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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감독 중 미국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스코시즈는 지금까지 오스카 감독상 부문에 다섯번 노미네이트되어 단 한번도 상을 타지 못했다. <갱스 오브 뉴욕>으로 수상이 유력시됐던 2003년에도 미라맥스의 과도한 캠페인이 거부감을 사는 바람에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는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에비에이터>를 본 관객은 동시에 “올해야말로 드디어 스코시즈의 차례”라는 의견에 공감했다. 클래식 할리우드 스타일로 재현한 클래식 할리우드, 영화 만들기의 최상급 기교를 원없이 과시하는 촬영과 편집, 외로운 내면을 지닌 거물 주인공까지. <에비에이터>는 오스카상 취향에 맞춰 주문 제작된 듯한 대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스카 시상식이 다가옴에 따라 애초의 낙관은 불안으로 바뀌고 있다. 오스카에 앞서 발표되는 각종 영화상 감독부문에서 스코시즈가 수상에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스코시즈를 위협하고 있는 라이벌은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클린트 이스
[What's Up] 스코시즈, 5전5패 기록의 오스카 감독상 부문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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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가 2004년 고야상 수상 결과에 불만을 표하면서 스페인영화아카데미를 탈퇴했다. 알모도바르의 제작사 엘 데세오는 2월7일 알모도바르가 지난해 12월에 이미 17년 동안 가지고 있던 아카데미 회원자격을 내놓았으며, 그 이유는 스페인의 오스카라고 할 만한 고야상 투표 방식에 더이상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회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회원들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는 것. 2004년 고야상에서 신작 <나쁜 교육>이 단 한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한 알모도바르는 젊은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바다 속으로>가 작품상과 감독상, 남녀주연상을 비롯한 14개 부문을 휩쓸었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 속으로>는 <나쁜 교육>을 제치고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됐으며, 이미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상태다.
알모도바르의 형제이자 오랫동안 프로듀서로 일해
알모도바르, 계속되는 냉대 참지 못해 스페인영화아카데미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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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 수입추천제는 다시 봐도 위헌이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 2월4일 외국비디오물 수입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수입추천을 받도록 규정한 구(舊) 음반·비디오 및 게임에 관한 법률 16조1항에 대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6월 해외 인터넷사이트와 미국, 홍콩 등지에서 국내 미개봉 외화 DVD를 구입, 600여장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손모씨가 상고심 도중 위헌법률 심판을 신청한 것이 받아들여져 대법원이 이를 헌재에 제청한 결과다. 헌재는 판결문에서 “헌법은 검열금지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며 “외국 비디오물 수입, 배포시 행정기관의 성격을 가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허용 여부를 결정토록 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 등 강제조치를 규정한 것은 사전 검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헌재 판결이 현행 음비법과 관련해 얽혀들 부분은 없다. 위헌 판결을 받은 법조항의 경우 지난 2001년 5월 음비법 개정과 함께 삭제됐기
[충무로는 통화중] 영화진흥법 개정 빨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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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크로와 니콜 키드먼이 호주에서 촬영 중이던 영화<유칼립투스>(Eucalyptus)의 제작이 갑작스레 중단되어 호주영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폭스 서치라이트가 제작하는 2500만달러 예산의 <유칼립투스>는 두 스타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들은 호주가 배출한 배우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제작사 폭스 서치라이트는 “(연출과 각본을 맡은 조슬린 무어하우스의) 시나리오가 수준 이하였기 때문”이라고 공식적인 제작 중단 이유를 2월11일경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호주영화산업에 ‘재앙’과도 같다고 보도했다. 스탭 80여명이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고 촬영지인 뉴 사우스 웨일즈 주의 작은 마을도 앞으로 3개월간 예약됐던 숙박료와 각종 편의시설 수입을 잃게 됐다.
그리고 일부 영화관계자들은 제작사가 밝힌 중단 이유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연으로 출연한 휴고 위빙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
<유칼립투스> 제작중단돼 호주영화계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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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3주차에 접어든 <오페라의 유령>이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호조를 보이고 있다. 3주전 2위로 데뷔했던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주 집계결과(5일~6일 기준)에서 <오션스 트웰브>를 밀어내고 1위를 탈환하더니 이번주(12일~13일 기준)에도 1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현재 흥행추이가 꽤나 안정적이어서 특별한 대작이 없는 앞으로 2~3주간은 상위권 유지가 가능해 보인다. 상영 4주차인 <오션스 트웰브>도 고르게 관객몰이를 해 전주와 마찬가지인 2위를 고수했다. <오션스 트웰브>의 흥행도 결코 나쁘지는 않지만, 애초 예상했던 목표수익 50억엔은 다소 무리이고 40억엔대에서 마무리 될 전망이다.
3위는 새로 개봉된 신작 <본 슈프리머시>가 차지했다. 주말동안의 흥행수익은 전편인 <본 아이덴티티>의 15억엔에는 못 미친다. 특히 도시보다는 지방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영화전문 사이
<오페라의 유령> 일본 박스오피스 2주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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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극과 더불어 뮤지컬은 관 뚜껑에 못까지 박힌 장르라고 내심 다들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뮤지컬영화의 명맥을 이은 디즈니 장편애니메이션까지 고갈의 조짐을 보이자 소생 가망은 더욱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는 오랜 주술은 강력했다. <에비타>(1996)와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1996)가 ‘신기한 시도’로 시선을 끌더니 <어둠 속의 댄서>(2000), <헤드윅>(2001)이 젊은 영화팬의 주목을 받았고 <물랑루즈>(2001)는 ‘레드 커튼 시네마’라는 개념까지 소개했다. 곧이어 <시카고>(2002)가 오스카를 제패했고 같은 해 <8마일> 같은 지혜로운 변용도 등장했다.
음악이 드라마의 흐름을 깨는 영화가 부자연스러워 보이던 시대도 어느덧 끝나고 이제 그같은 단절과 불연속성을 유희로 받아들이는 세대의 관객이 등장한 덕분일까. 유능한 감독들이 언젠가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
쉘 위 댄스? 뮤지컬영화제, 2/18부터 할리우드 고전 뮤지컬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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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짙은 안개였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으로 가는 길이 안개에 잠겨, 비행기는 잠시 날개를 접고 멍하니 비행장에 서 있다. 살포시 잠이 들었다가 꿈속에서 코르작 박사(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닥터 코르작>)와 비평가 발터 벤야민과 나치에 항거하다 죽은 잉게 숄(<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쓴)을 만났다.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된 지 60년, 영화가 세상을 바꾸리라고 말했던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 논문이 나온 지 70년. “몇 주년 기념이라고 바깥으로 외출을 나오는 건 좀 유치하지 않나요.” 그들은 살짝 미소만 짓더니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아우프 비더제엔(Auf Wiedersehen: 독일의 작별인사).
거장은 없고, 정치적 근심은 있다
베니스와 칸과 다르게, 55회를 맞은 베를린영화제(2월10∼20일)는 묵묵히 영화가 세상을 바꾸리라는 신념을 보여줬다. 권력자의 심리에 관한 4부작 가운데 하나로, 히로히토와 맥아더의 관
[베를린 2005] 막 올린 제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전히 영화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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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얘기해서 영화와의 첫 교감은 제목을 통해 이루어진다. 비디오 가게나 영화제 카탈로그에서 제목을 쭉 살펴볼 때, 좋은 제목이라면 주의를 끌고 잡아주는 반면 나쁜 제목이나 지루한 제목의 영화는 아예 주목을 못 받는다. 이런 이유로 세계의 영화사들은 가능한 한 최선의 제목을 짓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와 돈을 들인다.
한국영화의 원제는 종종 아주 창의적이고 느낌을 잘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있다. 또 외국어를 쓰는 여러 제목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예를 들어, <오아시스>, <페이스>, <썸>, <리베라 메>, <내츄럴 시티>, <와일드 카드> 등. 이들은 영어로도 훌륭한 제목이다. 반면, 한국 세일즈사들이 해외 시장을 위해 선택한 영어 제목 중 <엽기적인 그녀>의 <My Sassy Girl>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이 제목들 모두가 터무니 없다하진 않겠다. 이중 결국 꽤 잘 된 경우도
[외신기자클럽] 좋은 영어제목 갖지 못한 한국영화들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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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모의 <붉은 수수밭> <국두>, 첸카이거의 <해자왕> <패왕별희>, 장원의 <햇빛 찬란한 날들> <귀신이 온다> 등의 촬영감독 출신인 구장웨이가 올해 극영화 감독으로 데뷔한다. 중국 5세대 감독들과 함께 1982년 베이징영화학교 촬영과를 졸업하고 1984년 서안영화촬영소 촬영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구장웨이는 지금까지 많은 작품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촬영한 작품마다 중국 내는 물론 해외의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현재 중국 최고의 촬영감독으로 칭송받고 있다. 로버트 알트먼의 <진저브래드 맨>, 조앤 첸의 <뉴욕의 가을> 등의 촬영을 맡아 할리우드에서 잠시 활동하기도 한 구장웨이가 3년 만에 중국으로 돌아와 직접 메가폰을 잡은 감독 데뷔작은 중국의 1970년대 초부터 80년대 말까지를 묘사한 <공작>이다.
중국 북방의 작은 소도시 안양을 배경으로 평범한 가정의 세 남매의 성장
[베이징] <패왕별희> 촬영감독 구장웨이, 연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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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과 거짓말>로 잘 알려진 감독 마이크 리의 새 영화 <베라 드레이크>가 아카데미 3개 분야의 수상 후보에 올랐다. 오리지널 각본 부문에 지명된 것을 포함, 이멜다 스턴튼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마이크 리는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베라 드레이크>는 1월 중순에 발표된 영국 아카데미(BAFTA) 후보에도 무려 11개 부문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지난 1월7일 영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영국 내에서 만들어진 인디펜던트 영화로는 드물게, 개봉 첫주 좋은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해서, 마이크 리의 전작 <비밀과 거짓말>처럼 대중적으로도 성공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낳았었다. 이 영화는 이미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의 마이크 리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에서 이멜다 스턴튼이 연기한 주인공 베라 드레이크는 1950년대 런던에서 불법으로 비밀리에 낙태를 도와주던 청
[런던] 마이크 리의 <베라 드레이크>, 오스카 3개 부문 노미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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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우성이 ‘왕의 남자’가 된다. 감우성은 퓨전사극 <황산벌>을 연출했던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 <왕의 남자>(㈜이글픽쳐스, ㈜씨네월드 공동제작)에 광대역으로 캐스팅됐다. <왕의 남자>는 조선시대 궁궐을 배경으로 질펀하게 펼쳐지는 궁중 광대들의 한판 놀음을 그린 이야기. 감우성은 폭군 연산군 앞에서도 과감한 광대짓을 서슴지 않았던 ‘천생 광대’인 ‘장생’역을 맡았고 연산군 역에는 <황산벌>에서 이준익 감독과 호흡을 맞춘바 있는 정진영이 캐스팅되었다. <왕의 남자>는 제작비 60억원의 대작으로 2005년 6월 중순 크랭크인 하여 3개월의 촬영을 거쳐 12월 개봉 예정이다.
감우성, 이번에는 ‘왕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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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일본의 박스오피스가 전년과 비교해 큰 신장세를 나타냈다. 일본극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박스오피스 규모는 총 20억달러(200억엔)였으며, 입장관객 수는 모두 1억7천만명으로 집계되었다. 전년인 2003년보다 3.8% 정도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신장세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거두고 있는 기록적인 흥행성적에 힘입은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11월20일에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현재까지 1억9400만달러의 입장수익을 올렸다. 배급사인 도호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최종적으로 거둔 2억9600만달러의 수익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번째로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자국영화는 8200만달러의 입장수익을 거두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그 뒤를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포케몬 2004>가
애니와 순애보, 일본영화를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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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고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찾아온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소장하고 있는 한국영화 중 상영이 가능한 작품을 모두 공개하는 ‘클래식 한국영화 릴레이’ 행사를 2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료원 소장작 3472편 중 상영 가능한 2400여편은 연도순으로 매달 차례차례 영상자료원 시사실에서 공개된다. 첫 번째 행사는 2월15일부터 18일까지 열리며, 1946년부터 1955년 사이에 발표된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1946)와 <독립전야>(1948), 윤용규 감독의 <마음의 고향>(1949), 한형모 감독의 <운명의 손>(1954), 이강천 감독의 <피아골>(1955), 김기영 감독의 <양산도>(1955, 불완전판)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상영시간표는 151쪽 게시판 참조). 이어 3월에는 신상옥 감독의 <젊은 그들>(1955),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 등이 4
영상자료원 ‘클래식 한국영화 릴레이’ 상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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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말경 추석연휴 마지막 날, 온 인터넷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톱스타 전지현의 결혼설이 결국 유야무야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전지현과 싸이더스 HQ측은 작년 보도 직후 언론사 뉴시스와 이 회사의 민모기자에 대해 명예훼손을 골자로 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으나 “해당 기자와 합의했다”며 최근 고소 취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홍훈 부장검사)는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므로 고소인이 고소취소장을 제출한만큼 뉴시스 법인과 민모기자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뉴시스는 작년 9월 29일 오후 ‘영화배우 전지현, 올 11월 소속사 사장과 결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뉴시스는 이 기사에서 “전지현이 소속사인 싸이더스HQ의 정훈탁씨와 11월께 결혼하기로 일정을 잡았으나 정씨에게 개인적인 문제가 생겨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히 이번 결혼은 전지현 측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결혼일정을 잡은 것으
전지현, ‘결혼설 명예훼손’ 고소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