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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관광일주 여행의 코스에서는 잊혀진 프랑스 서쪽 도시 라발에 초청받아 ‘영화와 건강’이라고 이름 붙여진 회고전에서 <오아시스>에 관해 발표하게 됐다. 한국영화에 신체장애나 병에 관해 말한다는 것은 대개 한국영화 역사 자체를 되새겨 서술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벙어리 삼룡>부터 <아다다>나 <서편제>를 거쳐 <오아시스>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영화목록도 그토록 많은 신체 절단자와 절름발이, 장님, 벙어리, 난쟁이, 광인 등등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절름발이와 병자들이 많다는 것은 우선 현실의 반영이다. 즉 전쟁, 위생 상태, 작업장의 안전 부재 등은 수많은 사고의 명백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분석을 좀더 멀리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일제 강점시 한국인들을 선도했던 표어는 침략자들과 ‘한몸’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산에 여러 다른 전략적 위치에 쇠말뚝을 박았고, 그것은 마치 그토록 많은
[외신기자클럽] 신체 장애와 영웅주의 (+불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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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27일 열릴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후보작들의 흥행성적과 TV시청률 사이의 함수관계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P>에 따르면, 이번 오스카 작품상 후보작 5편은 흥행성적이라는 기준에서 볼 때 근래 들어 가장 부진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에비에이터> <사이드웨이> <네버랜드를 찾아서> <레이> 등 올해 작품상 후보작 5편이 동원한 관객 수는 모두 5100만명으로, <아마데우스>가 상을 받던 20년 전의 4100만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5년 동안 후보작들이 동원한 총관객 수가 1억명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후보작 중 1억달러 이상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영화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15년 만에 처음이다. 5편 중 가장 성적이 나은 <에비에이터>의 박스오피스는 9천만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올해 오스카 후보작 흥행성적 근래 최악… 시청률 동반하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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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한 영국배우 숀 코너리(74)가 아랫집 이웃으로부터 3천만달러짜리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고 <AP>가 보도했다. 고소장의 내용에 따르면, 숀 코너리는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처럼 바깥에서는 품위있는 신사처럼 행동하면서 실생활에서는 이웃들을 무시하고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한 버튼 술탄은 안과의사로, 부인과 딸들과 함께 맨해튼 이스트 사이드의 6층짜리 건물 4층에 거주하고 있고, 숀 코너리는 아내과 함께 5,6층을 쓰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9월경 숀 코너리가 내부 개조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끊임없는 소음과 악취에다가 물이 새고 쥐가 끓게 되어 술탄이 소유하고 있는 고가구 등이 손상됐다는 것이다.
또 2002년 4월7일에는 큰 음악소리와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술탄의 딸이 조용히 해달라고 하자 “코너리가 악담을 퍼붓고 상스러운 말을 하면서 소리를 줄이지 않고 문을 쾅 닫아버렸다”며 “무례하고 입이 험한 뚱뚱한 노인”이
숀 코너리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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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8일 열린 제28회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가 3개의 상을 석권했다. 수상 부문은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스즈키 교카), 남우조연상(오다기리 조) 등이다. <피와 뼈>는 <키네마준보>가 선정한 2004년의 영화 10편 중 2위에 올랐고 이 밖에 여러 영화상을 휩쓸었다. 재일동포 김준평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기타노 다케시는 아깝게 남우주연상을 타지 못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주목받은 또다른 영화는 미스터리 휴먼드라마<한오치>(半落ち)다.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석권한 이 영화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작품. 치매에 걸린 아내를 죽였다고 자수한 형사의 이야기다. 제목 ‘한오치’는 용의자가 범죄사실의 일부만 자백하는 상태를 뜻한다. 일본 도에이가 2004년 1월에 배급, 개봉해 1800만달러 수입을 올린 흥행작이기도 하다. 사사베 기요시가 연출했으며 주인공을 연기한 데라오 아키라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피와 뼈>, 일본아카데미상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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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크 폴치/ 감독. <시간의 도망자들>이 PiFan2004에서 상영.
부천시장, 홍건표님께,
저는 엔리크 폴치라고 합니다. <시간의 도망자들>(Tempus Fugit)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많은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적이 있는 스페인 영화감독입니다. PiFan이 없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얼마나 놀라고 충격을 받았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PiFan은 제가 참가해본 것들 가운데 양적, 질적 측면에서 최고의 인력과 영화를 갖춘 영화제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조직 면에서도 아주 잘 정비된 영화제입니다. 나와 동료들은 작년 7월 PiFan에 게스트로 참가하고서 부천의 영화적 수준과 스탭들의 능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페인의 많은 영화인들이 PiFan을 알고 있으며, PiFan은 저와 같은 서구 사람들이 동양의 영화계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자 양질의 상징입니다. 당신의 결정을 재고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훌륭한 영화제의 영혼이었던 집행위
부천영화제 파행 세계 영화인들의 항의서한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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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레인즈/영화평론가
홍건표 씨
지난 2004년 여름에 당신을 만났을 때는, 당신이 영화제를 이런 충격적이고 돌연한 결말로 영화제를 이끌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는 짐작도 못했습니다. 집행위원장 김홍준과 세 명의 뛰어난 프로그래머들을 해고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신이 만약 그들 없이 올 여름에도 이 행사를 개최하려 한다면 그건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고 난 확신합니다. 저는 부천시가 갖고 있는 흥미롭고 야심찬 한국의 '신도시'로서의 면모에 늘 놀랐습니다. 특히 의욕적인 문화 프로그램이 그렇습니다. 그것의 가장 핵심 부분이 부천영화제입니다. 부천영화제는 놀라운 문화적 자원을 부천시민들에게 공급했을 뿐 아니라 서울서 찾아온 수백명의 서울시민들과 그 열배도 넘는 세계인들을 매료시켰습니다. 부천이 국제적인 위상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무엇보다 부천영화제 때문이었던 겁니다. 대체 무슨 동기로 그런 업적들을 내던져버릴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만, 당신이 대단히 큰 실수를 한 것
부천영화제 파행 세계 영화인들의 항의서한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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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아더 코텀/ 감독. <포르노 설전>(2003)이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홍건표 씨
오늘 아침 기분나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신이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물론 프로그래머들을 해고하고, PiFan을 최소한의 영화만을 상영하는 소소한 이벤트로 만들기로 했단 소식 말입니다. 그건 정말 큰 실수입니다. 부천시에 대해서뿐 아니라 국제영화계에서 예술적 영향력과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한국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전 세계 각국의 50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제 영화를 상영한 경험이 있는데, PiFan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잘 운영되고 있는 영화제라고 주저않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004년 PiFan에서 진정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던 그 모든 사람들을 해고한다는 것은 결코 회복될 수 없는 상처임을 밝힙니다. 효과적인 마케팅만 뒷받침되면 부천영화제는 칸, 선댄스, 토론토 등에 견줄만한 세계 주요 영화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는 것이 저의 진정
부천영화제 파행 세계 영화인들의 항의서한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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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영화제를 파행으로 몰아넣은 부천시를 향해, 항의서한이 바다 건너 불화살처럼 날아들고 있다. 1월25일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과 함께 영화제를 이끌었던 프로그래머들과 스탭들이 사실상 해고되자, 지난해 말 부천시가 김 전 집행위원장을 해촉한 것을 시작으로 점화됐던 국내외 분노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부천시와 전 프로그래머들에게 전달돼온 해외 서신만 100여통. 이들은 지자체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빼앗은 이번 사건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이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함께 싸우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씨네21>에서는 이 서한들중 17통을 온라인 독점으로 공개한다. /편집자
세계 각지의 영화인들이 보내온 서한 17통
티 아더 코텀/ 감독
"홍건표 부천시장의 결정은 부천뿐 아니라 국제 영화계에서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에도 크나큰 실수."
올리비에 뮐러/ 현 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합(EFFFF) 의장.
"부천영화제가
부천영화제 파행 세계 영화인들의 항의서한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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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결정은 부천뿐 아니라 국제 영화계에서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에도 크나큰 실수를 한 것입니다.” 지난해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됐던 단편영화 <포르노 설전>의 감독 티 아더 코텀이 홍건표 부천시장에게 보낸 메일의 한 대목이다.
부천영화제를 파행으로 몰아넣은 부천시를 향해, 항의서한이 바다 건너 불화살처럼 날아들고 있다. 1월25일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과 함께 영화제를 이끌었던 프로그래머들과 스탭들이 사실상 해고되자, 지난해 말 부천시가 김 전 집행위원장을 해촉한 것을 시작으로 점화됐던 국내외 분노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부천시와 전 프로그래머들에게 전달돼온 해외 서신만 100여통. 이들은 지자체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빼앗은 이번 사건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이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함께 싸우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부천영화제가 일궈낸 성과를 언급하며 이번 일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
부천영화제 파행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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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출근시간에 공중파프로그램을 보고, 신문을 읽고, 영화예고편을 즐기고, 라디오를 듣는 일이 일상이 된다. 그것은 지하철, 버스를 타거나 조깅을 하면서도 가능하다. DMB가 현실로 다가온다. 특히 지상파DMB는 연초 고사 상태의 코스닥 시장에 숨통을 틔우고, 방송사와 언론사 및 콘텐츠 업체들의 사활을 건 사업자 선정 경쟁을 발생시켰다.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이동멀티미디어방송)는 국내 미디어, 정보통신, 콘텐츠 산업의 지형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를 비롯한 콘텐츠 업계에도 DMB의 등장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DMB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기술표준을 보유한 선도기술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해외 DMB사업을 삼성전자, SK텔레콤(이하 SKT)을 필두로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DMB는 한국 영화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해진다. 상반기로 다가온 DMB의 상용화를 앞두고
상반기 DMB 상용화, 국내 영화산업에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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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는게 값’. 영화 <외출>의 일본 판매금액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외출>은 욘사마 배용준이 주연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일본에 역대 최고가로 판매될 것이라 예상됐다. 최근 베를린 영화제 기간에 열렸던 EFM(European Film Market)에서도 <외출>은 일본내 7개 회사로부터 구매 요청을 받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구매 경쟁이 과열양상을 띠자 이 영화의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투자/배급사 쇼이스트는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정확한 판매금액은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매 경쟁이 치열했던만큼 <외출>은 예상대로 역대 최고가에 일본에 판매됐다. 알려진 판매금액은 최소 700만달러(약 70억원). 구매회사는 유니버셜 재팬으로 이 회사는 이미 도호와 배급라인을 정하고 극장-DVD-TV를 잇는 대형 마케팅 프로모션을 계획중이다. 지금까지 일본내 최고 판매가를 기록한 영화는 현재 촬영이 진행중인 이명세 감독, 하지원
배용준 주연 <외출>, 일본에 사상 최고가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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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9일 모리츠 데 하델른을 수장으로 한 몬트리올국제영화제(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s de Montreal, 이하 FIFM)가 출범하면서, 몬트리올 지역이 시끄러워졌다. 몬트리올에는 이미 또 다른 국제영화제인 몬트리올세계영화제(Montreal World Fil Festival, 이하 MWFF)와 34년 역사의 누보시네마영화제(Festival du Nouveau Cinema)가 이어져왔던 터라, 3개의 영화제가 경쟁하는 양상이 되어버린 것. 문제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퀘벡주 정부와 관계가 악화된 MWFF는 정부지원금이 끊기면서 쇠락하고 있고, 누보시네마의 위원장인 다니엘 랑글루아도 FIFM에 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FIFM이 주정부의 물심양면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 부상한 FIFM은 기존의 MWFF에 불만을 품고 있던 퀘벡주 정부와 후원사인 텔레필름 캐나다가 ‘대안’
[What's Up] 몬트리올은 영화제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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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시즈의 <에비에이터>가 지난 2월12일 열린 영국아카데미영화상(BAFTA)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조연상(케이트 블란쳇)을 포함해 네개 부문을 석권했다. 모두 1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에비에이터>는 유력한 경쟁작이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올해 BAFTA의 승자가 되었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는 오스카에서도 <에비에이터>와 경쟁하고 있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해적판 보급을 우려해 심사위원들에게 프린트를 보내지 않았다.
괴팍한 백만장자 하워드 휴스의 실화를 다룬 <에비에이터>는 앞서 언급한 두개 부문 외에도 최우수 프로덕션디자인상과 최우수 분장상을 수상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E! Online’은 이 결과를 두고 “오스카가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는 누구도 독점적인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평했다. <에비에이터>가 감독상을
<에비에이터> 영국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 등 4개 부문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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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잃은 시네마테크의 한시적인 보금자리가 마련되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오는 4월 초부터 종로구 낙원상가 4층에 자리한 허리우드극장에서 시네마테크를 새롭게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2년간 서울아트시네마는 허리우드극장의 1개관(300석 규모)을 임차해서 운영하게 된다. “바쁜 개관 일정으로 인해 상영공간의 전반적인 리모델링은 불가능한 형편”이라는 서울아트시네마쪽은 일부 설비들을 손보고, 나머지 기기들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최종적인 이전을 결정하기까지는 지난한 협의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철도청은 영진위에 구서울역사로의 이전을 먼저 제안했고, 시네마테크를 위한 상설 상영관을 단기 임차하거나 새롭게 신축(또는 장기임차)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하던 영진위와 서울아트시네마는 3개의 상영공간을 만들어 입주하고 싶다는 희망을 철도청에 전달했다. 오랜 기간 내부안을 확정짓지 못하던 철도청은 최근 구역사 공간의 일부를 자신
서울아트시네마 낙원상가에 새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