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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오퓔스의 영화로도 유명한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가 최근 중국에서 영화화돼 지난 3월 초 개봉했다. 원작에서 인용한 대사,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당신과는 상관없지요”로 요약할 수 있는 한 여인의 평생에 걸친 순애보를 다룬 <미지의…>는 배우 출신 쉬징레이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생일마다 미지의 인물로부터 하얀 장미를 받는 중년 남자가 41살 생일에는 장미 대신 한통의 편지를 받는다. 죽음이 임박한 여인이 써내려간 애절한 사연은 남자의 눈시울을 적시고, 남자는 자신이 매년 받은 장미가 18년 동안 자신을 흠모한 여인이 보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1900년 비엔나를 배경으로 한 원작은 1930년 베이징으로 장소를 옮기고 촉망받는 음악가인 남자의 신분은 신문사 소속의 작가로 바뀌었다. 남자의 피아노 연주에 넋을 잃고 몰래 남자의 방에 들어가 피아노와 악보에 남은 남자의 체취를 느끼며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베이징] 쉬징레이 감독, 산세바스티안영화제 감독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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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웨이>의 토머스 헤이든 처치가 <스파이더 맨3>의 악당으로 캐스팅됐다. 감독 샘 레이미는 “지금까지 <스파이더 맨>시리즈는 항상 훌륭한 배우들에게 악역을 맡겼다. 토머스 헤이든 처치는 환상적이면서 도발적인 악역에 딱 맞는 배우다. 그와 함께 할 작업이 기대된다.”고 3월22일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악당의 구체적인 캐릭터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스파이더 맨>1편에서는 월렘 데포가 그린 고블린을, 2편에서는 알프레드 몰리나가 닥터 오토 옥타비우스를 맡아 스파이더 맨만큼 가공할 힘을 가진 매력적인 악당을 선보인 바 있다. 언뜻 윌렘 데포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토머스 헤이든 처치는 오랜 무명배우 생활을 하다가 작년 <사이드웨이>에서 철없는 중년남자를 완벽하게 소화해 스타덤에 올랐다. 오스카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더니 이번엔 <스파이더 맨>에까지 캐스팅되어 더욱 주가가 치솟고 있다.
원작인 마블코믹
<스파이더 맨3> 악당, 토머스 헤이든 처치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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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할리우드 직배사의 배급작품이 일본 흥행 1,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처음이다. 브에나비스타가 배급한 <내셔널 트레저>는 블록버스터 영화답게 가볍게 1위에 올랐다. <내셔널 트레져>는 제리 브룩하이머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공동작업했던 전작 <식스티 세컨즈>(2000년)의 총흥행수입 18억3천만엔을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UIP가 배급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2>는 산뜻하게 2위로 출발했지만 전편의 총수익 21억4천만엔을 넘기엔 갈길이 멀다. 관객반응이 전편보다는 못한 분위기다.
<로렐라이>는 할리우드 신작 두편의 협공으로 한계단 더 떨어진 3위로 밀려났지만 현재 10억엔을 돌파해 흥행몰이는 여전하다. <샤크 테일>의 낙폭도 더딘 편. 급락한 작품은 지난주 1위였던 <록맨 에그제/듀얼 마스터즈>다. 5위까지 미끄러져서 총수익 10억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즈미2>도 9위까지 떨어졌고
<내셔널 트레져> 일본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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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정신병이 마음의 질병이란 사실을 간과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캐릭터들은 종종 그저 기이한 습성을 가진 미치광이로 묘사될 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장된 연기와 과잉된 감정만으로는, 나름의 이유와 체계를 가진 정신질환을 표현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캘리포니아 의대의 ‘신경과학과 인간행동을 위한 세멜 학회’는, 가장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정신병을 그려낸 캐릭터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가 연기한 <에비에이터>의 하워드 휴스를 꼽았다. 다음은 그의 연기에 대한 피터 C. 와이브로 박사의 촌평. “그는 병을 연기한 것이 아니었다. 병이 그의 일부처럼 보였다. 그는 영화 속에서 진짜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 같았다.” 디카프리오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콩 한쪽 같은 사소한 것에 집착하며, 강박적으로 위생과 청결에 신경을 쓰는 하워드 휴스의 기행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신질환의 실감나는 묘사를 위해 초빙된
[What’s Up] 정신질환 통해 인간 심리 배우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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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의 영화시장이 순풍에 돛단 듯 쾌항 중이다. 중국 광파전영전시총국(SARFT)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박스오피스 규모가 총 1억8천만달러를 기록하면서 2003년과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중국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예측했던 성장률 30%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특히 2004년은 중국과 홍콩에서 제작된 자국영화들이 주목할 만한 전진을 보인 해였다. 지난해 중국영화의 자국영화 점유율은 55%를 기록하며 지지난해의 50%를 상회했다.
지난해 중국의 최고 흥행작은 총수익 2천만달러를 기록한 주성치의 <쿵푸 허슬>이었고, 장이모의 <연인>과 펑샤오강의 <천하무적>이 각각 1800만달러와 1300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미국산 블록버스터도 호황이었다. 수입 외화 중 1위를 기록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1천만달러를 넘어서는 수익을 올렸고, <투모로우>가 1천만달러, &
중국 영화시장 급성장세, 대륙영화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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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아이즈너 치하 20년을 지낸 월트 디즈니가 로버트 아이거 현 디즈니 사장 겸 최고운용책임자(COO)를 새 CEO로 결정했다. 차기 경영구도를 놓고 최근 다소 소란한 나날을 보낸 디즈니는 지난 3월13일(현지시각) 이사회 의장 조지 미첼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조지 미첼은 “경험있고 비전을 지닌 인물을 최고경영자로 선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현 CEO 마이클 아이즈너의 퇴진은 애초 예상보다 1년 앞선 오는 9월30일로 확정됐다. 로버트 아이거와 함께 이사회가 고려한 후보는 유력한 차기 CEO로 거론돼온 멕 휘트먼 e베이 사장을 비롯해 피터 셔닌 뉴스코프 COO, 테리 시멜 야후 CEO, 톰 프레스턴과 레슬리 문베스 바이아콤 공동사장 등 모두 외부 인물들. 유일한 내부 인물이었던 로버트 아이거의 차기 CEO 선임은 멕 휘트먼의 후보 자진 사퇴와 함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아이거의 인사와 함께 가장 관심을 불러모으는 대목은 아이거가 아이즈너의 전폭적인
월트 디즈니의 새 CEO에 로버트 아이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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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시리즈에 새로운 피가 수혈될 전망이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영국 출신 매튜 본이 <엑스맨3>의 연출을 맡게됐다고 3월22일 보도했다. 휴 잭맨은 ‘울버린’으로 재출연할 것이 확실하고 이언 맥켈런과 할리 베리, 패트릭 스튜어트 등은 스튜디오와 출연여부를 협상 중이다. 제작사 20세기폭스와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캐스팅이 확정 되는대로 빠르면 초여름쯤 촬영을 시작해 2006년 5월말 미국 전몰장병기념일에 개봉할 계획이다.
그동안 스튜디오는 <엑스맨>을 이어받을 새 감독을 물색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었다. 1,2편을 연출했던 브라이언 싱어가 <슈퍼맨>을 만들기로 하면서 <엑스맨>에서 손을 뗐기 때문이다. 매튜 본 감독은 가이 리치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등을 프로듀스했고 2004년엔 갱스터 영화<레이어 케이크>(Layer Cake)로 감독 데뷔해 주목받은 신인이
<엑스맨3>의 감독은 영국 출신 매튜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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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섹스신 때문에 대만 정부로부터 잠정적인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던 차이밍량의 <떠다니는 구름>이 3월18일 무사히 무삭제 상영됐다. 그런데 정작 기뻐해야할 차이밍량 감독은 약간 실망한 눈치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상영이 금지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논쟁의 대상이 되길 내심 바랬다. 내 작품이 토론되길 원한다”고 털어놓았다. 감독은 2월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대만사회는 열려있는 사회이므로 검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는 또 다른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자신의 영화가 논쟁거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무삭제 상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공존했던 모양이다.
<떠다니는 구름>은 포르노 배우들의 사랑을 성적인 판타지로 그려낸 작품으로, 과감한 노출과 성행위 장면 등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직후 대만 정부가 공식 상영을 금지하는 임시 조치를 취했고 감독은 “단 한 장면도 자를 수 없다”고
차이밍량의 <떠다니는 구름> 무삭제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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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이 <외출>을 가리켜 아이러니에 관한 사랑영화라고 불렀던가. 아이러니라면, 이 고요한 영화가 불러일으킨 믿을 수 없는 소란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3월17일 배용준과 손예진 주연의 <외출> 삼척 촬영현장에는 약 200명의 국내 취재진과 140명의 외국기자가 몰려들었다.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 매체와 미국, 유럽 매체가 포함된 해외 취재진 가운데에는 <요미우리신문> <키네마준보> <NHK>를 포함해 106명이 참가한 일본 언론이 단연 다수다. “일본 미디어들은 아무래도 배용준의 사진이나 기사가 시청률과 부수에 확연한 영향을 끼치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요미우리신문> 도요무라 준이치 특파원의 설명. 그러나 한국영화 팬이라는 그는, <외출>이 감독의 영화가 될 거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을 떠난 지 두 시간, 횡성휴게소에 이르자 눈덮인 가지를 늘어뜨린 침엽수들이 길가에
욘사마의 아주 특별한 외출, <외출>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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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중순에 촬영을 시작한 <웰컴 투 동막골>이 지난 3월 11일에 크랭크 업했다. <웰컴 투 동막골>은 80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블록버스터 대작으로 한국전쟁 막바지에 ‘동막골’이라는 마을에서 만난 한국군, 인민군, 미군이 극한의 대립상황속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동화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거대한 배경이 되는 마을을 통째로 만들어서 세트로 활용했고 일본의 영화음악 거장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진 감독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웰컴 투 동막골>은 ‘선영아 사랑해’, ‘맥도널드’, ‘교보생명’ 등의 CF로 유명한 박광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신하균, 정재영, 강혜정 등이 출연한다. 세심한 CG작업 등을 위한 후반작업만 5개월이 잡혀 있는 <웰컴 투 동막골>은 올 여름에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웰컴 투 동막골> 크랭크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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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산업이 주축인 대성그룹이 영화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성그룹 계열사인 바이넥스트창업투자는 21일 피터 잭슨 감독 소유의 뉴질랜드 후반작업 회사 ‘파크 로드 포스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앞으로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한국 영화를 투자·제작하기로 했다. 에너지 산업이 주축인 대성그룹은 지난 2003년말 바이넥스트창투사를 통해 100억원 규모의 영상투자조합을 만들면서 영화산업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영화 1편당 전체 지분의 20% 안에서만 투자하는 소규모 투자자로 자리해왔다. 이번에 새로 조성하는 300억원 규모의 펀드는, 영화 지분의 50% 이상을 투자해 판권을 보유하는 메인 투자자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계열 ‘바이넥스트’ 300억 펀드 조성 후반작업 ‘파크 로드 포스트’ 와 제휴
“이미 대기업들이 영화산업에 많이 진출해 있는데 대성그룹은 그들과 충돌하지 않는 쪽을 택해,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대작 블록버스터 영화에 집중 투자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직접
영화산업 본격화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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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스크린속의 연인이 내겐 너무 많았던 건지, 아니면 거의 없었던 건지…. 어렸을 때 극장에서 살다시피 한 적이 많았다. 친구들이 많을 땐 연극을 하고 놀았고, 한두 명 정도면 극장엘 갔다. 혼자서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아니면 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 내어 보거나 하였다. 혼자서 길거리를 걷다가도 앞에 가던 아저씨가 바바리 코트에 선글라스를 꼈으면 영락없이 한 장면이 됐다. 나는 혼자서 “파랑새 나와라 파랑새, 여기는 지리산, 지금 내 앞에 수상한 사람이 가고 있다. 간첩인 것 같다. 예의 주시하겠다. 오버” 이렇게 중얼거리며 앞사람에게 들키지 않게 담벼락에 착 붙기도 하면서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 혼자 거울을 보며 엄앵란이 신성일에게 뺨을 맞고 울면서 S자로 뛰어가는 모습을 흉내내기도 하고 전옥 할머니의 지엄하고 무시무시한 대비마마의 역할을 흉내 내어 보기도 하고 <연산군>,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를 재구성하여 허구헌날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이세상 어딘가에’ 허장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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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영유권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독도를 지키던 의용수비대에 관한 영화 두편이 동시에 준비되고 있다. 각각 2년 가까이 준비된 두 영화는 모두 한국전쟁 직후 울릉도의 향군으로 수비대를 조직해 1953년부터 3년8개월간 독도에서 일본 정규군과 항전을 벌인 홍순칠 대장과 부대원들의 실화를 다룬다. 7월 크랭크인을 계획으로 길벗영화사(대표 김길남)에서 준비하는 <독도수비대>는 고 홍 대장이 직접 쓴 수기 <이 땅이 뉘 땅인데>를 바탕으로 한 영화. 홍 대장의 부인 박영희씨와 영화화 판권계약을 맺었고, 이민용 감독을 영입해 제작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연출을 맡을 이 감독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영화를 제작하게 돼 부담은 있지만 완성도에 더욱 신경을 써 독도가 사회·문화적으로 주목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독도>는 방송작가 김교식이 쓴 <다큐멘터리 독도수비대>를 바탕으로 심산 작가가 각본을 집필하는 영화. 애초 영화사
[충무로는 통화중] 독도 의용수비대 소재 영화 2편 제작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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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영화제간 협의체 구성 및 영화제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토론회가 지난 3월15일 오후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영상관에서 열렸다. 영화인회의가 주관하고 광주, 부산,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가 공동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최근 부천영화제의 파행 사태, 광주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사임 요구건 등을 통해 불거진 국제영화제와 지자체간의 충돌과 그로 인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공동으로 모색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국제영화제간의 협의체 구성 부분은 전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영덕씨가 발제를 맡았다. 발제에서 필름관리 및 영사, 필름트래픽(수출입과 프린트 이동관리), 작품 출품 규정 및 신청 관리, 저작권 등이 공통운영의 기준 마련이 필요한 사항으로 제기되었다. 김 프로그래머는 “두 가지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영화제간의 자발적 필요성에 의해 협의를 하는 것. 이를 통해 영화제 현장에서 협의가 필요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국제영화제로서 가져야
국제영화제 협의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