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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신작 <타임>이 지난 2월 12일 촬영을 마쳤다. 성현아 하정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타임>은 열꽃같은 사랑을 나눴던 연인이 점차 퇴색해가는 사랑을 다잡기 위해 극단의 방법으로 치닫는다는 내용이다. 최근 <스크린 데일리>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될 유력한 작품 중 한 편으로 <타임>을 꼽은 바 있다. <타임>은 현재 편집중이다.
김기덕 감독의 <타임> 촬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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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마을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장 옆에 살던 무슈 아무개는 소음 때문에 늦잠을 잘 수 없었다. 궁리 끝에 자기집 그릇 몇개를 부수어 밤에 몰래 공사장에 파묻었다. 다음날 문화재 관리국에 신고했다. “어디 공사장에서 고대 토기가 발견된 것 같다”고. 출동한 관계자들이 땅을 파니 진짜로 토기 조각들이 나왔다. 공사는 즉각 중단됐다. 발굴단이 오네 검사를 하네 부산 떠는 며칠간 그는 꿀맛 같은 아침잠을 즐겼다. 한데 아뿔싸.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쓰인 조각이 발견돼버렸다. 유물이 아니라 동네 할인매장에서 파는 싸구려 그릇 조각들인 게 밝혀지면서 공사는 재개됐고, 무슈 아무개는 벽에 머리를 찧었다. 그 조각만 빼놨어도 공사장이 유적지가 아니라는 걸 ‘입증’할 때까지 계속 늦잠을 잘 수 있었을 텐데….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북한에 “슈퍼노트(100달러짜리 위폐)를 제조할수 있는 동판과 장비를 폐기했다는 확실하고 실제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북-미 접촉이 아니
[이슈] 증거를 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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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들 오스카상을 받고 싶어하는 걸까. 경제적 효용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스카 수상이 몸값 상승과 박스오피스 영향력 증가로 직결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니까. 하지만 트로피 자체가 쏠쏠한 돈벌이가 된다는 것은 미처 몰랐던 일이다. 암시장과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오스카 트로피는 ‘일반적인 것들’만 해도 5만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유명 영화·감독·배우의 것이라면 부르는 게 값이다. 마이클 잭슨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작품상을 154만달러를 주고 샀다.
트로피 매매에 대한 아카데미의 시선은 당연히 곱지 않다. 아카데미쪽은 수상자들에게 받은 ‘이익을 위해 트로피를 팔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내세워 거래시장을 공격적으로 감시하는 중이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1950년 이전의 트로피들이다. 경매가가 엄청난 데다 당시엔 아카데미가 각서를 받지도 않은 터라 이들을 둘러싼 소송이 도처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일례로 촬영감독 게리 그레버는 오슨 웰스 생전에 우
[What's Up] 금딱지 붙은 오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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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홀리데이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홀사모)이 23일 목요일 8시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100여명의 회원들은 오후 6시부터 시네마오즈에서 함께 영화를 관람한 뒤 운영진 선출 및 <홀리데이> 살리기 운동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홀사모’는 지난 2월 10일 인터넷 포탈 사이트 다음에 까페를 개설한 뒤 오프라인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시사회 참가 및 사비를 턴 홍보활동등을 준비중이다.
홀리데이를 사랑하는 모임 발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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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의 마지막 무술영화로 밝혀져 화제가 된 <무인 곽원갑>의 기자시사회가 2월 23일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처음 한국을 찾은 우인태 감독과 10년 만에 다시 서울을 방문한 이연걸은 짤막한 무대인사를 통해 한국의 기자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쇼이스트가 수입·배급하는 <무인 곽원갑>은 정무문의 창시자였던 실존인물 곽원갑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어린 시절부터 무술을 좋아했던 곽원갑(이연걸)은 수양을 강조하는 무술사부 아버지에게 번번이 꾸지람을 듣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는 천진의 최고수로 인정받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매일 결투를 벌인다. 그러던 중 진사부와의 대결 끝에 그를 죽음에 이르도록 한다. 진사부 수제자의 복수와 함께 곽원갑은 충격과 허탈감에 시달린다. 윈난성의 어느 마을로 흘러들어간 그는 농사를 지으며 마음을 닦고 7년 만에 천진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격변기로 들어서서 외세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서양인들은 중국인들의 기세를 누르
언론에 공개 된 <무인 곽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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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양윤모씨가 2월 23일 청와대 민원실에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접수했다. 문화침략 저지,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그는 오늘 1시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이 시국이 제 2의 을사조약의 길로 간다고 판단하여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곧바로 청와대로 이동해 오후 5시까지 1인시위를 이어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글’에서 “노무현 정부는 대국민 공약인 스크린 쿼터를 지켜야 하고,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문화다양성협약이 한미 FTA보다 중요하다”며 현재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는 노무현 정부를 비판했다. 또한 양윤모씨는 앞으로 두번에 걸쳐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더 할 계획이다.
양윤모 노무현에 항의 서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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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 감독이 육군을 상대로 한 공식 사과문을 만들어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윤종빈 감독은 중앙대학교 재학 당시 졸업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를 촬영하기 위해 육군 부대에 장소 협조를 요청했으나, 군대에 관한 부정적인 면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군인들의 우정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일시 수정해 촬영 협조를 받은 바 있다. 이후 육군은 영화 제작과정상에 문제가 있었다며 윤 감독을 공무집행방해죄로 고소했고 윤 감독은 “당시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해 보겠다는 마음에 거짓 시나리오로 촬영 협조를 받았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아래는 윤종빈 감독이 사과의 뜻을 담아 육군에 전달한 2월 23일자 사과문 전문이다.
우선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육군 관계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것에 대해 이 지면을 통해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당시 본인은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제작함에 있어 육군 측에 촬영협조를 받을
윤종빈 감독, 육군에 사과문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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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부산의 독립영화 정기상영회가 3월 상영작을 발표했다. 이번에 상영될 작품들은 주로 가족과 자아에 대한 고민을 그린 영화들로 안슬기 감독의 <다섯은 너무 많아>, 서유민 감독의 <언덕 및 세상>, 이옥선 감독의 <빈곤의 벽 앞에 서 있는 여성 가장들에 대한 보고서> 등 총 14편이다. 영화는 매주 목요일 저녁에 상영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다섯은 너무 많아> 외 13편, 시네마테크 부산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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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페킨파의 대표작 <와일드 번치>의 복원판이 한국에서 최초로 상영된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시네클럽-까페 뤼미에르’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3월 1일과 2일, 이틀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와일드 번치>의 감독판을 상영한다고 밝혔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1960년대의 폭력성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잔인한 폭력 묘사때문에 8분간의 장면이 삭제된 채 개봉됐다. 이번 복원판 공개는 오는 22일 발매 예정인 <와일드 번치> 오리지널 DVD 출시를 기념한 특별 상영으로, 한국의 액션감독과 평론가들의 좌담회도 마련되어 있다. 3월 1일 진행될 좌담회는 김영진 영화 평론가의 사회로, 오승욱, 류승완 감독과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가 패널로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아트시네마 회원들은 3월 2일 오후 7시 30분 상영에 한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와일드 번치> 복원판, 30여년만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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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엄니 김수미가 최지우 조한선 주연의 <연리지>에 까메오 출연한다. <연리지>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와 바람둥이 남자의 사랑 이야기로 김성중 감독의 데뷔작이다. 최근 <마파도> <가문의 위기> 등을 통해 코믹한 웃음을 선사했던 김수미는 이번 영화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헤어 디자이너역을 맡았다. 화이트리 시네마와 태원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며 4월 개봉예정이다.
김수미, <연리지> 까메오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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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늑대의 유혹> <괴물> <북경의 남쪽> 등 한국 영화 포스터를 촬영하는 등 연예인 전문 사진작가 김중만씨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앞에서 스크린쿼터 사수 1인 시위를 벌였다.
김씨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은 사진 9장을 이어 붙여 하나의 태극기로 만든 작품을 손팻말에 붙이고 나왔다. 그는 “조각으로 나뉜 사진은 각각 우리 문화를, 조각난 한 부분은 한국 영화를, 그리고 문화의 각 부분이 한국문화의 전체를 이룬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영화포스터 작가의 스크린쿼터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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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출신의 가난한 청년 크리스(조너선 리스 마이어스)는 과연 운을 타고난 사람일까. 넉넉한 가정환경을 가진 친구 톰(매튜 구드)의 여동생 클로(에밀리 모티머)와 연인 사이로 발전한 크리스 앞에는 탄탄대로만이 펼쳐진 듯 보인다. 그리고 톰의 미국인 약혼녀 노라(스칼렛 요한슨)가 나타난다. 재능없는 배우지망생 노라와 크리스는 점차 서로에게 빠져드는데, 주어진 운을 포기한 채 무모한 사랑을 택하는 건 아닌가 안타까울 정도다. 그러나 둘은 안정된 삶을 택한다. 얼마 뒤. 클로의 남편으로 장인의 회사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크리스는 톰과 헤어진 채 힘들게 살아가는 노라를 만난다. 클로와의 결혼을 깨지 않은 채, 노라와 불륜을 즐기는 크리스의 운은 어디까지일까. 그는 이제, 특정한 선택을 강요당한다.
로맨틱코미디와 멜로드라마, 치정극과 누아르, 블랙코미디 등 온갖 종류의 장르를 넘나드는 <매치 포인트>의 시놉시스에서 우디 앨런의 흔적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뉴욕이 아닌
우디 앨런의 누아르 혹은 치정극, <매치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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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우연히 몇몇 영화 담당 기자만 남은 술자리에서 영화기사의 방향에 대한 짧은 논쟁이 오갔다. 요컨대 영화의 완성도와 관객의 취향을 기사가 어떻게 조율해야 하느냐는 문제였다. 이제 필요한 건 좋은 영화를 ‘띄워주기’가 아니라 얄팍한 사탕발림으로 대중을 ‘우롱’하는 영화를 경계하는 것이라고 누군가 이야기를 꺼냈다. 갈수록 영화 기사가 지지하는 영화는 흥행성이 부족하다는 쪽으로 해석되어지는 현실에서 나온 일종의 대안이라는 생각을 들지만 수긍하기는 힘들었다. 영화 기사가 무조건 대중의 선택을 지지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취향의 문제인 영화 선택을 계도해야 한다는 것도 좀 낡은 발상이 아닌가 싶었다. 무엇보다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두면 나오는 영화지면이 영화 비판에 할애된다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기사들에서 ‘대략 난감’ 정도의 평을 받거나 외면당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하는 걸 보면 헷갈리는 기분이다. <투사부일체>는 600
[팝콘&콜라] 기사 따로, 흥행 따로, 영화기자 ‘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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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에 스크린 앞에 앉아 영화를 보면서 성장해 왔던 나의 옛 모습을 뒤돌아보면, 배우에 대한 동경과 판타지에 사로잡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영웅본색>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돈을 불태우던 저우룬파(주윤발), 전화박스에서 숨을 거두던 장궈룽(장국영), <탑건>에서 F-14 톰 캣의 시끄러운 굉음에 쾌감을 느끼게 했던 톰 크루즈. 내 나이 또래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고히 간직했을 법한 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 소피 마르소의 브로마이드. 할리우드와 홍콩 배우에 대한 동경으로 방안 가득 브로마이드를 채워넣었던 내 세대의 평범한 영화 체험은 2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획기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1994년부터 시네마테크 활동을 하며 남들보다 더 많은 영화를 보게 되면서부터 그 평범함과는 점차 거리를 두게 되었다. 배우보다는 감독을 먼저 보게 되었고, 할리우드 영화보다는 유럽이나 제3세계 영화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새로운 영화보
[스크린 속 나의 연인] 마리아 팔코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