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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클로츠 감독의 <상처>(La Blessure)는 새로운 삶을 위해 프랑스로 오려는 이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그린 영화다. 지난해 칸영화제의 ‘감독주간’을 통해 소개된 이 영화는 드물게 철학서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장 뤽 낭시의 <이방인>(L’Intrus)을 토대로 하는 이 영화는 프랑스로 몰려드는 이민자들과 난민 신청자들의 참담한 삶을 통해 사회적 규범과 통제에서 소외되는 인간성을 신중하게 담아낸다. <상처>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민 신청자 대부분은 아프리카 출신이다. <상처>의 공항은 아프리카도 프랑스도 아닌, 사막과도 같은 건조하고 생기없는 제3의 공간이다. 우여곡절 끝에 프랑스 입국허가를 받고 공항을 빠져나온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희망일까? 체류증도 살 곳도 없이 불법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상처>는 사회적 통제하에 살아가는 난민 신청자들의 삶과 시스템의 부조리를 보여주지만,
[파리] 이민신청자에 관한 영화 <상처>의 주인공 불법체류자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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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화등급심의위원회는 동물 학대 이슈에는 민감하지만, 영화에서의 성적 묘사에 대해서는 극도로 관대해진 것일까? 마이클 윈터보텀의 <9 songs>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실제로 섹스를 하고, 그 장면을 영화는 고스란히 보여준다.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은 이 영화에 대해 등급위원회는 아무런 삭제 요구도 하지 않았다. 프랑스 감독 파트리스 셰로가 런던에서 만들었던 영화 <정사>(2001)도 영화 속의 거의 실제에 가까운 성적 묘사 때문에 물의를 빚기는 했지만 이 영화의 개봉 당시, 등급위원회는 역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었다. <9 songs>에서는 두 남녀의 성기를 그대로 빈번하게 보여주고, 오럴섹스 장면 등을 포함한 성적인 장면들을,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영국 영화비평가들과 관객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다.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성적인 관계들에 연결된 정서적이고 육체적인 반응
[런던] 성적 묘사 물의 일으킨 <9 songs> 등급제재 없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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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극장 앞에서 노숙을 하는 등의 충성을 보여온 <스타워즈>의 골수팬들이 마지막 에피소드 개봉을 40여일 앞두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도맡아 상영해왔던 할리우드 대로의 차이니스 시어터 앞에서 4월 첫 주말부터 줄을 서고 있다. 이상한 일은 5월19일 개봉하는 <스타워즈> 완결편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를 이 극장에서 상영할 계획이 없고, 줄을 선 이들도 진작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극장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걸까?
이들의 반응은 “영화를 보는 것보다 줄을 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팬들에게 ‘<스타워즈>의 프리미어 극장’으로 알려진 이곳에서 줄을 서는 것은 ‘이벤트’이자 ‘의식’이다. “이곳은 <스타워즈> 팬들의 아지트로, 그 열풍의 진원지와도 같은 곳이다. 1970년대부터 이 영화의 팬들이 이 극장 앞에 줄지어섰던
[What's Up] <스타워즈3> 개봉 40일 앞두고 줄서기 시작한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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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로 최고의 흥행사가 된 멜 깁슨이 다시 종교영화에 도전한다. 지난 4월3일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관한 전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일간지<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영화의 엔딩 장면은 벌써 촬영되었다고. 멜 깁슨이 발빠르게 제작팀을 바티칸에 파견해 4월8일 거행된 장례식 장면을 촬영했기 때문이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제작 당시, 할리우드의 어느 누구도 예수의 일대기에 관한 영화가 그렇게까지 성공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멜 깁슨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비를 털어 제작했고 배급하기까지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이번 영화도 과연 어느 정도로 성공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소재면에서는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순탄치 않은 삶은 그야말로 영화 그 자체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스무살이 되기도 전에 온 가족을 잃었고 대학생 시절에 2차대전이 발발하는 바람에 생존을 위
멜 깁슨, 교황 전기 영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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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또 무슨 장난을 쳐놨을까.”
그가 신작을 냈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느새 피식 미소가 지어진다. 미국의 빌 플림턴(Bill Plympton) 감독 말이다. 한국 나이로 치면 올해가 환갑인데, ‘독립애니메이션계의 악동’, ‘폭력과 섹스의 엽기적 결합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는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더 기발한 영상을 내놓으니, 그의 머릿속은 도대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4월18일부터 5월12일까지 중앙시네마에서 열리는 ‘애니광 구출! 상영작전’의 제목이 ‘빌 플림턴 단편전’이다. (주)라바메이저(rabamajor.com)와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kiafa.org)가 올해 1월부터 시작한 독립단편애니메이션 정기상영회의 세 번째 코너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그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플림턴 20년사’를 두루 모아놓았다. 관객의 선택은 두 가지다. 온몸의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고 푹 빠져~보시든지 아니면 비위가 약하신 분은 일찌감치 일
해괴망측한 상상력을 만나자, ‘빌 플림턴 단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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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명탐정 코난(名探偵コナン)> 시리즈의 9탄인 <명탐정 코난: 수평선 위의 음모 (名探偵コナン 水平線上の陰謀)>(이하 <명탐정 코난>)가 개봉과 동시에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대작기근으로 박스오피스 정체현상을 보이던 일본 극장가에 <명탐정 코난>이 1위로 데뷔할 것은 쉽게 예상됐던 일. 이번에 개봉된 <명탐정 코난> 9탄은 무대를 태평양으로 옮겼다. 600명의 호화여객선을 태운 아프로티테호의 처녀항해중 선상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실종사건을 코난이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명탐정 코난>의 주말 이틀간 수익은 2억8천200만엔으로 작년의 71.4% 수준이다. 재작년과 대비해서는 60% 수준으로 예년만 못한 분위기다. 여기엔 극장가가 비수기라는 점도 어느정도 작용한듯 보인다. 나머지 순위는 전주와 비교해 약간의 자리이동만 있을뿐 큰 차이는 없다. <에비에이터>와 <로렐라이>가 전주에서 한계
<명탐정 코난:수평선 위의 음모> 일본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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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주장에 따르면, 지구는 우주인이 설계한 슈퍼컴퓨터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은하계는 초지성적이며 범차원적인 어떤 뛰어난 종족이 지배해왔고, 지구는 생명과 우주에 관한 심오한 해답을 얻어내기 위해 그들이 고안한 일종의 실험물인 것이다. 일명 ‘깊은 생각’이라고 하는 또다른 슈퍼컴퓨터가 750만년간 작업한 끝에 만들어진 지구는, 그러나 은하계 초공간 개발위원회의 ‘초공간 이동용 우회로 건설’ 프로젝트의 걸림돌이란 이유로 느닷없이 철거되고 만다.
이 황당한 상상력은 더글러스 애덤스라는 영국 작가에게서 나왔다. SF와 코미디를 결합해 말 그대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어했던 애덤스는 BBC 라디오방송국 프로듀서 사이먼 브렛의 공조로 라디오 드라마 대본을 써내려갔다. 지구 철거 직전에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 지구인 아서 덴트, 자신의 정체가 실은 지구 조사를 떠맡은 우주인이었다고 밝히는 아서의 친구 포드 프리펙트, 고도의 지능을 썩힌다고 우울해하는 편집증 환자 로봇 마
엉뚱한 SF적 상상력, 해외신작 <히치하이커스 가이드 투 더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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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가 업계 6위의 부진을 씻고자 새로운 행보를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11년 전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미디어그룹 바이아콤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은 “업계 6위를 하려고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게 아니”라며 바이아콤 계열 케이블 음악채널인 <MTV>와 애니메이션 채널 <니켈오디언>을 활용, 젊은 관객의 취향과 유행을 좀더 적극 반영하는 프로젝트를 제작할 것이라고 <버라이어티>를 통해 밝혔다. 톰 프레스턴 <MTV> 사장 겸 바이아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브래드 그레이 파라마운트 스튜디오 사장도 레드스톤의 계획에 동의하고 있다.
레드스톤은 “<MTV> 시청자들이 영화 주관객층”이라며 MTV필름스와 니켈오디언필름스의 저예산 프로젝트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MTV필름스가 올해 제작한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의 경우 40만달러의 제작비로 4천만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거뒀으며, 500만달러로 제작된 <잭애스&
파라마운트, 젊은 관객 취향 적극 반영 계획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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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넷쨋주 미국 박스오피스 1위는 버니 맥 주연의 리메이크영화 <게스 후>였다. 개봉주에 2천만달러 수익을 올린 이 영화의 성공은 개봉 첫주 8300만달러를 벌었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대박에 비하면 소박하고 평범하다. 그러나 2005년이 3개월밖에 흐르지 않은 상황에서 <게스 후>를 포함하여 흑인이 주연한 영화 다섯편이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음을 떠올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흑인 아버지(버니 맥)가 딸의 백인 남자친구(애시튼 커처)와 처음 대면하면서 드러나는 인종문제를 코믹하게 다루고 있는 이 영화가, 1967년에 만들어진 원작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현대화하면서 흑인과 백인 사이에 역할 바꾸기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원작에서 주된 갈등은 백인 아버지(매트 드레이튼)와 딸의 흑인 남자친구(시드니 포이티어) 사이에서 일어났다.
이런 식의 흑백 인종의 역할을 바꾼 리메이크는 현재 미국 문화
흑인 주연 영화의 잇단 흥행, 흑인 문화의 주류 문화화를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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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시리즈<로스트>의 첫 시즌 최종회는 3시간짜리가 될 전망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웹사이트가 4월1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ABC방송국이 경쟁사인 폭스TV의 <아메리칸 아이돌>최종회와 맞대결하기 위해 원래 2시간 분량으로 예정됐던 <로스트>최종회를 3시간으로 늘리기로 전격 결정했다. 따라서 5월18일에 최종회 1부가 한 시간동안 방송되고, 5월25일에 2부가 8시부터 두 시간동안 방송돼 9시에 시작하는 <아메리칸 아이돌>최종회와 시청률 경쟁을 벌이게 된다.
방송사의 의도야 어찌됐든, ‘로스트 폐인’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13회 예정이었다가 22회로 늘어나더니 이제는 (분량상) 25회가 된 것이다. ‘엑소더스’라는 제목의 최종회는 돌발사건과 인물, 충격, 공포, 드라마 등 <로스트>만의 매력으로 가득 찬 종합선물세트가 될 예정이다. 작가 겸 총괄 프로
<로스트> 최종회는 3시간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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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또 한편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아이필름(대표 정훈탁)은 <무간도> 시리즈로 유명한 홍콩의 유위강 감독이 연출을 맡고 전지현과 정우성이 동시에 출연하는 <데이지>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데이지>의 한줄 시놉은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형사와 킬러의 피할수 없는 대결, 그리고 세 남녀의 운명적 사랑”으로 장르는 멜로가 강한 느와르 드라마다. 곽재용 감독이 각본을 맡은 점도 흥미롭다.
곽재용 감독의 시나리오를 읽은 유위강 감독은 현재 할리우드 진출과 함께 진행되던 차기작 프로젝트도 중단한 채 <데이지>에 합류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여기에 전지현과 정우성 등 톱스타들의 출연이 확정되면서 프로젝트의 규모도 배가됐다. 전지현은 자신의 전시회를 꿈꾸는 거리의 화가로, 정우성은 그녀를 사랑하지만 내색할수 없는 냉혹한 킬러를 맡을 예정. 한편 정우성과 전지현을 사이에 두고 운명적 사랑을 펼칠 형사역할의 남자 주인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 정우성, 전지현 <데이지>로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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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황금콤비’ 조지 클루니(43)와 스티븐 소더버그(41)가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최근에 <오션스 트웰브>를 연출했던 소더버그가 신작 <굿 저먼>(The Good German)에 조지 클루니와 케이트 블란쳇을 캐스팅할 예정이다. 클루니는 막판 출연 협상 중이고 블란쳇은 이제 막 출연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4월8일 전했다.
<굿 저먼>의 원작은 2001년에 출간된 조셉 캐논의 소설이다. 2차대전이 터져 연인과 헤어져야 했던 미국인 저널리스트(조지 클루니)가 전쟁이 끝난 후 독일에 파견되어 옛 독일 연인(케이트 블란쳇)을 찾아나서는데, 폐허가 된 전쟁터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 음모와 직면하게 된다는 내용의 로맨틱 스릴러. 이번 영화 역시 클루니와 소더버그의 합작 영화사 섹션 에잇에서 제작된다. 9월쯤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조지 클루니는 98년 <조지 클루니의 표적>부터 <오션스
소더버그 신작에 조지 클루니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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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8일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총 31개국 176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실험성을 다소 줄이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들을 더 챙겨 영화제의 담장을 낮춘 것이 특징. 176편의 풍성한 목록 중에서 내 입맛에 맞는 작품을 손쉽게 고르기 위한 아이템별 상영작을 아래에 정리해 본다.
가족영화
● 인디안 썸머 Indian Summer
마그렙 특별전 ㅣ Dir_ 마흐무드 벤 마흐무드 Mahmoud Ben Mahmoud l Tunisia l 1999 l 90min l 35mm l Color l Feature
● 모래요정과 아이들 Five Children and It
영화궁전 ㅣ Dir_ 존 스티븐슨 John Stephenson l UK | 2004 | 92min | 35mm | Color | Feature
● 하야트 Hayat
영화궁전 ㅣ Dir_ 골람레자 라메자니 Gholamreza Ramezani | Iran | 2005 | 80min | 35
2005 전주국제영화제 아이템별 추천 영화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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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제58회 칸느 국제영화제 ‘감독주간’(The Directors’ Fortnight)에 <그때 그 사람들>과 <주먹이 운다>가 나란히 초청되었다. 칸느 영화제는 공식부문(장편경쟁, 비경쟁, 단편경쟁, 주목할만한 시선, 시네파운데이션, 칸 클래식)과 비공식부문(감독주간, 국제평론가주간)으로 나눠지는데, 두편 모두 비공식부분인 ‘감독주간’에 초청된 것이다.
초청 소식을 먼저 알려온 <그때 그 사람들>의 제작사 MK픽쳐스는 “감독주간에 초청된 영화 중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로 인식하고 있다”는 영화제측의 코멘트도 같이 언급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에 칸느에서 상영될 <그때 그 사람들>의 프린트는 지난 1월 31일 법원의 삭제 명령에 따라 앞뒤 다큐멘터리 3분 50초가 잘려나간 판본이다. 이로써 <그때 그 사람들>은 국내 사법부에 의해 ‘잘린’ 상태로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첫번째 영화가 됐다.
[칸 2005] <그때 그 사람들>, <주먹이 운다> 칸느 영화제 감독주간 초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