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이어 광주국제영화제도 조직운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만든 ‘광주국제영화제 개혁 준비 모임’은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광주국제영화제 김갑의 집행위원장은 선임과정에서부터 하자가 있었을 뿐 아니라 선임된 뒤에도 아놀드 슈워제네거 초청 등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예산 낭비성 외유를 하고, 영화제 프로그래머도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일방적으로 교체했다”면서 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단체 김범태 대표는 같은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집행위원장은 취임 뒤 올해 광주영화제 프로그램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 특별전,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메릴 스트립 초청 등 성사 가능성이 희박한 프로그램을 제안하더니 미국 두번, 중국 1번, 일본 1번 등 네차례 출장을 다녀왔는데 보고서 한 장이 없다”며 “1월 말에는 광주영화제 1회부터 4회까지 프로그래머를 맡아온 임재철씨에게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프로그래머를 교체해, 자신과 같은 대학의 교수를 그 자리에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집행위원장 추천동의는 영화제 정회원들로 이뤄져야 하는데 지난해 8월 김 집행위원장의 추천에 동의한 이들 가운데 정회원 가입절차를 밟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오는 5월까지 김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집행위원장 직위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2월1일부로 광주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취임한 동국대 정재형 교수는 “그동안 광주영화제가 지나치게 유럽영화, 고급영화, 어려운 영화 위주로 채워져 시민들과 괴리감이 커져온 것 아니냐”면서 “시민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김 위원장은 쉽고 재밌는 오락영화 중심의 영화제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고 나도 동의했다”고 말했다.정 교수는 이어 “아직 구체적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김 집행위원장이 예로 든 것들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 건 너무 이른 것 아니냐”면서 “앞으로 영화제가 갈 방향과 프로그램의 윤곽을 잡아 3월초에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