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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 네 사람이 길을 잃었다. 해는 지고, 길을 잃고 헤매다가 텅 빈 교실을 발견했다. 여기서 밤을 새우기로 하고 짐을 풀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한 사람씩 교실 모퉁이에 서서 상대방이 등을 치면 달려가서 앞사람 등을 치는 놀이를 밤새 하기로 했다. 그들은 밤새 그 놀이를 하면서 두려움을 달랬다. 그리고 아침이 와서 교실을 떠났다. 그런데 불현듯 깨달았다. 그 놀이는 네 사람이 할 수 없는 놀이였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더 많은 그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공수창이 시나리오를 쓰고 처음 연출을 한 〈알 포인트〉의 우리 곁의 무시무시한 두려움이다. ‘줄리엣이 은밀히 로미오(Romeo)를 찾으러 간다’는 실종자 구조 군사작전 약자를 뜻하는 알(R) 포인트 지역은 좌표 63도 32분, 53도 27분, 호치민시 서남부에서 150킬로미터 떨어진 캄보디아 접경의 옛 프랑스 휴양지다. 여기에 파견된 18명의 한국군이 실종되고, 끊임없이 부대로 구조요청 무선이 날아온다. 1972년 1월
[비평 릴레이] <알 포인트>,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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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화씨 9/11>에 이어 미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낙선을 위해 각자의 재능을 온라인 반(反)부시캠페인 광고에서 한껏 발휘한다. 부시 대통령(사진은 <화씨 9/11>의 부시)으로서는 일부 유명 스타들의 잇단 공세에 왜 자신만 미워하는지 씁쓸해 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순항하고 있는 첩보액션물 <본 슈프리머시>의 맷 데이먼,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열연한 스칼렛 조핸슨 등이 그 대표적 사례.온라인을 통해 진보적인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무브온 닷 오그(MoveOn,org)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24일 아카데미 등 각종 영화상에 빛나는 감독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 새로운 反부시 광고를 특별 개봉한다고 23일 AP통신이 전했다.1998년 출범한 독립적인 단체인 무브온은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
유명스타 反부시광고, 부시 “왜 나만 미워해”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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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가을 제작된 <여섯개의 시선>에 이어 두번째 인권 옴니버스 영화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제작된다. 국가인권위는 23일 "다음달 초부터 두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의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이 인권 영화에는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류승완 감독(사진)과 <미소>의 박경희 감독의 참여가 확정됐으며 이밖에 <아는 여자>의 장진, <해피 엔드>의 정지우, <송환>의 김동원 감독 등 모두 다섯명의 감독이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주제는 <여섯개의 시선>과 같은 '차별'. 각 감독은 5천여만원의 제작비로 각자의 개성을 발휘해 15분 이상 분량의 단편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 인권위는 올해 연말까지 이 두번째 인권영화의 제작을 완료한 뒤 내년 초쯤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국가인권위, 두번째 인권옴니버스 영화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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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옌볜 소녀로 변신영화 <어린 신부>에서 깜찍한 여고생 신부로 사랑받았던 문근영이 차기작 <댄서의 순정>(가제)에서 옌볜(延邊) 소녀로 변신한다. 문근영은 이 영화에서 한국서 열리는 댄스 스포츠 세계대회에 참가할 선수로 초청받은 옌볜 최고의 스포츠 댄서인 언니가 약혼자의 반대로 출전을 못하게 되자 대신 한국에 오게 되는 동생 장채린으로 나온다.영화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갑작스레 한국에 온 순진무구한 문근영이 낯선 한국생활에 적응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을 그릴 예정.문근영은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는 것처럼 깨끗하고 맑은 사랑 이야기에 마음이 끌려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근영은 귀엽고 순수한 옌볜소녀를 연기하기 위해 옌볜 사투리를 익히는 등 이 작품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명적이고 지독한 사랑을 그린 멜로영화 <중독>으로 데뷔한 박영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이 영화는 오는 10월말 촬영에 들어가며
[영화가 단신] 문근영, 옌볜 소녀로 변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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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0월 초 개막하는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단을 23일 발표했다.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도전적인 극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는 '메이드 인 홍콩' 등을 만든 홍콩 감독 프루트 챈, <트로피컬 맬래디>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세르게이 라프란티브 러시아 소치영화제 집행위원장, 독일 감독 디토 친차체,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등 5명이 선정됐다.
'와이드앵글' 부문에서 각각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선재펀드'와 '운파펀드'의 심사위원으로는 홍기선 감독과 주유신 평론가, 오정옥 촬영감독이 참가한다. 또 영화제 기간 시상될 한국영화 공로상 수상자로는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의 야노 카즈유키 집행위원장과 넷팩(아시아영화진흥기구)의 창안자인 싱가포르 영화평론가 필립 셰어씨가 선정됐다.(서울=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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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편 애니메이션의 선두주자 야마무라 코지 감독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산업진흥재단 서울애니메이션센터(http://ani.seoul.kr)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www.jpt.or.kr) 주최로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서울 아니마떼끄-야마무라 코지 회고전'. 그는 2003년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제75회 아카데미상 단편애니메이션부문에 노미네이트된데 이어 올해 자그레브 페스티벌에서도 그랑프리를 받는 등 주목받고 있는 작가. 행사는 야마무라 코지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을 선보이는 상영회와 야마무라 코지 감독이 직접 참여하는 강연회와 워크숍 등으로 진행된다.상영회에서는 그의 창작작업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두산(頭山) 아타마야마>(2002)(사진) 등의 단편 6편과 NHK의 어린이용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클레이애니메이션 <카로와 피요부푸토>(1993)
일본 애니 감독 야마무라 코지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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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는 괴팍하고 풀기 어려운 까다로운 주제를 많이 다뤄 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김기덕 감독이 미국 땅에서 재평가 받고 있다. 금년 그가 감독한 대종상 작품상 수상작 <봄 여름 가을 겨을 그리고 봄>이 지난 4월 미국 땅에 상륙한 이후 "인생에 관한 고통스런 교훈'을 주는 영화라는 극찬과 함께 한국 영화로는 최대의 흥행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봄 여름...>은 국내에서 불과 2만8천명의 관객을 불러들였지만 미국에서는 2백25만여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요즘 미국 극장의 관람료를 6~7 달러로 볼 때 32~37만명이 이 영화를 즐긴 셈이다.LA 타임즈는 "<봄 여름...>은 절이 배경의 전부이고 스님과 제자, 그리고 잠깐의 사랑 얘기, 고양이, 뱀, 개구리, 물고기 정도가 등장하는 전혀 블록버스터라고 볼 수 없다"면서 "그러나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고 22일 말했다. 이 신문은 43세의 김 감독이 "한국 관객들은 내가 외국에서 큰 상을 받
미국에서 재평가 받는 김기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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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라스베이거스라는 Ebay, 일단 돈이면 만사형통이다. 큰돈을 움켜쥐려면 운이 따라야 하는데, 별 대책없이 운에만 무작정 매달리게 만드는 것도 도박판이나 다름없다. 밤을 꼴딱 새우며 인터넷 경매에 매달리는 꾼들의 모토, “적어도 판돈의 2배는 건진다”.
“내”게는 쓸데없는 물건을 “너”에게 다시 보낸다는 아름다운(?) 정신으로 출발한 이 경매사이트는 세상의 온갖 아이템들이 등장하면서 일종의 엽기사이트가 되었다. 얼마 전에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독일의 한 대학생이 자신의 영혼을 경매물로 제공, 파우스트 박사의 후예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엽기판에 영화까지 끼어든 참이니 목적은 오로지 돈뿐! 배역을 경매로 팔아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랄프 리스트는 지난해 지방 라디오 방송사 사장이라는 직함을 아낌없이 내던졌다. 영화감독이 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소명”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마침 수년간 심혈을 기울였다는 시나리오가 막 끝난 참이었다.
<파울은 과연 누
[베를린] Ebay, 이젠 배역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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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릴리스의 선봉장인 멀티플렉스가 예술영화를 탄력있게 수용하기 시작했다. 우선 8월19일 개봉작 <팻 걸>(수입·배급 백두대간)이 각각 서울과 부산의 CGV강변, 서면, 메가박스 코엑스, 해운대 등을 포함하여 롯데 일산, 프리머스 포항, 대전, 대구 등지에서 개봉했다. 8월27일 개봉작인 <엘리펀트> 역시(수입·배급 동숭아트센터) 서울 지역 CGV강변 상영이 확정됐고, 상암이나 강남 중 한곳을 타진 중이다. 메가박스쪽 서울 상영은 코엑스로 확정됐고, 부산 지역도 협의 중이다. 두 영화의 멀티플렉스 개봉 추세는 주로 자체 극장라인을 통해서만 단관 개봉하던 과거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한편, 지난 8월17일 <나쁜 교육> 언론시사 직후 이 영화의 수입사 및 배급사인 스폰지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9월17일 개봉예정인 <나쁜 교육>을 시작으로 벤처캐피털 KTB네트워크와 함께 프로젝트 ‘Cine 休’를 결성하여 <블러드 앤 본&
멀티플렉스 예술영화에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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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고날 필름 아카이브가 주최하는 제1회 서울실험영화페스티벌이 8월24일(화)부터 29일(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스페이스셀, 두곳에서 열린다. 이야기의 강박에서 벗어난 다양한 국내외 실험영화들을 선보일 예정인 이번 행사는 최근 국내 실험영화들을 볼 수 있는 공식경쟁부문, 한국실험영화 진영의 맥락을 이어온 작품들로 구성된 국내초청 부문, 그리고 영국의 1960∼70년대 아방가르드 단편영화들을 중심으로 한 해외초청작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시간의식> <자본당 선언> 등으로도 알려져 있는 영화집단 곡사의 최근작 <빛과 계급>, 인간의 본질을 성찰하는 김동명의 〈Talkville> 등이 ‘시적 형식’에 속해 있다. 영화의 기술적 실험을 주요하게 다루는 ‘시각적 형식’에는 영화 자체의 본질적인 환영성을 소재로 하는 〈24>, 추상애니메이션 <직선과 곡선>, 사진과 비디오의 콜라주로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드라마
실험영화를 실험해주마, 제1회 서울실험영화페스티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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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의 홍콩. 삼류 포르노 소설을 써서 벌어먹고 사는 주선생(양조위)은 오리엔탈 호텔 2407호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미래에 대한 소설을 하나 쓰고 있는데, 이 소설의 무대가 되는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안드로이드와 사랑을 나누고, 하루에 한번 기억을 되찾아준다는 장소 ‘2046’으로 떠나는 기차가 정기적으로 운행한다. 말주변 좋고 능글맞은 주선생은 많은 여자들을 만나왔다. 4년 전 싱가포르에서는 도박사 수리첸(공리)을 만났고, 머물고 있는 호텔의 주인집 딸인 왕징웬(왕정문)의 비밀스런 로맨스에 동조자가 된다. 그리고 그는 2046호에 머무는 젊고 아름다운 고급창녀 바이링(장쯔이)을 악연처럼 만난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왕가위의 8번째 장편영화 <2046>은 줄거리를 소개하는 것이 부질없는 영화다. 내러티브는 어느 순간 이미지 속으로 슬금슬금 사라져 들어가고, 그런 이미지들은 인물들을 섬세하게 연결하는 태피스트리처럼 얽히고 설킨다. 언뜻<2046>은 <
왕가위 ‘연속극’의 마지막 챕터, 해외신작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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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아트홀, 예술영화관으로 전환성인 전용 영화관인 제한상영관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구 동성아트홀이 개관 3개월여만에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대구 동성아트홀은 그 동안 운영난을 이기지 못해 영화진흥위원회에 예술영화관설립 신청을 낸 결과, 지난 16일 선정 결정이 이뤄져 다음 달부터 예술영화관으로 전환키로 했다.동성아트홀은 지난 5월 대구 레드시네마(옛 해바라기극장)와 함께 제한상영관으로는 전국 첫 개관으로 한때 관심을 모았지만 이후 내내 극심한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3일 동성아트홀 관계자는 "개관 이후 상영할 수 있었던 영화는 <로망스>(사진) <애나벨 청 스토리> <지옥의 체험> 등 단 3편 뿐이었다"며 "포스터 홍보조차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기간 같은 영화만 걸고 있으니 처음에는 하루 100여명에 이르던 관객이 요즘에는 채 5명도 안 된다"고 푸념했다. 그는 "애초 리모델링 등에 많은 비용을 들였지만 지금은 한달 전
제한상영관 경영난에 잇따라 폐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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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순신 그릴 터”“원균은 타고난 맹장”
정치권의 끝없는 이전투구와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경제난은 안에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은 역사 왜곡으로 한반도를 흔든다. 21세기 초반부터 한국은 안팎의 도전과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혼란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영웅을 바란다. 한국방송이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으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영웅’을 그리고자 하는 이유다.
“제가 그동안 알고 있던 영웅 이순신이 눈물을 흘렸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나 센 척하는 영웅이 아니라 혈육의 정도 느끼는 한 인간이란 사실을 연기를 통해 표현하고 싶어요.” 이순신 역을 맡은 김명민(사진)의 말이다. ‘박제된 영웅’이 아닌 ‘살아 숨쉬는 영웅’을 표현하겠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김명민은 공동원작 중 하나인 김훈의 <칼의 노래>를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닌다. 몇 번 읽었는지 셀 수도 없지만,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단다. 그는 감성이 무뎌질
KBS <불멸의 이순신> 두 주역 김명민, 최재성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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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씨 등 한국 인기작가들의 만화책이 영문판으로 출판돼 미국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상품 등을 미국에 수입·배급해온 센트럴파크 미디어(CPM)는 21일 이현세씨의 9부작 〈남벌(War Stories)〉과 원수연씨의 16부작 〈풀하우스(Full House)〉(사진은 현재 KBS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풀하우스>) 영문판이 최근 출간돼 일선 서점에 납품됐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간 가상전쟁을 그린 이씨의 〈남벌〉은 1995년 한국에서 출간돼 90여만부가 팔린 화제작으로, ‘반스 앤 노블’ ‘헤이스팅스’ 등 미국내 대형 체인서점에서도 구할 수 있게 됐다.시피엠 쪽은 ‘CPM Manhwa(만화)’라는 브랜드로 이씨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출간하기 시작해 미국시장에서 한국의 ‘만화’, 일본의 ‘망가’ 간 한판승부가 벌어지게 됐다. 시피엠 쪽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과거 만화는 주로 어린이들이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이현세씨는 서사시적 모험담과 극적인
이현세 ‘남벌’, 원수연 ‘풀하우스’ 등 한국만화 미국시장 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