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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지난 3월29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상영작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38개국 190편의 영화가 선정됐으며, 이중 장편 월드 프리미어는 11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6편에 달한다.
‘세계 대안/독립영화의 메카’이자 ‘지속 가능한 생산적인 영화제’라는 기치를 내건 이번 영화제의 특징을 살펴보자. 최근 세계 영화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다큐멘터리와 스페인영화가 대거 초청됐다. 한국과 포르투갈 수교 50주년을 기념한 포르투갈영화 특별전, 필리핀 독립영화의 아버지 키들랏 타히믹 회고전, 이명세 특별전 등이 마련되었다.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에는 장 마리 스트라우브, 클레어 드니, 호세 루이스 게린이 참여했다. 리처드 켈리의 <믹의 지름길>, 뱅크시의 <선물 가게를 지나는 출구>,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앙젤리카의 이상한 사례>, 예지 스콜리모프스키의 <이센셜 킬링>, 마하마트 살레 하룬의 &
입맛 돋우는 전주의 영화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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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엽 내가 처음으로 동아시아영화를 보기 시작할 무렵은 홍콩의 쇼브러더스가 마지막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로, 거대한 공장 시스템을 통해 한해 35편 정도의 영화를 찍어댔다. 당시 그 지역 한해 영화 제작 편수의 40%에 이르는 분량이었다. 매주 새로 나온 쇼브러더스 영화를 보는 건 내겐 큰 즐거움이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이 막을 내리고 유럽의 작가 시스템이 시작될 시기에 자라난 나는, 이름없이 찍혀져 나오는 쇼브러더스 영화를 보며 과연 어느 감독의 작품인지 가늠해내려 애쓰곤 했다. 쇼브러더스 밖에서 경력을 시작한 추위안이나 리한샹 같은 감독의 작품을 골라내는 것은 쉬웠지만, 쇼브러더스의 계약 감독이었던 구이즈훙, 쑨중, 허멍화 등의 ‘개인적 스타일’을 가려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중 한명인 구이즈훙 감독 회고전이 이번 홍콩영화제에서 작은 규모로 열리고 있다. 그의 스타일은 보통, 시각적으로 ‘사실주의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긴 현대 액션영화로 기억된다. 그러나
[외신기자클럽] 쇼브라더스 전성기의 한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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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통신원이 참여한 ‘아마추어 영화가들의 영화공장’ 단계별 모습.
1. 사전 제작 단계
2. 본 촬영 장면
3. DVD 재킷 공동 제작
4. 미셸 공드리가 만든 스튜디오 중 하나
지난 2월16일부터 3월13일까지 파리의 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에서는 프랑스 출신 감독 미셸 공드리의 특별전이 진행되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공드리의 장편 8편, 단편 11편, 70여편 의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상영함과 동시에 공드리의 추천작들을 직접 소개하는 공드리표 시네클럽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5편의 영화를 소개했다. 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접한 영화인 알베르 라모리스 감독의 60년작 <풍선여행>(Voyage en Ballon)과 <수면의 과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법한 필립 드 브로카 감독, 장 폴 벨몽도 주연의 1973작 <아름다움>(Le Magnifique)처럼 몽롱한(?) 작품들도 있지만 켄 로치의 <케스> 같은 사회참여적인 작품
[파리] 3시간만에 영화 기획, 촬영, DVD 제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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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죽음으로 많은 영화인들과 셀러브리티들이 추모의 트윗을 보내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트위터 계정이 있습니다. 2월9일 그녀의 마지막 트윗에는 <바자>에 자신의 인터뷰가 나왔다는 내용이군요. 물론 본인이 직접 하진 않았겠죠. 어쨌든 그녀에게 추모의 트윗을 보낼 수는 있습니다. @DameElizabeth
*LA레이커스의 전설적인 농구 선수 매직 존슨도 엘리자베스 테일러 추모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에이즈에 걸렸던 매직 존슨은 테일러가 말년에 에이즈 재단을 설립하고 에이즈와 싸웠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MagicJohnson
*스티브 마틴은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여러 번 만났다고 합니다. 스티브 마틴이 본 테일러는 위트있고, 자기비하적인 사람이어서 놀랍고 동시에 기뻤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테일러는 웃음을 사랑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하늘나라에서 맘껏 웃으시길. @SteveMartinToGo
[트위터뉴스]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추모의 트윗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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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시>가 제5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AFA)에서 각본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황해>의 하정우는 남우주연상을, <하녀>의 윤여정은 여우조연상을 차지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74) 명예집행위원장은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이정향 감독의 컴백작이자 배우 송혜교의 신작인 <오늘>이 지난 3월22일 크랭크업했다. 개봉은 2011년 상반기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중국의 영화배급사인 존보미디어와 지난 3월19일, 상호 업무협력 구축을 통한 문화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투자하여 설립된 발콘과 존보미디어는 존보-발콘(가칭)이라는 새로운 영화 배급사 법인을 공동 설립하기로 했다.
*‘다큐, 재개발’을 주제로 열리는 인디다큐페스티발2011이 지난 3월24일 개막했다. 3월30일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에서 열린다.
[한줄뉴스] 이창동 감독 <시> 제5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 각본,감독상 수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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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은 영화의 선전이 눈에 띈다. 민용근 감독의 <혜화,동>과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두편의 독립영화가 총관객수 1만명을 돌파했다. 2월17일에 개봉한 <혜화,동>은 약 한달 만에, 3월20일에 개봉한 <파수꾼>은 18일 만에 거둔 성적이다. 두 영화의 1만명 돌파에는 크게 두 가지 공통적인 비결이 있다. 하나는 작품성이다. <혜화,동>의 홍보를 맡은 인디스토리 마케팅팀의 서상덕씨는 “두편 모두 지난해 다수의 국내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검증받은 작품”이라면서 “<혜화,동>이든 <파수꾼>이든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 대부분이 두 영화에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트위터, 블로그 등 SNS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이다. <파수꾼>의 배급을 맡은 필라멘트픽쳐스의 강은경 과장은 “<파수꾼>의 배우 박정민, 서준영, 배제기, <혜화,동>의 민용근 감독, 배우 유다인 등 감독이나
작은 영화 관객과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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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 속에서>, 말레이시아 영화사상 최초로 게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화제
= 말레이시아인 대다수는 동성애를 터부시하는 이슬람교도이기 때문에 대단한 충격을 던졌다고.
- 중국 영화계, ‘아시안 필름 프로듀서 포럼’에서 “검열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비판
= 당국의 엄격한 검열이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발굴하는 데 크나큰 장애물이라는 내용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몇년 동안 유사한 경우가 없지 않았지요.
- <배트맨> 시리즈의 알프레드 집사 역 배우 마이클 고프, 94살로 사망
= <배트맨>(1989)부터 <배트맨과 로빈>(1997)까지 알프레드 집사를 맡았던 분이죠. 고령에도 불구하고 팀 버튼의 최신작들에 꾸준히 출연했던 노배우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뉴스] 말레이시아 영화사상 최초의 게이 주인공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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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여성, 게이, 흑인의 지위는 언제쯤 제자리를 찾을까. 영국영화진흥위원회가 스크
린 속 소수자들의 실태를 조사했다. 4315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스크린에서 나이든 여성, 흑인, 게이 캐릭터에 대한 정확한 현실 반영은 요원하다고 밝혀졌다. 영화 속 세 부류의 캐릭터는 이제껏 정형화된 유형으로만 묘사되어왔다. 나이든 여성은 최근 들어‘쿠거’(cougar), 즉 섹시한 중년 여성의 이미지로 표현되는 정도가 거의 유일한 변화. 늘 성적인 대상과는 동떨어진 무성의 존재로만 그려졌다. 흑인 캐릭터의 십중팔구는 여전히 영화에서 후디 차림에 갱과 어울리는 마약 딜러로 묘사되며,게이들은 흔히 과도하게 성적인 것에 집착하는 부류로만 그려진다.
비교적 출연 빈도가 높은 이들 캐릭터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묘사는 대부분 빈약한 채로 정체되어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의 결과다. 영화에서 아시아인은 대부분 가정불화를 안고 있는 문제집단으로, 서유럽인은 잘 교육받고 경
[해외뉴스] 여성, 게이, 흑인에 대한 편견을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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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세기의 여우(女優)' 답게 여덟번의 결혼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테일러는 우선 영화배우 리처드 버튼과 두번에 걸친 `세기의 결혼과 이혼'으로 화제를 낳았다. 두사람은 1962년 영화 `클레오파트라'의 로마 촬영 세트장에서 만나 불타는 사랑에 빠졌다.모두 배우자가 있었던 두 사람의 열애는 언론을 충격에 몰아넣었고 교황청이 나서서 비난하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하지만 이들은 1964년 결혼해 1974년까지 사랑을 이어가다 이혼했고, 이 과정에서 10편의 영화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이후 1975년10월 재결합했으나 다음해 7월 버튼의 알코올 중독 등으로 다시 파경을 맞았다.테일러는 생존시 "로마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우리는 언제나 미칠듯 강력한 사랑에 빠졌고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지난 1984년 뇌출혈로 숨진 버튼도 최근 발견된 테일러에게 보낸 연서에서 "당신은
<리즈 테일러가 사랑한 남자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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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1이 3월24일부터 30일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열린다. 올해 11번째 행사를 치르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의 슬로건은 ‘다큐 재개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재개발 시대에 맞서 다큐멘터리를 ‘재개발’하자는 뜻이다. 빈말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신작전 출품작은 58편이었지만, 올해는 그 곱절에 가까운 100편의 다큐멘터리가 출품됐다. 예심을 맡았던 공미연 감독의 지적처럼 다양한 이력과 직업을 가진 이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세상의 폐부를 바라본 작품들이 예년보다 훨씬 늘어났다. 국내신작전에서 상영하는 24편(장편 15편, 단편 9편, 개막작 <러브 인 코리아>)의 다큐멘터리들은 ‘다큐 재개발’이라는 슬로건의 실체를 보여줄 것이다. 한편, 국내신작전에는 지난해 영화제가 선정한 3편의 제작지원작도 함께 상영되며, ‘올해의 초점’ 섹션에서는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푸른영상의 대표작들이, ‘다큐멘터리 발언대’ 섹션에선 ‘죽어가는 4대강’을 다룬 <江 원
참혹한 재개발 시대, 카메라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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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바다는 봄과 함께 찾아온다. 오는 3월18일부터 4월28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월드시네마 Ⅷ’의 막이 오른다.
세계 영화사에 잊지 못할 족적을 남긴 거장들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과 빛나는 유산을 소개해온 시네마테크 부산의 ‘월드시네마’ 프로그램은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이하여 24편의 매혹적인 작품들을 우리 앞에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월드시네마 Ⅷ’는 익히 알려진 거장들의 친숙한 작품 11편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미개봉 영화 7편이 상영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더불어 특별히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작품 6편을 집중조명하는 ‘포커스 온 로셀리니’전도 함께 마련될 예정이다.
프랑스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마르셀 레르비에의 1923년작 무성영화 <비인간>의 상영은 실로 기념비적이다. 페르낭 레제 등 당대의 화가와 건축가들이 제작에 참여하여 수준 높은 장식미를 선보이는 이 영화는 독일 표현주의 영화들에 자극받
히치콕이 몰고온 부산의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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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 미국의 유료 케이블 채널 <HBO>에서 첫 방송된 일인극 <서굿>(Thurgood)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연기파 배우 로렌스 피시번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지난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던 연극으로, 최근 워싱턴DC 케네디센터 내 아이젠하워 시어터에서의 한정 앙코르 공연 실황을 녹화 방영한 것이다. 주인공 서굿 마셜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법관으로, 1967년부터 91년까지 재직했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잊혀진 사실이지만 그는 1954년 ‘브라운대 교육위원회’ 소송으로 대법원까지 항소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공립학교에서 널리 행해지던 인종차별 정책을 위헌으로 판결 받아내 흑인인권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서굿>의 배경은 하워드 대학의 강단이다. 무대에 첫 등장하는 주인공은 나이 든 서굿이다. 그는 대법관을 사임하고 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리고 시청자는 그의 강의를 경청하는 법대생이 된다. 로렌스 피시번이 연기
[뉴욕] 그는 미국을 바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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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3회째를 맞는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인 두 사람의 회고전이 열렸다. 하나는 김지운을 위해서, 하나는 홍상수를 위해서. 이번 영화제가 그렇게 선택한 건 아니었다. 사실 도빌영화제가 김지운과 홍상수를 주목한 건 이미 몇년 전부터의 일인데 마침 두 사람과 시간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런 우연은 그야말로 참 잘된 일이다. 이번 더블 프로그램 덕분에 관객은 지난 15년간의 한국영화를 돌아볼 수 있었으니까.
홍상수와 김지운은 현대 한국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인이기도 하지만 가장 색다른 영화인이기도 하다. 홍상수는 거의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매번 색다른 작품을 만드는 재능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놀랄 만한 일관성을 가지고 계속되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 반면 김지운은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 같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는 정확한 코드에 부응하는데 대부분이 그전 작품과 완전히 대립된다. 코미디, 서부영화, 탐정물…. 그는 프로젝트마다 이렇게 새로운 주사위를 던진다.
홍
[외신기자클럽] 의혹과 결함에서 탄생한 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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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인상적인 데뷔작이다.” <파수꾼>을 본 김영진 영화평론가의 소감이다. 그는 “복잡하면서도 리얼하고, 또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고 덧붙였다. 3월11일 CGV대학로에서 열린 세 번째 시네마톡은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이다. <파수꾼>은 세명의 남자 고등학생들의 우정과 파국을 그린 작품이다. 이야기는 고등학생인 아들 기태(이제훈)의 죽음을 알아내려는 아버지(조성하)에게서 시작된다. 아버지는 죽은 아들이 어떤 아이였는지 알기 위해 동윤(서준영), 희준(박정민) 등 아들의 친구들을 하나둘 찾아간다. 아들 친구들의 기억과 증언을 토대로 영화는 수시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플래시백 구조를 취하고, 관객을 남자 고등학교 교실 한복판으로 생생하게 이끈다. 영화상영이 끝난 뒤,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강병진 <씨네21> 기자가 진행하고 윤성현 감독과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배제기 등 <파수꾼>의 네 배우가 참여한 시네마톡 행사가 열렸
[시네마톡] “뺨 맞는 장면? 아우, 갑자기 눈물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