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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다빈치 코드>가 이탈리아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상업성과 결탁한 영화제인가?’, ‘예술성은 사라지는가?’라는 제목을 단 언론들은 <다빈치 코드>의 화려한 등장을 탐탁지 않은 눈으로 보았다. 법적으로 가톨릭 국가라는 명시는 없지만, 국민 90% 이상이 태어나자마자 세례를 받고 바티칸 시국의 영향 아래 있는 이탈리아인들은, <다빈치 코드>가 ‘예수를 팔아먹은 영화’라며 분개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의 돈 빈첸소 피라르바 신부는 시민들이 모인 광장에서 <다빈치 코드> 서적을 불태워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빈치 코드>는 3주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거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상업성과 결탁했다고 비판하던 언론들도 이탈리아영화를 4편 초청한 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관심을 지켜본 피렌체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박물관을 세울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로마] 칸, <리베로도 괜찮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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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감독 겸 배우 장원(姜文)이 <귀신이 온다> 이후 6년 만에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의 신작을 발표한다. 차라리 부족할망정 아무 작품이나 찍을 수는 없다는 의지를 줄곧 내비쳐온 장원 감독이 선보이는 세 번째 작품은 헤밍웨이의 동명소설에 대한 헌사로 알려진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이다. 전작들처럼 소설을 각색한 이번 작품의 원작은 중국 여류작가 예미의 단편 <벨벳>. 문화혁명기간 중 농촌으로 하방된 화교 탕위린 부부와 마을의 나이 어린 생산대(사회의 전 분야를 통합, 운영하는 말단의 농촌 조직) 대장 리동팡 사이에 얽힌 치정을 다루고 있다. 부인과 리동팡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음을 눈치챈 탕위린은 부인이 무심코 던진 “어떤 사람이 말하길 내 피부가 ‘벨벳’ 같다더라”는 말에 분노하게 되고, 리동팡을 죽일 작정으로 그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지만, 농촌에서 자란 리동팡은 ‘벨벳’이라는 단어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헤밍웨이가 동명소설에서 보여준 전후 ‘잃
[베이징]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중국식 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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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아시아영화 수입 전문 레이블 ‘드래곤 다이너스티’ 런칭을 발표한 웨인스타인 형제가 아시아영화를 향한 본격적인 구애를 시작했다. 6월6일자 <스크린 데일리>에 따르면 웨인스타인 형제는 장쯔이와 함께 세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교섭 중이다. 세편의 영화는 <뮬란> <7인의 사무라이> 리메이크작, 그리고 현재 시나리오 집필 중인 미지의 프로젝트. 웨인스타인 형제는 2004년 <영웅>을 세계 배급하면서 장쯔이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바 있는 <뮬란>은 남장을 하고 전쟁터에 나간 소녀가 주인공인 중국 고대 전설을 소재로 한 것으로 왕휘링(<와호장룡> <적벽대전>)이 시나리오를 쓰게 된다. 배우인 양자경과 제작자 테렌스 창 등이 함께 참여할 인물로 거론 중이다. <7인의 사무라이>는 웨인스타인 형제가 미라맥스에 있을 당시 리메이크 판권을 획득한 뒤 더 웨인스타인
웨인스타인 형제, 아시아영화 제작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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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독재를 막겠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가 할리우드영화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다. 그는 6월3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영화 스튜디오 ‘필름 빌라 파운데이션’의 오픈 행사에서 총 11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자해 자국의 영화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세워진 스튜디오는 일종의 ‘영화종합타운’. 영화 촬영부터 후반작업까지 가능하도록 꾸며졌다. 그는 이번 스튜디오 건립과 관련해 “이는 베네수엘라의 문화적 기반을 지키기 위한 무기다. 미국의 문화적 독점을 막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스튜디오에서 제작될 첫 번째 프로젝트는 베네수엘라의 국가적인 영웅 프란시스코 드 미란다를 소재로 한 영화. 그는 19세기에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싸웠던 인물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할리우드식 영웅인 슈퍼맨은 거절하겠다. 우리의 영웅을 스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필름 빌라 파운데이션은 할리우드영화 속에 보이는 라틴아메리카의 스테레오 타입에 대한 반감에
베네수엘라, 할리우드영화와 전면전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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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들은 앞으로 등급 분류 관련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영등위는 6월1일부터 심의필증 등 수입추천 및 등급분류 관련 증명서들을 온라인에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5월1일 이후 심의를 신청한 영화, 비디오, 광고물 등이 대상이며, 발급시스템(http://icert.kmrb.or.kr)에 접속한 뒤 회원가입을 하면 증명서 인터넷 발급이 가능하다. 이경숙 영등위 위원장은 “좀더 일찍 도입하고 싶었는데 예산 등의 문제로 추진이 미뤄졌다”면서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분리, 독립하는 10월 이후면 인력 등의 여력이 생겨 좀더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류 한장 받기 위해 발품 팔아 영등위를 찾아야 했던 영화인들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는데 요즘은 서류가 미비하면 미리 연락을 주기도 한다”면서 “작은 개선이지만 관행을 바꾸겠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고
[충무로는 통화중] 영등위 서비스 좋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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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KBS프리미어페스티벌이 6월15일부터 열린다. 국내 미개봉 해외신작을 TV로 접할 수 있다는 기획에서 출발한 KBS프리미어는 지난해 6편에 이어 올해는 <갱스터 초치> <오르페브르 36번가> <늑대의 제국> <화이트 마사이> 등 4편의 국내 미개봉 해외신작을 마련했다. 행사 첫해였던 지난해와 올해가 다른 점은 TV와 극장 동시 개봉이 아닌 극장-TV순으로 순차 개봉을 한다는 점이다. 제2회 KBS프리미어페스티벌은 롯데시네마 체인 2곳에서 우선적으로 열린다. 서울 영등포 롯데시네마에서는 6월15∼21일 1주간, 부평 롯데시네마에서는 6월15∼29일 2주간 계속될 예정이다. KBS쪽은 영화제 기간 중의 관객 반응 및 홈페이지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해 TV방영 스케줄을 짤 계획이다.
<갱스터 초치>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의 합작영화. 깡패두목 초치가 소속집단의 룰을 깨고 인간적인 삶을 꿈꾸다 맞는 비극을 다루고 있다. 올
미개봉 해외신작, 극장 찍고 TV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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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의 <카>가 주말 흥행에서 6천280만달러로 1위에 올랐다. 9일~11일까지 잠정 집계된 북미 박스오피스 결과에 따르면 <카>의 흥행질주는 디즈니와 픽사가 1995년에 <토이 스토리>로 파트너십을 시작한 이후로 제작한 7편의 애니메이션이 모두 개봉 주말 1위로 등극하는 연속 1위 행진을 완성했다. <카> 개봉 이전까지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6편은 전세계에서 총 3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또한 <카>의 주말 수입은 역대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개봉 성적 3위로 1위는 <인크레더블>, 2위는 <니모를 찾아서>로 두 편 모두 7천만 달러에 가까운 개봉 수입을 올린 바 있다.
오웬 윌슨, 폴 뉴먼, 헬렌 헌트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목소리 출연한 <카>는 유능한 레이싱 카 ‘라이트닝 맥퀸’이 한적한 마을에 불시착하면서 느리게 사는 삶의 가치를 알아간다는 이야기로 <토이스토리2>의
디즈니-픽사의 <카> 주말 레이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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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 DVD로 만난다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솟는 근육질 항해사를 둘러싼 DVD 판권 분쟁이 드디어 해결됐다. <로이터 통신>은 1933년부터 1987년까지 제작 및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 <뽀빠이>의 극장판과 TV판을 포함하여 <뽀빠이의 끝없는 모험> <뽀빠이와 그의 아들> 등 스핀오프 프로그램까지 총 773개의 에피소드에 대한 판권을 ‘워너홈비디오’가 소유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로써 <뽀빠이>는 내년에 DVD로 출시되게 되었으며 ‘워너홈비디오’는 즉시 복원 및 보존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엑스맨>의 울버린, 최고의 영화 캐릭터로 등극
미국의 연예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뽑은 최고의 할리우드 영화 캐릭터에서 <엑스맨>의 늑대인간 울버린이 1등을 했다. 총 10개의 영화 캐릭터 중에서 투표를 하여 순위를 정했는데 울버린의 인기는 해리 포터와 스파이더맨을 누를 정도였다고. 울버린
[해외단신] 뽀빠이 DVD로 만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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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전’이 이번 주부터 열린다. 상영되는 네 편의 작품들은 웬만한 애니메이션 팬들이라면 이미 한 번 이상 접했을 영화들이지만 그래도 이 작품들을 극장에서 필름으로 볼 수 있는 기회이니 다카하타의 팬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한 작품만 고르라면? 글쎄, 취향에 따라 심하게 갈리겠지만, 그래도 그의 최고 걸작은 〈반딧불의 묘〉가 아닌가 싶다. 적어도 애니메이션 역사상 이 작품만큼 사람 마음을 확실하게 쥐어짜는 영화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다시 볼 생각이 들지 않는 게 문제지만.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일화 하나. 〈반딧불의 묘〉 제작 당시 〈에반겔리온〉의 안노 히데야키가 지브리에서 잠시 일하고 있었는데, 다카하타 이사오가 영화 속의 전함 장면을 그에게 맡겼다고 한다. 안노 히데야키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멋진 전함들을 그렸는데, 다카하타는 지나치게 군국주의 냄새가 난다며 그 공들여 그린 그림들을 모두 그림자로 처리해 버렸단다. 안노 히데야키는
<반딧불의 묘>는 일본 제국주의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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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 세계네트워크’(INCD, 이하 문화네트워크, www.incd.net)의 운영위원장 게리 네일(캐나다)이 스크린쿼터 등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운동의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문화네트워크’는 74개국의 400여개 문화단체와 개인들이 속해 있는 비정부기구로, 2001년 발족한 뒤 지난해 말 유네스코에서 148개국의 찬성으로 문화다양성 협약이 채택되기까지 여기에 주도적인 구실을 해왔다. 4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방한한 그를 지난 9일 만났다. 저널리스트, 극작가, 방송인 등의 다양한 경력을 가진 게리 네일은 ‘문화네트워크’ 출범 때부터 운영위원장을 맡아왔다.
※‘문화네트워크’는 지난 3월 말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를 요구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한국의 스크린쿼터 싸움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영화산업을 부흥시킨 훌륭한 정책이 미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걸림돌로 여겨져 공격받고 있다. 성공적인 문화정책에
[인터뷰] 문화다양성 세계네트워크 게리 네일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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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곽윤섭 <한겨레21> 사진팀장과 회사 앞에서 저녁으로 삼겹살을 굽다가 후배 사진기자가 찍어온 사진 한컷이 화제에 올랐습니다. “최근 몇달 동안 봐온 사진 가운데 제일 감동적인 사진이었던 것 같아.” 평소 칭찬에 인색한(?) 곽 팀장의 성격을 아는지라, 자연스레 사진의 배경에 대해 얘기가 전개됐지요. 이제 방조제 끝막이 공사가 끝나 죽어가는 새만금 개펄에 흑꼬리도요 한 마리가 가까이 다가온 사람의 기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뒤뚱뒤뚱 걷고 있더랍니다. 사실은 죽어버린 개펄에서 먹이를 찾을 수 없었던 도요는 도망을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사정이었겠죠. 뒤늦게 인기척을 느낀 도요는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날개를 퍼덕다가 제힘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처박고 말았습니다. 새만금에서 체중을 갑절로 불려야 시베리아에 가서 번식할 수 있는 그 도요는 아마 소금밭으로 변한 개펄 어디선가 고단한 생을 마감했을 것 같습니다.
지난 6월7일 이용훈 대법원장은 퇴임
[이슈] 대법관의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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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에 항상 감사한다. 사실 우리는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다보니 수혜자에 가깝다. 정식으로는 아니지만 직접 나서서 홍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할 때도 있다. 시네마테크와 얽힌 특별한 추억이 있는 건 아니지만, 문화학교 서울 시절부터 영화를 보러 다녔고, 그때부터 친한 사람들이 많다. 영화 만들기 시작하시면서는 공부도 됐다. 언젠가는 한번 봐야 하는, 하지만 따로 보기는 힘든 영화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무엇보다, 몇년 전부터 한국의 독립영화들을 본격적으로 상영하기 시작했는데, 그 점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었으면 한다. 한번 가면 온전히 하루 종일 영화를 보는 편이다. 와카마츠 고지 할 때도 갔고, 이번에 베르너 헤어초크도 왕창 가서 볼 생각이다. 안 그러면 선현들이 남겨놓은 이미지를 접할 기회가 없지 않나. 관객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싶다. 차후에는 작품 기증을 하려고 생각 중이다.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영화집단 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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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 유하 감독이 15일 개봉하는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선택한 ‘조폭’(조직폭력배)은 조인성(26)이었다. 하지만 ‘청춘스타’ 조인성을 ‘연기자’로 끌어올린 텔레비전 드라마들에서 조인성은, 심지어 조폭이었을 때조차(〈피아노〉) 조폭 같지 않았다. 그는 독하고 체구가 딱 벌어지기보다는 여리고 휘청거리는, 그래서 안쓰러운 느낌이 컸다. 지난 5일 언론시사를 통해 조폭 두목 병두로 분한 조인성의 모습이 공개됐다. 조인성은 순수하고, 그렇기 때문에 비열해지기도, 파멸하기도 쉬웠던 조폭 연기를 멋들어지게 소화하며, 제 깜냥의 한계를 한 차원 끌어올린 것 같았다.
조인성이 생각하는 병두의 삶은 ‘조폭의 삶’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모습’이었다. “병두가 죽여서는 안 될 사람들까지 죽여가며 먹고 살려는 이유에 공감이 가잖아요. 아픈 엄마, 속 썩이는 동생, 공부 잘하는 동생,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 …. 그건 꼭 조폭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비열한 거리에서 비열하게 살게 되는
‘비열한 거리’서 비열한 조폭 열연 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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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돕고 사는 대의를 지키는 릴레이가 도중에 끊기는 일 없이 계속되는 데 동참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안상훈 감독은 학교 동기이자 친구인데 내가 돈을 많이 번다고 지레짐작해서 추천한 것 같다. (웃음) 나도 영화하면서 어려웠던 시기가 많았다. 작은 돈이지만 그런 시절을 보내고 있을 다른 분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고 영화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한다. <슈퍼스타 감사용>의 김종현 감독님을 추천한다. 일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못 뵙고 지내서 지면으로나마 만나고 싶다.”
[만원 릴레이] <열혈남아> <타짜>의 신민경 편집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