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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지구다.” 봉천동 한 아파트의 802호가 입구부터 수선스럽다. 출연배우, 스탭들이 벗어놓은 신발은 신발장을 채우고도 넘쳐 아파트 복도까지 흘러나왔고,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 크레인은 발 디딜 틈이 없는 거실을 반으로 잘라 구역을 나누어놓았다. 촬영시 있어선 안 될 곳과 있어도 괜찮은 곳.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진 지난 2월12일, 실내 촬영이라곤 하지만 아파트 한 세대를 빌려 마련된 <지구에서 사는 법>의 현장은 녹록지 않았다. 조명을 위해 열어놓은 베란다 창문으론 세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왔고, 넘쳐나는 신발들로 어쩔 수 없이 열어놓은 현관문 사이에서도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왔다. 불이 꺼져 어두운 방 한쪽에서 모니터를 지켜보던 안슬기 감독은 조용하지만 끈기있는 목소리로 ‘다시’를 여덟, 아홉번 주문하고 있었다. 아직도 같은 장면이다.
<지구에서 사는 법>은 <다섯은 너무 많아> <나의 노래는> 등을 연출했던 안슬기 감독이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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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페럴의 세번째 스포츠 코미디 <세미-프로>가 3월 첫째주 미국 극장가의 선두로 떠올랐다. 카 레이싱을 소재로 한 2006년 <탈라데가 나이츠: 리키 바비의 발라드>, 아이스 링크 위에 남성 2인조 피겨를 선보인 2007년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에 이은 3연속 1위 데뷔다. <세미-프로>의 소재는 미국인들이 가장 흔하게 접하는 스포츠인 농구로, 영화에서 윌 페럴이 맡은 역할은 만년 꼴등 팀의 대범한 구단주로 미국 농구협회에서 쫓겨난 팀을 국제 농구협회에 가입해 전작들 처럼 편법과 적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밟으며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코미디다. 소재는 친숙했지만 그 만큼 관객을 끌지는 못했는데, <탈라데가 나이츠: 리키 바비의 발라드>가 4700만달러,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가 3300만달러의 개봉기록을 각각 세운 데 비해, <세미-프로>의 개봉성적은 1530만달러에 그쳤다. 전작 2편이 PG-13(13
윌 페럴의 농구 코미디 <세미-프로> 1위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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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사람들>을 둘러싼 소송 종결
영화 <그때 그사람들>을 둘러싼 영화상영금지및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지난 2월18일 서울고등법원 제14민사부의 조정으로 종결됐다. MK픽처스는 이후 <그때 그사람들>을 상영할 경우 ‘이 영화는 역사의 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세부사항과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는 모두 픽션입니다’란 자막을 넣고 영화 속 등장인물과 그 가족들이 당했을 피해에 유감을 표하는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로 했다. 또한 원고인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는 MK픽처스에 1심 판결에 따른 가지급물 1억원을 반환하고, 조정 조항 외에는 더이상의 청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노인을 위한 영화는 있다
영화를 통해 노인을 돌아보자. 일본국제교류기금과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한국치매가족협회가 주최하는 한·일 양국의 고령화 복지를 둘러싼 심포지엄 및 영화 상영회가 오는 3월6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이 자리
[국내단신] <그때 그사람들>을 둘러싼 소송 종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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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에 휘둘리던 한국영화에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인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이어 <추격자> 또한 400만 관객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추격자>는 개봉 13일째인 2월26일에 전국관객 200만명을 넘어서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2월14일 개봉해 <점퍼>에 이어 흥행순위 2위를 기록한 <추격자>는 둘째 주에 정상을 차지했으며, 스크린 수 또한 400개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배급사인 쇼박스의 박진위 팀장은 “비수기에 들어선 3월 초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최종 스코어를 가늠할 수 있겠다”면서 “현재 분위기로만 추정하면 전국에서 400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200만 돌파 시점은 개봉 뒤 15일째였다. 홍보사 인피니티 관계자는 “<추격자>의 열기는 2003년 <살인의 추억>보다 앞선다”라고 덧붙였다.
개봉 첫 주말 이틀 동안 전
“불어라,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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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편의 단편영화가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다. 단편영화 서너편을 묶어 상영하거나 정기 상영회의 일환으로 상영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처럼 단일 작품으로 매일 정기적인 상영을 하는 건 좀 예외적이다. 극장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이 프랑스 영화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30분짜리 <커튼 레이저>와 배우 유지태가 만든 24분짜리 <나도 모르게>를 각각 3월13일과 20일에 개봉할 예정인 것. 정확한 상영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관객이 많이 찾게 될 저녁시간으로 매일 1회씩 기본 1주일을 상영할 계획. 사실 하루 1회 상영을 정식 개봉이라 칭하기에는 모자란 면이 있지만, 극장쪽은 “관객의 반응에 따라 상영 횟수와 일수를 충분히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수아 오종의 <엔젤>을 본 관객이 <커튼 레이저>를 반값에 볼 수 있거나 <커튼 레이저>를 본 관객이 <나도 모르게>를 반값에 볼 수 있는 등 할인을 통해서도 관객을 유도하
상영 방식에 대한 편견을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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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보다는 가난하시군요.
원래부터 공직에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으니 재산을 불리셨겠죠.
대답이 궁색하긴 한데 국회의원들 질문은 더 웃기더군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의 청문회 어떻게 보셨습니까.
도덕검증이란 게 중요하다는 건 인정한다. 아무래도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서에서는 영향을 끼치지 않겠나. 그런데 저 사람이 어떤 문화정책을 펼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더라. 사실 청문회라는 게 정치공작의 성격을 띠긴 하지만, 매번 이런 식이면 곤란하지. 부자와 가난한 사람 중에서 장관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 합리적인 정책안을 가진 사람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_이렇게 돼버린 거 문화계 입장에서 도움되는 사람이 나와주는 게 가장 좋은 일인 것 같다는 A 감독
이광철 의원이 국채보상운동 운운하는 건 정말 웃겼어요. “돈이 된다면 일본 국채건 미국 국채건 살 수 있는 것이냐, 문화는 그런 것이 아니라 혼이고 정신”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정말 압권이지 않아요? 게다가 자신이
[이주의 영화인] 배용준보다는 가난하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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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들과 관객이 리플을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는 오는 3월3일, 영화감독들의 웹진인 <디렉터스 컷>(www.dicut.net)을 오픈한다. 이 웹진은 계간지 성격으로 1년에 4번가량 업데이트되며 영화계의 내외적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감독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계획이다. 웹진인 동시에 사실상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의 홈페이지로 기능하는 것.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 대표인 이현승 감독은 “영화계에도 산업적인 영향이 커지면서 창작의 영역이 많이 위축되었다”며 “<디렉터스 컷>을 통해 감독들이 창작에 대해 어떤 고민들을 하는지부터 연출관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호인 만큼 웹진 <디렉터스 컷>이 오픈과 함께 내놓는 콘텐츠들은 꽤 풍성하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이 발제자로 참여하고 영화평론가 이상용과 박유희, 김용화 감독, 한재덕 프로듀서가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 최근 한국영화 서사의 어떤 경향’과
감독과 관객, 피드백을 나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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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은 팍팍, 조건은 자유롭게. 전주국제영화제가 ‘숏숏숏’ 프로그램을 통해 단편영화 3편을 지원한다. ‘숏숏숏’은 “전주영화제를 통해 알려진 새로운 신인감독에게 단편 연출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마련된 프로그램. 2007년엔 첫회란 이유로 김종관, 손원평, 함경록 등 단편영화로 이미 인지도가 높은 감독들을 지원 대상으로 정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전주영화제 한국 단편 비평가주간에서 영화가 상영됐던 김나영, 신민재, 이진우 감독을 행운의 주인공으로 택했다. 시놉시스도, 시나리오도 없이 전작만 바탕으로 지원을 결정하기 때문에 위험부담도 있지만 “‘숏숏숏’은 연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더 크다”고. 제작 지원에 붙는 조건은 단 하나. 상영시간이 20분 내외여야 한다. 3명의 감독에게는 각각 1천만원의 제작비가 주어지고, 완성은 영화제 상영일인 5월4일 전까지다. 전주영화제 프로그램팀 박혜진씨는 “1천만원을 감독들은 적게 느끼는 것 같다”며 다소 서운함을 밝혀지만, 2007년 숏숏숏
[인디스토리] 전주가 밀어주는 세편의 단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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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3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이명세 감독의 1993년작 <첫사랑> 다시 보기 행사가 열렸다. 상영 후엔 평론가 이동진의 진행으로 이명세 감독과 주연배우 김혜수가 관객과 대화를 나눴다. 이명세 감독은 이 영화를 다시 보고 “때론 울컥하는 기분도 있었고 연애편지를 쓰고 난 뒤의 부끄러운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촬영 전 감독님에게 이 영화의 주제가 뭐냐고 물었더니 감독님은 ‘첫사랑이라는 키를 통해 열어본 시간의 비밀’이라고 했다. 나중에 시사회에서 그 말을 이해하게 됐다”고 추억을 소개했다. <첫사랑>은 한국영상자료원과 이동진닷컴이 실시한 ‘다시 보고 싶은 한국영화’ 설문에서 2위를 차지한 영화이기도 하다.
다시 보고 싶은 한국영화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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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된 직후의 대통령은
멧돼지랑 똑같아.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 사의
부동산 과다보유.
돈 있으면 됐지 왜 쓸데없이 자리 욕심을….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 사의
자녀의 이중국적 논란.
개념은 안드로메다에….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 사의
김포 절대농지 매입의혹.
호호호, 환경보다 부동산이죠?
김성이 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
임대소득 누락도 기가 차지만
…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뭔지는 아십니까?
복지부 장관이 뭐하는 자리인지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 투기 의혹
“순수한 마음”에 구입하셨쎄요?
국적 포기한 딸은 5년간 42건 건보혜택.
순수한 마음으로 살고 싶으시면 집에나 계세요.
이영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 불성실한 공직 활동 경력
잘 모르겠다, 죄송하다.
아는 것 없어, 경력은 부정확해.
대체 뭘 믿고 자리를 수락했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 “내용 파악 못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인데
청문회 야마를 몰라? 야마돌게. &g
[이주의 한국인] 당선된 직후의 대통령은 멧돼지랑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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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던 <추격자>가 2주 연속 1위를 기록할 조짐이다. 지난 2월 26일 전국 201만 8821명을 동원하며 전국 200만 고지를 넘어선 <추격자>가 약 30%가 넘는 예매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흥행작인 <우리생애최고의 순간>보다도 가파른 속도를 내고 있다는 후문. 하루에 약 11만명의 관객이 찾고 있는 <추격자>는 다다음 주 박스오피스에서는 30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위는 강풀의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바보>가 차지했다. 현재 약 20%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는 <바보>는 개학이 가까워진 학생들과 원작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3위와 4위는 각각 <밴티지포인트>와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이 차지했다. 지지난 주 박스오피스 1위에서 지난 주 2위로 내려온 <점퍼>는 약 5%내외의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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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개봉 3주차에도 예매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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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의 숨가쁜 추격이다. 개봉 첫 주였던 지난 주 박스오피스에서 <점퍼>에 밀려 2위로 진입했던 <추격자>가 1위를 탈환했다. 지난 2월 21일 전국 100만명 고지를 돌파한 <추격자>는 어제인 25일까지 전국에서 190만6215명(배급사 기준)을 동원했다. 전국 440여개로 시작한 스크린 수도 주말에는 470개로 늘어났으며 평일에도 약 1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2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인 <추격자>의 기세는 다음 주에도 크게 기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위는 지난 주 1위였던 <점퍼>가 차지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의 기준으로 볼때 <점퍼>는 개봉 2주차 동안 128만 7477명을 동원했다. <추격자>가 1위를 하긴 했지만, 21일 대거 개봉한 오스카 후보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진입하며 첫 주를 시작했다.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어톤먼트>가 5위를 차지
<추격자>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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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 한구석 주전자에 물이 팔팔 끓고 있다. 건물 계단 복도엔 주인공 언주로 출연하는 정유미가 벌벌 떨며 대기하고 있고 사무실 안쪽엔 스탭들이 세팅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1월27일 일요일 강남의 한 학습지 사무실을 빌려 마려한 곳은 고태정 감독의 장편 데뷔영화 <그녀들의 방> 현장.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 제작지원작 중 한편인 <그녀들의 방>은 딸을 잃고 허무하게 살던 중년 여자 석희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학습지 방문 교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 여자 언주(정유미)가 우연히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순조롭게 진행됐던 26일의 촬영과 달리 이날의 촬영은 같은 장면에서 테이크를 계속 더해가고 있었다. 고태정 감독은 “대충 예상한 일이다. 3시에 이동하기로 했지만 이 장면이 중요하니 어쩔 수 없다”며 정유미의 어깨를 계속 토닥였다. 세상에 지친 언주가 힘이 빠진 채 사무실로 돌아와 무념으로 머그잔에 뜨거운 물을 계속 담는 신이니 감독과 스탭이 예민해
이 정도 뜨거운 물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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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9일 필름포럼에서 열린 ‘에릭 쿠 스페셜’. 장편 <내 곁에 있어줘>와 <휴일없는 삶>(2006년 전주 디지털 삼인삼색 중 한편으로 제작된 단편)이 상영되고 에릭 쿠의 강연이 있었다. 이날 객석을 감동시킨 그의 마술은 두 가지. 그중 첫 번째, 갑자기 강연을 중단하고 그가 깜짝 선물을 공개한다. “제가 지금 막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 중인 새 영화의 9분짜리 편집본을 (DVD로) 갖고 왔는데 혹시 보시겠어요?” 아니, 이런 횡재가 다 있나. 관계자 말고 외부에 선보이는 건 처음이라니! 관객의 박수! 세상에서 에릭 쿠의 새 영화의 장면을 가장 먼저 본 사람들의 환호! 제목은 <마이 매직>이다. <내 곁에 있어줘>에 나오는 뚱보 경비원만큼이나 몸집이 비대한 한 남자가 아내도 떠나가고 아들과 함께 단둘이 살면서 차력도 하고 마술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간다는 이야기. 에릭 쿠가 또 한명을 구제하겠구나. 두 번째 마술, <내 곁에 있어줘&g
객석을 감동시킨 에릭 쿠의 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