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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흡>의 주연을 맡은 윤지혜 배우가 촬영현장에서의 부조리한 실태를 비판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윤지혜는 지난 12월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흡> 현장에서 불거진 문제들을 폭로했다. 그는 비정상적인 진행 과정과 열악한 환경, 아마추어적인 진행 방식 등을 차례로 열거하며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니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호흡>의 제작현장은 “불행 포르노 그 자체”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윤지혜 배우는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내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한국영화아카데미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라고 이번 고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영화아카데미측은 당혹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16일 입장문을 발표하며 철저
호평받은 저예산 독립영화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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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는 어쩜 이리도 빨리 저무는지. 2019년의 결산을 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는 사실이 반갑기도 하면서 동시에 허탈하다. 올해 한국 영화계는 <극한직업>과 <기생충> 2편의 천만 영화를 기록했다. 특히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쾌거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프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말할 수밖에 없는 기쁜 소식이다. 더불어 올해도 새삼스럽게 확인된 한 가지. 흥행 입소문을 탄 영화는 끝을 모르는 흥행 레이스를 달리는 한편, 그 대열에 질문조차 받지 못한 어떤 영화는 엉겁결에 낙오되기 십상이다. 영화의 만듦새와는 달리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한 한국 영화 다섯 편을 추렸다.
언더독
1월 16일 개봉
관객 수ㅣ195,565명
손익분기점ㅣ약 120만 명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희망. 오성윤 감독과 이춘백 애니메이션 감독이 함께 만든 제작사 오돌또기 스튜디오는 역대 국내 극장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등극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든 주역이다.
2019년 과소평가된 한국 영화 개봉작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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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한동안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유명 배우들이 박스오피스의 성공 또는 비평가의 찬사를 받았다. 대표적인 예로 브래드 피트가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애드 아스트라>로, 제니퍼 로페즈가 영화 <허슬러>로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들 외에도 흥행과 비평에서의 호평은 물론 이미지 변신까지 성공한 배우가 있다. 돌아온 탕아 샤이아 러버프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샤이아 러버프는 계속되는 루머와 이상행동, 출연작들의 흥행 성적 저조로 기억에서 잊힌 존재가 되고 있었다. 이런 러버프가 올해 출연한 <더 피넛 버터 팔콘>(로튼토마토 신선도 95%)과 <허니 보이>(로튼토마토 신선도 93%)는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깔끔하게 지우는 역할을 해주었다.
지난 8월 9일 뉴욕과 LA에서 한정 개봉한 뒤 확대 개봉한 <더 피넛 버터 팔콘>은 600만달러가량의 제작
[뉴욕] 샤이아 러버프, <더 피넛 버터 팔콘> <허니 보이>로 이미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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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눈망울로 말을 거는 듯한 배우, 유다인이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속내를 감춘 여러 인물들의 신경전을 그린 <속물들>을 통해서다. 여러 작품을 통해 부드럽고 따듯한, 혹은 올곧고 당찬 이미지를 쌓은 유다인. 이번 영화에서 그녀는 성공을 위해 표절을 일삼고, 애인을 두고 바람까지 피우는 화가 선우정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어울리지 않을 듯한 옷이라 예상했을 수 있지만 사람이라면 공감되는 이기심을 천연덕스럽게 담아냈다. <속물들> 개봉과 함께 단편, 독립, 상업 등을 오가며 경력을 쌓아온 유다인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선배, 나 열나는 것 같아
유다인은 2005년 SBS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후 여러 드라마, 영화(단편 제외)에서 단역과 조연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그녀가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각인된 시점은 2008년 캔커피 브랜드 ‘레쓰비’의 TV CF ‘거짓말’에 출연하며
커다란 눈망울로 말을 거는 듯한 배우, 유다인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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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의 꺾이지 않는 기세와 <쥬만지: 넥스트 레벨>의 진입에도 불구하고, <포드 V 페라리>는 건재하게 버티는 중이다. 제목만으로 두 저명한 자동차 회사의 레이싱 경쟁을 떠올리지만 뚜껑을 열면 그게 다가 아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포드 V 페라리>는 페라리를 넘어서기 위한 포드사의 도전에 합류한 이들 캐롤 셸비(맷 데이먼)와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의 내밀한 열정에 더욱 관심 쏟는다. "152분의 긴 러닝타임이 이렇게 짧게 느껴질 수가 있느냐"고 말하는 숱한 관객평이 말해주고 있다. <로건>의 감독으로도 잘 알려진 제임스 맨골드의 흥미로운 필모그래피를 훑어봤다.
처음 만나는 자유, 1999
감독의 작가성을 보여준 데뷔작 <헤비>와 실베스터 스탤론과 함께한 범죄 영화 <캅 랜드> 이후, 제임스 맨골드는 정신 요양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를 발표했다. 당대의 청춘
<포드 V 페라리> 제임스 맨골드 감독, 이 작품도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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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감독 J. J. 에이브럼스 / 출연 데이지 리들리, 애덤 드라이버, 존 보예가, 오스카 아이삭, 마크 해밀, 도널 글리슨 /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개봉 2020년 1월 8일
다시 쓴 전설은 이번에도 전설이 될 것인가. 2015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시작으로 한 새로운 3부작이 대단원의 종막을 앞두고 있다. 스타워즈의 아홉 번째 시리즈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당초 연출을 맡은 콜린 트러보로 감독이 하차하고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로 문을 열었던 J. J. 에이브럼스가 다시 연출을 맡아 기대를 한층 높였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에서 포스의 힘을 깨닫고 제다이로 거듭난 레이(데이지 리들리)는 이제 어둠의 힘으로 은하를 지배하려는 카일로 렌(애덤 드
[Coming Soon]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전설의 마침표를 찍을 대서사시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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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영화사 최초로 연간 흥행 수익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내 흥행 수익이 32억 8천만달러, 국외 수익이 67억 2천만달러다. 지금까지 한 영화사가 최고로 거둬들인 한해 흥행 수익은 2016년 디즈니가 기록한 76억달러다.
디즈니가 올 한해 100억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및 애니메이션 실사화 작업의 성공, 마블 영화들의 활약을 들 수 있다. 글로벌 흥행의 지표로 얘기되는 10억달러 영화가 올해 디즈니엔 5편이다. 지난 3월에 개봉한 <캡틴 마블>이 11억 2천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4월에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7억 9천만달러를 벌어들여 역대 최고 흥행 수익 영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5월에 개봉한 <알라딘>이 10억 5천만달러, 6월에 개봉한 <토이 스토리4>가 10억 7천만달러, 7월에 개봉한 <라이온 킹>이 16억 5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여
웬만해선 디즈니를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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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번역된 <디지털 시대의 영화>의 편집자이자 <영화이론: 영화는 육체와 어떤 관계인가?>의 공동 저자인 영화학자 토마스 엘세서가 지난 12월 4일 76살로 세상을 떠났다. 초청 강연차 베이징에 머물렀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를 알았던 서구 학계의 모든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영화학의 선구자로 오랫동안 자리해왔으며 타계 직전까지도 세계 곳곳의 학술 행사 및 초청 강연에 역동적으로 참여했던 그의 업적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43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엘세서는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수학했으며 할리우드영화 팬이었던 할머니와 유럽 예술영화를 사랑했던 부모의 영향을 받아 시네필이 되었고, 1960년대 후반부터 파리와 런던에서 영화에 대한 글쓰기를 시작했다. 할리우드와 유럽 작가영화 모두에 대한 관심, 이들간의 긴장 및 영향 관계에 대한 호기심은 그의 지적 여정과 연구에 지속적으로 반영되었다. 할리우드에 관한 엘세서의 연구는 고전기와
[토마스 엘세서 추모] 그는 영화미디어학의 모든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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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콘텐트리는 지난 12월 9일 자회사인 제이티비씨콘텐트허브를 통해 영화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대표 장원석)와 퍼펙트스톰필름(대표 김영훈, 강명찬)을 100% 인수합병했다. 공시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각각 312억원과 170억원이다. 제이티비씨콘텐트허브는 드라마, 예능 등 JTBC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는 회사다.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제작자인 장원석 대표가 이끄는 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최종병기 활>(2011), <끝까지 간다>(2013), <터널>(2016), <범죄도시>(2017), <악인전>(2019), <타짜: 원 아이드 잭>(2019) 등 많은 영화들을 제작해왔다. 김영훈과 강명찬, 두 프로듀서가 설립한 퍼펙트스톰필름은 <싱글라이더>(2016), <PMC: 더 벙커>(2018), <백두산>(2019), <클로젯>(내년 개봉예정) 등을 제작했다. 제이콘텐트리의 인수
콘텐츠 무한경쟁시대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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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어김없이 관객들을 찾아오는 로맨스 영화. 올해는 <라스트 크리스마스>다. TV 시리즈 <왕좌의 게임>으로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른 에밀리아 클라크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이름을 알린 헨리 골딩이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번번이 오디션에 실패하는 가수 지망생 케이트(에밀리아 클라크)가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고 있는 톰(헨리 골딩)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지만 <왕좌의 게임>에서 다채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에밀리아 클라크. 이번 영화에서도 그녀는 매사 부정적이고 철없던 모습에서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훈훈한 변화를 보여줬다. 추운 겨울, 마음을 따듯하게 데워주는 영화로 돌아온 에밀리아 클라크의 발자취,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세 살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
영국 출생의 에밀리아 클라크는 세 살 무렵(만 나이), 아버지가 스태프로 참여했던 뮤지컬 <쇼 보트>를 관람한
그리웠어요 용엄마! 에밀리아 클라크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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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어느 가족>으로 칸 황금종려상을 꿰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지금껏 자국 일본에서만 영화를 찍어온 그가 프랑스로 무대를 옮겼다. 전설적인 배우 까뜨린 드뇌브가 주인공 파비안느를 연기하고, 줄리엣 비노쉬가 그의 딸 뤼미르를, 에단 호크가 미국인 사위 행크를 연기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다. 서양권 배우들과 협업한 히로카즈의 첫 작품임에도 이질감은 전혀 없다. 대신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 담긴 히로카즈 특유의 인장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1. 가족 이야기
히로카즈 영화는 언제나 가족을 향해 있었다.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방치된 아이들 (<아무도 모른다>), 첫째 아들의 기일에 모인 가족들 사이의 필연적인 틈 (<걸어도 걸어도>), 병원의 실수로 아이를 바꿔 길러온 부모의 이야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이복 자매와 함께 살기로 한 자매들 (<바닷마을 다이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흔적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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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결혼 이야기'지만 명백한 '이혼 이야기'. 노아 바움백의 <결혼 이야기>에서 찰리(아담 드라이버)와 니콜(스칼렛 요한슨)은 연극 감독과 배우로 짝을 이룬 예술가 부부다. 그러나 영화는 낭만적인 결혼 생활이 아닌 이혼을 결심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여느 커플들처럼, 두 사람이 결혼과 이혼에 이른 배경에는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는 사유란 것은 없다. 개탄스럽게도 찰리와 니콜은 서로의 장점과 매력을 너무도 잘 안다. 관계는 이렇게나 미묘하고 오해의 타이밍은 언제나 얄궂다. 흔히 '신데렐라 이야기'라 불리던 백마 탄 왕자 이야기를 로맨스로 착각하던 때는 지난지 오래. 불완전한 우리들을 닮은 현실적인 로맨스 영화 다섯 편을 골랐다.
매기스 플랜, 2015
레베카 밀러의 영화를 본 전문가들은 '여자 우디 앨런'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그녀의 영화가 지리멸렬한 사랑을 경쾌한 톤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거나, 말과 말이 끊이지 않는 수다스러운 블랙코미디이기 때문일 것이
환상 금지 구역! 지독한 '현실 로맨스'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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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가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택한 김승우 감독의 <나를 찾아줘>. 실종된 아이를 찾아 헤매던 정연(이영애)이 낯선 제보를 받고 그 흔적을 쫓는 이야기다. 자극적인 설정과 장면들이 불편함을 야기한다는 평도 적잖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큼은 강하게 각인시키는 작품.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로 찬사를 받았던 이영애는 다시금 모성애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를 맡아 보다 현실적인 톤으로 호연을 보여줬다. 인터뷰를 통해서도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가 상상이 됐다”라며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후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여성 캐릭터= 모성애’라는 좁은 시선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확실히 모성애는 잘만 담아낸다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재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모성애를 다룬 한국영화들 중 선례로 남은 작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그 속에서 맹활약하며 관객들의 뇌리에 박혔던 캐릭터 7인을 돌아봤다.
※ 해당
가슴 찡한 드라마부터 날 선 광기까지, 한국영화 속 모성애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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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반찬과 잘 어울리는 동치미 같은 배우 000입니다.” 심사위원석에 앉은 임필성 감독을 향해 오디션 참가자가 소리 높여 자기소개를 한다. 준비해온 자유연기를 펼쳐놓을 시간. 그는 길 위에서 기거하는 노숙인으로 분했다. 지하철에서 만난 노숙인을 보며 그의 말과 행동을 직접 구상했다고 하는데, 대사가 수준급이다. 여행작가 생활을 하기도 했던 그에게 연기는 지금 자신이 가장 열정을 쏟고 이루어야 할 목표다. “오늘 오디션 끝나자마자 단역 연기로 현장에 간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뉴스를 보고 발음을 연습하는 것과 단역 출연은 그에게 일상이다. 임필성 감독은 “기본기는 아직 부족하지만, 본인만의 톤과 개성이 충분히 있다”며 배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할 방법을 분석한다. 오늘 임필성 감독의 ‘심사’ 대상은 연기에 대한 지원자의 자질뿐만 아니라 프로필 사진의 적합성 여부, 오디션에서 어필할 방법 등 다양한 지점이다. 바텐더, 디자이너, 군 전역 후 지원한 참가자 등 연기 이전 그들이
임필성 감독의 '디렉터스픽' 메가폰코리아 오디션 현장을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