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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메디치가는 정부와 다국적 대기업이다. BMW 그룹 코리아가 신차 모델 출시에 맞춰 3월9일과 10일 이틀 동안 하얏트호텔에서 인터넷 단편영화 <BMW 스토리 시사회>를 열었다. 김기덕, 김성수, 차은택 감독이 각기 다른 주제로 만든 단편영화 3편과 더불어 막간 퍼포먼스 행사도 곁들인 성대한 신차 발표회였다. 수백명의 자동차 담당 기자가 운집해 행사장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젠 자동차도 예술로 포장해 팔아야 하는 시대다.
8분 분량으로 만든 김기덕 감독 작품은 ‘혁신’(Innovative)을 주제로 한 <고백>이었다. 인기스타 조한선의 포스터를 엽기적으로 훼손시키는 여성 스토커 이야기. 눈쌓인 갈대밭을 BMW가 달리는 장면은 <사마리아>의 겨울버전처럼 보였다. 김기덕 감독은 “처음 만든 단편영화다.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활>의 편집을 마치고, 이틀 동안 일산과 파주 일대에서 찍었다.
‘다이내믹
김기덕, 김성수, 차은택 감독 BMW 소재로 단편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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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피판(PIFAN: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 아닙니다. 부천영화제 보이콧은 더더욱 아니고요. 우리가 지켜왔던 부천영화제의 정신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리얼’ 피판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월 이사회에서 해촉된 김홍준(49) 전 집행위원장이 1월 말 계약해지를 당한 김영덕, 김도혜, 손소영 전 프로그래머들과 함께 부천영화제가 열리는 기간 별도의 판타스틱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안티부천’ ‘반(反)부천’ ‘대안’ 등의 수식어를 붙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그는 “올해의 잘못된 부천영화제에 대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선댄스영화제 기간 열리는 슬램댄스영화제처럼 영화제의 성격 자체에 대한 대안은 아니며 이 행사가 1회로 끝날지, 새로운 영화제로 정착할 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석달전 일방적 해촉된 뒤 전 프로그래머들과 의기투합
“부천영화제가 추구하는 가치, 관객들의 심판 받겠다”
계약 기간을 남겨둔 채 이사회의 일방적 해촉 결정이 난 뒤 한동안 공식
부천영화제 기간에 따로 영화제 여는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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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늘 가슴속에서만 불던 시절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현재에 대한 자괴감으로 늘 불면증에 시달리던 따스한 봄날이었다. 그 당시 많은 이들이 그랬듯 무책임하게 ‘운동’을 정리하고 군에 다녀온 후,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시작한 사법시험 준비는 나를 골방으로만 몰아갔다. 불면증에 시달려 벌건 눈으로 전전하던 나에게 칙칙한 냄새로 기억되던 좁은 공간, 비디오방은 나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날도 그랬을 것이다. 일상처럼 비디오 몇 개를 고르고 가수면 상태에서 몽상을 즐기려하는 순간 무언가가 가슴에 창끝을 들이대었다.
레오 카락스 감독의 <나쁜 피>. 영화에 대한 처음 느낌은 당혹이었다. 저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고통을, 절망을, 비루함을 표현하는 언어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구나. 이제 영화의 줄거리는 기억에서 퇴색되었지만 몇 장면들은 생생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막막하던 나의 현실에 닿아 있었다. 알 수 없는 침울함과 막막함은 늘
[스크린 속 나의 연인] <나쁜 피>의 쥘리에트 비노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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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 폴 뉴먼(80)이 평생 열정을 바쳤던 연기와 자동차 경주에서 은퇴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3월11일 <AP>와의 인터뷰에서 폴 뉴먼은 “연기와 레이싱 모두 이제 끝낼 때가 다가오고 있다. 레이싱은 1년 정도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기활동을 당장 그만두지는 않을 듯 하다. 2002년에도 <로드 투 퍼디션>으로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던 폴 뉴먼은 마지막 작품에 대한 계획을 은근히 내비쳤다.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로버트 레드포드와 나는 다시 한번 함께 할 작품을 20년 가까이 기다려왔다. 지금은 더욱 열심히 찾고 있다”고 밝혔다. 레드포드와 뉴먼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와 <스팅>에 함께 출연한 특별한 사이다.
1954년에 스크린 데뷔한 뉴먼은 1969년 자동차 경주에 관한 영화를 찍으면서 레이싱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지난 1월에도 테스트 레이싱을 하다가 자동
폴 뉴먼 “연기와 레이싱에서 곧 은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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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할리우드 커플의 이혼 소식이 잦다. <피플>웹사이트는 알렉산더 페인과 샌드라 오(34) 부부가 갈라섰다고 3월12일 보도했다. 알렉산더 페인은 <어바웃 슈미트>와 <사이드웨이>등을 만들어 평단의 찬사를 받은 감독이며 샌드라 오는 한국계 캐나다 출신 배우로 <투스카니의 태양>과 <사이드웨이> 등에 출연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다. 이 커플은 지난 11일 대변인을 통해 “상호 합의 하에 헤어지기로 했다”며 “5년 전에 만나 2003년 결혼하면서 쭉 함께 했지만 이제는 좋은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별 사유 등 더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샌드라 오는 최근 <사이드웨이>에서 공연한 배우 3명과 함께 미국배우조합(SAG)이 주는 앙상블 캐스트상을 받았고 알렉산더 페인은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하는 등 한창 재능있는 영화인 커플이 결별하게 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샌드라 오는 한국계 감독 그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 이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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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람들> 장기상영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이 3월14일부터 무제한 장기상영에 돌입한다. 제작사 MK픽처스는 삭제된 3분50초가 온전히 복원돼 상영될 때까지 장기상영을 하기로 하고 1개월 동안 서울 중앙극장을 대관했다고 밝혔다. 4월14일 이후에도 복원 상영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다른 극장을 대관하게 된다.
광식이 광태, 행동개시!
<YMCA 야구단>을 만든 김현석 감독의 신작 <광식이 동생 광태>가 지난 3월7일 분당 일대에서 크랭크인했다. 여자의 마음을 얻고 싶은 형 광식(김주혁)과 여자의 몸만 갖고 싶은 동생 광태(봉태규)를 통해 본 귀여운 남자들의 연애담이다. 이요원(윤경)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 소심해서 자신의 마음을 잘 건네지 못하는 광식의 애를 태운다. 이날은 광식이와 광태가 같이 사우나하는 장면, 광식과 윤경이 만나는 장면 등을 찍었다. 5월 초까지 촬영. 8월 개봉예정이다.
소마이 신지와 마그렙 지역
[국내단신] <그때 그 사람들> 장기상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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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만큼 좋은 심장약은 없다
코미디영화가 심장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심장학자들이 33살의 건강한 비흡연자 20명에게 코미디영화 <킹핀>과 전쟁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보여주는 실험을 한 결과, 코미디영화를 볼 때는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순환이 22% 향상되었고 반대로 전쟁영화에서는 35% 저하되었다고. 심장학 교수 마이클 밀러는 “심장질환을 줄이는 데 웃음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폰 트리에, 당나귀 도살장면 자진삭제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가 올 여름 공개할 <맨덜레이>(Manderlay)에서 당나귀가 실제로 도살되는 장면을 삭제했다. 전세계 동물보호협회로부터 원성을 샀던 이 장면 때문에 트리에는 항의 서한을 300여통이나 받았다. 감독은 “도살장면이 영화의 정치적, 사회적 의미에 대한 초점을 흐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서 삭제했다”고 삭제 이유를 설명했고 동물보호단체에 보낸 편지에서도
[해외단신] 웃음만큼 좋은 심장약은 없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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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감독으로 데뷔하면 가장 잘할 것 같은 배우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연기와 연출은 별개의 것이므로 배우의 영화만 봐서 짐작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주어진 보기 외에 당신이 진정으로 신뢰하는 배우가 따로 있다면 더욱 난감한 일이다. 그런 점들을 고려하면서도 닷새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씨네폴을 진행했다.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배우는 최민식(35%). 최근작 <올드보이>에서 보여준 연기의 감동이 연출력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 듯하다. 이어 두 번째 큰 지지를 얻은 유지태(32.4%)는 2003년 <자전거 소년>이란 단편영화를 만들어 부산영화제에 출품한 바 있다. 영화감독으로서의 꿈을 종종 밝혀온 정우성(12.1%)은 아주 근소한 차로 박중훈(12.4%) 다음의 지지를 얻었다.
■ 다음 중 장편감독으로 데뷔하면 가장 잘할 것 같은 배우는?
설문 참가 응답자 380명
최민식 35%(133명)
유지태 32.4%(123명)
박중훈 12.4%(47명)
[씨네폴] 최민식을 감독님으로 모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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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영화제가 지난 3월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곱 번째 영화축제의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오는 4월8일부터 15일까지 신촌 아트레온 극장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는 메인 섹션인 ‘새로운 물결’ 등 총 7개 섹션에 걸쳐 27개국 90여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개막작은 아르헨티나 여성감독 루크레치아 마르텔의 <홀리 걸>. 올해 서울여성영화제는 세계 변방의 여성영화들과 페미니즘 영역의 가장 뜨거운 화두 속으로 각각 시선을 배분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10대들의 섹슈얼리티와 성정체성을 논하는 ‘영페미니스트포럼’ 섹션. 프로그래밍을 맡은 권은선 프로그래머는 “10대들의 성문제는 사회적으로 더이상 비가시적이지 않고 페미니즘 영역 안에서도 하나의 중요한 담론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주제를 택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진보적 성향의 작품들보다 10대들의 일상에 근접해 있어 10대들이 공감할 법한 영화들을 더 많이 선정했다”고
10대의 섹슈얼러티 다루는 올해 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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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곤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고 표지판이라도 붙어 있는 듯했다. 촬영장인 양수리 카페의 뒷숲에 스산하게 서 있는 나무 세트는 송일곤 감독의 신작 <마법사(들)>가 지각보다는 상상을 요하는 영화일 것이라고 미리 귀띔해준다. <마법사(들)>는 전주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다. <마법사(들)>라는 제목은 나머지 두명의 삼인삼색 감독(<열대병>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과 <철남>의 쓰카모토 신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Magician(s)’이라는 밴드의 이름이다. 2명의 남자와 2명의 여자로 활동했던 밴드는 매년 12월31일 강원도의 한 카페에 모여 자살한 밴드부원을 추모하는 모임을 가진다. 그리고 모든 것은 원신 원컷(!)으로 찍혀서 30분의 디지털 입자 속에 담길 예정이다.
원신원컷이라니. 이걸 대체 어떻게 찍을 것인가. 수심이 가득한 표정의 기자에게 모자를 푹 눌러쓴 송일곤
“원신원컷의 원칙을 밀고 나갑니다”, <마법사(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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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크로가 과거에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테러 조직이 ‘문화적 불안 조성’을 목적으로 자신을 납치하려 했다고 호주 잡지 <GQ 매거진>에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2001년 <글래디에이터>로 남우주연상을 받기 한 달 전쯤이었을 때 FBI요원이 협박 사실을 크로에게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 잡지 3월호 인터뷰에서 “그때 처음으로 ‘알 카에다’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상징적인 미국인을 납치해 문화적 동요를 일으키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계획에 다른 타겟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일이 있은 후 크로는 FBI의 보호를 받았으며 개인 경호요원을 고용했다고 한다.
러셀 크로, 알 카에다에 납치될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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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9일 개봉하는 <스타 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Star Wars: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이하 <시스의 복수>)는 가장 어두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조지 루카스 감독이 예고했다. 이 영화는 장장 28년에 걸친 <스타 워즈>시리즈의 6번째 작품이자 마지막편이다.
3월6일 CBS의 프로그램<60분>녹화 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조지 루카스는 “역대 <스타 워즈> 연작 중 <시스의 복수>가 가장 어둡고 폭력적일 것”이라면서 “5,6세 어린이가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시리즈 중 최초로 PG-13등급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예상했다. PG-13등급은 부모의 강력한 주의가 요망되며 1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부적절한 영화에 주어지는 등급이다.
이전 <스타 워즈> 다섯편은 부모를 동반한 어린이가 관람 가능한 PG등급을 받았다. <스타 워즈 에피소드 1 -
<스타워즈> 마지막편, 가장 어두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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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윤이상(1917~1995)의 삶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2월 말 윤이상평화재단(이사장 박재규)의 설립 기자회견 때 언급된 고인의 영화화 작업은 엘제이필름의 이승재(41) 대표가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프로젝트이다. 3년 전 중국 선양에서 개최됐던 윤이상음악제 때 이 대표가 고인의 부인인 이수자 여사를 찾아가 만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윤이상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직후부터 독일 영화계에서는 영화화 논의가 많았지만 감독이나 작업의 중심축은 한국인이 되어야 한다는 게 이 여사의 견해였던 만큼 처음 뵙고 말씀을 드렸을 때 호의를 보이셨고, 베를린으로 초대를 받아 그 곳에서 고인의 생전 이야기를 들으면서 프로젝트를 협의하게 됐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베를린에 다녀온 직후 한 정부 기관으로부터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말을 들었지만 그 이후 계속 유족들과 연락을 하면서 고인의 자료를 모아왔고 윤이상평화재단 출범과 함께 진행이 가속화됐다. 최근 발간된 자서전 제목을 따 <상처받은
윤이상 영화 <상처받은 용> 제작하는 이승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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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을 보면서 ‘아, 쟤랑 친구 먹고 싶다’ 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한국영화의 여주인공들을 한 줄로 쭉 늘어놓고 보자면 더욱 그렇다. 그들은 대개 지나치게 청순하고 해맑아서 내숭으로 느껴지거나, 속세의 때가 하나도 안 묻은 듯 대책 없이 명랑발랄순수해서 가까이하기에 왠지 부담스럽다. <여선생vs여제자>의 여선생 미옥은, 친구 삼으면 딱 좋을 듯한 여자다. 소주 한 병만 시켜놓으면 몇 시간이고 쿵짝을 맞추어 신나게 떠들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인생이 이렇게 재미없을 줄 몰랐다고 한탄하면 미옥은 좔좔좔 수다 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이다. “야, 말도 마라. 나만큼 재미없겠냐. 요즘 애들은 얼마나 싸가지가 없는지 아주 어른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서 갖고 논다. 우리 반에 고미남이라는 애는 내가 몇 번 야단쳤더니 제 딴에는 복수하겠다고, 글쎄, 노처녀라는 시를 써서 수업시간에 읊어대더라니까. 밤마다 허벅지를 바늘로 찌른다, 그 이름은
[정이현의 해석남녀] <여선생vs여제자>의 여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