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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국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이 분명하지만, 지난 9월 이란학과를 처음 개설한 SOAS대학 및 다른 17개 런던 대학에서 같은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제1회 런던 이란영화제 개막이 더 큰 이슈인 듯 보였다. 세계영화계에 독일영화의 중흥을 알린 ‘뉴저먼 시네마’로 대표되는 천재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초크 역시 한 인터뷰에서 “요즘 탄생하는 위대한 영화는 이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이들 런던 대학 재학생들은 제1회 런던 이란영화제의 개막전 행사의 일환으로 SOAS대학과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열린 프리 스크리닝 및 감독과의 대화에 빠짐없이 참여하며, 영화제 프로그래머 및 심사위원들과 ‘위대한’ 이란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코스타스 사르카스에 의하면 영화 개막 전 열린 이 두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 수는 무려 450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그는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페이먼
[런던] 이란 문화 체험장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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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개월간 중국의 자국 영화시장 점유율은 60%였다. 그러나 지난주 시장 점유율이 6.7%로 뚝 떨어졌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이 상륙한 것이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전체 티켓 판매량의 44%를, <레지던트 이블4: 끝나지 않은 전쟁 3D>는 37%를 각각 차지했다. <언스토퍼블>과 <가디언의 전설>이 나머지 외국 영화 티켓 판매량 12%를 나눠 가졌다.
중국에는 저작권자와 박스오피스 이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배급할 수 있는 외국영화 수에는 쿼터 제한이 있다. 공식적으로는 20편인데 보통 22∼23편이 된다. 정해진 가격에 중국 내 배급업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외국영화 수는 좀더 유연하며 중국 정부는 이를 장려하고 있다.
모든 외국영화는 3주 동안 극장에서 상영하는 배급권을 보장받는다. 만약 중국 배급업자가 이 기간 동안 영화를 상영하지 않으면 그 보장된 기간은 상실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중
[외신기자클럽] 대륙 외화 융단폭격!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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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를 앞둔 현장은 조심스럽다. 촬영장에서 약 20m 떨어진 스테이션 안에서 지휘하던 임순례 감독이 카메라 옆에 바짝 붙었다. 스탭들은 말수를 더욱 아낀다. 분위기만 보면 키스신 정도 될 법한데, 어째 좀 이상하다. 슛 들어가기 전부터 카메라 앞을 지키고 있는 배우 전국환, 최보광과 달리 이들과 함께 있어야 할 또 다른 배우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작은 곰인형을 자신의 대역으로 내세우고 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얼굴을 드러냈다. 배우가, 아니 고양이로소이다. 지난 11월12일 밤 수유리의 한 주택가, 동물보호 옴니버스영화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중 한편인 임순례 감독의 <고양이 키스>의 4회차 촬영현장이 공개됐다.
“오늘 연기 중 ‘고양이 키스’가 가장 신경 쓰인다.” 무대 경력만 수십년인 베테랑 배우 전국환의 엄살 아닌 엄살이다. 사람이 눈을 감으면 고양이 역시 그 사람에게 지그시 눈을 감는 고양이 키스는 “서로 신뢰가 통해야 가능”하기 때문
[씨네스코프] 키스해주세요, 야옹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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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끼리 만났다. 차승원 대 추성훈, 추성훈 대 차승원. 물론 격투기 경기장이 아니다. 온기 하나 없는 사각의 화장실에서 두 남자는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다. 보통 사람보다 덩치 하나가 더 큰 두 사람 덕분에 세트장은 유난히 가득 차 보인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시간이 잠깐 지났을까. 약속이라도 한 듯 두 남자의 거대한 주먹이 서로를 향해 달려든다. 지난 2009년 평균 28.4%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아이리스>의 스핀오프인 드라마 <아테나>의 한 장면이다.
<아테나>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의 한반도. 고속화 원자로 개발에 성공한 한국 정부는 신기술 보호를 위한 테러방지기관 ‘NTS’를 창설한다. 이때 손혁(차승원)이 이끄는 테러단 ‘아테나’는 원자로를 노리기 위해 테러를 계획하고, 김현준(정우성)을 비롯한 NTS요원은 아테나의 위협에 맞선다. <아테나>의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사
[씨네스코프] 차승원과 추성훈이 한판 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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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리즈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 드디어 영화화.
-환호하기엔 이르다. 프로그램 일등 공신인 작가 조스 웨돈도 사라 미셸 겔러도 없다. ‘<트와일라잇>의 인기에 편승하려 한다’는 팬들의 비난이 괜한 트집은 아닌 듯.
*에이드리언 브로디, <지알로> DVD 미국 내 판매금지 소송 승리.
-제작자가 속이고 주지 않은 64만달러의 미지급분을 해결하기 전까지, 브로디의 출연장면 전면 사용금지! 영화보다 더 공포스런 결정이군요.
*인도 국민배우 아비쉑 바흐찬, 발리우드판 <이탈리안 잡> 출연.
-마이클 케인의 1969년 버전은 잊으라고 하네요. 춤추고 노래하는 대도를 기대해도 되겠군요.
[댓글뉴스]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 영화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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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모스 맥시마! 소년 마법사가 박스오피스 성적을 갈아치우는 마법을 부렸다. 지난 11월19일 개봉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1억2512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미국 내 영화사상 오프닝 수익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도 최고 성적으로,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의 1억269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미국 내 오프닝 기록의 1위는 아직까지 <다크 나이트>가 1억5841만달러로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작품들은 <스파이더맨 3>(1억5112만달러), <뉴문>(1억4284만달러),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1억3543만달러), <아이언맨2>(1억2812만달러)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프랜차이즈 흥행 기록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물론 미국 내 수익으로만 보면 아직까지 <스타워즈> 시리즈에 뒤지고 있
마법소년, 박스오피스에 마법 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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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사와 투자사간의 표준투자계약서가 논의되는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정경쟁환경조성특별위원회(이하 공정특위)는 지난 11월19일, 관계자들과 함께 관련회의를 열고 위원회 내 연구팀이 마련한 계약서 초안을 공개했다. 공정특위는 지난 2009년 1월, 영진위가 영화 사업자간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구성한 기구로 올해 초 표준투자계약서 연구를 계획한 뒤 제작사와 투자사와의 개별 인터뷰로 의견을 수렴해 표준투자계약서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특위가 내놓은 표준투자계약서 초안은 투자자의 수익창출 권리행사 기간과 속편에 대한 권리, 정보제공 및 수익창출 의사반영 의무화, 제작사와 투자사간의 수익분배비율, 스탭 관련 보험 등 제작사와 투자사간의 계약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수익창출 권리행사 기간, 즉 영화의 저작권 귀속문제다. 현재는 투자사가 저작권의 영구적 독점적 소유를 하고 있는 게 관행이다. 공정특위 내 연구팀은
[강병진의 영화 판판판] 제작사와 투자사간의 ‘표준 계약’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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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3일 화요일 오후 4시30분, 두편의 영화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었다. CGV왕십리에서 상영한 <아웃레이지>와 롯데시네마 청량리에서 상영한 <2AM SHOW>다. 언론·배급 시사회가 대체로 평일 오후 2시와 4시30분에 각각 한편씩 상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두편이 같은 시각에 동시에 열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사정은 이렇다. <2AM SHOW>의 개봉일이 원래 12월2일이었는데, 극장의 상영스케줄을 이유로 개봉일이 12월9일로 한주 미뤄졌다. 언론·배급 시사회 일정 역시 급하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2AM SHOW> 제작·배급을 맡은 (주)SK Telecom은 이미 확정된 <아웃레이지>와 같은 시간에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기로 했다. <2AM SHOW>의 한 관계자는 “다른 영화와 겹치지 않도록 시사 일정을 잡는 게 영화계의 매너이자 관례인 줄 안다. 그 점에서 <
상도의상 더블부킹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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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1953)으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 조지 스티븐스는 모뉴먼트 밸리를 찾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곳에서 영화를 찍을 것에 대해 고려했던 그는 그 생각을 접고 할리우드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기서 볼 수 있는 건 온통 존 포드의 숏들뿐이더라.” 심지어 ‘포드 포인트’라 이름 붙은 공간마저 있다는 모뉴먼트 밸리는 그야말로 존 포드의 세계였나보다.
이쯤이면 우리는 거의 자연스럽게 존 포드라는 영화감독에 대한 정의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무엇보다 웨스턴을 만든 영화감독이었고, 광대한 풍경을 이미지로 포착할 줄 아는 감독이었으며, 말보다는 액션에 영화의 본질이 있다고 믿었던 감독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들을 세밀한 관심을 갖고 본 관객이라면 사정이 좀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요컨대 존 포드는 광활한 서사시적 공간과 개인의 드라마를 융합할 줄 알았고, 단지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거기에 내밀한 감정을 불어넣을 줄 알
웨스턴을 살았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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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제작사에 이번 작품을 한국 배우와 같이하면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일본 남성은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는 편인데 한국 배우는 열정적이고 감정 표현에 솔직하다는 인상이 있습니다."(마츠시마 나나코)"처음으로 일본 배우, 스태프와 일본에서 촬영했습니다. 이 작품을 하기까지 고민도 많았습니다. 한국말로 연기하기도 벅찬데 일본어로 연기해야 해서 큰 도전이었습니다. 이런 제안이 왔을 때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했는데 언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송승헌)한ㆍ미ㆍ일 합작 영화 '고스트'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송승헌과 일본 배우 마츠시마 나나코가 개봉을 앞두고 23일 오후 왕십리 CGV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마츠시마 나나코는 영화 '링'과 '화이트 아웃'으로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차례 받았으며 '야마토 나데시코' '마녀의 조건' 등 수많은 드라마를 히트시켜 '시청률의 여왕'으로 불리는 일본의 대표
"한국배우, 열정적.감정 표현 솔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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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시원한 극장은 한국인의 주요 피서지. 햇볕 짱짱한 여름, 어두침침한 극장은 햇볕에 굶주린 유럽인의 기피 장소 1위이다. 청명한 하늘빛 덕에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를 감안하더라도 가을은 한국인에게 일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아침이고 낮이고 가릴 것 없이 어둑어둑한 회색빛 유럽의 가을 하늘은 기나긴 겨울을 예고하는 그야말로 ‘우울함’의 대명사이다. 이렇듯 프랑스의 11월은 바로 겨울맞이를 준비하는 참으로 우울한 시즌임과 동시에 영화 배급이나 실내 문화 행사 진행에 가장 위험부담이 적은 시기이기도 하다(대부분의 유럽 배급업자들은 새 영화를 개봉하는 날, 날씨가 좋을까 대단히 노심초사한다).
이런 ‘꿀꿀한 날씨’의 장점(?)을 적절히 이용해 프랑스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11월을 ‘다큐멘터리의 달’로 지정해 한달 내내 전국 국립·시립 도서관, 문화원, 대학, 작은 극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 규모, 장르의 다큐멘터리를 다양한 관객층에
[파리] 우울한 11월에는 다큐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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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16일 82살로 숨을 거둔 왕티안린은 홍콩 밖에는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감독이다. 이제 그의 죽음과 함께, 홍콩 밖의 평론가들이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고 영화제들은 무시하고 학술서적에는 기록되지 않은, 커다란 영화사의 한 토막이 사라져가리라. 좀더 젊은 세대에 그는 지난 30년간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홍콩의 시나리오작가이자 감독인 왕정의 아버지로 기억될 터이다. 아버지처럼 왕정의 작업 역시 좀처럼 인정받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 북부에서 홍콩으로 건너와 전후 홍콩의 영화산업에 기여한 이한상이나 호금전 같은 감독과 달리, 왕 감독은 상하이 출신으로, 1935년 전쟁 난민이 되어 중국 본토를 떠났다. 그런 면에서 그는 1940년대 후반 또는 50년대 초반에 공산주의를 피해 홍콩에 온 감독들과 다르다. 1947년에 이르면 그는 이미 영화 제작의 모든 면을 익혀 영화산업에 참여했으며, 1950년 1월에 첫 감독 데뷔작으로 두편짜리 광둥어영화 <아미비검협>
[외신기자클럽] 위대한 영화 유산을 남기고 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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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아시아계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가 마카오에서 열리는 '201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이하 MAMA)에 참석한다.엠넷은 22일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28일 마카오에서 열리는 MAMA에 참석한다"며 "파 이스트 무브먼트 외에 일본의 퍼퓸, 케미스트리, 중국의 장걸, 아이미 등 글로벌 스타들이 만드는 공연을 다양하게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재미교포 출신인 제이 스플리프(정재원), 프로그레스(노지환)를 주축으로 멤버 4명 모두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이뤄진 힙합그룹으로 싱글 '라이크 어 지 식스'(Like A G6)가 지난달 22일과 29일 2주 연속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다.okko@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
파이스트 무브먼트, ‘MAMA’ 무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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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회복 양미리 구이’가 한 접시에 1만원, ‘원직복직 소원 어묵’이 한 그릇에 오천원. 노릇노릇 익어가는 고소한 양미리 냄새, 냉한 뱃속을 뜨뜻하게 덥힐 어묵 국물 냄새, 코끝을 간질이는 막걸리 냄새가 한데 섞여 서울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옛 사옥 앞 골목을 휘감았다. 그러나 모금함은 텅텅. 기쁜 날, 함께 음식을 나누며 왁자하게 떠들다보니 주인장은 돈 받는 것도 까먹은 듯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세상을 뜬 전태일 열사의 40주기였던 11월13일,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적 공간이 된 기륭전자 옛 사옥 앞에서 ‘골목에서 만나다’라는 이름으로 골목축제가 열렸다.
축제는 조촐했다. 6년간의 투쟁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과 그림이 천막을 갤러리 삼아 전시됐다. 노사 갈등이 현재진행형인 주연테크의 천막도 한편에 세워졌고, 도서 바자회를 비롯해 사진을 찍어주고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모나미, 아마도 우린, 회기동 단편선, 밤섬해적단, 허클베리핀, 펑카프릭&
[씨네스코프] 변화를 꿈꾼 그 치열함에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