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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6일 씨네큐브에서 있었던 <브로크백 마운틴> 기자시사에 참석했다. 극장은 한국 기자들로 가득 차 있었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질 정도의 분위기였다. 그리고 영화는 참석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힘이 있었고, 잘 만들어졌으며, 감동적이었다. 또한 극히 미국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했다. 만약 정서적인 측면에서 미국 문화의 현황을 반영한 최근 극영화를 한편만 대라고 한다면, 나는 이 영화를 선택할 것이다.
외국 관객 사이에 앉아 자신의 문화를 이토록 잘 반영한 영화를 보는 것은 이상한 경험이다. <살인의 추억>이 프랑스나 영국 혹은 미국에서 개봉했을 때 본 한국인 교환학생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단지 향수병 때문이거나 주변 환경과 스크린 속의 이야기 사이의 대조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외국에서의 관점으로 봤을 때 자신의 문화 속 요소들이 훨씬 쉽게 보이기 때문이다. 여러 면에서 나는 미국 밖에서 살지 않았
[외신기자클럽] <브로크백 마운틴> 서울 시사기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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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시리즈 팬들이 새 제임스 본드 캐스팅에 대한 불만을 뒤늦게 터뜨렸다고 <AP통신>이 2월21일 전했다. 이 팬들은 최근 웹사이트 www.craignotbond.com을 만들어, 피어스 브로스넌 대신 대니얼 크레이그를 캐스팅한 제작진에게 새 007영화 <카지노 로얄>을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37살 영국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오랜 기간 물색 끝에 지난 10월 '최초의 금발' 6대 제임스 본드로 발탁됐다.
이 웹사이트에는 “이온 제작사(EON Productions)가 제임스 본드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피어스 브로스넌을 해고하는 바람에 전세계 팬들을 화나게 했다. 거기다 한술 더 떠, 키 작고 금발에 늙어 보이는 대니얼 크레이그를 캐스팅했다”는 비난의 글이 올려져 있다. 이들은 <뉴욕타임스>의 표현을 인용해 “‘창백하고 평면적인 얼굴과 크고 살찐 귀를 가진’ 크레이그는 최악의 선택”이라면서 “제작사 이온과 소니픽쳐스가 실수를 인정하지 않을
제임스 본드 팬들, “대니얼 크레이그는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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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이 TV를 통해 새로운 부흥기를 맞고 있다. 러시아 TV 방송국과 감독들은 <안나 카레니나> <닥터 지바고>처럼 서구영화에 영감을 공급해온 러시아 소설들을 진정한 모국의 영혼을 담아 다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TV영화 <닥터 지바고>는 8시간짜리 11부작으로 5월에 방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감독 알렉산더 프로슈킨은 “나는 데이비드 린의 <닥터 지바고>를 존중한다. 하지만 그 영화는 당대의 산물이었고, 미국영화였다”고 말해 이 영화를 새로 만들어야만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데이비드 린이 1965년에 만든 <닥터 지바고>는 노벨상을 수상한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이 원작이었지만스페인에서 촬영되었고, 돔형 지붕의 농가처럼 러시아에선 찾아볼 수 없는 남유럽 풍경을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가 ‘영화적인 반혁명의 일부’라고 표현한 이런 움직임은 2005년 말부터 지금까지 세편의
러시아 문학, TV로 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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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중만이 2월22일 오후 1시부터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항의하며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1인시위를 한다. 한편, 문화침략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는 2월18일 약 3천여명이 모인 촛불문화제 <쌀과 영화>에 이어 대규모 행사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작가 김중만, 스크린쿼터 1인 시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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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윤영선 교수는 2월21일 <왕의 남자>의 일부 대사가 자신이 저작권을 갖고 있는 연극 <키스>의 대사를 도용한 것이라며 <왕의 남자>의 제작사인 이글픽쳐스와 이준익 감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윤 교수는 영화 속 공길과 장생이 장님놀이를 하며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라는 대사가 연극 <키스> 초반부에 남녀 주인공이 나누는 대사와 동일하다며 이는 <왕의 남자>의 원작자가 한 인터뷰에서 <키스>에서 빌려온 대사라고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왕의 남자>의 제작사인 이글픽쳐스 쪽도 "도용이 아니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이글픽쳐스의 정진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준익 감독은 물론 나 역시 여러 인터뷰 등을 통해서 <키스>의 대사를 차용한 사실을 언급했으나 잘 알려지지 않아 오해가
<왕의 남자>, 표절시비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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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7일 개막하는 제59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발표를 앞두고 그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스크린데일리> 온라인은 2월 16일 칸영화제 초청이 유력시되는 영화들의 목록을 발표했다. 론 하워드 감독의 <다빈치 코드>는 개막작으로 확정된 상태. 데이비드 린치의 <인랜드 엠파이어>,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황혼의 빛>, 켄 로치 감독의 <발리를 흔드는 바람>,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스크림 오브 앤츠>, 김기덕 감독의 <타임>을 비롯,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유스 위드아웃 유스> 등이 칸영화제에 출품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옴니버스 프로젝트인 <사랑해, 파리>도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이 영화는 장 뤽 고다르, 월터 살레스, 알렉산더 페인, 코언 형제, 구스 반 산트 등 쟁쟁한 감독들이 함께 연출했다. 스페인어권 감독들에게도 이번 칸영화제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크린
칸영화제 가는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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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인 감독의 장편영화 <신성일의 행방불명>이 3월8일까지 서울 씨네코아에서 연장상영된다. 1일 1회 상영(오전 10시)이며, 상영 기간은 3월8일까지다. 관람료는 4천원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감독 이누도 잇신의 신작 <메종 드 히미코>도 기존 씨네코아 스폰지하우스, CGV강변, CGV상암, CGV서면 등 외에 CGV대전, 광주극장 등 7개관으로 상영관을 늘렸다.
<신성일의 행방불명>, 연장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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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투자배급제작사 MK픽처스(대표이사 이은)가 일본 GDH(Gonzo Digimation Holdings K.K.)그룹과 2월 21일 서울에서 영상산업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향후 일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영화, 애니메이션, TV드라마 등 주요 영상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해나갈 계획이다.
GDH는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GONZO를 자회사로 갖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관련 비지니스 전문 기업으로, 2004년 동경증권거래소 시장에 상장되었다. GONZO는 <청의 6호> <최종병기 그녀> <헬싱> 등 다수의 TV애니메이션과 OVA로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제작사이며, 앞서 2월 1일에는 경기도 부천시에 자회사 GK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바 있다.
MK픽처스와 GDH그룹의 MOU 체결은 작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왔던 이야기. MK픽처스의 이재필 팀장은 “GDH가 실사영화에 있어
MK픽처스, 일본GDH와 영상산업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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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트랙을 거부하는 레이서들의 무한질주를 그린 영화 <이니셜D>가 2월21일 대한극장에서 기자시사를 가졌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나츠키(스즈키 안)와의 풋풋한 연인관계를 맺기 시작한 타쿠미(주걸륜)는 겉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생. 그러나 그는 두부가게를 운영하는 아버지(황추생)를 도와 중학교 때부터 매일마다 급커브가 가득한 산길을 따라 두부를 배달해왔다. 이를 통해 타쿠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최고의 테크닉과 완벽한 코너링 실력을 겸비한 레이서로 단련되어 왔던 것. 자신의 능력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이 매력적인 주인공은 이제, 다른 지역에서 몰려온 고수들과 산길에서 레이싱을 벌이면서 자기 안에 존재하는 승부욕과 아마추어 레이싱의 묘미를 깨닫기 시작한다.
일본 내에서만 4600만부 이상 팔린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니셜D>를 스크린에 옮긴 주인공은, <무간도> 시리즈로 최상의 호흡을 자랑한 유위강·맥조휘 감독. 이들은
<이니셜D> 기자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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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100만 관객을 끌어모은 <흡혈형사 나도열>이 2편 제작에 돌입한다. 전편의 흥행 여하에 따라 속편이 제작돼온 우리나라의 영화 제작 풍토에서 볼때, 초기 단계부터 시리즈물로 기획된 <흡혈형사 나도열>의 2편 제작은 이례적인 일이다.
<흡혈형사 나도열>은 흥분하면 흡혈귀로 변신하는 형사 나도열의 변화무쌍한 활약상을 그린 코미디. 현재 2편은 시나리오 초고가 나온 상태로, 김수로, 손병호, 오광록, 조여정, 천호진 등 1편의 주,조연 배우들이 그대로 합류한다. 이 영화에서 독특한 코믹연기를 선보인 김수로는 “전편에서는 비리형사의 모습을 표현하느라 약간은 불어 있는 몸매를 보였었고, 액션도 많이 선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다져서 멋진 액션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의지를 나타냈다. 1편에 이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게 될 이시명 감독은 “전편보다 더 화려한 액션과 스케일을 선보이겠다. 또한 탁문수,
<흡혈형사 나도열> 2편 제작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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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1인 시위가 16일째로 접어든 2월20일 오후.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최진욱 위원장이 피켓을 들고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제지에 나선 경찰들과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던 최 위원장은 "스크린쿼터 축소 압력의 주체는 미국이며 대사관은 연락 사무소니까 여기서 시위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곳 뿐 아니라 외통부, 재경부, 상공회의소도 똑같이 문제시되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탭들의 처우 개선도 중요하다. 하지만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일자리 자체가 없어진다. 일부 언론들이 스탭들의 어려운 현실을 스크린쿼터와 결부시켜 여론을 호도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조수급 스탭들이 모여 지난해 결성한 전국영화산업노조의 대표인 최 위원장은 스크린쿼터가 일부 제작자들과 배우들을 배불리기 위한 제도라는 비난이 근거없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정부의 급작스런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에 줄곧 반대 뜻을 표해 왔던 전국영화산업노조는 앞으
최진욱, 방은진 스크린쿼터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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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스크린쿼터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월16일 제6차 대외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세계 최고와 한번 겨뤄보자는 의미”이며 “국내 이해단체의 저항 때문에” FTA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를 전제로 실익이 확실치도 않은 한-미 FTA 협상을 시작하는 것에 반대”하는 영화계의 반발에 대해서도 “어린아이는 보호하되 어른이 되면 다 독립하는 것 아니냐”며 “한국영화가 어느 수준인지 스스로 한번 판단해볼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의 73일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 이후 대통령 면담 등을 요청해온 영화계쪽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 오기민 정책위원장은 “2004년부터 영화계는 문화관광부와 7차례 모임을 가졌고, 그 결과 문화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11월에 스크린쿼터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발표
[충무로는 통화중] 대통령 쿼터 축소 관련 발언에 영화계 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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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이 오는 3월2일부터 5일까지 수집발굴전을 개최한다. 지난해 12월 중국전영자료관에서 발굴한 미공개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행사에서 공개될 작품은 편집기사 출신인 양주남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 <미몽-죽음의 자장가>(1936), <시집가는 날> <자유결혼>을 연출한 이병일 감독의 데뷔작인 <반도의 봄>(1941), 박기채 감독(<무정>)의 <조선해협> 등 세편이다. 이중에서도 <미몽…>은 영상자료원에서 보존하는 한국영화 중 최고(最古)작으로, 2004년 말 중국전영자료관에서 건네받은 1938년작 <군용열차>의 기록을 2년 앞당긴 셈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 공개됐던 <군용열차> 등 8편의 영화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의 수집발굴전이 한국영화사 아카이브를 10년가량 앞당겼다는 데 큰 의의가 있었다면, 이번에 공개될 영화들은 하나같이 완성도가 뛰어나고 영화적으로 흥미로운
한국영상자료원, 미공개 한국영화 3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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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는 남자와 꿈이 너무 많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한다면 어떤 빛깔일까. 2월20일 용산 CGV에서 시사회를 가진 <시티즌 독>은 삭막하고 메마른 도시에서 피어난 독특한 러브스토리다.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펜엑 라타나루앙 등과 함께 타이 뉴웨이브를 이끌고 있는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의 두번째 작품으로, 데뷔작 <검은 호랑이의 눈물>을 뛰어넘는 화려한 비주얼이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CJ 인디아시아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는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하릴없이 소일하던 촌뜨기 팟은 어느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방콕으로 떠난다. 정어리 통조림 공장에 취직한 그는 급기야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이후 아무런 꿈도 없이 경비원, 택시 운전수 등의 직업을 전전한다. 대도시에서 이름을 잃고 익명의 존재가 되어 버린 그는‘시티즌 독’(Citizen Dog)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폿이 한눈에
<시티즌 독> 언론에 첫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