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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작가 출신 사베리오 코스탄조의 극영화 데뷔작 <프라이빗>이 최근 이탈리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대인 마을과 아랍 마을 중간쯤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빌라를 무대로 한 이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이스라엘 무장 군인의 침입을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집의 가장은 “집을 버리고 도망가는 것은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라며 피난 가기를 거부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평소처럼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학교로 향한다. 이스라엘 군인에 이층을 내준 채로, 팔레스타인 가족은 담담히 생활해나간다. 감독은 우연히 알게 된 팔레스타인 가족에게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이들 가족은 14년 동안 이스라엘 군인과 대치하며 동거하고 있었다. 정말 영화 같은 삶이었다. 그들의 경건한 삶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조금만 다쳐도 아파하고 상처 입는 도시인의 삶에 익숙한 나로서는 새로운 삶의 교훈이었다.” 코스탄조 감독은 난니 모레티가 주최하는 신인감독 초대전 성격의 ‘빔비벨리
[로마] 새로운 언어로 표현된 전쟁, <프라이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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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마스 만은 독일 문화 전통의 막바지에 그 거대한 문화를 집대성한 위대한 작가로 불린다. 그의 작품 중 23편이 영화화되거나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고, 1971년 루키노 비스콘티가 감독한 <베니스의 죽음>은 시네필을 위한 명작 리스트에도 올라 있다. 그러나 1955년 미국에서 사망한 만은, 공공연하게 ‘영화’라는 예술장르를 폄하했다. 영화에 대한 무시는 대작 <마의 산>에서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자를 동행해 극장을 찾은 에피소드에서 절정을 이룬다. 반인간적인 매체, 무지한 여편네나 좋아할 매체 등등.
토마스 만 사후, 엄격하고 권위적이던 그가 실제로는 동성애 성향이 강했음이 폭로되면서 독일사회는 사자를 둘러싼 스캔들로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그리고 반세기쯤 지난 올해, 만을 둘러싼 또 하나의 스캔들이 터졌으니, 영화 전문기자이자 영화학 박사인 페터 잔더가 올 여름 출간한 저서 <극장 안의 토마스 만>을 통해 영화에 대
[베를린] 토마스 만의 영화폄하, 알고보니 자존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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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로 음악가의 삶을 조명했던 밀로스 포먼이 이번엔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에 관한 영화를 연출한다고 <로이터>가 8월24일 전했다. <고야의 유령들>(Goya's Ghosts)이라는 이 영화는 스페인에서 종교재판이 창궐했던 시기에 박해받은 고야의 삶을 다룰 예정이다. 고야를 연기할 배우로는 <도그빌><킹 아더>의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캐스팅됐다. 내털리 포트먼은 고야의 연인 이네스로, 하비에르 바르뎀은 사악한 수도사로 출연한다.
현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야(1746~1828)는 전통에 저항하는 태도를 평생 견지했던 화가다. 또한 궁정화가의 명예까지 누렸지만 질병으로 인한 청력 상실,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의 스페인 침입 등을 차례로 겪으면서 굴곡진 삶을 살았다. 1999년엔 스페인 감독 카를로스 사우라가 그에 관한 영화를 만든 바 있다.
73세 노장감독 밀로스 포먼은 <맨 온 더 문>(1999)
밀로스 포먼, 화가 고야의 전기영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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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4주차에 접어든 <웰컴 투 동막골>이 앞으로 2주동안은 관객몰이를 예약해놨다. 흥행질주를 유추할 수 있는 지표는 여러가지다. 우선 4주차에 이르기까지 50% 내외의 꾸준한 예매율로 주요 사이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개봉한지 3주나 되었는데도 관객이 급락하지 않고 매주 100만명 가까이 불러모아 상영일수에 맞춰 관객이 비례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도 그렇다. 높은 온라인 예매율과 현장 좌석점유율은 또다시 입소문에 불을 지피고, 이는 신작들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배급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보통 3~4주차에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흥행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표현들 한다. 흥행에 가속도가 붙어서 밀어주지 않아도 잘 달린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호라, 앞으로 2주동안은 수많은 신작들에도 불구하고 대적할만한 작품이 별로 없다. 추석시즌을 노리는 <가문의 위기>, <형사>, <외출> 개봉일인 9월 8일(목) 전까지 <
[주말극장가] 신작 9편 협공해도 <웰컴 투 동막골> 거침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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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과 1995년의 한국 영화산업을 비교해보면 명백한 변화들이 많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그중 가장 멀리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변화 중 하나는 예전엔 바깥 세계와는 거의 연계가 없이 고립무원 형태의 산업을 이루었다면, 현재는 세계 영화계에 영향을 끼치고 기여하는, 세계화되고 상호연계된 제작산업의 허브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 영화계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텄고, 현재는 국제 세일즈, 로케이션 촬영, 정부정책, 상영 등의 관점에서 한국은 더이상 고립된 상태가 아니며 오히려 더 큰 세계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영역에서 ‘우리’와 ‘그들’이라는 낡은 구분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인식은 언어에 대한 통념 때문에 유지되는 것 같다. 즉, 지역언론은 한국어로 글을 쓰며, 국제언론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다. 칵테일 파티에서 두명의 한국인과 한명
[외신기자클럽] 국내용 뉴스 따로, 국외용 뉴스 따로?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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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질주 중인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이 차기작으로 로맨틱 멜로 <도마뱀>을 선택했다.
<나비>,<올드보이>, <쓰리 몬스터>, <연애의 목적>을 거쳐 <웰컴 투 동막골>까지 연기력과 관객 동원력을 모두 인정 받은 배우 강혜정은 <도마뱀>에서 비밀을 간직한 당돌한 여자 ‘아리’를 연기한다.
영화 <도마뱀>은 20년 동안이나 지속된 숨바꼭질 같은 사랑에 관한 영화이다. 강혜정은 이 영화에서 초등학교 시절, ‘조강’이라는 순진한 아이와 친해지기 전까지 도마뱀이 유일한 친구였던 당돌하고 귀여운 캐릭터 ‘아리’를 선보인다. ‘아리’는 절에서 스님과 생활하고, 날씨와 상관없이 노란 우비를 입고 다니며 어른이 되어서도 조강 앞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등 예측할 수 없다.
<도마뱀>은 씨네월드의 전 제작이사이자 카피라이터,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정승혜 대표가
강혜정, 새 영화 <도마뱀>에서 멜로 연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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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할 큰 개봉작이 없어 전주와 동일한 작품들이 탑10에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다가스카>가 일본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 주말 스코어는 <스타워즈 3>를 웃도는 성적을 냈는데 현재까지 누계관객은 92만명, 흥행수입은 11억1500만엔을 넘었다. 이런 탄력이면 최종수입이 25억엔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의 영화전문 사이트 에이가 닷컴(www.eiga.com)은 여름시즌을 마감하면서 자체조사한 여름 흥행 탑5를 선정했다. 1위는 물론 <스타워즈 에피소드 3>로 총 흥행수입은 110억엔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흥행 1위였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넘지는 못했다.
개봉 8주차를 맞이하고 있는 <우주전쟁>이 2위에 올랐는데 총누계수입은 60억엔으로 예상된다. 3위는 40억엔으로 추산되는 <극장판 포켓 몬스터>, 4위는 25억엔~30억엔으로 점쳐지는 <망국
<마다가스카> 2주연속 일본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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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광주국제영화제가 오는 8월26일부터 9월4일까지 열린다. 장편 85여편을 포함해 총 181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영화제를 즐겨라’(Let’s Enjoy the Film Festival). 말 그대로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축제를 표방한다. 세계의 작가감독과 미발견된 신예감독들의 영화를 고루 소개하며 명백히 시네필들을 위한, 예술성을 지향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해왔던 기존의 경향과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경쟁부문인 영시네마 섹션과 다큐멘터리영화를 집중 소개하는 논픽션시네마, 회고전 및 특별전 등 기존의 섹션을 유지하는 한편 페스티벌 오브 페스티벌즈, 한국영화 지금, 어린이영화, 시민영화광장 등 일반 관객을 타깃으로 대중성을 대폭 강화한 섹션을 새로 마련했다.
대중성을 표방하는 섹션들에서는 <말아톤> <엄마> <안녕, 형아> <분홍신> <남극일기> <여자, 정혜> <여고생 시집가기
빛고을 영화축제를 즐기세요, 광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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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식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극장 로비에 들어선다. 팝콘과 음료수와 주차 서비스는 무료. 새우 칵테일과 초밥, 최고급 포도주가 준비된 라운지에서 상영시간을 기다린다. 상영이 시작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포도주 잔을 들고 극장 발코니로 향한다. 라스베이거스의 최고급 호텔에서 열린 시사회 풍경이 아니다. 지난 8월17일치 <뉴욕타임스>는 미국 극장들이 성인 관객을 위해 영화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변화를 가장 잘 짚어볼 수 있는 것은 극장의 알코올음료 제공여부. 1997년에는 단지 14개 극장만이 관객에게 알코올음료를 허락했으나 올해부터는 270개의 극장에서 바와 라운지를 설치해 알코올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몇몇 극장들은 단순히 알코올음료를 제공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간단한 식사거리가 제공되는 레스토랑, 독서실, 영화감상 뒤 저녁식사와 택시 예약 서비스까지 운영하는 중이다.
미국 극장들이 이같은 변신을 꾀하는 가장
미국 극장, 성인 관객 유치 위해 알코올음료·식사 서비스까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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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8일 개봉하는 허진호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외출>(주연 배용준, 손예진)이 8월23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 1,2,3관에서 첫 시사를 가졌다. 이날 시사회에는 내외신 기자 1000명과 배급관계자, 배용준의 일본 팬이 운집하고 다수의 경호 인력까지 배치돼 혼잡을 빚었다. 시사 시작 전 무대 인사에서 손예진은 “4개월간 극중인물 서영으로 살았다”고 촬영기간을 회고했고 배용준은 “첫 무대 설 때보다 더 떨린다.”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외출>은 공연 조명감독 인수(배용준)가 아내 수진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눈발을 거슬러 삼척으로 차를 몰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응급실 앞에서 그는 수진과 한 차에 탔던 남자 경호(류승수)의 아내 서영(손예진)과 마주친다. 혼수상태에 빠진 배우자들이 은밀한 연인이었다는 사실에 직면한 인수와 서영은, 분노와 절망감에 목이 멘다. 그리고 고통스런 시간을 함께 통과하면서 마치 배우자들의 그림자놀이를 하듯 죄스러
허진호 감독의 <외출>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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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위대한 모험>이 미국 박스오피스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황제 펭귄들의 기나긴 생태 여정을 감동적으로 담아낸 자연다큐멘터리 <펭귄: 위대한 모험>은 지난 6월24일 미국 내 4개관으로 개봉했다. 그러나 7월 말에 접어들어 778개 극장으로 확대 상영하며 1633만달러를 거둬들여 2주 연속 흥행 10위를 차지하더니, 개봉 8주차에 접어들어서는 2063개 극장으로 늘어나 주간 박스오피스 6위까지 올라섰다. 지금까지의 총수익도 3772만달러에 달한다. 미국에서 개봉한 역대 다큐멘터리 중에서도 <화씨 9/11>에 이어 흥행 2위에 올라섰다. 이 정도 추세라면 곧 <아멜리에>를 제치고 역대 미국에서 개봉한 프랑스영화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리는 영화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애초 해외 세일즈 시장에서 이 다큐멘터리의 수입과 배급에 관심을 가진 곳은 거의 없었다. 워너 인디펜던트와 내셔널지오그래픽 정도가 전부였다. 제작비로 350만달러가 들어
다큐멘터리 <펭귄: 위대한 모험>, 미국서 흥행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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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배우 스칼렛 요한슨(20)이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자동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지난 8월19일 디즈니랜드 입구 근방을 지나던 스칼렛 요한슨은 집요하게 따라붙는 파파라치를 피하려다가 다른 자동차와 충돌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요한슨의 대변인은 “45분동안이나 쫓아온 파파라치 때문에 접촉사고가 일어났다.”고 사고 경위를 밝혔다. 요한슨이 몰았던 메르세데스 벤츠는 한 여성과 두 딸이 타고 있던 차의 측면을 들이받았다. 한 목격자는 “요한슨이 심하게 떨고 있었지만 다치진 않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사진작가 마리오 토루노는 그와 요한슨의 차 사이에는 여러 대의 차가 있었고 조심스럽게 따라갔기 때문에 요한슨이 자신의 추격을 눈치챘을 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IMDb.com>와의 인터뷰에서 토루노는 “요한슨이 디즈니랜드 주차장을 향하면서 시속 15킬로미터 정도로 속도를 늦췄고 몸을 왼쪽으로 기울였다. 마치 자동차 바닥에 떨어진
스칼렛 요한슨, 파파라치 피하려다 접촉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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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43)가 케이티 홈즈(26)와의 결혼식에 수백만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영국 주간지 <선데이 미러>가 8월21일 보도했다. 이 주간지가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톰 크루즈는 ‘아라비안 나이트’풍의 초호화 예식을 계획 중이다.
올해 초 멕시코 마로마 리조트의 백사장에서 열린 한 미국인 커플의 성대한 결혼식을 본 뒤 그와 같은 결혼식을 열기로 결심한 것. 맨발 차림의 하객 300여명이 샴페인 잔을 들고 결혼식 장소인 성까지 수많은 촛불과 꽃들로 장식된 길을 따라가며 성에 입장할 때에는 장미꽃잎이 띄워진 물에 발을 씻을 수 있고, 아라비안 사원처럼 꾸민 성은 3층을 통틀어 모두 연회장소로 활용한 화려한 결혼식이었다. 당시 홈즈와 함께 휴가차 리조트를 방문했던 크루즈는 그 결혼식 때문에 스위트룸에 머물지 못하게 되어 불쾌해했지만 결혼식 자체에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관계자는 “크루즈가 그 결혼식을 기획했던 웨딩 플래너에게 당장 연락해서 백지수
크루즈-홈즈 커플, 초호화 웨딩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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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뉴웨이브영화제가 8월24일(수)부터 9월6일(화)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허우샤오시엔의 작품 8편, 에드워드 양의 작품 5편, 차이밍량의 작품 6편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대만 뉴웨이브 또는 대만 뉴시네마라 불리는 대만영화의 새로운 흐름은 80년대 초반 생겨났다. 에드워드 양, 타오더쳉, 커이쳉, 장이 네명의 감독이 1982년 내놓은 옴니버스영화 <광음적고사>가 그 태동을 알렸다. <광음적고사>를 제작한 중앙전영은 그 성공에 힘입어 다음해인 1983년에도 허우샤오시엔, 완렌, 증주앙샹이 연출한 옴니버스영화 <샌드위치 맨>을 제작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해외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온, 그리고 자국에서 의욕을 갖고 영화작업을 하던 신진감독들은 서로 의기투합하여 대만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데 이른다. 에드워드 양이 전자를 대표한다면, 허우샤오시엔은 후자를 대표한다. 이후 대만 뉴웨이브의 흐름은 에드워드 양과 허우샤오시엔이라는 대표적
80년대 대만영화의 뉴웨이브를 느껴보라, 대만뉴웨이브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