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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교수이자 번역가(그리고 내 박사논문을 지도해주셨던)인 파트릭 모뤼스는 최근 <신화 속의 한국>이라는, 신선한 자극을 주는 자서전적 성향의 에세이를 출간했다. 여타 ‘한국학’ 연구서들에 비해 거만함이 확실히 덜한 책이다. <신화 속의 한국>은 많은 학술연구서들과 달리 한국인을 대신해서 한국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 한국 사람들 스스로 한국에 대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귀울인다는 점이 특이하다.
모뤼스 교수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스스로를 묘사하고 있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에 따르면 북한이 됐든 남한이 됐든 한국은 스스로를 일단 ‘피해자’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의 피해자란 말인가? 물론 타인의 피해자다. 미국인이든 일본인이든 혹은 반대편에 있는 한국인이든 다들 하나같이 한국에 피해자의 정체성을 부여한다고 모뤼스는 말한다. 그러나 저자가 본문 어느 장에 붙인 제목에서도 말해주듯 피해자로서의 한국에는 ‘분단’이라는 흉터가 있다. 한 나라의
[외신기자클럽] 피해와 분단 그리고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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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프랑코, 감독 데뷔한다
→윌리엄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와 코맥 매카시의 <블러드 메리디언>을 영화화할 계획.
UCLA 영문과 출신답긴 한데, 난해한 작품만 골라잡아서 어쩌누….
2010년 북한TV에서 최초로 방영된 영미권 영화는 <슈팅 라이크 베컴>
→그러나 북한답게 민족감정, 동성애, 종교적 에피소드를 모두 들어낸 60분가량(원작은 112분)을 방영했다고. 대체 내용은 이해가 됐을지.
마녀 잡는 <헨젤과 그레텔> 영화 나온다
→<데드 스노>의 감독 토미 위르콜라가 연출. 어른이 된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 사냥꾼으로 활동하는 이야기. 젬마 아터튼과 제레미 레너가 무시무시한 남매로 출연한다.
[댓글뉴스] <헨젤과 그레텔> 영화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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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의 이름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가 예산 압박 때문에 성급하게 발표한 것으로 비난받는 ‘비소를 먹고사는 슈퍼미생물’이라든지 2012년에 지구로 접근할 거대 외계 우주선의 존재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시달리는 등 갖가지 내우외환으로 떠들썩하다. 그런 NASA가 이번엔 할리우드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NASA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한 ‘지금까지 가장 멍청하고 과학적으로 흠결 많은 영화’ 명단이 발표됐는데, 영예의 1위는 롤랜드 에머리히의 <2012>가 차지했다.
NASA ‘지구근접소행성 랑데부 계획’(Near Earth Asteroid Rendevous)팀의 도널드 예먼스는 “<2012>는 ‘나쁜 과학’을 보여주는 아주 예외적이고도 특별한 예”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감독은 이른바 세계 종말의 근거로 고대 마야인의 예언을 끌고 온다. 2012년 12월21일 이후의 달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문을 믿는 대중의 근심을
지구 종말 문의 메일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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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3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등 4개 신문사를 종편(종합편성 방송채널) 사업자로 발표했다. 발표 전부터 종편은 이미 미디어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상파 3사에 더해 4개의 종편채널이 벌일 경쟁구도를 레드 오션이 아닌 블러드 오션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채널간의 콘텐츠 경쟁이 가열될 조짐인 만큼, 영화계 또한 종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않을 듯 보인다. 과연 종편은 영화계의 블루 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영화계를 위기로 밀어넣을까.
한해 약 40편 드라마 제작 예상
종편의 출현이 가시화되면서 일찍이 예상된 건 드라마·예능 제작업계의 활성화와 스타들의 개런티 상승이었다. 지상파 채널과 시청률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이미 지상파에서 자리를 잡은 유능한 연출자와 제작자, 연기자들을 포섭하려는 움직임이 과열될 것이란 전망이다. 드라마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의 길경진 대표는 “종편 사업자들은 작품에 대한 권리에 있어서 기존의
[포커스] 영화계를 뒤흔드는 빅브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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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상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올해로 6회째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개막작인 에릭 로메르 감독의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을 비롯해 총 44편의 국내외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감독과 영화평론가로 구성된 ‘친구들의 선택’ 섹션은 <리오 브라보>(최동훈 감독 선택), <붉은 살의>(봉준호 감독 선택), <산 파블로>(김영진 평론가 선택), <겟 어웨이>(이명세 감독 선택), <북극의 제왕>(오승욱 감독 선택), <미친 개들>(류승완 감독 선택), <몬티 파이튼의 성배>(이준익 감독 선택), <이블 데드>(이해영 감독 선택), <나무, 시장, 메디아테크>(정성일 평론가 선택) 등 총 14편의 고전영화가 준비되어 있다. 또 관객이 선정한 ‘관객의 선택’ 섹션은 지난해 타계한 에릭 로메르 감독의 작품 6편과 버스터 키튼의 단편
봉준호 감독 추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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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퀘벡은 그을렸다. 지난해 베니스, 토론토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수많은 상을 휩쓸며 퀘벡권 캐나다영화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준 드니 빌뇌브 감독의 <그을린>(incendies)은 몬트리올의 시네마테크 중 하나인 시네마 뒤팍에서 여전히 상영 중이다. 지난해 부산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그을린>은 중동 내전으로 고통받는 한 여인의 역사를 지극히 영화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텔레필름 캐나다는 지난 9월 이 영화를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부문 지원작으로 선정했다. 텔레필름의 캐럴 브라반 이사는 “깊이있는 주제를 영화적으로 잘 그려낸 이 영화가 지원작이 되는 데 손색이 없으며 캐나다의 훌륭한 감독 중 한명인 드니 빌뇌브의 재능이 국제적으로 더욱 많이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드니 빌뇌브는 퀘벡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감독이다. 그의 단편영화 <Next Floor>는 2008년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2009년작
[몬트리올] 퀘벡, <그을린> 덕에 “음메 기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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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비주류 영화(한국 독립영화, 외국 아트영화 등)의 팬이라면 낙심하기 쉽다. 보고 싶은 재미있는 영화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영화들이 극장에 걸려도 엄청나게 광고를 해대는 주류에 밀려버리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무리 야심차게 잘 만든 독립영화라 해도 1천장의 티켓을 팔기가 힘든 때다. 마치 어릴 때 친구들이 매일매일 운동장에서 싸움에 지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현재 시스템이 유지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실 전세계적으로 콘텐츠 업계는 위기에 처해 있다. 전문 분야 출판사와 인디음악 레이블들 역시 같은 존재론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비관적 상황에서 사회와 문화상품의 소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그에 맞추어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해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오리건주의 시전문 출판회사인 웨이브 북스는 낱권으로 책을 팔지 않고 일년에 300달러하는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회원이
[외신기자클럽] 비주류 영화의 취향을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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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영국의 유명 영화배우 피트 포슬스웨이트(64)가 3일 지병으로 숨졌다.
포슬스웨이트는 교사 출신으로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과 TV 등에서 연기력을 다진 뒤 영화에 진출해 1994년 `아버지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the Father)'라는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을 소화할 정도로 연기력이 출중하고 특히 듬직하고 강력한 역을 맡아 영화계에 이름을 남겼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쥬라기 공원2:잃어버린 세계'에 출연했던 그를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배우(the best actor in the world)'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2004년 영국제국훈장(OBE)을 받았다.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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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배우 포슬스웨이트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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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같이 까마득한 상견례 자리에 ‘버섯’이 말썽이다. 장인어른, 장모님께 잘 보이려 옷도 갖춰입고 예쁜 말도 외웠건만 예비사위 온다고 요리 한번 해본 적 없는 장모님(김수미)이 나선 게 화근이었다. “아까운 재료 다 베린네!”(고모 역·김정란) 요리 솜씨를 뻔히 아는 예비 신부 다홍(이시영)의 식구들은 젓가락 멈추고 원망의 눈빛을 보내는데, 잔뜩 긴장한 예비사위는 버섯이 맛있다며 더 먹고 싶다는 호기까지 부린다. 정작 참사는 장인어른(백윤식)이 불러왔다. “내가 사위한테 마이 바라는 건 없다. 전라도만 아이모 된다.” ‘전라도’ 출신 사위는 먹던 메추리알을 고모의 가슴으로 힘차게 내뱉는다.
<위험한 상견례>는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 영화 <청담보살>을 연출한 김진영 감독의 신작 코미디영화다. 전라도의 ‘전’자만 들어도 흥분하고, 태어날 때부터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했던 골수 경상도 집안의 딸(이시영)과 그녀를 사랑해 결혼까지 결심하는 전라도
[씨네스코프] 전라도와 경상도의 포복절도 사돈맺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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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영화의 115살 생일
→그러니까 115년 전 12월28일, 파리의 그랑 카페 지하 인디언 살롱에서 뤼미에르 형제가 활동 사진 10여장을 상영했고…. 이것이 바로 20세기 가장 찬란한 예술 장르의 위대한 탄생담.
비틀스의 ‘애비 로드’, 영국 문화유산 2급으로 지정
→비틀스 마지막 앨범의 녹음장소이자 표지를 촬영한 장소였죠. 건물이 아닌 횡단보도가 영국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댄 브라운, 영화 <로스트 심벌> 각색 직접 맡는다
→내 소설은 내가 책임진다. <이스턴 프라미스>의 각본가 스티븐 나이트를 제치고 직접 각색하겠다고. 감독이 누가 되든 원작자가 각본 쓰니 신경 쓰이긴 할 듯.
[댓글뉴스] 축하합니다! 영화의 115살 생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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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팬더와 말콤X, 제다이의 위상이 높아졌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매년 선정하는 ‘영구 보존 작품’ 리스트에 이들 작품이 선정됐다. 총 2122편의 후보작 중 최종 선정작은 이들 작품을 포함해 총 25편이다. ‘영구 보존 작품’은 미국국립영화등재부(National Film Registry)가 1989년부터 ‘문화적, 역사적, 미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미국의 극영화,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을 선정, 영구 보존하는 사업이다. 일반 대중의 추천하에 의회도서관 사서들의 선정과정을 거치고 최종 선정은 국립영화 보존위원회와 협의하에 이루어진다.
올 선정작 중 눈에 띄는 작품은 역시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 조지 루카스가 기획하고 어빈 커시너가 감독한 스타워즈의 다섯 번째 에피소드. 특히 <스타워즈> 시리즈는 198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1977)에 이어 두 번째 선정이다. 또 루카스의 데뷔작 <THX 11
[해외뉴스] 제다이 기사들이여 영원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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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안경 안 쓰면 영화 안 보려고 해요.” <새미의 어드벤쳐>의 마케팅을 맡고 있는 하이컨셉 이주연 대표의 말이다. 지난 12월16일 개봉한 <새미의 어드벤쳐>는 60% 이상의 스크린(개봉 스크린 기준)에서 3D로 상영했는데, 10일 동안 관객 수 50만명을 넘어섰다. 참고로 개봉 시 3D 상영 스크린이 2D 상영 스크린보다 더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아닌데다 연말 극장가가 ‘다운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관객 수는 고무적인 결과다. “<새미의 어드벤쳐>가 새해에도 상영을 이어가면 ‘세 자리’ 관객 수도 충분할 것 같다”는 이주연 대표는 “2D로만 상영했을 경우 애들 영화라는 딱지가 붙었을 텐데, 3D 상영을 택하면서 가족 관객까지 유인하는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전한다.
<아바타>에서 비롯된 ‘3D 파급 효과’는 지역이나 특정 영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LA타임스>는 최근 미국
[이영진의 영화 판판판] 3D는 불황의 탈출구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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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크리스마스 박스오피스(2010년 12월24~26일 기준)에서 두편의 한국영화가 활짝 웃었다. 1위를 차지한 <황해>는 주말 동안 약 81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기록해 총 관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고, 2위 <헬로우 고스트>는 같은 기간 약 74만명을 동원했다. <황해>를 제작, 배급한 (주)쇼박스 홍보팀의 김주환씨는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청소년 관람불가, 수위 높은 폭력신 등 흥행에 불리한 몇 가지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홍진 감독-하정우-김윤석으로 이어지는 <추격자>의 후광과 2010년 한국영화시장을 주도한 트렌드인 스릴러 장르가 관객에게 주효한 것 같다”고 <황해>의 흥행을 분석했다.
매번 그래왔던 건 아니나 대체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외화가 강세를 보이는 시즌이다. <아바타>가 압도적으로 박스오피스를 주도했던 2009년 연말에 비하면 2010년 연말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C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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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연이은 장마로 LA의 스카이라인은 야자수와 잿빛 하늘, 빗방울이 어우러져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LA에서는 쉽게 예상하지 못하는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지 연중 무휴로 주말이면 곳곳에서 열리던 작은 영화제들도 일정을 취소하는 등 주춤한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극장가와 비평가협회, 언론, 블로그 등이 2010년 미국영화계를 마감하는 분위기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2011년 2월27일 수상작에 건넬 오스카 트로피를 향한 경쟁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셈이다. 우선 박스오피스는 연말 관객몰이를 위해 준비해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 <투어리스트> <트론: 새로운 시작> 등 블록버스터에 더불어 수상식 후보에 오를 법한 <블랙 스완> <킹스 스피치> <파이터> 등의 이른바 상업성을 갖춘 작가영화들을 대기시켰다. 각종 비평가협회와 수상식들이 2010년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작품
[LA] 두둥, 2011 오스카 주인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