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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18일,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사진)는 법정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앞으로 20년 동안 영화 연출, 제작, 시나리오 집필을 할 수 없으며, 해외 출국과 국내외를 망라한 언론 인터뷰도 불가능하다. 그의 죄목은 30% 정도 촬영이 진행 중이던 신작 다큐멘터리가 ‘반체제적 프로파간다’라는 점이었다.
자파르 파나히는 이란의 개혁세력 ‘녹색 운동’ 지지자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09년 7월 부정선거 논란을 촉발한 대선이 끝난 뒤, 민병대의 총에 맞아 숨진 시위대원의 추모식에 참석했다가 처음 체포되었다. 그리고 2010년 2월 다시 한번 체포되었다. 지난 5월 열린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도 그를 초청했지만, 그는 가지 못했다. 당시 줄리엣 비노쉬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마틴 스코시즈와 스티븐 스필버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등이 이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고, 파나히는 보석금을 내고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석방을 위해 온라인 서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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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장관의 12월은 상당히 바쁜 편이다. 지난 12월8일에는 2010 세계태권도한마당 개막식, 9일에는 ‘예술가의 집’ 개관식, 14일에는 홍천 육군 3기갑여단 방문, 15일에는 국립나주박물관 기공식, 같은 날 저녁에는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활동 방문이 이어졌다. 세밑을 보내는 장관의 스케줄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으로도 보이지만, 영화인과의 잦은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눈에 띈다. 유인촌 장관은 지난 12월21일, 영화인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김태균, 양윤호, 김용화 감독, 이태헌 오퍼스픽쳐스 대표, 김수진 비단길 대표, 고윤희 작가, 박현철 촬영감독 등 15명의 영화인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은 “2011년 1월 한달 동안은 영화계의 현안을 알아보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공언했다. “당분간은 다른 건 안 하고 영화만 붙들고 가볼까 합니다. 현장을 찾아가 스탭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들어보고 스탭 인건비, 투자환경
[강병진의 영화 판판판] 장관님, 남은 임기가 얼마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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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두고 독립영화 제작사, 배급사들이 2011년 상반기 개봉예정작을 내놓았다. 인디스토리는 1월에 유준석 감독의 <귀신소리찾기>를 시작으로 2월에 서울독립영화제2010에서 3관왕을 차지한 민용근 감독의 <혜화, 동>, 3월에 장률 감독의 신작 <두만강>, 4월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인권프로젝트 <시선 너머>, 5월에 노홍진 감독의 <개같은 인생>을 차례로 선보인다.
독립다큐멘터리 전문배급사 시네마 달은 1월에 정호현 감독의 <쿠바의 연인>을 비롯해 3월에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을 다룬 김성균감독의 <꿈의 공장>, 5월에 서울독립영화제2010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태일 감독의 <오월愛>를 개봉한다.
한편, 키노아이는 3월에 양영희 감독의 <디어평양2: 선화, 또 하나의 나>(가제)와 양영철 감독의 <수상한 이웃들>, 4월에 김영진 감독의 <꿍따
<오월愛> <혜화, 동>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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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다. 이럴 필요는 없다.” <블루 골드>(2008)의 시작은 단호하다. 이 다큐멘터리는 블루 골드, 즉 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 행성의 고유한 푸른빛을 가능케 하는 이유인 물은, 실상 97%가 소금물이며 불과 3%만이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담수다. 그리고 그 3%의 대부분은 인간이 오염시키고 있다. 각종 화학약품, 의약품, 폐수, 배설물, 그외의 쓰레기가 물을 오염시키는 동시에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다. <블루 골드> 제작진은 머지않은 미래에 물이 예전의 석유만큼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물을 가진 자가 새로운 권력을 얻게 되고, 지구상의 세력 전선은 대대적인 개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1980년대부터 미국와 영국, 프랑스에서 진행된 수도 민영화의 결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몇몇 수자원 기업들의 암투와 그에 지지 않고 무력행사까지 염두에 두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몇몇 강대국의 움직
진실을 직면하기 위한 독립영화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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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시내 중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불과 대여섯 정거장만 더 가서 내리면 별세상이 펼쳐진다. 동방의 어느 도시에 온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히잡을 쓴 치렁치렁한 차림의 아낙네들. 콧수염을 한 아랍, 터키계 남자들이 거리를 가득 채운다. 아랍 과자점과 야채가게의 간판의 글씨는 터키어나 아랍어다. 이곳은 바로 노이쾰른. 독일 이주민 통합 논쟁의 진원지다. 전체인구 30만명 중 이주민이 12만명으로 이주민 비율이 3분의 1을 넘어섰다. 베를린 지역 중 저소득층 인구와 이주민 비율, 범죄율이 높아 문제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 독일은 이주민 통합 논쟁이 뜨겁다. 지난 9월 베를린 시정부 재정부담당관이자 전 독일 연방은행의 이사장 틸로 자라친이 쓴 <독일은 자멸하고 있다>라는 책으로 불붙기 시작한 이 논쟁은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최근 앙겔라 메르켈 총리(기민련)는 “다문화는 실패했다”고 선언하며 이주민 문제에 대해 불편한 정서를 드러낸 보수층 표심을 얻으려 안간힘을 쓰고
[베를린] 다문화의 다이내믹함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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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제 심사위원직은 상당히 꺼리는 편이고 최고 영화 선정 투표 같은 데는 섣불리 참여하지 않는다. 심사위원직을 맡지 않는 이유는 다른 심사위원들이 대개 영화의 영화적 질은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혹은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그들의 결정이 갖는 역사적 중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최고 영화 선정 투표에 끼지 않는 이유는 투표하는 사람들의 게으름과 상상력 부족으로 언제나 같은 감독들의, 이미 잘 알려진 영화들만 선정 목록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두 가지 일을 주로 하며 경력을 쌓아온 내 동료들에겐 미안하지만, 왜 이런 일을 굳이 한단 말인가? 그러나 최근, 나는 슈팅 스타 2011의 심사위원도 하고 타이베이 금마장영화제의 중국어 최고 영화 100편 선정 투표에도 참여했다. 양쪽 다 흥미진진한 경험이었다.
슈팅 스타는 함부르크에 자리잡은 유럽영화진흥협회(EFP)가 주관하고 매년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진행하는 연례행사로, “미래의 스타”로 꼽힌 열명의 배우가 언론과 대중에게
[외신기자클럽] 놀랍도다, 풍요로운 중국영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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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0일에서 11일로 넘어가는 새벽 홍대 근처의 한 공연장. 무대 위 ‘2008 What a Sweet Day’라는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새벽 2시가 넘어 스윗 소로우(인호진, 성진환, 김영우, 송우진)의 공연 리허설이 진행됐다. 스윗 소로우 멤버들은 자신들의 달콤한 사랑 노래 <사랑해> 반주가 흘러나오자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한창 몰입해 노래를 부르는데 김영우가 “잠시만요. 헌일아 사랑 노래니까 조금만 밝게 가자”며 노래를 끊는다. 이어 성진환은 헌일에게 다가가 “너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밝은 노래하는데 웃으면서 하자”고 말해 분위기를 싸하게 만든다. 스윗 소로우 공연의 기타 세션으로 참여한 밴드 메이트(임헌일, 정준일, 이현재)의 임헌일에게 선배들은 엄하게 굴었다. 그런데 이는 <플레이>의 마지막 촬영날, 잘 짜인 각본대로 굴러간 상황. 임헌일이 메이트를 결성하기 전 마지막으로 했던 세션이
[씨네스코프] 그렇게 밴드 메이트는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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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스튜디오의 2011년작은 <코쿠리코 언덕에서>
-여고생이 주인공인 청춘로맨스물이 될 예정.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 지브리여,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의 악몽을 잊은 건가요….
*마이클 무어, 성폭행 혐의로 수감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보석금 2만달러 후원
-“50년 전에 존재했다면 베트남, 이라크 전쟁을 예방했을” 위키리스크의 유지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거라고. 역시 대인배 감독님.
*<트랜스포터> TV시리즈로 제작
-제작자는 뤽 베송, 총 12부작으로 만들 예정. 제작사 유로파코프는 <테이큰>도 드라마화가 유력하다고. 그나저나 드라마에서도 스타뎀이 주인공일까요?
[댓글뉴스] 지브리 스튜디오 신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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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에서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를 듣는다면 ‘제작 가능성이 영영 차단된 저주받은 작품’을 상상할 법하다. 그러나 웹사이트 blcklst.com에서 발표한 ‘2010년의 블랙리스트’ 명단은 좀 다르다. 총 290명의 할리우드 영화사 간부들을 대상으로 “올 한해 읽은 시나리오 중 꽤 괜찮았던 명단 10위 안에 들어가”지만, 아직 제작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관객이 접할 기회가 없었던 시나리오들을 모은 설문이다. 그러니까 ‘비운의’ 리스트라기보단 지금 시대 할리우드의 트렌드를 어렴풋하게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이자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 내에서 어떤 영화를 디벨롭하고 프로듀스하고 배급하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취향을 볼 수 있는 스냅숏”(제작자 프랭클린 레오나드)이다.
가장 두드러진 경향은 역시 실화 혹은 실존인물에 대한 대중의 관음적 흥미다. 블랙리스트 1위를 차지한 작품도 <컬리지 리퍼블리컨>이다. ‘컬리지 리퍼블리컨(미국 공화당을 지지하는 대학생 모임)’ 의장
실화의 재구성 재미에 빠진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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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2010의 수상작이 가려졌다. 대상의 트로피는 김태일 감독의 <오월愛>가 가져갔다. 상금 1천만원이 부상이다. 서울독립영화제 백건영 본선심사위원은 “오늘 우리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질문을 사적 기억과 공적 기록 사이의 균형감을 유지하면서 펼쳐냈다는 점에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최우수 작품상은 민용근 감독의 <혜화, 동>이, 우수작품상은 김희진 감독의 <수학여행>이 차지했다. 필름12,000피트가 제공되는 코닥상의 주인공은 민용근 감독의 <혜화, 동>이다. 독립스타상 배우 부문은 <혜화, 동>의 배우 유다인이, 스탭 부문은 <껍데기>의 강상협 촬영감독이 선정됐다. 특별상도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운영위원회가 꼽은 “가장 독립영화다운” 독불장군상은 류미례 감독의 <아이들>이 수상했고, 관객이 꼽은 관객상은 김방현 감독의 <보민이>가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일정한 수준의 만듦
대상은… <오월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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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이탈리아 날씨는 어제 비, 오늘 잠깐 해, 내일 또 비다. 집에만 있으려니 파스타가 허리둘레를 늘린다. 우중충한 날씨에 딱히 할 일도, 갈 곳도 없는 사람들이 찾는 곳은 영화관. 이탈리아 배급사들이 겨울 날씨의 우중충함과 허리둘레를 겨냥해 내놓은 영화들은 한결같이 코미디영화다. 이탈리아 파네토네(성탄절에 주로 먹는 디저트로, 성탄절과 12월 전후로 개봉하는 영화들을 지칭) 영화는 이제 고유명사로 정착했다. 11월 마지막 주 박스오피스를 보면 다른 달과 달리 유독 이탈리아영화 세편이 10위권 안에 들어 있다. 파우스토 브리지 감독의 <남자 대 여자>(Maschi contro femmine)가 3위, 루카 미니에로 감독의 <남부지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Benvenuti al Sud)가 5위, 카를로 반지나 감독의 <제 친구를 소개합니다>(Ti presento un amico)가 7위다. 같은 시기인 지난 10월 박스오피스에 이탈리아영화가 한편
[로마] 제르마노 같은 배우들이 있어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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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루이즈는 칠레 출신 영화인으로 파리에서 가장 많은 인종이 밀집해 있는 동네에 산다. 파리 19구와 20구를 경계짓는 그 동네에선 늘 바쁜 듯이 지나가는 중국인, 젤라바 차림의 회교도나 아프리카 전통 복장인 부부를 입은 여자들을 흔히 마주친다. 아찔하게 현기증이 일어나고 황홀한 취기마저 감도는 알록달록한 동네…. 라울 루이즈의 영화를 참 많이 닮았다.
루이즈에게 올 한해는 힘든 해였다. 불행한 추락사고 이후로 그는 지팡이를 짚는 신세가 됐고, 무엇보다 사고에서 죽음을 간신히 모면했다. 그 사이 루이즈는 그의 작품 중 대작 중의 대작인 <미스터리 오브 리스본>을 만들었는데, 포르투갈의 연작소설을 각색한 매혹적인 작품이다. 루이즈는 자신의 커피잔에 엄청난 분량의 설탕을 넣고 난 뒤 말을 이었다. “촬영을 시작하면서 제가 중병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살아날 확률이 50%뿐이라는 것도요. 의사가 말하기를 제 간에 생긴 종양은 무어라 단정할 수 없는 희귀한 종양이라는
[외신기자클럽] ‘무기력 유발하는 관심’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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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12일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영화감독 클로드 샤브롤을 기리는 ‘클로드 샤브롤 추모 영화제’가 2010년 12월14일(화)부터 26일(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상영작은 <미남 세르쥬>(1958), <사촌들>(1959), <마스크>(1987), <지옥>(1994), <의식>(1995), <거짓말의 한 가운데>(1999), <초콜릿 고마워>(2000), <악의 꽃>(2003) 총 8편이다.
데뷔작 <미남 세르쥬>와 두 번째 작품 <사촌들>은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전자가 시골에 온 도시 사람의 이야기라면 후자는 도시에 온 시골 사람의 이야기다. 두편은 샤브롤의 초기 대표작으로 잘 알려진 영화들이니 이 자리에서는 내용 대신 다른 식으로 소개하는 편이 새롭겠는데, 가령 이 영화들이 나왔을 당시에 동료들의 반응은 어떤 것이었을까. 에릭 로메르는 “<무방비 도
죽음과 함께 방문한 미스터리 스릴러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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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불가리아 배우에게 국고 퍼준 혐의 받아
-베니스국제영화제 당시 ‘개인적인 친구’ 불가리아 여배우 미셸 보네프의 초청 명목으로 국고 40만 유로를 유용했다는 의혹 제기. 한국의 누구랑 왜 이렇게 닮았어!
*대니 보일, <트레인스포팅> 속편 제작 암시
-현재 어빈 웰시의 소설 <포르노>에 기반한 속편을 구상 중이라는군요. 문제는 <비치> 이후 의 상하고 등돌린 이완 맥그리거가 과연 출연할지….
*거미인간,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다
-뮤지컬 <스파이더맨: 어둠을 밝히다>의 프리뷰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제작비 6500만달러, U2의 음악 등 사상 최대 물량공세였지만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댓글뉴스] 대니 보일, <트레인스포팅> 속편 제작 암시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