와 (6)국가적 자긍심과 (7)국익을 침해할 경우, (8)국가의 종교 정책을 비판하는 영화. (9)사이비 종교와 (10)미신을 홍보하는 영화. 그리고 다음 9가지는 검열을 통해 삭제될 장면이다. (1)강간, 매춘, 동성애, 자위, 성기노출 등 변태적 성행위의 묘사. (2)성적인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대화나 음악 혹은 음향사운드. (3)살인, (4)폭력, (5)호러, (6)선과 악의 기준을 혼동시키는 귀신영화나 플롯. (7)디테일한 범죄묘사. (8)선정적인 고어, 폭력, 마약장면. (9)과도하게 끔찍한 그림이나 대화. 중국 언론은 이번
[What's Up] 포르노 안돼, 동성애 안돼, 폭력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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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정규교육을 받고 있는 청소년은 나치를 주제로 한 이야기를 신물이 나도록 듣는다. 황금시간대에 텔레비전을 틀면 나치의 만행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가 끊임없이 방영된다. 그렇다면 독일사회는 이런 계몽작업의 효과만 믿고 파시즘은 발디딜 틈이 없을 거라 안심해도 괜찮은 것일까? 모튼 류의 원작을 각색한 신성 데니스 겐젤의 신작 <디 벨레>(Die Welle)는 여기에 문제를 제기한다. 영화는 68세대 이후 반권위주의적, 자유주의적 교육 세례를 받고 자란 독일의 청소년들도 파시즘적 집단 최면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은 독일의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다. 주인공 벵어(위르겐 포겔)는 청년 시절 좌파대안운동권에서 빈집 점거를 한 경력이 있다. 그만큼 의식도 있고 학생들과도 허물없이 지내는 반권위주의적 교사다. 그런 그가 ‘독재’를 주제로 심화학습을 하려하자 학생들은 “어휴, 지겨워. 차라리 미국 대통령 부시를 다루지요”라며 거부한다. 이에 자극받은 벵어
[베를린] 독일에서 파시즘은 정말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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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편으로 나눠 개봉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의 영화화를 놓고 워너브러더스가 묘안을 짜냈다. 영문 페이퍼백으로 총 784페이지에 달하는 장대한 이야기를 두 시간가량의 러닝타임에 구겨넣는 것을 포기하고 <킬 빌>처럼 2편으로 나누어 개봉하기로 한 것이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를 연출한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2010년 11월에 전편을 개봉하고, 후편은 2011년 5월에 개봉할 계획이다. 개봉 스케줄은 나눠졌지만 영화는 동시에 촬영한다.
할리우드 제작사들, 3D 스크린 확장 지원
디즈니, 이십세기 폭스, 파라마운트, 유니버설이 3D 스크린 확장에 뜻을 모았다. 극장 관계자들과 배급업자 스튜디오의 대표들이 모이는 영화산업의 연간 행사 쇼웨스트에서 앞으로 3년간 1만개 상영관을 3D 영화 상영에 적합하도록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한 설비와 재정을 지원하
[해외단신]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편으로 나눠 개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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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화 불법복제 문제에 내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해적판’ 얘기를 꺼내면 모두들 한숨을 쉬면서, “맞아요, 불법 다운로드가 한국 DVD시장을 다 죽여놨죠”라고들 한다. 나 역시 DVD는 죽었다거나 다운로드가 가장 큰 문제라거나 하는 문제들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그저 도대체 왜 서울의 지하철역이나 도심에서 불법복제판 DVD를 내놓고 파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데 대해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지가 이상할 뿐이다.
이 사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내가 3년 전 대학로에서 목격한 슬픈 아이러니는, 불법복제 DVD를 정품 DVD 가격의 10~20%를 받고 판매하는 사람들에게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정품 DVD를 파는 사람이 거리 좌판을 펼쳐야만 했을 때다. 이제 정품 DVD를 판매하는 사람은 망하고, 하루 평균 대학로에는 200m 정도의 거리에 최소 다섯명의 불법복제 DVD 판매상들이 진을 치고 있다. 매번 그들을 지나칠 때 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외신기자클럽] 한국 정부는 왜 수수방관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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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영광은 계속될 것인가. 2007년 미국 박스오피스 수입이 역대 최대치인 96억3천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의 91억4천만달러에 비해 5%가 성장한 수치로, <트랜스포머> <스파이더맨 3> <슈렉3>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등 3천만달러 이상 수입을 올린 4편의 블록버스터가 성공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의 성과가 할리우드의 뜨거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스파이더맨 3> <슈렉3>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등 5월에 한데 맞붙은 영화 세편이 모두 흥행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 당시 시장이 그 정도의 규모를 수용할 수 없으리라는 업계의 회의적인 예측은 뒤집혔고,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이를 근거로 2008년에도 유사한 흥행 가도가 이어질 것을 내다보고 있다.
올해 여름 시즌의 교두보인 5월에는 이미 <아이언 맨> <스피드
할리우드, 흥행 가도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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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세 나오미 감독 두 번째 한국 방문
칸이 아끼는 아시아 여성감독, 가와세 나오미가 지난해 서울국제영화제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는다. 오는 4월17일부터 그의 특별전이 하이퍼텍나다에서 열리고, 지난해 칸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모가리의 숲>이 4월23일부터 국내 개봉예정이기 때문이다. 4월15일부터 17일까지 방한 예정이며, 그의 단편까지 아우르게 될 특별전 상영작은 현재 미정이다.
4기 영진위로 책임있는 전문가를 원한다
“책임있는 전문가로 영진위를 구성하자.” 영화산업노조가 지난 3월10일, 논평을 통해 “작금의 한국 영화산업 붕괴 위기를 생각하면 이번 4기 영진위 위원 교체는 반드시 현실적이고 책임있는 인물들로 구성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영화산업은 현재 ‘어제 부도난 집에 오늘 가장이 상을 당한’ 그야말로 풍비박산난 곳이다. 한국영화 재도약이라는 희망도 발전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마련과 지원이 없다면 모두 사상누각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제
[국내단신] 가와세 나오미 감독 두 번째 한국 방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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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만두시고 신념을 지키세요.
임기는 보장하는 게 좋다. 그런데 새 정권이 들어섰다. 어쩔 텐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에 이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좌파적출’에 입장을 같이했습니다.
같이 일하시기는 껄끄러우셨나요?
“이젠 듣고 있기도 지친다. 인수위가 들어서고부터 지금까지 말을 아낄 줄 모르는 정부이지 않나. ‘나름의 철학과 이념을 가진 분들인데, 새 정권이 들어선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은 그런 신념을 뒤집는 것’이란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 한입으로 두 마디 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는 그분의 따뜻한 조언인 건가.”
_차라리 너희들은 왜 그렇게 눈치가 없냐고 했다면 이해하기는 쉬웠을 거라는 영화인 A
“차라리 알아서 찍어내는 게 덜 굴욕적일 것 같다. 자진해서 사퇴하는 건 모양새 자체가 굴복한다는 느낌 아닌가. 누가 됐든 찍어서 떨궈주면 나중에 그 사람은 정권이 바뀔 때쯤 “내가 MB정권의 피해자”라고 소리 높여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주의 영화인] 지금 그만두시고 신념을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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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의 차기작으로 알려진 <라스트 갓파더>가 문화수출보험 1호 영화로 결정됐다. 한국수출보험공사는 3월11일 심형래 감독과 투자보증 협약식을 체결하고, 문화수출보험이“침체일로에 있는 한국영화 투자를 활성화하고 영화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아가 국가 이미지 개선 효과까지 불러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또한 한국수출보험공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영구아트는 차기작이 극장 및 부가판권시장에서 투자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총제작금의 70%까지 보장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라스트 갓 파더>는 개봉 뒤 2년 동안 수익이 전무할 경우, 영구아트는 예상 총제작비 200억원 중 최대 140억원까지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심형래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까지 겸하는 <라스트 갓파더>는 미국 마피아 대부가 전국 마피아들을 불러모아 숨겨진 아들 영구의 존재를 알리고, 자신의 후계자로 삼는다는 줄거리의 코미디. 말론 브랜도의 경우 CG로 복원해서 그려
한국수출보험공사, 문화수출보험 1호 영화로 <라스트 갓파더>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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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 번째 행사의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제쪽은 3월11일 기자회견을 통해 프로그램 소개를 비롯한 제10회 행사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개막작은 영화제 10주년 기념 제작프로젝트인 <텐 텐>으로 결정됐다. 6명의 국내외 감독들이 ‘도시와 여성’이라는 주제로 만드는 단편 모듬이다. 참여 감독은 변영주, 이수연, 장희선, 임성민 등 국내 4인과 독일의 울리케 오팅거, 캐나다의 한국계 여성감독 헬렌 리 등 해외 2인이다.
10회인 만큼 올해 여성영화제는 예년과 달리 큰 변화들이 눈에 띈다. 먼저 상영작 규모가 대폭 커졌다. 100여편 내외였던 상영작 편수는 40여편이나 늘어나 올해는 총 30개국 141편의 영화가 10개의 섹션을 통해 상영된다. ‘새로운 물결’과 ‘아시아 단편경선’ 등 고정적인 섹션 외에 지난 10년의 국내 여성영화를 돌아보는 ‘9707 한국 여성영화’, 영화제 9년간의 상영작들 가운데 네티즌이 직접 뽑은 영화들을 앙코르 상영하는 ‘커튼콜’
열돌 맞은 여성영화제의 커다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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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하지만 단호한 선이 강조된 뚱한 캐릭터, 시큰둥한 톤에 절박함을 담은 목소리. 정적인 의뭉스러움으로 무장한 ‘장형윤표 애니메이션’, 일본에서도 통할까? <아빠가 필요해> <편지> <Tea Time> <어쩌면 나는 장님인지도 모른다> 등 장형윤 감독의 단편 네편을 묶은 DVD가 지난 3월6일 일본에서 출시됐다. 본인이 쑥스럽게 밝힌 표지의 문구, “한류 아니메, 장형윤 작품집”이야 귀여운 카피라고 넘길 수 있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초속 5센티미터> 등을 만든 애니메이션 제작사 ‘코믹스 웨이브 필름’이라는 DVD 발매회사는 꽤나 묵직하다. 신진 애니작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한 소규모 회사로, 신카이 마코토의 <별의 목소리>는 15만장까지 판매되는 대박을 내기도 했다. 이들이 DVD를 만든 한국 작가로는 장형윤 감독이 처음인데, <아빠가 필요해>가 아마추어 작가를 대상으로 한 일본의 페스티벌에서 수상하면서 이를
[인디스토리] 일본 굴지의 DVD 발매사가 주목한 한국 단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