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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 도리스 되리의 신작은 시작부터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한 순간에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를 때가 많다”는 독백과 함께 푸른 하늘, 흰 구름, 넓은 양귀비 꽃밭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전작 <파니 핑크> <내 남자의 유통기간> <체리 블로섬-하나미> <헤어드레서>에서 볼 수 있듯이, 되리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번에도 그녀는 독일어로 행복을 뜻하는 <글뤽>(Gluck)이라는 영화로 행복의 본질에 천착한다.
영화는 주인공의 불행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주인공 이리나(알바 로르바처)는 동유럽 어느 시골에서 부모와 함께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누린다. 농가에서 양을 치고 꿀을 병에 담는 일상이 동화처럼 그려진다. 어느 날 갑자기 마을로 탱크가 쳐들어오고 부모는 군인에게 살해당하며 이리나는 강간당한다. 결국 이리나는 혼자 베를린으로 도망가 거리의 매춘부로 연명하고, 정신적 고통을 못 이겨 압정으
[베를린] 행복의 본질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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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쉽> Battleship
감독 피터 버그 / 출연 테일러 키치, 브루클린 데커, 리암 니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리한나, 아사노 다다노부 / 개봉 4월19일
하스브로사의 게임과 블록버스터의 결합은 이제 지겹다고? <배틀쉽>은 좀 다른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감독 피터 버그에 따르면, <배틀쉽>은 거대한 전함과 외계인의 전쟁이라는 소재를 통해 전투에 참가한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란다. 아마도 이 해양블록버스터가 지향하는 건 <트랜스포머>의 외피에 <진주만>의 드라마를 지닌 영화인 듯하다. <배틀쉽>은 지구의 바다 자원을 취하기 위해 진주만을 습격한 외계인 종족에 맞서싸우는 국제 해군 함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의 존 카터로 주목받은 테일러 키치가 사랑과 전쟁의 승리를 모두 쟁취하려는 해군 대위로, 팝스타 리한나가 부대원으로 출연한다.
[Coming soon] <트랜스포머>의 외피에 <진주만>의 드라마를 지닌 영화 <배틀쉽> Battle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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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6일 CGV대학로에서 열린 <씨네21> 주성철 기자와 김영진 평론가의 <로맨스 조> 시네마톡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극중 어린 로맨스 조로 출연한 배우 이다윗과 연출을 맡은 이광국 감독이다. 특히 <시>와 <고지전>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이다윗의 등장에 여성 관객은 연방 “귀엽다”며 환호했다. 관객 앞에 선 것이 쑥스러운 듯한 이다윗의 수줍은 웃음처럼 <로맨스 조> 역시 귀여우면서도 기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었다.
<로맨스 조>는 ‘씨네21 신인감독 발굴 프로젝트 2010’에 당선되어 만들어졌다. <극장전>의 연출부, <해변의 여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하하>의 조감독으로 5년 동안 홍상수 감독과 일한 이광국 감독은 탄탄히 쌓아올린 내공으로 장편영화에 도전했다. 이제 막 입봉한 신인감독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조>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시네마톡]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의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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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선배 기자를 따라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 막바지 촬영현장에 간 적이 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스무명 남짓한 고구려군이 단체로 땅바닥에 누워 있는 게 아닌가. 크랭크업을 며칠 앞두고 강행군을 했거니 싶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사람을 가장한 더미(Dummy: 영화에 쓰이는 대역인형)였다. 말로만 듣던 특수분장사 LCM 이창만 대표의 솜씨를 두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와의 만남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3월4일 이창만 대표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3살. 원체 말이 없는 성격인 데다가 자신 때문에 영화 진행에 차질을 빚을까봐 그는 마지막까지 동료 영화인들에게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늘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던 그였지만 작업에 대한 욕심은 누구 못지않았다고 한다. 1993년 특수분장 일을 시작한 그가 본격적으로 영화 일을 하게 된 건 남기웅 감독의 2000년작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
[추모] 충무로는 그에게 큰 빚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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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다큐 한번 더!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연출한 데이비스 구겐하임이 지난 2008년 오바마 전기다큐멘터리 <엄마의 약속>을 만든 데 이어 또 한번 오바마에 대한 다큐를 연출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본부는 3월 셋쨋주부터 17분가량의 이 다큐멘터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프로메테우스>, <에이리언>의 그림자 벗는다
=<프로메테우스> 감독 리들리 스콧이 “<프로메테우스>는 <에이리언>의 프리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에이리언>의 DNA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알려진 <프로메테우스>가 <에이리언>과 크게 연관성이 없을 것이란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스크린은 승승장구, TV는 지지부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은 드라마 <테라 노바>가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다음 시즌 방영이 취소됐다.
[댓글 뉴스] 오바마 다큐 한번 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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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츠 마이 보이> That’s My Boy
감독 숀 앤더스, 존 모리스 / 출연 애덤 샌들러, 앤디 샘버그, 제이슨 칸, 레이튼 미스터 / 개봉 6월15일
10대 때 사고를 쳐 아빠가 된 도니(애덤 샌들러). 아들과 상관없이 방탕한 생활을 즐기던 그는 어느 날 아들 토드(앤디 샘버그)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된다. 도니는 결혼 준비로 바쁜 아들 토드를 데리고 다니며 시종일관 사고를 친다. 애덤 샌들러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활약한 앤디 샘버그가 부자지간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Poster it] <댓츠 마이 보이> That’s My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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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동안이었는데, 지금은 노안이 됐다.” 서울독립영화제 김동현 사무국장은 ‘이 사람’을 그렇게 소개했다. 3월9일 인디플러스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열린 좌담회 ‘인디플러스 1년의 평가 및 향후 전망에 대하여’에 참석한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현희(33) 사무국장이다. 독립영화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는 경력이 제법 굵직하다. 전주시네마테크를 시작으로 한국독립영화협회, 서울독립영화제를 거쳐 인디스페이스 운영팀장,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설립추진위원회 사무국장까지, 그는 독립영화 관련 사업의 실무를 도맡아왔다. “이현희씨가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면 좌담회는 열리지 않았을 거다. 그만큼 좌담회에서 그의 경험과 생각을 듣고 싶었다”는 인디플러스 허경 프로그래머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좌담회 하루 전, 기자의 전화를 받은 이현희 사무국장은 적지 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마음처럼 쉽게 진척되지 않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 때문인지도. “대학로로 정해진 거 아니냐고? 그것
[이 사람] 독립영화계의 큰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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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감독의 <달팽이의 별>이 트라이베카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다큐멘터리로는 한국 최초라고 한다. 그리고 <달팽이의 별>은 올여름 미국 개봉을 확정했다.
-영화 관련 10개 단체가 2월8일 영등위가 내린 <줄탁동시>의 제한상영가 판정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이후 <줄탁동시>는 해당 장면을 일부 삭제해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은 뒤 개봉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영등위의 기본 임무는 영화의 등급 분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시대의 변화에 따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이지혜, 정애연 주연의 <킬링타임>(감독 박성수)이 3월15일 광화문 미로스페이스에서 개봉한다
=2011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공식 상영작이다(개봉고지 시점상 <씨네21> 845호에 프리뷰를 싣지 못했습니다. 관계자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댓글뉴스] 이승준 감독의 <달팽이의 별>이 트라이베카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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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영화는 한때의 유행으로 남을 것인가. 영국 극장가에서 3D영화의 유효시한이 다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1년 영국 박스오피스 성적을 분석한 엔더스 어낼리시스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3D영화의 총매표 수입액이 전년도 24%에서 20%로 하락했다고 한다. 3D와 2D 버전을 동시에 개봉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이하 <죽음의 성물2>)와 <트랜스포머3> 같은 시리즈물들도 3D 버전에 한해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죽음의 성물2>가 3D 상영으로 거두어들인 수입은 전체의 4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3D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3D>과 <쿵푸팬더2>도 2D 버전이 더 높은 수입을 올렸다. 3D영화의 편당 평균 매출액 역시 2010년 850만파운드에서 490만파운드로 하락했다. 개봉 편수는 28편에서 47편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저조하게 느
[해외뉴스] 3D 제작이 줄다니 이게 무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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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을 터트리기엔 아직 이르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12년 2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월 한달 동안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75.9%를 기록했다. 이것은 2007년 2월의 76.4%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영진위 영화정책센터 황동미 연구원은 “일단 큰 외화가 없었다”며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4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설 연휴 개봉한 <댄싱퀸>과 <부러진 화살>이 2월에도 좋은 흥행 페이스를 이어나간 덕분인 것 같다. 지난해 같은 기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홀로 선전한 것과 비교하면 흥행작이 많았다”고 2월 동안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언급한 세 작품과 함께 3D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도 빼놓을 수 없다. 봄방학 시즌이라 어린이와 학부모 관객이 많았다. 덕분에 영화가 10
[국내뉴스] 샴페인을 터트리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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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제작한 (주)팔레트픽처스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할 인턴 및 직원 모집. 3월16일까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yakoojalim@naver.com으로 제출.
◆ <더 그레이> <맨 온 렛지> 등을 개봉한 (주)조이앤컨텐츠그룹에서 영화 온/오프라인 홍보마케팅 분야의 신입사원 모집. 응시 자격은 28살 이하의 여성으로 영화학과 관련 졸업자나 영화홍보/온라인 홍보사 1년 이상 근무자 우대. 3월 말까지 이력서를 joynkino@paran.com으로 접수.
◆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단기계약직 스탭 모집. 모집 분야는 연구개발팀, 마케팅팀, 콘텐츠관리팀, 기술팀 등으로 관련 업무 경험자 우대. 3월18일까지 영화제 홈페이지(www.pifan.com)에서 지원서 양식을 다운받아 pifan@pifan.com으로 접수(032-327-6313).
◆ 제1회 4.28스마트영화제에서 작품 공모. 청소년부와
[소식] 2012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영화제 공식경쟁부문 출품작 공모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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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Titanic
감독 제임스 카메론 /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럿, 빌리 제인 /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주) / 개봉 4월5일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이 개봉한 지도 벌써 15년이 지났다. <타이타닉>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얼굴을 바꾸어놓았고, 우리는 수십번 넘게 DVD와 TV로 이 고전을 감상하고 또 감상했다. 그런데 <타이타닉>을 또 감상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대답은 3D다. 그냥 3D가 아니다. <타이타닉> <아바타>의 제작자 존 랜도와 제임스 카메론은 지난 6년간 무려 200억원을 투여해 3D 변환작업을 진행했다. 4월5일이면 우리는 거대한 여객선이 거꾸로 치솟아 침몰하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럿을 떨어뜨리려 포효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다시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젊고 날씬한 두 배우의 청춘을 3D로 볼
[Comming soon] 그냥 3D가 아니다 <타이타닉> Tit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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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꿈을 담는 기계라면, 다큐멘터리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하지만 모든 다큐멘터리가 딱딱하게 정해진 틀과 규칙에 따라 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큐멘터리의 정신은 시대에 발맞춰 진화하는 데 있다. 기본적으로 사실영상의 객관적 기록을 추구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객관과 사실 여부를 넘어서 카메라-눈에 담긴 또 하나의 진실, 그리고 시대정신을 포착하는 것이야말로 다큐멘터리의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3월7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인디플러스 개관 1주년 기념영화제에서 소개될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도 아시아 다큐멘터리 교류전의 의미는 각별하다. 인디플러스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교류전에서는 최근 아시아 다큐멘터리의 흐름과 경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시아다큐멘터리네트워크(AND) 지원작 중 10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아시아의 오늘’과 그 속에서 숨쉬는 ‘우리의 얼굴’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달려가보자. ‘진실’이란 이름의 진주를 발견하게 될지도
[영화제] 아시아의 진실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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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 감독은 홍콩 누아르의 모든 것을 만든 사람이다. <영웅본색> <첩혈쌍웅>의 오우삼이 그의 조감독이었고 그의 영화에서 장철 감독의 영향이 짙게 느껴진다는 얘기를 굳이 덧붙이지 않더라도 상업적인 스타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천변만화하는 다작 관행을 놀라운 수준으로 이어갔으며, 무엇보다 피와 폭력이 처연하게 난무하는 풍경의 액션영화들을 통해 당대 젊은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외팔이>(1967)가 보여주는 육체에 대한 고통과 쾌락이라는 모순된 이중주와 잔혹미는 이후 장철 영화를 규정짓는 육체성의 시작이자, 왕우를 당대 최고의 흥행 배우로 각인시켰다. 이렇듯 쇼브러더스 영화의 최전성기를 이끈 장철 감독의 15편을 엄선한 특별전 ‘피바람이 분다’가 오는 3월6일(화)부터 21일(수)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대자객>(1967)과 더불어 장철과 왕우의 호흡이 절정에 달한 작품은 바로 <심야의
[영화제] 피와 폭력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