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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젤라가 떴다. 남아공 축구장에선 ‘퇴출’하자는 원성이 높은데 한국에선 인기 아이템이 된 모양이다. 며칠 전부터 야구장의 이색 응원도구로 쓰이더니, 영화인들의 집회에서도 부부젤라가 등장했다. 6월17일 오후 2시 영화진흥위원회 앞에서 열린 ‘조희문 영진위 위원장의 사퇴 촉구와 영화진흥위원회 사수를 위한’ 집회에서다. 이송희일 감독을 비롯해 기다란 부부젤라를 입에 문 영화인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70여명의 영화인들이 모여 집회를 연 지 10분쯤 지났을 때, 한국영화인협회 소속의 원로영화인들과 광화문영상미디어센터,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루 스탭들이 “영화인화합 외친 지 얼마나 됐냐. 영진위가 니들 거냐?”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집회 진행을 가로막았다. 양쪽의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한 원로영화인이 이렇게 말했다. “그건 제발 좀 불지 말라고!” 코끼리 소리 내는 줄루족의 나팔, 부부젤라가 사람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게 사실인가 보다. 정작 이날 집회에 등장한 부부젤라는 국산인데다,
[이영진의 영화 판판판] 레드카드 받았으면 퇴장하는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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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지난 6월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42개국 193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올해 영화제의 방향은 ‘관객 중심의 영화제’. 이를 위해 부천영화제는 부천시청, CGV, 프리머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을 상영관으로 확보해 하나의 거리에 영화제의 공간을 집약시켰고, 움직이는 인포메이션 센터 ‘피포’와 거리공연 이벤트 ‘피판 무브먼트’ 등 관객 대상의 이벤트를 확대시켰다. 김영빈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관객을 생각하는 영화제, 시민에게 다가가는 영화제로 발돋움할 것이며 좀더 즐겁고 의미있는 축제를 통해 판타스틱 영화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올해 부천영화제의 개막작은 폴 셰어링 감독이 연출하고 에이드리언 브로디, 포레스트 휘태커가 주연한 <엑스페리먼트>다. 폐막작으로는 피판 레이디인 황정음 주연의 <고사 두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이 선정됐다. 일본 배우 오구리 슌과 소설가 쓰지 히토
건담의 창조자 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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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과 제이든 스미스가 주연한 <베스트 키드>가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3주간 정상을 차지했던 <슈렉 포에버>는 <베스트 키드>와 <A-특공대> 두 편의 신작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4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베스트 키드>는 개봉 첫 주에 56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제작비를 전액 회수했다. <베스트 키드>는 1984년에 미국에서 개봉한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로, 베이징으로 이민 간 미국 소년 드레(제이든 스미스)가 아파트 관리인 미스터 한(성룡)에게 쿵푸를 배운다는 내용의 액션영화다. <베스트 키드>에 제작자로 참여한 윌 스미스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드레 역을 맡아 쿵푸 솜씨를 뽐낸다. 국내에선 6월 10일 개봉했다.
2위는 <A-특공대>가 차지했다. <A-특공대>는 1983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NBC>를 통해 방영됐던 인기
성룡의 <베스트 키드> 미국박스오피스 1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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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진실을 밝힌다. 아두르 고팔라크리슈난 감독이 의장을 맡고 므리날 센, 샴 베네갈 등 인도의 대표 예술영화감독들이 고문으로 포진해 있는 PSBT(Public Service Broadcasting Trust)는 미디어 산업의 민주화를 주창하며 현재까지 360편의 다큐멘터리 제작지원을 통해 인도사회에서 소외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매달 열리는 인디아 해비타트 센터(India Habitat Center) 정기 상영회는 시민과의 소통의 장으로 확고한 자리를 굳혔는데, 최근 상영된 다큐멘터리 한편은 그 어느 때보다 인도 깊숙한 곳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인큐어러블 인디아>(Incurable India)다.
그런데 인큐어러블 인디아? 인도 관광청의 ‘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dible India)라는 광고문구를 본 적 있는 독자라면 오타가 아닐까 의아함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인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인큐어러블
[인도] <식코>보다 더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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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배우보다 대접이 남다르다. 감독의 “컷” 소리가 떨어지자마자 스탭들이 재빨리 수건으로 따뜻하게 감싸주질 않나, 연기를 못해도 감독이 전혀 불평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 가면 된다”며 배려한다. 또, 기자의 질문에 대답은커녕 콧방귀를 뀌고 가는 배짱도 갖췄다. 도대체 누구기에 현장에서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는 걸까. 혹시 장동건? 배용준? “세팅 끝났습니다”라는 조감독의 신호에 그 문제적 배우가 카메라 앞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가 아니라 무려 셋이다. 크기가 딱 성인 주먹만한, 강아지 세 마리가 꼬리를 촐랑거리며 씩씩하게 걸어온다. 옆에 있던 주인공 동욱 역의 송중기가 “예쁘죠? 우리 배우들이에요”라고 소개한다.
지난해 12월28일 경기도 양평의 한 펜션. 크랭크업을 하루 앞둔 <마음이 두 번째 이야기>가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다. 웬만큼 어려운 장면들은 다 찍었기에 이날 촬영분은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오프닝 시퀀스와 주인공 동욱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
[cine scope] 4년 뒤… 먹뽀, 도도, 장군이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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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동물보호’를 주제로 한 옴니버스영화가 제작된다.
지난 6월5일 오후 1시 용산 아이파크몰 이벤트 파크에서 영화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날아라 펭귄>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제작 총지휘를 맡고 농림수산식품부가 제작 지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감독 네명이 참여한다. 임순례 감독을 비롯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의 박흥식, <마법사들> <시간의 춤>의 송일곤, <생산적 활동> <경축! 우리사랑>의 오점균 감독은 ‘동물보호’라는 소재로 20분 내외의 단편영화를 만든다.
“우리 사회에는 여성, 극빈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많은데, 학대나 고통을 받아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동물은 그 어느 취약계층보다 더 취약한 계층”이라는 임순례 감독은 “동물을 사회로 끌어들인 것이 인간인 만큼 인간이 책임져야 한다”
동물 사랑, 생명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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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이 제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트레일러 연출을 맡았다. 올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8월12일부터 1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영화 <작은연못>이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6월23일 재개봉한다. 이상우 감독의 <작은 연못>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한 작은 마을이 입은 상처를 그려낸 작품으로,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했다는 이유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6월7일 발표한 1~5월 영화산업통계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영화를 본 관객 수는 전년대비 11.5%가 감소한 2442만889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3일, 영화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경기공영영상위원회와 200억원 규모 영상전문펀드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및 공동출자 협약을 체결했다.
[한줄뉴스] 허진호 감독 영화제 트레일러 연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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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포드캐스트 팬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서울을 가로지르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보내야 하는지 생각하면 헤드폰을 끼고 지적이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새 영화에 대해 토론하는 걸 들을 수 있는 게 너무나 행복하게 느껴진다. 포드캐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은 놀라울 정도다. 요즘 같은 시절이면 트위터 계정과 아이포드만 있으면 현대 세계영화에 대해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는 게 가능할 듯하다.
어떤 면에선 포드캐스트를 만드는 것도 쉽다. 디지털 포맷으로 오디오를 녹음해서 인터넷에 올리고 사람들이 그걸 다운로드해서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로 듣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좋은 리뷰를 쓰는 기술이 있듯, 좋은 영화 관련 포드캐스트를 만드는 특별한 기술도 있다(비디오캐스트는 다른 포맷이니까 여기서 잠시 무시하기로 하자).
한 사람이 녹음한 포드캐스트는 아무래도 재미가 없다. <월 스트리트 저널> 영화평론가인 조 모겐스턴은 자신이 쓴 리뷰를 읽는 4분짜리 포드캐스트
[외신기자클럽] <씨네21>의 포드캐스트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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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필름 아카이브에 보관된 75편의 미국 장편 무성영화, 미국으로 반환
->존 포드의 초기작 <업스트림>과 클라라 보가 주연한 <왜 남편은 바람을 피울까>, 메이블 노맨드의 단편 코미디영화가 포함되어 있다고. 어디선가 잠자고 있을 한국 고전영화들, 어디에 있나요. 그립습니다.
*루마니아 감독들, 정부의 새 영화법에 반발하며 트란실바니아영화제서 시위
->새 영화법에는 루마니아 국립영화센터(CNC)가 정부의 제작지원금을 마음대로 운용하고, 영화평론가들을 제작지원작 선정 위원회에서 제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음. 루마니아의 젊은 감독 튜도르 기유르규 왈, “20년 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처사죠”. 이거, 남 얘기 같지가 않다.
*유니버설, 본 시리즈 4편 <본 레가시> 제작에 착수… 맷 데이먼, 폴 그린그래스 합류는 미정
본 시리즈의 창조자 토니 길로이(시나리오 작가)는 합류한다던데…. 맷-폴 콤비 없는 본 프랜차이즈는 앙꼬 없는 찐빵
[댓글뉴스] 뉴질랜드, 미국 장편 무성영화 반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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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일본 개봉이 난항에 빠졌다. ’민간우파’ ’신보수’ 등의 일본 우익단체들이 이 영화를 반일영화로 규정, 상영 저지 운동에 나섰다. 우익단체가 배급사 사장 자택까지 찾아가 항의를 하는가 하면, 상영극장 주변에선 연일 반일영화 상영 저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배급사는 “이미 3개월 전부터 상영 반대를 권고하는 익명의 전화에 시달려왔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더 코브…>는 일본 작은 마을 다이지에서 자행되는 돌고래 학살을 그린 다큐멘터리. 수위가 높은 고발로 제작 단계부터 어부들의 테러와 물리적 위협에 시달려왔다.
이달 26일부터 26개관 개봉을 목표로 했던 <더 코브…>의 상영은 도쿄의 메인상영관인 ’시어터 N 시부야’의 상영 취소를 시작으로 확산되고 있다. 애초 상영을 강행하겠다는 배급사가 사태가 이 지경이 되자 백기를 든 상태. 상영을 철회한 해당 극장들은 “평화로운 영화 관람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그러니까 돌고래를 안 죽이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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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9일,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는 유인촌 장관의 갑작스러운 브리핑이 있었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유인촌 장관은 신재민 차관이 사퇴를 요구한 뒤, 별다른 소식이 없는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안을 브리핑을 한 뒤, 일정을 이유로 질의응답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기사를 읽다가 약 1년 전에 있었던 유인촌 장관의 브리핑 현장이 떠올랐다. 지난해 7월2일이었다. 그때는 강한섭 전 위원장의 사퇴여부가 관심사였던 시기다. 당시에도 갑자기 브리핑 일정을 마련한 유인촌 장관은 먼저 부서와 관련된 다른 현안들에 대해 말했다. 영진위 관련 소식은 마지막이었다. 그 순간 장관은 기자들을 흘깃 쳐다보면 “이게 제일 궁금한 소식이었나요?”라고 물었다. 강 전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알린 뒤에는 기자들 틈에 앉아 질의응답을 받았다. 3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장관은 함께 식사를 하러 가자고 했다. “진짜 중요
[강병진의 영화 판판판] 에이, 위원장은 문제의 깃털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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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몽이다. 나는 일본 여자이기도 하고, 한국 여자이기도 하며, 뉴욕 여자이자 영국 여자다.’
오노 요코는 자기 자신을 자몽이라 부른다. 자몽이란 과일의 잡종성에 자신을 빗댄 것이다. 오노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가정 형편이 유복했던 이유로 미국을 종종 방문했고, 대학 또한 미국에서 나왔다. 이후 영국 남자 존 레넌을 만나 사랑에 빠지며 자연스럽게 영국 문화를 받아들였다. 이처럼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삶 속에서 체험해온 오노는 예술 작업의 경계 또한 거부한다. 미디어극장 아이공은 개관 4주년을 기념해 오노 요코가 연출한 영화 11편을 상영한다. 그동안 아이공은 대안 영상을 상영하며 관련 아티스트들과의 퍼포먼스와 공연도 함께 기획해왔다. 자몽 같은 삶의 양식을 표방하며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해온 오노의 작품과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오노 요코가 처음으로 영상 작업에 관심을 기울인 건 1965년이다. 당시 서른두살이던 오노는 관객이 요구할 때까지 자
영화 보고 트위터로 말 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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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펠리니의 거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6월10일부터 7월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은 펠리니의 초기작부터 유작까지 총 22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한다. 펠리니의 거의 전작이 소개되는데다, 상영기간만 무려 한달에 달한다. 자전적인 요소를 영화에 반영하는 펠리니의 작품 성향으로 볼 때, 이번 영화제는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펠리니의 삶까지 조망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기존의 것을 거부하는 예술가적인 창의성은 펠리니의 작품을 끊임없이 관통하는 화두였다. 특히,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무방비 도시>(1945), <전화의 저편>(1946) 등에서 조감독이자 공동 각본가로 참여했으면서도, 그는 기존 네오리얼리즘의 전통을 거부하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인생과 예술에 대한 성찰을 풀어나간다. 특히 데뷔작인 <백인 추장>(1952)은 그의 작품세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길>부터 <카사노바>까지 전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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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주년을 맞은 인디포럼과 <씨네21>이 옴니버스영화 <이제 난 용감해질 거야>를 제작합니다. 참여하는 감독은 장건재, 임철민, 김성철, 이종필, 기채생, 채기, 신수원, 최아름, 정지연, 김종찬, 박종빈·박재평(공동연출), 김민경, 신이수, 이진우, 장훈 등 총 15명입니다. 이들은 최근 독립영화의 최대 화두인 ‘자생’을 주제로 5분 내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5월20일, <씨네21>은 이중 세편의 촬영현장을 찾았습니다. “무조건 부수고 보는 현실을 비판”하는 신수원 감독의 <집>,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닌 탁구처럼 사람들과 직접 참여하는 삶을 꿈꾼다”는 김민경 감독의 <핑퐁>, “앞이 보이지 않지만 삶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소녀”를 그리는 정지연 감독의 <산책>입니다.
15편의 옴니버스영화 <이제 난 용감해질 거야>는 5월31일 오후 5시10분 인디포럼영화제2
[cine scope] ‘자생’을 향한 15색 메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