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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다. 국수 면발을 빼곡히 쌓아올린 뒤 한쪽 면을 누르면 오목해진다. 동시에 반대쪽은 블록하게 튀어나온다. 이런 식으로 압력에 변화를 주면서 그림을 그린다면? 금세 덩어리가 느껴지는 한폭의 훌륭한 부조(浮彫)가 탄생한다.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을 해보고 싶어서 이런저런 책을 뒤지던 중 평면에 무수한 핀을 꽂아 만드는 핀스크린(pin screen)애니메이션을 알게 되었다. 그걸 보니까 어릴 때 소면 다발을 손가락으로 푹푹 누르며 놀던 기억이 떠올랐다.” 얼마 전 열린 테헤란국제애니메이션축제를 비롯한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오목어>의 김진만 감독. 그는 ‘국수 면발’이라는 새로운 재료로 스톱모션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소과 출신인 그는 “움직이면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서 애니메이션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단한 것을 만들겠다는 욕심보다는 즐기면서 하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 사람] 국수 면발, 맞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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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이하 <지슬>) 바람이 제주 전역에 불고 있다. 3월1일 개봉한 <지슬>이 총관객수 1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돌파했다. 개봉 13일 만에 제주에서만 거둔 성적이다. 오멸 감독은 장문의 편지로 제주 관객 1만명 돌파에 대한 소감을 대신했다. “제주에서 1만명 관객을 동원한 건 대한민국 전체 중 100만명만큼이나 대중적인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변방이라 일컬어지는 제주에서 이뤄낸 영화적 사건의 하나로 기록될 일이다. (중략) 우리가 목표하는 전국 3만 관객은 구천을 떠돌 당시 영령들의 걸음이며 섬의 울음이기도 하다. 그 울음소리를 세상이 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후예들의 걸음이다. 이 걸음은 그 어떤 것보다도 선명한 제주인의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이 묵직한 외침을 세상이 들어주기를 간절히 원한다.” 제주 1만명 관객 돌파에 힘입어 CGV제주는 3월21일까지였던 <지슬> 상영을 4월3일까지 연장 상영하기로
[국내뉴스] <지슬> 바람,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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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리비언> Oblivion
감독 조셉 코신스키 / 출연 톰 크루즈, 모건 프리먼, 올가 쿠릴렌코 / 수입, 배급 UPI 코리아 / 개봉예정 4월11일
레테의 강을 거슬러 오를 한 사내의 운명에 주목하라. 망각을 뜻하는 제목의 영화 <오블리비언>에서 인류는 폐허가 된 지구를 피해 공중 제국을 건설하는데, 과거가 지워진 남자 잭 하퍼(톰 크루즈)는 정찰을 위해 지상에 남는다. 그러다 의문의 우주선에 실려온 한 여자(올가 쿠릴렌코)의 출현으로 기억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방점은 이야기보다 이미지에 찍힌다. 조셉 코신스키라는 이름 때문이다. 색다른 전략의 3D SF <트론: 새로운 시작>으로 첫눈에 비주얼리스트로서의 재능을 확인시켰던 그가 이번에는 고해상도 2D SF로 새로운 미장센을 선보인다. 그가 작정하고 칠흑 같은 우주에서 소환해 환한 대낮의 지구에 착륙시킨 이 SF는 눈부시도록 밝고 선명한 풍경들로 묵시록을 다시 쓸 예정이다.
[Coming Soon] 다시 쓰이는 묵시록 <오블리비언> Obliv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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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스즈키 선생님>이 지난 1월12일, 개봉한 지 한달 만에 막을 내렸다. 극장판 제작에 앞서 2011년 2분기에 동명의 드라마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의 흥행 부진은 뜻밖이었다. 드라마가 제49회 갤럭시상 우수상이나 제38회 방송문화기금상 TV드라마 프로그램상, 그리고 2011년 일본민간방송연맹상 TV드라마 부문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을뿐더러 드라마와 극장판 모두 최근 일본사회의 큰 화두인 ‘교육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교육이 일본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건 지난 몇년간 발생한 몇 가지 사건 때문이다. 2010년 10월 시가현 오쓰시의 한 중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학생이 자살한 사건을 둘러싸고 학교쪽의 대응이 문제가 된 적이 있고, 올해는 오사카 시내에 있는 사쿠라노미야 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체벌받은 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큰 이슈가 됐다. 물론 이지메도 체벌도 지금까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무엇보다 학교와 교육위원회의 사
[오사카] 학교에 가면 일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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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일 CGV대학로에서 열린 시네마톡 현장. 상영이 끝나고 극장 안에 조명이 켜졌지만 관객 대부분은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다들 뭔가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충분히 예견된 반응이었다. 이재용 감독의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이하 <뒷담화>)는 보고 나면 감독의 변이 더 궁금해지는 종류의 영화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이렇다. ‘첫눈에 반한 여인(정은채)과 밀회를 즐기기 위해 촬영현장에 가지 않고 통신장비를 이용하여 원격으로 영화를 찍는 감독(하정우)에 대한 영화를 원격으로 찍는 감독(이재용)에 대한 영화.’ 보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단편영화의 메이킹 필름의 메이킹 필름’이다. 이재용 감독은 2012년 한 휴대전화 회사의 프로모션 광고용 단편영화 <10분 만에 사랑에 빠지는 방법>에 그 작품을 원격으로 촬 영하는 감독 자신을 등장시켜 허구의 층위를 한 꺼풀 더 덧씌웠다.
‘하지만 도대체 왜?’ 시네마톡 내내 객석 위를
[시네마톡] 허구와 사실 사이 영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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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소신은?
=오마바 행정부가 캘리포니아주의 동성결혼 금지법이 위헌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스트우드도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성명서에 서명했다.
-스탠리 큐브릭의 미완의 영화 <나폴레옹>을 스티븐 스필버그가 TV시리즈로 만든다
=투자 실패로 제작이 무산됐던 작품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스타워즈> <스타트렉> 마니아들을 광분시켰다
=기자회견 중 사용한 ‘제다이 마인드 멜드’(Jedi mind-meld)라는 말이 문제였다. 마인드 멜드는 <스타워즈>의 제다이가 아닌 <스타트렉> 벌칸족의 초능력이기 때문.
[댓글뉴스] 공화당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소신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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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앤드 오버>
감독 존 루카스, 스콧 무어 / 출연 마일스 텔러, 스카일러 애스틴, 저스틴 전
하여간 그놈의 술이 문제다. <행오버>의 각본을 썼던 존 루카스의 감독 데뷔작 <21 앤드 오버>는 ‘딱 한잔’으로 시작해 난장판으로 끝난 어느 하룻밤 동안의 사건을 그린다. 올A 모범생인 제프 창(저스틴 전)의 21번째 생일날, 절친한 친구 밀러(마일스 텔러)와 케이시(스카일러 애스틴)가 제프를 깜짝 방문한다. 다음날 의과대학 면접을 앞둔 제프는 눈 딱 감고 맥주 한병만 마시자고 결심하지만, 무릇 ‘술은 술을 부르는 법’이라 세 친구의 조촐한 축하파티는 점차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해외 박스오피스] 미국 201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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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불법 다운로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2월 말, 영국 고등법원은 6개 통신망 서비스 업체들에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3곳의 접속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이들 업체들은 15일 안에 고객들이 해당 사이트들에 업로드된 10개 저작권사의 파일들에 접근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10개 저작권사에는 EMI, 소니, 유니버설 등이 포함된다. 불법 다운로드의 최대 피해자인 할리우드 스튜디오들로 구성된 미국영화협회(MPAA)와 영국영화TV제작자연합 팩트(Pact)가 판결을 지지하고 나섰음은 물론이다. 3개 사이트에서 최근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영화는 <아르고>였다.
이번 판결이 지닐 효력에 대해서는 대체로 낙관적이나 일부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낙관론의 근거는 판결에 포함된 BskyB와 버진미디어 등 6개 통신망 서비스 업체가 영국 전체 통신 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움직인다면 이번 판례가 불법 다운로드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해외뉴스] 참 안 죽네, 불법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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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마케팅회사 딜라이트에서 신입 및 경력직 모집. 3월17일까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MS워드 파일)를 delight404@hanmail.net으로 접수.
*쇼박스 해외사업팀 글로벌마케팅업무 보조 인턴 모집. 영어 능통자(중•상급), 4년제 대학 졸업/졸업 예정자(전공 무관), 문서 프로그램(엑셀, MS워드 등) 중급 이상. 현장 경력(영화제, 엔터테인먼트 관련기관 등) 보유자 및 외국어(중국어, 일본어) 가능자, 디자인/영상편집프로그램 사용 가능자 우대. 3월23일까지 이력서, 자기소개서(한영 모두 가능) 혹은 최신 영화 리뷰 1편(1장 이내)을 온라인(sales@showbox.co.kr) 또는 우편(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174-15 3층 해외사업팀)으로 접수.
*SBS콘텐츠허브, 배급실무 업무 계약직 모집. 배급 업무 유경험자 우대. 입사지원서 1부를 작성해 ‘지원부문_성명’으로 저장한 뒤 HR@sbs.co.kr로 접수. 채용 시까지.
*한국영화 장인들과 함께하는 명필
[소식] 쇼박스 해외사업팀 글로벌마케팅업무 보조 인턴 모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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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름과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건축학개론> 불법 파일 유출 관련 민형사 고소를 취하했다
=명필름은 “저작권 침해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해 창작 의욕을 떨어뜨리고 문화산업 발전을 막는 범죄행위로서 처벌을 받는 게 맞다”며 “하지만 저작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것이 더 큰 문제라 판단해 12명의 개인에 대한 처벌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월 한달 동안 한국영화 점유율 무려 82.9% 기록했다
=<괴물>이 상영된 2006년 10월의 85.3% 이후 7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올 2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월 한달 동안 한국영화를 본 관객은 총 1809만6417명이다.
[댓글뉴스] 명필름과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건축학개론> 불법 파일 유출 관련 민형사 고소를 취하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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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용주. 이름부터 독특하다. “본명인 조용준으로 쭉 연기생활을 해오다가 나 자신에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싶어서 예명을 만들었다. 철학관까지 가서 만든 귀한 이름이다.” 종종 ‘이용주’로 오기되기도 한다며 아용주는 쑥스러운 듯 이름에 얽힌 일화를 말했다.
최근 개봉을 앞둔 이사무엘 감독의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 5기 영화 <설인>에서 그는 기묘한 인물 박을 연기했다. “영화에서 많은 사람을 살해하는 박은 사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인물이다. 쉽게 사이코패스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박 역시도 과거에 따돌림을 당했던 상처를 갖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박 역시도 피해자 아닌가.” 아용주는 이런 주변인들의 고통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며 자신이 연기한 인물에 대한 연민을 내비쳤다.
촬영을 마친 뒤 지난해 군에 입대한 그는 영화 홍보를 위해 그 귀한 휴가시간까지 쪼개가며 무대 인사를 다니고 있다. “1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군복무를 하면서 뒤를 돌아볼 여유
[이 사람] 제 이름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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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삶을 들여다보는 여섯개의 웅숭깊은 시선이 있다. 아시아 다큐멘터리 특별전 ‘AND 쇼케이스 2013’이 3월14일부터 씨네코드 선재, 부산 영화의 전당, 아트나인에서 열린다. 상영작은 부산국제영화제 AND(Asian Network of Documentary) 제작 지원 펀드를 통해 완성된 아시아 다큐멘터리로, <달려라, 그랜드라이더스> <돈과 사랑> <뷰티풀 아일랜드> <비랄의 멋진 세상> <아련한 봄빛> <열정> 등 여섯편이다.
후아티엔하오 감독의 <달려라, 그랜드라이더스>(대만, 2012)는 평균 연령 81살의 노인들이 13일간 오토바이 대장정에 오른 과정을 따라붙는다. 도전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품이다. 유순 감독의 <아련한 봄빛>(중국, 2011)은 재개발로 곧 사라지게 될 마을에서 삶의 마지막 나날을 추억으로 버티고 선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국내뉴스] 보라! 아시아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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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는 3월5일부터 24일까지 20일 동안 작품성과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소외받은 영화들을 모아 특별전을 개최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부재를 단 이번 행사를 위해 각국의 수작 15편이 뭉쳤다. 유운성•이용철 영화평론가가 참여하는 비평가 좌담 행사(3월17일)를 비롯해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가 직접 진행하는 시네토크(3월9일)와 상영 전 영화 소개(3월16일) 등의 특별행사가 마련되어 있다.(www.cinematheque.seoul.kr 참조)
프로그램 중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4월 개봉예정작 <홀리 모터스>다. 지난해 칸영화제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이 작품은 새벽부터 한밤까지 한 남자의 하루를 뒤쫓아, 그가 연기하는 아홉 가지의 삶을 보여주며 진행되는 일종의 ‘영화에 대한 영화’다. <폴라X> 이후 레오스 카락스가 만든 13년 만의 복귀작. 드니 라방과는 21년 만에 다시 장편에서 조우했다. 루이스 브뉘엘의
[영화제]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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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주먹>
감독 강우석 / 출연 황정민, 유준상, 이요원, 윤제문, 정웅인, 강성진, 성지루 / 개봉 4월 예정
전설은 여고에만 떠도는 것이 아니다. <써니>가 사춘기 시절을 추억하는 ’아줌마’들의 판타지였다면, 이제는 아저씨들의 전설을 얘기할 때다. 이종규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의형제>의 장민석 작가가 각본을 쓰고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전설의 주먹>은 학창 시절 ‘전설’로 불렸던 남자들이 격투 프로그램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다. 국숫집 사장이 된 덕규(황정민)와 대기업 부장 상훈(유준상), 단란주점 종업원 재석(윤제문)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이들 사이의 숨겨졌던 사연이 밝혀질 예정이다. 한국 영화계의 든든한 허리인 세 배우의 연기와 정두홍 무술감독이 설계할 액션장면, 그리고 강우석 감독의 노련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낳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Coming Soon] 학창 시절 ‘전설’이었던 그들의 재회 <전설의 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