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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촬영현장에서 종종 제 스스로 연출자가 된다. 10월11일 경기도 화성의 어섬리조트 근방에 자리한 제8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트레일러 촬영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햇빛이 나면 <글래디에이터> 느낌으로 찍으려고 했는데, 흐린 날이라 아무래도 글루미한 여행이 될 것 같네요.” 트레일러 연출을 맡은 신영현 감독의 말이다. 잿빛 날씨 때문에 트레일러의 정서는 미묘하게 바뀌었지만, 다행히 흐름에는 큰 지장은 없단다. 흑백으로 촬영하기 때문이다. 그의 곁에는 오늘의 ‘여행자’ 안성기가 커다란 트렁크 가방을 들고 서 있다. 마법사의 것처럼 위로 불쑥 솟은 모자를 쓰고, 체인 달린 낡은 턱시도를 입은 그는 ‘긴 여정을 마치고 또 다른 자아를 기다리는’ 노신사를 연기한다. “말하자면 <고도를 기다리며>의 주인공 같은 역할이랄까요?”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처럼 안성기는 신발끈을 풀고 모자를 벗고, 때로는 진흙 바닥에 눕고, 때로는 비눗방울을 날려야 한다.
[씨네스코프] 하이브리드 단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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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직전인 3층짜리 건물에서 발악과 절규에 가까운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3년 전만 해도 칼국수 가게였던,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 두리반이 소리의 진원지. 공연장으로 꾸며진 3층에서 사람들은 뛰고 또 뛰었다. 공연이 끝나자 한 관객은 이렇게 말했다. “공연장에서 스크럼 짜는 건 처음 본다.” 땀 냄새, 막걸리 냄새, 화장실 냄새, 비 냄새가 섞인 정체불명의 쿰쿰한 냄새마저 돌아서면 그리울 만큼 이날 공연은 황홀했다.
지난 2월27일부터 현재까지, 토요일이면 두리반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10월2일엔 서교그룹사운드, 반란, 파렴치 악단, Vicious Nerds와 일본에서 건너온 펑크로커노동조합이 무대에 섰다. <가난뱅이의 역습>의 저자로 한국에서도 꽤 이름을 알린 마쓰모토 하지메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는 이유로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해 공연에 참석하지 못했다.
두리반이 위치한 동교동 167번지 일대는 인천공항행 경전철이 들어서게 돼 재개발 지역으로 묶였다
[씨네스코프] 예술 ‘장이’들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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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젊은 감독의 영화들이 한국의 지역적 정서에 뿌리를 두면서도 모더니티를 갖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마더>와 <시>의 프랑스 배급을 맡은 배급사 디아파나의 디디에르 라쿠르트의 말이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감독들을 보유한 한국영화의 잠재력에 놀라움을 표한 건 비단 라쿠르트만은 아니다. 10월13일 폐막한 15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CJ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된장> <고스트> <두 여자> <이끼> <방자전> 등을 대만에, <하모니>와 <시크릿>을 말레이시아에 판매하는 등 아시안필름마켓에 참가한 이래 가장 많은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엠라인 디스트리뷰션도 <초능력자> <파주> <토끼와 리저드> 등의 작품을 타이에 판매했으며, 화인컷이 해외 배급을 맡고 있는 <시>는 홍콩
한국영화, 개성 강하고 잠재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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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3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 아시아송페스티벌'에 아시아 6개국의 정상급 스타 12팀이 출연한다고 14일 말했다.7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는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기념해 '레츠 고(Let's go) G20 콘서트'를 주제로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과 서울시, 유니세프 공동 주최, G20준비위원회와 문화부 후원으로 열린다.한국에서는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 월드스타들인 비와 보아, 감성적 발라드그룹 2AMㆍ카라ㆍ포미닛ㆍ비스트가 출연하고, 일본의 대표적 걸그룹 AKB48, 중국 장정영, 대만 정원창, 태국 비더스타, 말레이시아의 광량도 무대에 오른다.'아시아 신인가수 쇼케이스'가 사전무대로 마련돼 미국 MTV가 아시아의 차세대 아이돌 그룹으로 주목한 '틴탑'과 인기 걸그룹 '레인보우', 여성랩퍼 '이비아', '남격합창단'에 출연한 김여희, '아리밴드', '나인뮤지스'의 공연이 펼쳐진다.자세한 내용은 아
'아시아송페스티벌' 아시아스타 12개팀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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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NHK의 초대형 사극 '료마전(龍馬傳)'이 한국에 상륙한다.NHK그룹의 NHK엔터프라이즈는 14일 도쿄 시부야의 세루리안타워 도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방송 중인 '료마전'이 11월에는 대만에 상륙하고, 내년 1월에는 일본문화 전문 케이블 채널J(대표 손현하)를 통해 한국에서도 방영된다고 말했다.또 2월에는 태국 방송도 시작하며 중국, 홍콩, 베트남 등과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주인공 료마를 연기한 가수 겸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雅治.41)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작품은 영웅 이야기가 아니라 청춘의 좌절과 실패, 헤어짐과 분함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료마를 그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료마전' 방송이 결정된 나라에서 콘서트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일본 개화기의 풍운아로 메이지유신의 기초를 닦은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1836~1867)를 새롭게 조명한 '료마전'은 오는 11월2
日화제작 '료마전' 내년 한국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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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는 감정신 아닌 게 하나도 없어요.”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엄주영 PD는 대뜸 이렇게 얘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은 민감한 실화를 다룬다. 1991년 3월, 도롱뇽을 잡으러 간다고 집을 나선 5명의 아이들은 2002년 9월, 유골이 되어 돌아왔다. 유골은 아이들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묻혀 있었다. 공소시효가 끝나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하고 사건은 종결됐다. <아이들…>은 방송국 PD인 강지승(박용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은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들춘다. “사건을 조사하던 초기엔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졌을 정도로 가슴이 쿵쾅거렸다. (웃음)” <리턴> 이후 이규만 감독은 3년간 <아이들…>의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했다. “사건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너무 커서, 감독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시작됐고, 촬영은
[씨네스코프] 영화로 되돌아온 ‘개구리’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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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 열린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는 ‘21세기 논픽션시네마’에 초점을 맞추었다. 시기 면에서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다큐멘터리’라는 용어 자체가 제한적으로 여겨질 만큼 다큐멘터리영화는 형식 면에서 흥미로운 발전과 혁신을 이루었다. 영화감독들이 실제와 허구 사이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넘나들며 진실과 사실성에 관련된 개념을 좀더 깊이 탐구하면서 새로운 종류의 영화들이 출현했다.
산세바스티안에서 상영된 총 40편의 다큐멘터리 중에서 아시아영화로는 왕빙의 <철서구>(중국, 2003), 리티판의 <S-21, 크메르루주 살인 기계>(캄보디아·프랑스, 2003),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정오의 신비한 물체>(타이, 2003)와 가와세 나오미의 <하늘, 바람, 불, 물, 흙>(일본, 2001) 등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한편도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영화 시리즈의 일환으로 출판된 260쪽에 달하는 특별
[외신기자클럽] 보고싶다! 봉준호, 이창동의 다큐멘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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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낳은 이 시대 거장 중 한명인 스티븐 프리어스의 신작 <타마라 드류>가 지난 9월10일 개봉했다. <타마라 드류>는 토머스 하디의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를 각색한 포시 시몬드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만화 <타마라 드류>는 2005년부터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일요일판에 매주 연재됐는데, 연재를 시작하자마자 일요일판 <가디언> 최고의 코너로 자리매김한 작품이다. 2007년 발간된 <타마라 드류>는 이때 연재한 110여편의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영화 개봉 하루 전에 열린 VIP 시사회에서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과 포시 시몬드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이 이야기 혹은 캐릭터의 어떤 점이 영화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나.
=포시 시몬드 사실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웃음) 내 만화가 시리즈가 되어 한권의 책으로 발간되었을 때 나는 이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에이전트가 전화해서 스티
[런던] 원작의 코믹함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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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것이 좋아>의 토니 커티스, 85살로 별세
→ 마릴린 먼로와의 염문설, <싸이코>의 재닛 리 등 미녀들과 6번의 결혼…. 거침없던 당신, 그곳에서도 뜨겁게 사랑하기를.
*<다이 하드> <프레데터>의 존 맥티어넌 감독, 위증죄로 1년간 철창행
할리우드의 악질 사립탐정에게 불법 도청을 의뢰했다가 그렇게 됐다는. 감독님, 그러게 믿을 사람을 믿어야죠.
*영국의 해리 왕자 가상 납치 다큐, 10월21일 <채널4>에서 방영
→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나간 해리 왕자가 납치된다면…. 그것도 왕자가 솔선수범하니 가능한 시나리오. 한국 왕자였다면?
[댓글뉴스] 토니 커티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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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죠스>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두고두고 우려먹는 ‘사골’의 경지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1985년 개봉한 이래 올해로 25번째 생일을 맞은 영화 두편은 남부럽지 않은 따뜻한 축하 세례에 휩싸여있다. 존 휴스의 <조찬 클럽>과 로버트 저메키스의 <백 투 더 퓨처>가 그 주인공이다.
괴짜, 범생이, 공주병 환자, 난폭한 운동선수, 거리의 반항아 등 스테레오 타입화된 10대 다섯명을 등장시킨 <조찬 클럽>은, 70년대의 10대 공포영화 붐이 한풀 꺾인 다음 ‘처음으로 10대들이 10대들의 언어로 10대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개봉 25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9월20일 케빈 스미스가 사회를 맡은 기념행사에 모여든 주연배우들은 모두 감회에 젖은 표정이었다고. 알리 시디는 “시공간을 초월한 작품”이라고 칭했고, 앤서니 마이클 홀은 “우리가 출발했던 지점을 일깨워주는 시간이
두고두고 우려먹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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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영화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과연 어떤 영화들이 있을까,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르지만 스포츠영화는 멜로, 액션, 호러 못지않게 충무로의 흥행성 높은 장르 중 하나였다. 이번 영화제 상영작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은 한국 최초의 세계복싱챔피언이었던 김기수가 실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김기덕 감독의 <내 주먹을 사라>(1966)이다. 시합에서 상대방 선수의 급소를 타격해 숨지게 한 충격으로 링에서 은퇴한 그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복싱계로 돌아가 복싱계의 왕자로 군림한다는 얘기다.
이젠 야구다. 프로야구가 시작되기 이전에도 고교야구의 인기는 어마어마했기에 야구영화는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역시 김기덕 감독의 <영광의 9회말>(1977)에서 신성일은 어깨 부상으로 은퇴한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나왔다. 실의에 빠져 지내던 그가 지방 신생 고교팀의 코치를 맡게 되면서 약체팀을 전국야구대회 우승으로 이끌게 된다는 전형적인 스포츠 드라마다. 당시 이승현,
야구 시즌 끝? 스포츠영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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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청년 전태일 40주기 기념 웹툰, UCC 공모전 접수가 10월15일까지 계속된다. 자세한 응모 방법은 http://chuntaeil.org/40/
·<아저씨>가 10월5일 기준으로 전국 611만1885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이로써 올 초 610만8834명을 기록했던 <전우치>의 흥행기록을 따돌렸다.
·씨네코드 선재가 <대부2> 재개봉을 맞아 10월11일부터 매주 월요일 <대부1>을 상영한다.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족 3대 이야기 <계몽영화>가 10월8일부터 미국 LA 한인타운 인근에 자리한 엠팍극장에서 상영된다.
·제4회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의 ‘국제경쟁부문’ 작품이 공개됐다. 윤성현의 <파수꾼>, 루카스 무디슨의 <맘모스> 등 총 10편이다. 영화제는 10월27일(수)부터 11월2일(화)까지 열린다.
[한줄 뉴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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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때문에 10월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열린 이날 국감에서 조 위원장은 ‘2010년 제291회 임시국회 영화진흥위원회 인사말씀’이라는 제목의 3개월 전 문서를 위원들에게 배포해 물의를 빚었다. 인사말뿐만 아니라 업무보고 자료 역시 올해 6월 임시국회 때 제출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표지는 실수라고 해도 내용까지 임시국회 때와 똑같다”면서 “이것이 국감에 임하는 조 위원장의 태도냐”고 질책했다. 조 위원장에 대한 신랄한 비판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도 “당혹스러운 상식 이하의 일”이라고 몰아붙였고, 결국 조 위원장은 업무보고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정병국 위원장에게 퇴장 명령을 받았다. 영진위 국정감사는 조 위원장과 영진위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결국 10월19일로 연기됐다.
이번 사태는 조 위원장과 영진위가 국감을 요식행위로 여겨왔음을
조희문 영진위원장, 국감에선 ‘레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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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일본의 국민그룹 스마프(SMAP)의 콘서트 관객이 총 1천만 명을 넘어섰다.16일자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의 주요 스포츠신문과 TV 정보프로그램은 스마프가 1991년 1월 1일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첫 공연한 이래 15일 도쿄돔 공연으로 전대미문의 1천만 관객 동원(15일 현재 1002만 명)의 대기록을 달성했다고 일제히 전했다.그룹 멤버인 기무라 다쿠야(37)는 이날 공연에서 지난 20년간의 공연 모습을 영상으로 되돌아 본 뒤 "여러 가지 일도 많았는데, 여러분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숫자"라고 감사의 뜻을, 구사나기 쓰요시(초난강, 36)도 "이렇게 1천만 명 돌파 무대에 설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이날 도쿄돔을 가득 메운 5만5천 명의 팬들도 힘찬 박수와 환호로 축하했다.도쿄돔 공연은 지난 7월 31일 삿포로돔에서 시작된 전국 5개 돔 투어 'We are Smap! 2010' 무대로, 멤버들
日 SMAP, 콘서트 관객 1천만 명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