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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낙원상가 꼭대기에 문을 연 예술영화전용관 필름포럼(구 허리우드극장)에서 <씨네21> 10주년 기념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3개관 중 중앙에는 필름포럼 개관영화제, 오른쪽은 서울아트시네마의 ‘씨네필의 향연’, 그리고 왼쪽에 자리한 470석의 레드관에서 <씨네21> 10주년 기념영화제가 상영되는 중. 나루세 미키오의 유작 <흩어진 구름>이 상영될 시간.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지난해에 발표했던 김종관 감독이 표표히 걸어온다. 김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10주년을 맞은 <씨네21>이 “앞으로도 꾸준하길 바란다”고 담백한 축하인사를 남겼다. 그는 “어제는 <아비정전>을 봤다”며 극장 안으로 사라졌다. 머리를 맞대고 <씨네21>을 살피던 신현주(31)씨는 “이런 영화제가 지속되었으면 한다. 현실적으로 입장권 가격이 인상되어도 보러 올 것”이라고 격려했고, 동행한 이석
필름포럼에서 열린 <씨네21> 10주년 기념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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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부패한 경찰, 어둠, 창녀, 음모가 들끓는 도시에서 초대장이 날아왔다.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에선 개봉하자마자 어둠과 죄악의 도시를 향해 꾸역꾸역 몰려든 사람들로 첫주 1위를 기록했다. 칸은 만화의 원작자 프랭크 밀러와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함께 연출하고 쿠엔틴 타란티노가 객원연출로 나선 <씬 시티>를 경쟁부문에 합류시키며 기꺼이 초대에 응했다.
만약 레이먼드 챈들러, 미키 스필레인의 하드보일드 소설을 좋아한다면, 마블 코믹스의 팬이라면, 그리고 황당무계한 로버트 로드리게즈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상상력에 흔쾌히 동참하고 싶다면 초대를 외면할 이유는 없다. 여기에 미키 루크, 제시카 알바, 브루스 윌리스, 로자리오 도슨, 클라이브 오언 등 낯익은 스타만 줄잡아 열명을 훌쩍 넘는 <오션스 트웰브>급 초호화 캐스트니 기대가 클 만도 하다. 영화를 본 뒤 IMDb에 몰려든 2만여명의 네티즌들은 죄악으로 가득한 이 도시를 역대 최고의 영화 순위 104위에 올려놓았
범죄도시로의 초대, 해외신작 <씬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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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보아도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없는 세 무리의 사람들이 한적한 국도변 주유소에 모여 있다. 십대인 듯한 고교생 무리와 80년대풍으로 차려입은 일가족, 낡은 도복을 입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 따로따로 떼어놓아도 이상하기만 이들은 영화 <썬데이 서울>을 구성하는 세 가지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고, 에필로그 촬영을 위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옴니버스영화 <썬데이 서울>은 70,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가십 잡지 <썬데이 서울>에 등장했을 법한, 다시 말해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을 엮어놓은 영화다. 봉태규가 출연하는 첫 번째 에피소드는 열여덟 생일에 타고난 운명을 맞게 되는 한 소년의 성장담. 쓰러져가는 산장에 들어간 연쇄살인범과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무공을 수련하는 청년의 이야기가 그뒤를 잇는다.
스탭과 배우들이 수익을 분배받기로 하고 노개런티로 참여한 <썬데이 서울>은 이날 모든 촬영을 마쳤다. 이상한 가족의 부모로 출연하는
스탭·배우가 노개런티로 찍은 옴니버스영화 <썬데이 서울>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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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신인감독 발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영화제쪽은 올해부터 신인감독 등용문인 NDIF(New Directors In Focus)에 ‘LJ필름 어워드(Award)’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상금은 2천만원. LJ필름 어워드를 수상할 경우, 해당 프로젝트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여자, 정혜> <주홍글씨>를 제작한 LJ필름이 영화화한다. 기획안과 포트폴리오만으로 장편영화 연출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강성규 부산국제영화제 PPP 수석 운영위원은 “신인감독 발굴이라는 NDIF의 취지를 실질적으로 실현한다는 점에서 LJ필름 어워드 신설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단편영화를 1편 이상 연출하고 장편 데뷔를 하지 않은 감독’을 대상으로 하는 NDIF는 2001년부터 시작됐다. 감독들이 제출한 영화 기획안과 포트폴리오를 심사해서 5∼6편의 프로젝트를 뽑은 뒤에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PPP(Pusan Promotion P
부산영화제, 신인 발굴 명가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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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아> 투자자 시사회 개최
일반인 대상으로 제작비 전액(19억5천만원)을 유치한 <안녕, 형아>(5월27일 개봉)가 지난 5월2일 일반인 투자자 대상 시사회를 열었다. 영화가 끝난 뒤 이뤄진 투자수익 관련 설문에서 투자자들의 34%는 수익률이 70% 이상이 될 것이라고, 53%는 50% 이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극장가, 4월 흥행 최악
한국 영화시장이 최악의 4월을 보냈다. 아이엠픽쳐스가 제공한 4월 영화시장 분석에 의하면 4월의 전국관객 수는 255만명으로 전년 320만명에서 20.3% 하락했고, 3월보다 14.2%나 줄어든 부진을 면치 못했다. 뚜렷한 흥행작 부재로 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4월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69.9%를 기록했다.
미쟝센단편영화제 용산CGV서 열려
6월23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는 제4회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용산CGV로 공간을 옮겼다. 지난해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린 미쟝센영화제는 이로써 일반 관객과 더욱
[국내단신] <안녕, 형아> 투자자 시사회 개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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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이 제임스 엘로이와 손잡을까
<알렉산더>의 올리버 스톤이 제임스 엘로이의 시나리오 <나이트 워치맨> 연출을 놓고 논의 중이다. 제임스 엘로이는 <LA 컨피덴셜> 등을 쓴 유명한 범죄소설가. <나이트 워치맨>은 파면당한 경찰이 경찰조직의 부패에 맞서는 내용으로, 한때 스파이크 리와 데이비드 핀처가 연출하려고 했던 프로젝트다. 최종 각본이 나오는 대로 올리버 스톤와 계약을 체결하고 키아누 리브스를 캐스팅할 예정이다.
리샤오홍의 <훔친 삶>, 트라이베카영화제 그랑프리
5월1일 폐막한 제4회 뉴욕 트라이베카영화제의 그랑프리상은 중국영화 <훔친 삶gt;(Stolen Life)에 돌아갔다. 대학생들의 사랑과 상실을 그린 이 영화는 여성감독 리샤오홍의 작품이다. “모국에서 상영금지된 영화로 상을 받게 됐다는 사실이 내게 매우 중요하다. 중국에 있는 사람들이 곧 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l
[해외단신] 올리버 스톤이 제임스 엘로이와 손잡을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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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독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합작영화는 역시 장동건과 첸카이거가 조우한 판타지 서사대작 <무극>이었다. 참여자의 절반을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무극>은 칸영화제에서 15분짜리 예고편을 선보이며 12월경 한국, 중국, 일본에서 동시개봉할 예정이다. <무극>의 뒤를 이은 작품은 예술가들의 전기물인 이중섭과 윤이상의 프로젝트. 특히 음악가 윤이상에 대한 독자들의 리플이 많았던 점도 흥미롭다. “윤이상, 그는 왜 돌아올 수 없었는가”(bonism)를 비롯, 그에 대한 궁금증을 토로하는 질문이 게시판을 장식했다. 윤이상 프로젝트는 매우 유명한 한국 감독이 관심을 보였다는 풍문이 돌고 있기도 하다. 유위강이 네덜란드에서 한국 배우들과 만드는 <데이지>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음 중 가장 기대되는 합작영화를 고른다면? 설문 참가자 404명
첸카이커, <무극> 한국, 중국, 일본 52.5%(212명)
LJ필름, <가칭
[씨네폴] 가장 궁금한 합작영화는 <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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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는 지난 1997년 감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제1회 부산 프로모션 플랜(PPP)에 선정됐지만, 2004년이 돼서야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을 받아 완성된 독립영화다. 3천만원을 받아 15일 만에 디지털로 촬영을 마쳤다. 7년 만에,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만든 영화 <프락치>를 20일 개봉하게 된 황철민(45) 감독은 한국 영화계와 관객들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 듯했다.
<프락치>는 정체가 드러나 은신중인 프락치와 그를 감시하는 기관원이 한 여관방에 머물며 벌어지는 상황을 다룬다. 여관방은 프락치의 인권을 억압하는 감옥을 상징한다. 영화 속에서 둘은 방안에 있던 유일한 책인 『죄와 벌』을, 자신들이 연기하면서 비디오카메라로 영화를 찍는다. 그 책이 『죄와 벌』이라는 사실은 “프락치도 인권을 침해당한 피해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락치 활동의 죄는 남고 벌도 받아야 한다”는 감독의 생각을 대변하는 듯하다. 실제로 프락치는 죽임을 당
영화 <프락치> 황철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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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눈이 크다’라는 말은 ‘김혜수의 성은 김이다’라는 말처럼 들린다. 20년 가까이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에서 보아왔기 때문에 그저 당연할 뿐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분홍신>(청년필름 제작)의 촬영현장에서 카메라 앞에서 선 그의 눈이 진짜 커 보였다. 4일 마포의 한 오피스텔 복도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김혜수는 자다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딸을 찾기 위해 복도로 나왔다가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불안과 공포로 흔들리는 눈망울에 온 몸의 신경이 모두 모여버린 듯 그의 눈은 크게 떨고 있었다.
<와니와 준하>를 만들었던 김용균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인 <분홍신>은 분홍신을 신고 끝없이 춤을 추다가 스스로 발목을 자른 소녀의 이야기인 안델센의 동화를 모티브로 가져온 공포영화다. 18년째 연기를 해왔고 중편 <메모리스>에서 으스스한 연기를 한 적이 있지만 본격 공포연기는 처음이다. “공포영화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얼굴없는
<분홍신> 촬영현장의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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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천사인가? 때 묻지 않은 영혼이며 순진무구의 표상? 이 세상 더러움에 행여 물들까 어린 자녀 양육에 노심초사 올인하는 전국의 부모님들, 기억 한번 더듬어보시라. 먼 옛날 얘기도 아니다. 기껏해야 20~30년 전, 당신은 어떤 어린이였는가? 때 묻지 않은 영혼? 순진무구의 표상? 오호, 정말 그러셨는가? 물론 기억만큼 왜곡이 쉽고 빈번한 영역도 없을 테니, 당신은 이렇게 대답할지도 모른다. “옛날 그 시절의 아이들은 얼마나 순수하고 착했는지. 거기 비하면 요즘 애들이 되바라지고 발랑 까지긴 했어. 다 삭막하게 변해버린 세상 탓이야.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여전히 맑고 순수하지.” 아, 예. 그게 사실이라면 당신은 아마도 본인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행성에서 ‘국민학교’를 졸업하셨나 보다. 참고로, 서울 변두리에 위치한 내 모교는, 일명 콩나물시루 교실에 3학년까지 2부제 수업을 실시하던, 1980년대 당시 기준에서 몹시 평범한 공립학교였다.
그 시절 우리는 다 친구였다고
[정이현의 해석남녀] <파송송 계란탁>의 인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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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철지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spoiler). 망치는 사람, 흥을 깨는 사람 등을 일컫는 영어 단어다. 영화판에선 ‘영화의 결말이나 반전에 관한 정보를 미리 흘려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깨는 사람 또는 글’을 뜻하는 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기자가 최근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바로 “<혈의 누> 범인이 ○○○가 맞냐?”는 것이다. 인터넷을 뒤적이다 우연히 “범인은 ○○○”라는 덧글을 봤단다. 물어보면서 반드시 덧붙이는 말도 있다. “범인은 얘기하지 말고 덧글이 맞는지 안맞는지만 알려줘.”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으면 이미 밟아버린 지뢰의 피해를 원상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여기에는 “글쎄…”라며 어물쩡 넘기는 게 상책이다.
지난 4일 개봉한 <혈의 누>와 관련한 스포일러가, 범인을 포함한 영화 내용이 미리 알려지길 꺼린 제작사가 예외적으로 언론·배급시사회만 하고 일반시사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개봉 몇주 전부터 인터넷상에
[팝콘&콜라] <혈의 누> 범인은 ○○○! 영화계 골칫거리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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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 및 특수효과 제작회사 디지스팟(DG Spot)이 미국만화<마스터마인드>(MasterMinds)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고 <버라이어티>가 5월4일자로 보도했다. <마스터마인드>는 LA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마스터마인드 언리미티드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한국회사가 미국 창작물의 판권을 매입해서 각색, 제작하는 경우는 이번이 최초라고 <버라이어티>가 지적했다.
<마스터마인드>는 기존 슈퍼히어로 만화와 달리 악당들의 시각을 담은 ‘슈퍼악당 만화’라는 점이 독특하다. 오로지 세계 정복을 꿈꾸는 다섯 명의 괴짜 악당들이 그 주인공이다. 올여름부터 제작에 들어갈 이번 애니메이션에는 마블 코믹스의 대부 스탠 리도 목소리 출연을 할 예정이다.
<마스터마인드>를 만든 팀의 일원인 아론 소우드는 이 만화를 만들기 전까지 스탠 리 미디어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했고 <타이탄 A.E.>와 <아나스타샤>
국내회사 디지스팟이 미국만화를 장편애니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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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58회 칸느 영화제 경쟁부문에 깜짝 초청됐다. 칸느 영화제 사무국이 4일 발표한 추가 초청작 목록에 경쟁부문에서는 <극장전>만 추가됐으며 이에 따라 올해 칸느 영화제의 공식 경쟁작은 모두 21편이 됐다. 이로써 홍상수 감독은 작년 57회 칸느 영화제 때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출품된데 이어 2년 연속 칸느 경쟁부문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강원도의 힘>과 <오! 수정>이 ‘주목할만한 시선’에 출품됐던 것까지 포함하면 총 4번째 칸느의 콜을 받은 셈이다.
<극장전>은 선배의 영화를 보고 나온 극장 앞에서 영화속 여주인공을 우연히 만난 남자의 하루를 다룬 영화. 김상경, 엄지원, 이기우 등이 출연했고 국내에서는 5월 27일 개봉예정이다. <극장전>의 경쟁부문 출품에는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티에리 프리모는 <극장전>의 프린트를 보고 적
[칸 2005] <극장전>, 칸느 영화제 경쟁부문 깜짝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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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본 최대의 황금연휴 기간인 골든위크가 시작됐다. 일본은 매년 4월말에서 5월초에 각종 휴일이 몰려있어 이 기간을 최대 연휴인 ‘황금주간’이라 부른다. 덩달아 극장가도 대목에 들어가는데 ‘골든위크’라는 말은 극장주들이 ‘극장가 최대 호황 주간’이라고 부르던 것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올해 골든위크의 극장가는 예년에 비해 다소 썰렁하다. 지난 4월 29일 ‘녹색의 날’부터 시작된 연휴가 30일, 1일 주말을 거치면서 3일(헌법 기념일), 4일(국민의 휴일), 5일(어린이 날)까지 이어져 하루이틀 휴가를 더 낼 경우 최장 10일까지 쉬게 되는, 말 그대로 황금연휴가 되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기회복 영향과 맞물려 일본내 해외여행객이 급증했다. 연휴기간에 일본을 빠져나가는 해외여행객만 90만명으로 추산되는데다 일본 국내 여행객도 상승해 도심은 공동화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달력이 심술을 부린 탓에 극장가는 때아닌 된서리를 맞았다.
연휴시작과 더불어 기대작의 개봉도 없었
골든위크 맥빠진 일본 극장가, <콘스탄틴>이 3주연속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