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해 경남 일대에 세트를 차렸던 영화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속 40m의 강풍이 가장 먼저 상륙한 경남 남해에 캠프를 둔 <고독이 몸무림칠 때>(사진)의 경우, 바닷가에 세워놓은 횟집 세트가 완전히 소실됐고 각종 소품 및 도구들도 물에 잠겨 못 쓰게 됐다. 현재 제작사인 마술피리가 추산한 피해액만 8천만원. 오기민 대표는 “큰 비까지 연이어 내려 복구작업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태풍 매미의 빠른 북상은 같은 날,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남 합천 세트까지 집어삼켰다. 9월12일 밤 10시부터 4시간 동안 70% 공정률을 보이고 있던 세트의 반을 모조리 파손시킨 것. 극중 가장 큰 규모의 전투신인 평양 시가전을 촬영할 곳이라 제작진의 아쉬움은 실로 컸다. 이성훈 프로듀서는 “제작일정에 차질을 줄이기 위해 시공 때보다 3배나 많은 인력을 투입해 세트를 복구 중”이라고 전한다. 이들 제작사들은 로케이션 지역의 지방
충무로, 매미에 몸무림치다
-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지난 9월10일 크랭크인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선후배 사이의 두 남자가 옛 연인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유지태, 김태우, 성현아, 김호정이 출연하고, 내년 5월 개봉예정이다. 글 정한석·사진제공 미라신코리아
홍상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크랭크 인
-
추석연휴 1위로 추월, 300만 돌파 무난할 듯올 추석 흥행전의 최종승자는 <오! 브라더스>와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로 판명났다. 9월18일까지 누계에서 <오! 브라더스>는 전국관객 1위를, <캐리비안의 해적…>은 서울관객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월5일 개봉한 <오! 브라더스>는 개봉주말 이틀간 서울관객 10만명을 넘기며 <조폭마누라2: 돌아온 전설>에 이어 흥행 2위를 기록했으나 개봉 2주차 주말부터 <조폭마누라2…>를 추월, 최후에 웃는 자가 됐다. 9월18일까지 서울 60만, 전국 196만명을 넘긴 <오! 브라더스>는 개봉 3주차 주말 온라인 예매순위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오! 브라더스>의 상승세는 스크린 수로도 확인된다. 서울 45개, 전국 176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점차 스크린 수를 늘려 현재 서울 51개, 전국 201개 스크린을 확보했다. 배급사인
<오! 브라더스> 뒷심 발휘
-
충무로 “일본영화 위력 약세” 담담, <실락원> <오디션> 등 개봉 준비내년 1월1일부터 일본영화가 전면 개방된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9월16일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계획을 발표, 일본영화, 음반, 게임물의 전면 개방과 비디오, 애니메이션, 방송물의 개방 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영화제 수상작이 아니더라도 18세 이상 관람가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일본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게 됐으며, 일본 음반과 게임 또한 수입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청소년들에게 영향력이 지대하다고 판단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파급효과가 전 국민에게 미치는’ 방송부문은 연말까지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개방범위를 조율할 계획이다.이번 조치에 대한 영화계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하다. 최근 들어 일본영화가 국내에서 별반 대단한 반응을 얻지 못했던 탓에 파장이 그리 크지 않으라는 게 충무로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일본영화는 1998년 1차개방 이후, 9
일본영화 전면 개방
-
-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리는 제4회 서울유럽영화제-메가필름페스티발(MEFF)의 상영작 총 28편이 확정되었다. 그동안 '도심속 유럽문화 축제'라는 이미지를 다져온 유럽영화제는 올해 'Nueuropean Parade'를 메인 컨셉으로 정해 '젊은 관객과 젊은 영화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5일간의 영화제를 든든히 채워줄 상영작은 13개국에서 온 총 28편의 영화들. 프랑스 영화 6편을 비롯, 유럽 각 나라의 영화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는 가운데, 빔 벤더스 감독의 <블루스의 전설>을 포함해 총 9편의 따끈따끈한 신작들이 아시아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영화제 개막작은 프랑스 누벨바그의 전설적 거장 끌로드 사브롤의 신작 <악의 꽃>. 올해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돼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유명한 보들레르의 시 <악의 꽃>과 브누아 마지멜, 나탈리 베이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연기변신도 볼 만하다. 그외 상영작들은
제4회 서울유럽영화제-메가필름 페스티벌 상영작 확정
-
케이블ㆍ위성TV가 가을을 맞아 다양한 특집을 마련한다. 프리미엄 영화채널 캐치온은 23일부터 3일간 매일 밤 10시 가을에 어울리는 프랑스 영화 세 편을 특집으로 편성한다. 23일에는 루 드와이옹 주연의 2002년작 <블랑쉬>(사진)를 시작으로 24일 스릴러물 <레퀴엠>과 25일 모니카 벨루치, 뱅상 카셀 주연의 <돌이킬 수 없는>을 잇따라 방송한다.OCN은 천고마비의 계절을 주제로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매일 오후 6시 30분에 `음식영화 특집'을 마련했다. 29일 오천련 주연의 <음식남녀>를 비롯해 줄리엣 비노쉬의 <초콜렛>(30일), 장국영의 <금옥만당>(10월1일), 김석훈의 <북경반점>(2일)이 이어진다.MTV 코리아는 9월의 아티스트로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를 선정해 30일까지 그의 대표곡을 집중 소개한다. 10월 2일 밤 10시에는 영국그룹 `라디오헤드'와 최근 사랑
케이블ㆍ위성 채널 가을 특집 마련
-
"이상하게 빈둥거렸어요"
“해가 갈수록 외로움을 느끼는 강도가 세져요.” 김성수 감독의 <영어완전정복>이 마지막 촬영을 마친 지난 20일 서울 올림픽 공원, 이나영은 불쑥 말을 꺼냈다. “이전엔 끝나면 울고, 인사하고 막 그랬는데 요즘엔 그런 게 너무 싫어요. 정리하는 말 같은 것도 싫고.”
이 여자, 머리가 더 복잡해졌나보다. 1년여 전 <후아유> 때 만났을 때도 이나영은 ‘나’에 대한 질문이 많은 배우였다. “법정 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를 읽었을 때부터인데, 그런 이성적 고지를 하나 넘은 삶을 따라살 수 없는 내 생활과의 갭에 너무 괴로워했어요. 그러다가 남들도 다 그럴텐데 왜 나만 아파하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이런 나 자신이 너무 싫고. 이젠 머리속 정리정돈을 하지 않고 다 놓아버리기로 했어요. 말도 횡설수설하고 싶고, 감성적으로 살아보고 싶고.”
사실 이나영은 뭐든지 ‘열심’인 스타일이었다. 마치 “수험생 가방”처럼 영어책·일
[인터뷰] <영어완전정복> 이나영
-
195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관심과 향수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시카고>(사진)를 계기로 40~50년대에 절정기에 이른 뮤지컬이 부활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가 하면 역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토드 헤인즈 감독의 <파 프롬 헤븐>은 50년대 멜로드라마의 명감독 더글러스 서크에 오마주를 바친 영화로 인종차별이 심하고, 동성애자에 대한 백안시가 팽배했던 50년대를 사는 한 상류층 주부의 고뇌를 담아냈다. 여주인공 줄리언 무어는 <디 아워스>에서도 성적 정체성에 흔들리고 답답한 일상에 갇힌 50년대 주부의 역할을 소화해냈다.50년대를 되돌아보는 일은 단지 영화의 내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이곳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대로에 자리한 아메리칸 시네마테크에선 사상 최대의 3-D 엑스포영화제가 영화팬들의 많은 관심 속에 열렸다. 9월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열린 이번 영화제에서는 50년대에 상영됐던 33편의 장편 3-
1950년대 영화에서 할리우드 미래를 보다
-
10월 2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북한 영화 7편이 기획 상영된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안상영 부산시장의 제의에 따라 북한측이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 북한 영화 7편을 상영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에 따라 배영길 부산시 행정관리국장과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집행위 부집행위원장, 이효인 한국영상자료원장 등이 27일 금강산을 방문,북한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 및 조선영화수출입사 사장 등과 만나 협의를 벌인다. 이 부위원장은 이번 방북시 40년대부터 시대별로 북한 영화 7편을 골라 29일 상영할 영화필름을 갖고 귀국할 예정이다.북한 영화는 부산영화제 기간 해운대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매일 한 편 씩 상영, 영화팬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배 국장과 이 부위원장 등은 북한 영화의 부산영화제 상영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금강산을 방문했으며 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영화 출연진과 제작자 등을 부산에 방문할 것을
[PIFF2003] 북한 영화 7편 상영
-
마리 트랭티냥의 사인 두고 논쟁 벌어져프랑스 문화계의 엘리트들이 7월29일 사망한 프랑스 여배우 마리 트랭티냥의 사인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뽀네뜨>에 출연하기도 했던 마리 트랭티냥은 <남과 여>의 배우 장 루이 트랭티냥의 딸이자 광범한 사랑을 받았던 여배우. 그녀는 TV시리즈 <콜레트> 촬영을 위해 머물렀던 리투아니아에서 남자친구에게 얻어맞아 뇌출혈로 사망했다.문제는 그 남자친구가 인기 록밴드 누아르 데지스의 보컬이면서, 세계화와 인종차별에 맞서 싸웠던 베르트랑 캉타라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음악계는 캉타를, 영화계는 트랭티냥에게 동정을 보내고 있는 실정. 캉타의 친지와 친구, 팬들은 “캉타는 트랭티냥을 향한 지나친 사랑 때문에 희생자가 됐을 뿐”이라면서, 트랭티냥이 죽은 지방 한 카페에 모여 그녀의 영화를 틀면서 추모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들은 “도덕적으로, 정치적으로 헌신적이었던 활동가가 고의적인 폭력을 휘둘렀다는 말은 믿기 힘들다. 그
고의냐, 사고냐
-
“우리의 영화역사는 치매 증세에 빠져 있다.” 어느 영화학자의 말을 빌리면 그렇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 말을 부정할 수 있는 물증은 아직까지 많지 않다. 한국영화사 연구의 기원이자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영화전사>(이영일)가 1969년에 간행된 이후 한국영화 통사라고 할 만한 연구성과는 찾기 힘들다. 영화연구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제는 한국 영화역사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것은 그러므로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최근 영화연구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학문적 중심은 한국영화로 이동했다. 몇년 전까지 “한국영화를 공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편견이 자라나고 있던 자리에 새로운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 연구서적과 단행본, 각종 심포지엄을 중심으로 한국영화에 관한 이론적 연구의 기운은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으며 새로운 성과를 낳고 있다. 한국영화가 잃었던 기억을 미약하나마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감독들에 대한 본격 비평 담론
주목할 만한 서적들이 있다
영화연구가 달라지고 있다
-
할리우드의 그늘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운 도시 LA가 미국 대안영화의 역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1950, 60년대 LA에서 미국의 아방가르드가 시작되었고 도시 곳곳에 위치한 예술전용관에서 유럽영화와 언더그라운드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기수가 되었지만, 대안문화의 쇠퇴와 함께 LA의 이러한 역사는 곧 믿기 어려운 전설이 되고 말았다. 이제 LA에서 할리우드 이외의 영화를 보는 것은 다른 도시에서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LA에 몇 남지 않은 예술전용관 가운데 하나인 아메리칸 시네마테크에서 지난 9월5일부터 7일까지 프랑스 감독 크리스 마커의 회고전(Remembrance of Things to Come: New and Classic Work from Chris Marker)이 열렸다. 단기간이었지만 매회 열띤 호응을 얻었던 이번 행사는 초창기 단편 <조각들도 죽는다>(1953), <라 지떼>(19
[LA] LA에서 만나는 대안영화
-
<소림축구>(少林足球) 이후, 2년여의 침묵을 지키던 주성치의 신작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6월27일 크랭크인하여 철저한 보안 유지 속에서 촬영 중인 주성치의 신작 <쿵푸>(功夫)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스토리는 물론 극중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투자·배급을 맡은 미국 콜럼비아사쪽의 요구로 일체의 언론매체 노출을 피하며 상하이에서 촬영 중인 <쿵푸>는 이미 2천만인민폐를 투여하여 30, 40년대 상하이의 풍모를 재현한 대규모 세트를 제작했고, 이곳에서 4개월여 동안 모든 촬영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촬영 뒤 세트로 인한 영화 관련 정보의 누출을 막기 위해 크랭크아웃 직전 전 세트를 폭파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듯 빈틈없이 비밀을 지켜오던 <쿵푸>의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한 것은 제작, 감독, 시나리오 및 주연을 도맡은 주성치와 극중 ‘도끼파’(斧頭派)의 ‘큰형님’ 역과 홍콩 영화권에서는 감독
[베이징] 이소룡 신화의 부활을 꿈꾼다
-
단조로워진 할리우드 엔딩, 감독보다 시사회 관객 반응 우선시한 결정이 큰 원인<버라이어티>가 영화를 마무리하는 할리우드의 솜씨가 볼품없어졌음을 개탄하는 기사를 실었다. “<뜨거운 것이 좋아> <대부> <차이나타운> 같은 걸작의 마지막 장면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지만 <헐크>나 <툼레이더2: 판도라의 상자>를 기억할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가?”라는 물음으로 서두를 뗀 이 기사는 최근 할리우드영화의 맥빠진 엔딩을 초래한 요인을 분석했다.드림웍스의 마케팅 책임자 테리 프레스는 영화의 대단원에서 속편을 넌지시 예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원흉’으로 지목한다. 최후의 의미심장한 대사나 대담한 반전을 시도하는 대신, 속편에서 살아남을 캐릭터를 가려내고 모든 것을 영점으로 돌려 새로운 에피소드의 발판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엔딩이 많아졌다는 것. 거대 예산의 프랜차이즈영화가 할리우드의 주력이 되면서 영화의 결말을 속편의 티저 광고로
바람직한 엔딩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