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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과 쌀 개방에 관한 4차 협상을 준비 중인 가운데, 영화인들이 '식량주권 지키기'에 한 목소리를 냈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협회 등 11개 영화단체 대표들은 9일 오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식량주권 지키기 영화인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 선언문에는 영화인 470명의 성명이 첨부됐다.영화인들은 선언문에서 "포기할 수 없고 대체될 수 없는 게 있다. 식량은 우리의 인권이자 안보"라면서 "그런데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 시도처럼 쌀 문제 역시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국가적으로 절박한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영화인은 한 나라의 문화주권을 내줄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인권이자 안보인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이땅의 농민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사회를 맡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양기환 사무처장은 "농업문제를 일부 농민들의 문제로 폄하하는 정부에게 영화인들의 의지를 확인시키려 이 자리를 마련했다"
영화인 470명, ‘식량주권 지키기’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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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답은 쉽다. 밥을 먹고 산다. 예술은 원래 배고픈 거라고? 그렇다고 굶어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혈혈단신 가벼운 혼잣몸이라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한 집안의 가장이자 줄줄이 딸린 애들의 아버지가, 예술가라는 직업 아닌 직업을 소유했을 때 문제는 꽤나 복잡해진다. 그래서 자본주의 체제의 예술 시장에는 예술가말고도 꼭 존재해야 하는 핵심 멤버가 두 부류 더 있다. 예술가의 예술작품을 적절한 재화를 지불하고 구매해 주는 것은 후원자의 몫이며, 예술가와 후원자 사이에서 예술작품의 판매를 효과적으로 대행하는 것은 거간꾼의 역할이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도 어김없이 이들이 등장한다. 천재적 화가 베르메르 뒤에는 탐욕스러운 후원자 반 라이번이 있고, 이 둘 사이에 베르메르의 장모가 끼여들어 에이전트 노릇을 한다.
이 삼각구도의 한 가운데 소녀 그리트가 서 있다. 소녀는 하녀다. 부르주아 가정에 고용된 어린 하녀가 위험한 섹슈얼리티의 기운을 뿜어내며
[정이현의 해석남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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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빅히트시키며 여의도뿐 아니라 충무로에서도 캐스팅 영순위로 떠오른 탤런트 이동건(사진은 <파리의 연인>에 출연한 이동건)이 데뷔 7년 만에 스크린에 도전한다. 이동건의 영화 데뷔작은 <B형 남자친구>(제작 시네마제니스). 올해 초 KBS 드라마 <낭랑 18세>에서 '찰떡 궁합' 연기 호흡을 과시한 한지혜가 상대역으로 등장하며 신인감독 최원석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소심한 A형 여자 하미(한지혜) 앞에 어느날 이기적이고 바람기 많은 성격의 B형 남자 영빈(이동건)이 나타나 티격태격 다투면서도서로의 매력을 깨달아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월 11일 촬영에 들어가 내년 2월 개봉될 예정이다.
이동건, 로 영화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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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천만 시대의 한국영화에 두 개의 큰 배우 산실이 있다. 나비가 태양과 비와 어미의 사랑으로 우화하듯이, 그들에겐 ‘교실’이 있었다. 80년대 중반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설경구에겐 최형인이란 교수가 있었다. 일주일에 네 시간을 몰아서 하던 최형인의 연기 실습 수업은 살풀이굿의 무당처럼 쉴 틈 없는 고함과 ‘구타’와 울음이 있었다고 한다. 넓은 강당을 전율케 한, 30대 후반의 여성의 에너지는 연출을 마음 먹었던 설경구의 목표를 결정적으로 연기로 바꾸어 놓았다. 그때 그가 최 교수로부터 귀 따갑게 들었던 말. “턱 움직여! 아래턱 없어?”
10여년 뒤 설경구가 처음 주연을 맡은 <박하사탕> 포스터에, 두 손 들고 서서 “나 돌아갈래”를 외치는 그의 벌어진 턱은 찢어질 것만 같다. 최 교수에겐 이 포스터가 남달라 보였다. “저게 나 보라고 저렇게 찍었나….”
동국대 연극영화과 81학번엔 최민식이란 학생이 있었다. 먹는 술이 강을 이루는 질풍노도의 그에게도 두려운
동국대 안민수 교수와 한양대 최형인 교수가 말하는 제자, 제자들이 말하는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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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남자> Un uomo da bruciare/ A Man for Burning l 1962년 l 흑백 l 92분첫 번째 장편영화를 만들 생각을 가졌을 때에 타비아니 형제의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현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자전적인 영화였다. 그러나 살바토레 카르네발레라는 실존 인물에 대해 알게 되고는 자전적인 영화를 만들 위험으로부터 벗어났다고 한다. 영화는 살바토레라는 정치적 행동주의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2년 만에 고향인 시실리에 돌아온 그는 고향의 사람들이 마피아의 착취 아래 있는 것을 알고는 그들을 독려한다. <불타는 남자>는 정치적 에너지로 충만한 인물에 대한 위인전적인 접근을 시도할 수도 있는 영화였으나 타비아니 형제는 이 주인공을 스스로를 메시아라고 착각할 정도로 교만하기도 하고 권력에의 의지를 가졌기도 한 복잡한 인물로 형상화함으로써 그런 위험을 슬기롭게 비껴갔다. 리얼리즘의 방식을 차용하면서 연극적인 방식도
모던하고 정치적인 시네아스트, ‘타비아니 형제 특별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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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텍 나다, 9월10일부터 ‘타비아니 형제 특별전’ 상영“그 영화는 우리를 미학의 영역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그리고 이데올로기적 논쟁으로 옮겨가는가 하면 또 그 반대로 이어지기도 하는 끝없는 토론 속으로 끌어들였다.” 이탈리아의 영향력 있는 영화잡지 <치네마 누오보>의 비평가였던 귀도 핑크는 대략 40년 전 베니스 영화제에서 본 “힘있고 젊으며 불온하면서도 도발적인” 한편의 이탈리아영화가 자신에게 남긴 깊은 인상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때 그가 본 것은 <불타는 남자>라는 한 젊은 영화일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영화를 시작으로 앞으로 자신들의 필모그래피를 흥미로운 영화들로 채워넣을 시네아스트의 탄생이기도 했다. 타비아니 형제는 이탈리아의 영화계가 창조적인 인재들을 쏟아내던 호시절에, 핑크의 이야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앙팡 테리블’들이었다. 이후에 그들은 모던한 영화 양식 안에다가 정치적, 역사적 관심들을 실은 수작들을 만들어내며
모던하고 정치적인 시네아스트, ‘타비아니 형제 특별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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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린 신부>로 스타덤에 오른 문근영의 선행이 눈부시다. 최근 학생복 브랜드 '아이비클럽'과 1년 전속 계약을 맺은 문근영은 모델료 3억원 전액을 사회복지공동기금으로 기탁했다. 이 돈은 소아암 환자 어린이를 돕기 위한 기금과 책 읽는 사회운동본부 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근영의 뜻을 전해들은 아이비클럽도 교복 모델 계약기간에 판매된 교복 한벌당 일정액의 적립금을 모아 사회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근영은 지금껏 연예활동을 해오며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사회단체에 기부해왔다.
문근영의 소속사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는 "영화 <어린 신부> 이후에는 모델료가 많이 오르는 등 수익이 상당했으나 예전과 똑같이 거의 대부분을 기부하고 있다"며 "근영이의 뜻과 함께 부모님 역시 근영이 벌어들이는 돈으로 집을 늘리거나 재산을 불릴 뜻이 전혀 없다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광주 국제고 2년생인 문근영은 광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로 2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영화 <댄서의
문근영, CF 모델료 3억원 전액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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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니메이션(만화영화) 전문채널 '니컬로디언(Neckelodeon)'에서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계 2세 작가 홍선아(30.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씨가 제51회 에미상을 받는다. 홍씨는 오는 12일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강당에서 열릴 '크리에이티브 아트' 시상식에서 '백그라운드 페인딩'상을 수상한다. 매주 금요일 니컬로디언에서 방영되는 <틴 에이저 로봇의 삶> 배경그림을 맡고 있는 홍씨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본 상보다 1주일 앞서 상을 받는다"며 "남편이자 동료 예술가인 팀 비스커프의 권유로 애니메이션 일을 시작한 지 6년만에 뜻밖의 영예를 안았다"고 말했다.
디즈니, 카툰 네트워크 등에서도 근무하기도 한 홍선아씨는 올해 초 애니메이션업계의 권위있는 상인 제31회 애니 어워드에 프로덕션 디자인부문 수상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만화전문채널 제작 뿐 아니라 미국 주요 도시는 물론 호주 멜버른 등 해외전시에도 참여, 국제적인 호평을 받았다.
미 TV예술과학아카데미가
한국계 애니메이터 홍선아, 에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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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영화제작사 싸이더스가 두 편의 HD영화를 공동 제작키로 합의하고 이르면 올 연말 안에 크랭크 인을 목표로 작품의 기획 개발에 착수한다. MBC와 싸이더스는 개봉 비용은 별도로 하고 편당 제작비 10억 원의 예산으로 두 편을 우선 제작키로 했다. MBC가 기획과 제작비 투자를 담당하고, 제작은 MBC 프로덕션과 싸이더스가 공동 진행하며, 연출은 MBC 드라마 PD 1명, 영화감독 1명이 각각 담당한다. 영화는 100% HD로 제작되며, 극장 개봉을 거쳐 MBC로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과 영화계의 HD영화 공동제작은 비용절감뿐 아니라 인력과 시스템의 교류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또 방송계는 소재의 다양성과 표현력을 높이고, 영화계는 새로운 매체와 제작 시스템을 통해 표현 영역과 관객과의 창구를 넓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MBC는 1997년 <꽃을 든 남자>의 제작을 시작으로, <생활의 발견>, <똥개>
MBC와 싸이더스, HD영화 공동제작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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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한담 같은 순애보가 과연 가능하긴 한 걸까?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영화다. 그렇다고 혼자서만 맞장구를 치는 것은 아니다. 5월 개봉 이후 10주 만에 700만 일본 관객이 거기에 이미 호응한 바 있다. 역대 일본 소설 판매 1위를 기록했던 가타야마 교이치의 동명작품을 원작으로 한 것도 무시하지 못할 점이지만, 청소년기 시절의 풋사랑을 무한한 순정으로 확장하는 상상이 일본 관객을 대거 초대한 것으로 보인다.
약혼자 리츠코(시바사키 고)가 결혼을 앞두고 홀연히 사라지자 사쿠타로(오사와 다카오)는 그녀를 찾아 시코쿠로 향한다. 그러면서 사쿠타로는 첫사랑 아키(나가사와 마사미)와의 시코쿠 시절을 떠올린다. 1986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사쿠타로(모리야마 미라이)와 아키는 우연히 하굣길에 마주친다. 그뒤 두 사람은 연인의 감정을 쌓아간다. 그러나 둘이서 떠났던 무인도 여행길의 마지막에 아키는 쓰러지고,
해외신작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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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영화냐구요? 10살 소년과 키스하게 되는 영화라고만 생각하면 곤란하죠." 올해 베니스 영화제 전반부에서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배우가 톰 크루즈라고 한다면 중반을 넘어 가장 반짝이는 별은 그의 전 부인 니콜 키드만(37)이 아닌가 싶다. 8일 오후(현지시각) 열린 영화 <버스>(Birth)의 레드 카펫 행사에는 니콜 키드만을 향해 플레시를 터뜨리려는 사진기자들과 시민들이 찻길까지 넘쳐날 정도였으며 현지 신문들은 니콜 키드만의 얼굴로 도배를 했다.니콜 키드만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인형같은 얼굴과 완벽에 가까운 몸매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제의 경쟁부문 베네치아61(Venezia61)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버스'에서 니콜 키드만은 10살 소년과 목욕하는 장면과 키스하는 장면 등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서 그가 연기하는 여주인공은 10년 전에 남편을 잃고 괴로워하는 여자.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하려던 그녀 앞에 남편의 환생이라고 주장하는 10살 소
[베니스 2004] 니콜 키드만, <버스>에서 10살 소년과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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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영정 안고 회한
"공항에 내려 배를 타고 오는데 불빛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마음 속으로 어머니를 외쳤어요." 해외 영화제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플래시 세례를 받는 것은 대부분 여배우들의 꿈. 하지만 <하류인생>으로 올해 베니스 영화제를 방문한 김민선(24)의 경우는 영화제 방문이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1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한 약속을 지키는 것. 그는 지난해 투병 중이던 어머니와 꼭 영화제에 함께 가자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류인생>의 크랭크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암투병 중이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결국 김민선은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가슴에 품고 7일 영화제가 열리는 베네치아의 리도섬에 도착했다. 하루 전날인 6일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년이 되는 날. 8일 오후 베네치아 현지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밤'에서 만난 김민선은 "못 해드린 게 너무 많았는데…"라며
[베니스 2004] 김민선, 어머니 생각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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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채널·히스토리채널 등 다큐 준비9·11테러 3돌을 맞아 위성·케이블 채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디스커버리채널은 미국이 테러 주범으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이 잡히지 않는 이유 등을 담은 다큐 〈오사마 빈 라덴 추적〉(11일 밤 10시, 12일 오전 7시·오후 6시)을 내보낸다.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9·11테러 6일 뒤 알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을 생존 여부에 관계없이 체포할 것을 선언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오사마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 산악지대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 잡히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은 테러와 직접 관련성이 증명되지 않은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을 체포했다.첨단 무기로 무장한 미군과 미군의 지원을 받는 파키스탄군의 포위망은 왜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미국 첩보기관들이 첨단 장비까지 이용하면서도 오사마 빈 라덴 잡기가 사담 후세인 체포보다 어려운 이유를 알아본다.히스토리채널은 9
9·11테러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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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 크랭크 인조승우(사진), 김미숙 주연의 영화 <말아톤>이 지난 7일 일산의 한 쇼핑몰에서 영화 크랭크인했다. <말아톤>은 엉뚱하고 순수한 스무살 자폐증 청년이 마라톤을 완주해내는 과정을 그린 유쾌하고 따뜻한 휴먼 드라마. '마라톤'이라는 제목은 나이는 스무 살이지만 다섯 살의 지능수준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의 그림일기에 '내일의 할일- '말아톤''이라고 적는 장면에서 나왔다. 조승우가 주인공 청년을, 김미숙이 어머니 역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조승우는 <하류인생>이 경쟁 부문에 진출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참석 중인 관계로 첫 촬영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14일부터 촬영에 합류한다. <말아톤>은 11월까지 촬영을 마친 후 내년 2월 개봉 예정이다.청소년영화제 국내 초청작 39편 확정제6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SIYFF 2004)에서 선보일 국내 초청작이 확정됐다. 600여편의 응모작 가운데 뽑힌 39편이
[영화가단신] <말아톤> 크랭크 인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