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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과 드림웍스가 공동제작한 <미트 페어런츠2>가 전세계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실사코미디영화로 등극했다. 이전까지는 4억8450만달러 수입을 올린 짐 캐리의 <브루스 올마이티>가 1위였다. 전편에 출연했던 벤 스틸러와 로버트 드 니로에다가 더스틴 호프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까지 가세한 속편<미트 페어런츠2>는 전세계적으로 5억4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4월4일자 외신에서 보도됐다. 미국 박스오피스 수입만 2억7700만달러에 달한다.
<미트 페어런츠2>는 2004년 크리스마스에 북미에서 개봉해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영국, 호주,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 각국에서 차례로 개봉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과 ‘결혼’과 ‘사돈’이라는 보편적인 소재의 내용이라는 점이 전세계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4월15일 개봉하며 일본에서도 곧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속편에서
<미트 페어런츠2> 흥행 신기록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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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일본이나 4월은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들이 인파가 부쩍 늘어나고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극장가 주변에도 학생들의 발걸음이 뜸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지난주에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 등 기대작 두편이 선보여 비수기라는 말을 무색케 했지만, 일본은 전주와 비교해서 탑10에 새로 진입한 작품이 한편도 없다.
정체된 극장가 분위기 탓인지 <내셔널 트레져>는 큰 어려움없이 3주 연속 일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배급사 목표수익 30억엔은 현재 상황에서 봤을때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눈에 띄는 순위 변동은 지난주 2위로 데뷔했던 <에비에이터>가 4위까지 미끄러진 것과 전주 3위였던 <샤크>, 6위였던 <원피스 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이 각각 2위와 3위로 상승한것 정도다. 상승한 영화들은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밖에 <하울의 움직이는
<내셔널 트레져> 3주 연속 일본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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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영화를 기억하는 건 길게 객차를 매달고 한밤중을 달리는 기차를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오래된 기억들이 모두 그러하듯, 오래된 영화의 기억도 작게 분절되어 있다. 시퀀스들은 사라지고 스틸사진들만 느슨하게 연결되어 흘러간다. 캄캄한 밤을 달리는 긴 객차마다 차창에 한 여배우의 얼굴이 떠 있다. 나스타샤 킨스키. 내가 사랑했던 단 한 명의 여배우라고 조금도 주저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배우. 그녀가 내게 손짓한다. 멀리서 바라보지만 말고 이 기차에 올라타세요. 나는 주저하지 않고 기차에 올라탄다.
대학 1학년 시절. 1979년. 동숭동 낙산자락 달동네의 작고 허술한 방. 앉은뱅이 책상, 철제 책꽂이, 아버지가 대학 입학 선물로 사주신 전축. 둘이 누우면 꽉 차는 작은 방이었다. 앉은뱅이 책상 위에 언제나 펼쳐진 채로 놓여진 책이 있다. <테스>. 300원짜리 삼중당 문고 한 권을 사면서도 새가슴이 되어야 했던 시절, 그 크라운 판형에 올 컬러 책을 사기 위해 내가 써
[스크린 속 나의 연인] <테스>의 나스타샤 킨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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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개봉한다는 이유만으로 지난 한해 인구에 회자되었던 <올드보이>를 다시 불러낸다는 것이 새삼스럽기는 하다. 다만, 외지인들의 반응이 궁금해서가 아니라 그 속에 숨은 비평의 논리가 흥미로워서라면 한번만 더 곱씹어보자. 지난 3월25일, LA와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예상했던 대로 칸영화제에서의 비평 논쟁을 재연하고 있다.
각 언론 매체들은 이른바 예술영화와 컬트영화, 작품성과 대중성, 내용과 스타일의 양분법에 입각한 자신들의 오랜 소신을 바탕으로 <올드보이>의 위치를 규정하느라 바쁘다. 예를 들면, “산낙지를 먹고, 망치로 사람 머리를 부수는 사내와 ‘아트’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라는 <뉴욕타임스>의 비평문 서두는 일찌감치 폭력 묘사, 선정적인 내용, 현란한 스타일로 가득한, 이라는 문구가 이어질 것임을 예상케 한다. 데이비드 린치식의 스타일지향주의적 B급영화가 일부 시네필의 지지를
[현지보고] 미국 개봉한 <올드보이>, 혹평과 호평의 격전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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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없으면 한국영화도 없다. 웬 ‘오버’냐 싶겠지만 사실 최근 화제작에는 오달수(37)라는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입소문을 타고 관객 200만명을 동원한 <마파도>를 비롯해 1일 나란히 개봉한 <달콤한 인생>과 <주먹이 운다>에 출연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비열한 조폭으로, 어설픈 무기밀매상으로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그를 보면 배우에 별관심없는 관객이라도 “저 사람 누구야?”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나고 자란 부산과 대학로에서 10년 넘게 연극을 해온 오달수는 <올드 보이>에서 감금된 오대수(최민식)를 괴롭히는 깡패 역으로 영화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연극하면서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연기자에게 연기 알바만큼 좋은 게 없잖아요. 오디션 보러갔을 때 대학로 대선배들이 이름표 달고 줄서 있는 거 마주치면 서글프기도 하지만….” 이제는 오디션 보는 단계를 넘어 김지운, 류승완, 그리고 출연을 마친 <친절
나, 오달수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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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영화의 DVD 출시일이 앞당겨지는 추세를 놓고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미국 극장업주들간에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된 영화는 <레이>. 이 영화는 극장 개봉 3개월3일 만에 DVD로 출시됐다. 할리우드의 최근 DVD 출시일은 극장 개봉일로부터 평균 4개월10일 정도. 극장주들은 <레이>의 오스카 주요 부문 노미네이션과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오스카 효과’에 따른 추가 입장수익을 기대했으나, 제작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같은 이유로 DVD 출시를 앞당긴 셈이다.
미국 극장주협회장인 존 피시언은 “와이드릴리즈가 보편화되면서 이같은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고 <LA타임스>를 통해 말했다. 그는 “DVD 출시일이 빨라지면 소규모로 개봉한 영화가 입소문에 힘입어 스크린 수를 늘려가는 일도 어려워진다”며 또 다른 부작용도 지적하고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부회장 마크 슈머거는 “극장 개봉의 중요성을 안다”면서도 “시장의
미국, 개봉영화의 DVD 출시일 앞당겨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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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홍콩 금상장영화제는 주성치와 왕가위의 무대였다. 지난 3월27일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주성치의 <쿵푸 허슬>과 왕가위의 <2046>이 주요 6개 부문의 상을 각각 나눠가졌다. 작품상, 남우조연상, 액션연출상, 특수효과상, 편집상, 사운드디자인상을 <쿵푸 허슬>이 가져가고, <2046>은 두 주연배우 양조위와 장쯔이가 남녀주연상을 거머쥔 것을 포함하여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분장상을 차지했다.
주성치가 감독·주연한 액션코미디영화 <쿵푸 허슬>은 무술의 달인들이 사는 마을에 갱단이 들이닥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그려낸다. 두 영화 모두 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주요 부문 중 감독상과 각본상은 <몽콕에서의 하룻밤>을 만든 데릭 리에게, 신인 감독상은 <지앙후>의 왕칭포에게 돌아갔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최고 아시아 영화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쿵후 영화의 전설적
홍콩 금상장영화제, <쿵푸 허슬> <2046>이 주요 부문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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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의 감독 피터 잭슨이 만우절에 감쪽같은 거짓말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현재 <킹콩>을 제작중인 피터 잭슨은 4월1일 팬사이트www.kongisking.com에 올린 123일째 제작일기 동영상에서 <킹콩>의 속편으로 <콩의 아들>(Son of Kong)과 <킹콩: 늑대의 소굴로>(King Kong: into the Wolf's Lair)을 만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5분가량 되는 이 동영상에는 <콩의 아들>대본 표지와 함께 아트 디렉터와 유니버설 픽처스의 마케팅 대표에다가 나오미 와츠, 잭 블랙 등 <킹콩>의 제작진들이 등장해 그동안 비밀리에 속편 제작을 진행해왔다고 흥분해서 이야기한다. 속편의 내용을 언급하고 <콩의 아들>의 컴퓨터 그래픽 장면도 일부 공개했다. 심지어 마지막 장면에는 두 편의 개봉시기까지 자막으로 뜬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스탭들이 치밀하게 꾸며낸 것이었다
<킹콩>감독 피터 잭슨의 만우절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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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매인 엘리자베스 슈(42)와 앤드류 슈(38)가 자전적인 축구영화<그레이시>(Gracie)를 만든다. 축구를 사랑하는 주인공 ‘그레이시’ 역을 맡을 10대 소녀를 찾기 위해 대대적인 공개 오디션을 열 계획이다. 홈페이지(www.findinggracie.com)을 통해 이미 1,000명 이상 지원했다.
영화는 필드에서 소년들과 함께 공을 차는 축구 소녀의 이야기로, 엘리자베스 슈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바 있는 엘리자베스 슈는 남자로 구성된 축구팀에서 홍일점으로 몇 년 동안 활약했던 열혈 축구광이다. 또한 슈가 25살일 때, 가족 휴가 중 불의의 사고로 죽은 축구 선수였던 형제 윌리엄 슈의 이야기 등 가족사가 <그레이시>에 깊이 반영될 예정이다.
TV드라마<멜로즈 플레이스>와 영화 몇 편에 출연한 앤드류 슈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주인공역에 적
엘리자베스 슈 남매, 자전적 축구영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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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이 자료이용료를 인상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영상자료원은 각종 영화제의 한국영화회고전 행사의 경우 공동주최하는 형식으로 해당 영화의 프린트를 무료대여해왔지만, 올해부터는 프로그램 공동 기획 등 실질적으로 함께한 행사가 아니면 편당 약 20만원(2회 상영기준)의 자료이용료를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4월8일 개막하는 서울여성영화제도 신상옥 감독의 <그 여자의 죄가 아니다> 등 4편의 한국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예년과 달리 자료이용료를 냈다. “이름만 빌려주는 행사들이 너무 많았다는 내부 논의가 있어 지난해 말 국내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새 규정을 마련했다”는 게 영상자료원의 입장. 한 관계자는 “프린트 대여로 발생하는 수익은 상영으로 인해 마모되는 필름 복구에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영화 고전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저작권자에게 지불해야
[충무로는 통화중] 고전영화, 점점 멀어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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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씨네21>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독자들을 위한 기념 영화제를 개최한다. 4월22일부터 5월5일까지 2주간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는 종로 낙원상가에 새롭게 개관하는 예술영화전용관 필름포럼(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린다. 상영작은 지난 10년간 한국영화 베스트 10편과 아시아 영화 올타임 베스트 10편으로 모두 20편이며 개별 작품은 두 차례씩 상영될 예정이다. 작품들의 선정 작업은 한국영화계의 감독, 평론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과 응답을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한국영화 상영작은 <넘버3>,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박하사탕>, <복수는 나의 것>, <빈집>, <살인의 추억>, <송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지구를 지켜라>, <춘향뎐>. 한편 아시아영화 상영작은 오즈 야스지로의 1932년작 <태어나기는 했지만>부터 <고령
<씨네21> 창간 10년 베스트 영화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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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판 로빈슨 크루소? “새로운 3D애니메이션 코미디”라고 장르를 분명히 못박은데다가 벤 스틸러, 크리스 록의 걸쭉한 입담이 흥건히 담길 테니 진한 사색이 담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드림웍스가 <슈렉> 시리즈에 이어 올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고, 호사스런 뉴요커의 안락함을 누리던 스타 동물들이 덜컥 야생 세계에 떨어져 생존법칙을 터득해야 하니 어딘가 의미심장한 구석들이 엿보인다.
뉴욕 센트럴 파크 동물원의 간판 스타는 ‘도시 정글’을 주름잡는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다. 동물원 전속 스타일리스트들이 아니라면 그의 구레나룻에 손도 대기 어렵다. 그의 친구들인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는 러닝머신 위에서 초원을 꿈꾸고, 기린 멜먼(데이비드 시머)은 이론만 빠삭한 약골이며,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타고난 글래머 몸매를 뽐낸다. 풍성한 음식과 널찍한 아파트, 그리고 시원한 조망권을 즐기는 이들 뉴요커들은 하루하루가 즐거운데,
도시를 사랑한 야생동물들, 해외신작 <마다가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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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쌩쌩 부는 성북구 제기동 안암천의 이면도로. 신태라(본명 황태건) 감독의 독립 디지털장편 <뇌파>의 촬영현장. “이 정도면 따뜻한 편이다. 한창 촬영할 때는 완전 <남극일기>였다”며 손을 내젓는 김희태 PD. 촬영장 인원은 배우와 기자까지 다 포함해도 스무명이 안 될 만큼 단출하다. 교각 난간에 나란히 걸터앉아 상의 중인 신 감독과 최찬민 촬영감독. 감독의 손에 들린 DV캠코더는 감독 모니터 겸 메이킹용. 조명 반사판이 필요하면 가까이 있는 누군가가 집어주는 십시일반의 스탭들과 기계도 똑 닮았다. 붐과 조명기가 매컷 바뀌는 주인의 손길을 따르고 오순도순 현장은 돌아가고 카메라도 돌아간다. <뇌파>는 제목처럼 뇌파에 의해 삶의 변화를 겪는 준오가 염력을 비롯한 초능력을 경험하고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음모론에 기반한 SF가 가미된 스릴러.
어디선가 촬영장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난다, 불청객. 어느 동네에서나 만나는 한국 현대사와 정치론을 읊으
“너무 추워서 <남극일기> 찍는 줄 알았다”, <뇌파>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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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8일부터 5월6일까지 열리는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3월28일 상영작을 발표했다. 104편의 장편영화와 단편 66편을 만날 수 있는 올해 전주영화제의 특징은 영화제 프로그램의 내실화. 개별 프로그램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보다 100여편 가까이 줄어든 170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송일곤,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쓰카모토 신야가 감독하는 <디지털 삼인삼색>.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의 이유를 “세 작품이 동일하게 영화제의 주제인 환상과 사랑, 희망을 이야기해 개막작으로 손색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폐막작은 상반기 한국영화 기대작 중 하나인 임필성 감독의 가 선정되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좀더 다양한 대중을 만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비대중적인 ‘영화보다 낯선’ 부문의 출품작은 20여편으로 줄어든 대신, 가족 관람층을 위한 ‘영화궁전’의 상영 편수는 대폭 늘어났다. 이 부문에서는 <인크레더블>의 감독인 브래드 버드의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 윤곽 드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