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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목) 개봉한 <공공의 적2>가 쾌조의 흥행 스타트를 끊었다. 목요일 하루에만 서울 5만 6천여명, 전국 18만여명이 관람한 <공공의 적2>는 수요일 전야제까지 포함해 벌써 전국 20여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박스오피스 1위작도 서울주말 이틀 관객수가 6만~7만여명인 요즘을 볼 때 예사수치는 아니다. 단순 비교하자면, 작년 여름 성수기에 개봉했던 <해리포터3>의 목요일 하루 스코어 13만 5천명보다도 월등히 높다. 이정도면 개봉 첫주에 주말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이고 전국관객 100만 돌파도 가능한 청신호다.
상영시간이 2시간 20분으로 다소 길어 상영횟수면에서 불리했던 <공공의 적2>는 서울 90여개, 전국 380개라는 파상적인 배급공세를 펼쳤다. 이는 여름 성수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평균 개봉 스크린수 300여개를 훨씬 웃도는 물량이다. 몇주째 전반적인 비수기에 침울했던 극장가도 이제 설 연휴에 앞서 슬슬 활기를 띨 것으로
<공공의 적2> 쾌조의 흥행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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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때 그사람들>을 꿰뚫는 하나의 열쇠말은 ‘부조리’일 것이다. 개봉 전 논란이 됐던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묘사뿐 아니라 최고 권력자에게 총을 겨누는 사람이 총이 고장나 허둥대는 모습,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도 모르면서 지시에 따르며 우왕좌왕하는 부하들, 혼란 속에서 엉클어지기는 마찬가지인 각료들 등 대부분의 장면에는 비장하고 절박한 분위기가 황당한 행동, 우스꽝스러운 대사들과 충돌한다. 특정 장면과 대사들이 ‘허구’임을 감안해도, 이야기의 뼈대인 ‘사실’을 통해 관객은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한 순간이 얼마나 부조리하게 흘러갔는가를 목도한다. 결국 영화 밖으로 빠져나왔을 때 관객에게 남는 건 짧지 않았던 한 시대의 지독한 부조리함이다.
<그때 그사람들>은 1979년 10월26일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를 그린다. 너무나도 평범하고 조용하게 시작된 이날, 궁정동 안가의 연회 도중에 중앙정보부의 김 부장(백윤식)이 거사를 결심하고 거기에 부하 주 과장(한석규
<그때 그사람들>은 어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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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접근 독립제작 1호 <접속> (1997) 본예고편
<접속>은 예고편이 조감독의 손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완성된 첫번째 영화다. <접속>의 제작사 명필름은 당시 홍보사를 운영하던 황우현 튜브픽처스 대표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이전의 예고편들이 엔지컷을 줄거리 순으로 짜집기하는 수준이었던 데 비해 황 대표는 오케이 컷을 다 받아서 '러버스 컨첼토'라는 삽입곡에 맞춰 한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완성했다. 줄거리 축약이 아닌 감성적 접근이라는 점에서도 <접속> 예고편은 최초의 시도로 꼽힌다.
CF 감독이 만든 연출제작 1호 <시월애>(2000) 티저 예고편
최초의 연출제작 예고편. 당시 TTL광고로 화제를 일으켰던 박명천 감독이 만들었다. <시월애> 예고편은 전지현 편과 이정재 편 두 버전으로 찍었다. 전지현 편에서 아무런 대사나 자막없이 전지현이 1분 동안 오로지 우는 모습을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한 파격적 이미지 활용으로
잊지 못할 예고편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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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의 예고편은 설경구의 한 표정을 길게 비춘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의 환호성 속에 링에 오른 역도산(설경구)은 여유있는 모습을 연출한다. 그러다가 잠깐 고개 숙여 옆을 볼 때 입술 한쪽 끝을 위로 올리며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공공연히 관객을 향해 연출하는 표정들 사이로 짧게 잡히는, 그러나 그의 내면을 드러내는 얼굴. 거기엔 자신감에 더해 관객들에 대한 조롱과 자신에 대한 자조, 협잡꾼의 비열함 같은 느낌까지 많은 게 담겨 있다.
저런 표정은 어디서 나올까. 이 예고편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이 영화가 평면적인 인간승리의 드라마가 아닐 것임을 예감케 한다. 막상 영화에선 설경구의 이 표정이 말 그대로 스치듯 지나간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눈에 안 잡힌다. 예고편을 만든 ‘죤앤룩필름’의 채은석 감독은 영화의 가편집본을 7~8번 돌려보면서 이 표정을 잡아챘고 그걸 길게 끌어 예고편의 한 가운데에 앉혔다.
호기심 자극과 내용 전달! 영화의 예고
제한시간 2분, 예고편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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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소개하거나 비평하는 글에는 “불편하다”는 말이 자주 쓰인다. 이 말이 적극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나오면서부터가 아닌가 싶다. 홍상수 영화를 예로 든다면 ‘불편하다’는 건 이런 뜻 아닐까. 어딘가 불쾌한데 그걸 쉽게 떨쳐낼 수 없는 것. 영화 속 인물이 하는 짓들이 치졸해서 불쾌한데도 ‘뭐 이런 거지같은 영화가 다 있어’하며 극장을 박차고 나오지 못하게 하는 건 뭘까. 스스로 인정하기 싫은 자기 안의 한 모습을 거기서 봤기 때문일 수 있다. 불쾌하게 느끼는 자기를 의심하게 만드는 불쾌감. 그건 반성의 기제를 작동시키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은 ‘불쾌하다’는 말보다 가치중립적으로 다가오는 ‘불편하다’는 말을 쓰는 것같다.
나는 불편한 영화를 만나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생각이 많이 바뀐 경험이 있다. 90년대 중반에 러시아 파벨 룽귄 감독의 <택시 블루스>라는 영화를 비디오로 보는 동안 내가 발가벗겨지는 것같은 모멸감을 느꼈다. 소
[팝콘&콜라] <그때 그사람들> 보는 눈 불편함 대신 모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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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운명의 남자를 기다린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난 운명의 그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얼씨구, 아무래도 하이틴로맨스 소설을 너무 열심히 읽었나 보다. (하이틴로맨스 혹은 할리퀸로맨스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요약정리 해드리겠다. 어리고 착하고 예쁜 ‘처녀’ 여주인공이 멋지고 성격 나쁜 ‘바람둥이’ 남주인공을 만나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 운명적 상대임을 확인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그것은, 침실 장면을 적나라하되 뽀샤시하고 로맨틱하게 처리함으로써 현실에 지친 소녀들의 낭만적 사랑에의 욕구와 성적 환상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던, 10대 여성을 위한 성교육 교본이다. ‘운명적 상대’와 ‘침실 장면’과 ‘소녀들’에 밑줄 좍!)
혹자는 일찍이 이런 명언을 남겼다. “남자아이들은 포르노를 통해, 여자아이들은 로맨스 소설을 통해 성(性)의식을 내면화한다.” 그래서일까? <몽정기1>의 소년 동현과 <몽정기2>의 소녀 성은은, 서로 다른 별
[정이현의 해석남녀] <몽정기2> 의 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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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플레이보이로 알려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31)에게 큰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최근 연예전문사이트에서 디카프리오는 “여자친구인 지젤 번천(25)을 깊이 사랑하고 있으며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4년동안 사귀면서 정말 행복했다. 이제 결혼이 우리의 좋은 관계를 지속하는 열쇠다. 더 어렸을 때는 많은 유흥을 즐겼지만 이제는 정착하고 싶다”고 결혼할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디카프리오는 파티광에다가 술과 나이트클럽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때문에 지젤 번천은 “청혼을 기다리는데 지쳤다”며 작년 여름 한때 헤어진 적도 있지만 바로 지난주에는 “그와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말해서 여전히 프로포즈를 기대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 인터뷰에서 "어서 빨리 아이 엄마가 되고 싶지만 디카프리오와의 결혼이 우선이다. 결혼하면 아이 셋을 낳고 싶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디카프리오가 결혼의 뜻을 밝혔으니 실행에 옮길 일만 남은 듯하다.
브라질 출신
디카프리오, “지젤 번천과 결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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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파파라치에 시달려온 니콜 키드먼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시드니의 사진기자 두 명에 대해 키드먼이 구속 신청을 했다고 이들의 변호사가 1월26일 밝혔다.
최근 니콜 키드먼의 심기를 아주 불편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시드니의 자택 근처에 누군가가 도청장치를 설치해놓은 것이다. 키드먼은 마침 새 영화 촬영을 앞두고 시드니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자택 순찰을 맡은 경비업체가 이 도청장치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결과, 이 장치는 키드먼과 보디가드들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도청장치 건과 사진기자 구속신청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기자들의 변호사는 “키드먼이 사생활을 침해하는 미디어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키드먼의 부친이자 정신과 의사인 앤토니 키드먼은 “그 사진기자들은 내 딸이 23일 호주에 도착한 이후로 쭉 집을 감시했다”면서 “사람들이 니콜을 그냥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다. 니
니콜 키드먼, 집에서 도청장치 발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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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소개되었던 최고의 디지털 장편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시네마테크 부산은 2004년 한해 동안 제작된 디지털 장편 영화 중 한국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 문제작을 선정하여 ‘2004년 베스트 디지털 장편영화제’를 개최한다.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선정한 작년 최고의 디지털 장편영화는 송일곤 감독의 <깃>,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 조범구 감독의 <양아치어조>, 노동석 감독의 <마이 제너레이션> 등 총 4편.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크리틱스 초이스 부문에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고, 올해 베를린영화제의 포럼부문에 초청되어 있는 작품이다. 노동석 감독의 <마이 제너레이션>도 작년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인디포럼에 초정돼 큰 주목을 받았고, 올해 로테르담 영화제 ‘시네마 오브 퓨쳐’ 섹션에서 상영된 바 있으며 현재 <신성일의 행방불명>
시네마테크 부산, 2004년 베스트 디지털 장편영화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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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톤의 이혼 소식이 미국 전역의 가판대를 달구고 난 뒤, 요즘 할리우드에서는 두 사람이 공동운영해온 제작사 플랜B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플랜B는 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톤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살갑게 나눌 수 있었던 2년 반 전, 그들의 매니저 브래드 그레이와 공동설립한 회사. 워너브러더스와 논의 중인 것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3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심을 일으키는 대목은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이혼을 선언하면서 제작사 운영문제를 미처 정리하지 않았다는 점. 이와 함께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가장 그 운명을 궁금해하는 프로젝트는 플랜B가 제작하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는 개봉을 7월로 앞두고 있는 이 영화와 관련해 둘의 이혼 발표 뒤 제작사로부터 아무것도 정확히 전달받은 것이 없는 상태다. 세명의 공동대표 중 두 사람이 자리를 비움과 동시에 브래드 그레이도 지난 1월6일
[What's Up] 피트-애니스톤 공동 제작사, 이혼 뒤 행보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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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에는 SF 붐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TV시리즈 <스타트렉> 시리즈의 부진 이후 이렇다 할 SF 시리즈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새해와 함께 케이블 채널 <Sci Fi>에서는 78년부터 80년까지 방송됐던 클래식 시리즈 <배틀스타 갤랙티카>(Battlestar Galactica)를 1월14일부터 새로운 시리즈로 부활시켰다.
캐나다계 한인 배우 그레이스 박이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셰론 ‘부머’ 발레리 중위로 출연하는 이 작품은 지난 2003년 12월에 4시간짜리 파일럿 에피소드 겸 TV영화로 제작, 방영됐다. 이 작품은 방영 전 특히 오리지널 시리즈에 애착(?)이 강하기로 알려진 SF팬들로부터 큰 반감을 조성했다. 이유인즉, 그레이스 박의 캐릭터를 비롯해 주인공 카라 ‘스타벅’ 트레이스 중위 등 일부 메인 캐릭터들(우주선 파일럿)의 성별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방영이 시작되자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오리지널
[뉴욕] <배틀스타 갤랙티카>, SF시리즈의 새로운 전성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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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파워는 역시 강했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이 직접 일본을 방문해 팬들을 열광시킨 <오션스 트웰브>가 9주동안 정상자리를 지켰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하 <하울>)을 밀어내고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전 유료시사회를 포함해서 이틀 동안의 흥행수입은 6억9천500만엔. 전작 <오션스 일레븐>의 80%수준이다. <오션스 일레븐>이 총 70억엔대의 수익을 올렸던 것을 볼때 <오션스 트웰브>의 최종 흥행수입은 50억엔대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인크레더블>의 일본내 수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울>은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한계단만 미끄러진 2위를 기록했다. 흥행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지난주 2위였던 <북의 영년> 역시 한계단 하락한 3위를 기록했는데 만화영화보다 싼 중장년 요금정책에 부부 50% 할인요금까지 포함해 입장료 단가면에서 매우 불리한 점을 감안하면
<오션스 트웰브>, <하울...> 밀어내고 일본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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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의 촌철살인은, 장편소설의 길고 깊은 호흡과 맞먹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이런 단편들은 일정한 공통점을 가지고 한곳에 모이면서 더욱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이는 영화 역시 마찬가지. 독립영화 배급사 인디스토리가 1월29일부터 2월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하는 옴니버스영화제는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 전주영화제가 디지털 삼인삼색을 처음으로 시도했던 2000년은, 류승완 감독이 몇년에 걸쳐 완성한 단편들을 묶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극장 개봉에 성공한 해이기도 하다.
이후, 공포를 소재로 한 아시아 감독들의 옴니버스영화 와 가 만들어졌고, 충무로 감독들이 인권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영화를 완성했다. 환경영화제, 세네프영화제 등은 재능있는 감독들에게 일정 정도의 제작비를 제공하면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장이 되어주었다. 이송희일, 유상곤, 이지상, 김정구 등 독립영화 감독들은 성(性)이라는 공통주제를 가지고 를 완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따로 또 같이” 가는 촌철살인 모음, 옴니버스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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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이미 사표를 제출한 정홍택 집행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한 뒤 올해 영화제를 집행위원장 없이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또 손소영 프로그램 팀장과 김영덕, 김도혜 두명의 프로그래머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고 모두 교체하기로 확정지었다. 영화제를 총괄할 집행위원장도 공석인데다 부천영화제에 오래 몸담아 오면서 나름대로 노하우를 지닌 프로그래머들까지 모두 교체됨에 따라 개최시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부천영화제의 앞날은 더욱 오리무중이 됐다.
조직위는 정홍택 집행위원장이 사표를 내고 이미 떠난 시점에서 새로운 집행위원장을 물색하고 선임할 물리적인 시간이 없음을 판단하고,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체제에 있던 프로그래머 3인을 연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생각해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부천영화제의 프로그래머는 신분상 1년 계약직이어서 조직위의 교체결정에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
조직위는 작년 12월 30일 이사회를 통해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의 해촉안을
올해 부천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없이 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