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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공기가 팔뚝에 오스스 소름을 돋운다. 후텁지근한 초여름 날씨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춘 이곳은 파주 헤이리에 자리한 아트서비스 스튜디오. <전설의 고향-쌍둥이 자매 비사>(이하 <전설의 고향>)의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세트를 내려다보고 있는 조명만이 유일한 불빛인 가운데, 어둠에 일제히 얼굴을 묻은 스탭들은 얼어붙은 듯 말이 없다. 모두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귀신이 있다. 하얀 소복을 입고 긴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은 발소리 하나없이 미끄러지듯 조금씩 앞으로 다가온다. “헉∼.” 거칠게 몰아쉬는 숨소리, 그리고 곧이어 “컷!” 시원한 김지환 감독의 목소리가 적막을 깨뜨린다.
한때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TV시리즈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온 <전설의 고향>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공포물이다. 현식(재희)을 동시에 사랑하는 쌍둥이 소연과 효진(박신혜, 1인2역)이 어느 날 의문의 사고를 당하고, 혼자 살아남은 소연에게 죽은 원혼이 복수를 한다는
<전설의 고향-쌍둥이 자매 비사>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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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이런 우스개가 있었다. 배에서 사람이 한명 떨어져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을 때, 승객 중 한명이 용감하게 바다로 뛰어들어 그 사람을 구했다. 이 영웅적인 행동을 한 승객에게 사람들이 몰려갔다. 그랬더니 그 승객 입에서 나온 말. “누가 나를 (배 밖으로) 밀었어요.”
지난 6일 개봉한 <캐리비언의 해적: 망자의 함>이 국내외에서 큰 흥행을 거두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개봉 첫주 흥행수입 최고치인 <스파이더맨>의 1억1480만 달러를 깨고 1억32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아직 최종 흥행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최소한 1라운드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 잭 스패로우는, 스파이더맨이나 최근 개봉한 <수퍼맨 리턴즈>의 수퍼맨 같은 영웅들을 제치고 최고의 스타로 올라섰다. 그런데 이 캐릭터는 도무지 남을 위해 자신을 헌신할 생각을 하지 않는 이다. 명색이 해적이지만 매일 술 마시고 맨 정신에서도 비틀대고, 싸움이 벌어질 때 불리하다 싶으면 혼자
[팝콘&콜라] ‘비주류’라 빛나는 스타, 조니 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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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열한돌을 맞은 ‘인디포럼2006’이 20∼23일 서울아트시네마(옛 허리우드극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특히, 신작 상영 중심이었던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인디포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영화제와 포럼이 공존하는 행사로 탈바꿈했다.
기획전 ‘독립영화-디지털 프롤로그’에서는 <대체성1> <대체성2> <시간성1> <시간성2> <직접성> 부문에서 모두 1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대체성’에서는 디지털의 경제적, 기술적 편이성을 잘 활용해 필름의 대체재 성격이 두드러진 작품들을 모았다. <좋은 배우>(신연식) <첫번째 외출을 다루는 두번째 장>(허기정) 등이 상영된다. ‘시간성’에서는 필름이 미처 담을 수 없는 시간적 연속성과 기록영화의 현장성, 미디어 액티비즘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작품 소개한다. <송환>(김동원) <대우자동차투쟁속보>(김영석) 등이 그것이다. 또 ‘직접성’은 필름에서는 볼
인디포럼 2006, 공짜로 영화도 보고 비평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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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7월13일 저녁7시 부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열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는 영화배우 공형진과 아나운서 정지영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혜경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춘연 영화인회의 대표,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 이현승 감독, 영화제 홍보대사인 박중훈과 이준기, 배우 안성기, 김보연 등이 참석했다.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10회를 맞이하는 제 기분은 다른 어느 때보다 뜨겁다"는 말로 인삿말을 시작했다. 지난해 조직위와 집행위 간의 내부 갈등으로 파행 국면에 치달았던 영화제가 올해 무사히 개막날까지 이른 것에 대해 이 집행위원장은 "냉랭한 분위기를 치열하게 뚫고 나와서 눈부시고, 감동이 온 몸을 흐르고 있다"며 개인적인 심경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영화제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박중훈도 "많이 즐겨주시
제10회 부천국제영화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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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가 출연한 일본영화 <린다린다린다>가 7월 20일 CQN명동 극장에서 재개봉한다. 기대주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한 <린다린다린다>는 축제공연을 앞둔 여고생 밴드가 노래를 연습하는 며칠을 담은 영화. 배두나는 이 영화에 비어있는 보컬 자리로 영입된 한국인 교환학생으로 출연했다. 이번 재개봉은 <린다린다린다>의 주요 관객이었던 고등학생들의 방학을 맞이하여 기획된 것. 관람료는 5천원이다.
배두나의 <린다린다린다>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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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만화 <다세포소녀>를 드라마로 만든 <시리즈다세포소녀>가 7월 16일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15분에서 30분 분량의 에피소드 40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다세포소녀>는 8월 10일 개봉하는 이재용 감독의 영화 <다세포소녀>로도 제작된 인터넷 만화가 원작. <청풍명월>의 김의석 감독이 제작 총지휘를 맡았고, 유정현과 조운, 정소연 감독 등 단편영화로 알려진 젊은 감독 아홉 명이 에피소드를 나누어 연출했다. 가난소녀의 엄마 역의 여운계, 무면허 비뇨기과 의사 역의 권용운, 두눈박이 역의 곽지민, 반장 역의 임성언 등이 출연진. 이번 부천영화제에서 공개되는 에피소드는 모두 아홉편이고, 8월 23일부터 케이블 채널인 수퍼액션을 통해 전편이 방영될 예정이다. B급달궁의 만화 <다세포소녀>는 무쓸모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엽기적이고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시리즈다세포소녀>,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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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8월 4일부터 6일까지 강릉시 정동진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린다. 올해 상영작은 단편극영화 10편과 다큐멘터리 2편, 애니메이션 2편으로 구성되어있다. 극영화 상영작은 대구단편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운수좋은 날>, 독거노인 문제를 다룬 <요구르트꽃>,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누구나 그렇다는> 등이고, 애니메이션 상영작은 <아빠가 필요해> <해우소>다. 다큐멘터리는 각기 다른 세대에 속한 여성의 시선으로 변화하는 가족을 통찰하는 <쇼킹 패밀리>와 부산지역 인디밴드를 담은 <in the cold cold night>이 상영된다. 모든 상영작은 야외에서 상영되고, 입장료는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정동진독립영화제 홈페이지
제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8월 4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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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연인>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박용우가 영화 <뷰티풀 선데이>에 강력계 형사로 출연한다. <뷰티풀 선데이>는 아픈 아내를 살리기 위해 마약조직과 결탁한 형사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숨긴채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한 한 남자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신인 진광교 감독이 연출하고 <말아톤>의 제작사 시네라인-투가 제작하는 영화다. 6월 중순에 촬영을 시작한 <뷰티풀 선데이>는 가을에 촬영을 마치고 내년 초에 개봉할 예정이다.
박용우, 영화 <뷰티풀 선데이>에 강력계 형사로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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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과 강지환이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 출연한다. 신인 채리라 감독이 연출하는 <그날의 분위기>는 부산행 KTX에서 만난 젊은 남녀가 부산까지 만남을 이어가며 24시간 동안 겪게 되는 연애 이야기. 김하늘은 실연의 아픔을 겪은 출판 칼럼니스트 오희주를 연기하고, <굳세어라 금순아>로 얼굴을 알린 강지환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으로 향하는 청년 심현보를 연기한다. 8월 중순에 촬영을 시작하는 <그날의 분위기>는 내년 초에 개봉할 예정이다.
김하늘과 강지환,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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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범수(42) 아나운서가 북극의 사계절과 생명체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얼음왕국〉(13일 개봉)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한국방송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를 진행하며 동물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의 일가를 이룬 그에게는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인 듯 보였다. 하지만 뜻밖에 그는, “방송과 영화의 내레이션이 많이 달라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얼음왕국> 50만마리 순록떼 등 장관
“〈얼음왕국〉을 녹음하기 전에 원래 필름 내레이션을 들어봤습니다. 상당히 절제된 내레이션이더군요. 한국 개봉관의 경우, 주 관객층이 어린이나 젊은층이라 상대적으로 동물을 의인화한 대화체가 많이 삽입되긴 했지만, 원래 필름처럼 객관적이고 담담한 느낌을 주도록 신경 썼습니다.”
반면,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때는 “목소리 톤을 높게 해서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다큐와 퀴즈가 맞물려 있어 오락성도 가미된 교양 프로그램이었던데다, 내레이션은 물론 동물 목소리
<얼음왕국> 내레이션을 한 손범수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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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을 앞둔 <괴물>은 지금까지 대규모 예산으로 만들어진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호평을 받고 있다. 본격적인 괴수 장르 영화라는 점 등 여러 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를 품평하기 위해 영화평론가 김소영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가 봉준호 감독을 지난 7일 삼청동에서 만났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선후배 사이기도 한 두 사람은 <괴물>이 지난 정치적 함의와, 엇박자 유머, 한국에서 괴물영화 만들기의 지난함에 대해 두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김소영=영화의 첫부분이 굉장히 좋았다. 특히 한강의 심연을 보여주는 방식이나 강이 폭포처럼 올라온다든가 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장면들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건가
봉준호=괴물 장면 말고는 사실상 컴퓨터그래픽이 거의 없었다. 맨 마지막, 한강에 눈이 오는 장면과 프롤로그에서 투신하는 남자와 그 뒤로 63빌딩이 보이는 장면을 찍을 때 하늘이 맑아서 찍고 난 다음에 컴퓨터그래픽으로 회색 구름을 깐 정도
<괴물> 봉준호 감독, 영화평론가 김소영 교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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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는 부산이나 홍콩, 또는 도쿄에서 열리는 영화제와 같이 아시아영화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제들이 있다. 그러나 아시아에 없는 것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아시아 전체를 위한 대종상 같은- 아시아 전역에서 널리 보는 상업영화 시상식이다. 문소리가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놓고 장쯔이나 아이쉬와라 라이와 맞대결한다고 생각해보자. 봉준호와 두기봉과 기타노 다케시가 최우수 감독상을 놓고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오스카 시상식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지 않겠는가?
아시아는 이런 행사를 결코 갖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올해 10월 첫 번째 MTV 아시아영화 시상식에서 그럭저럭 유사한 것을 갖게 될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되는데, 이 도시의 세계주의적인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적절한 장소인 것 같다. 행사는 스타들로 가득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이 행사는 전통적인 시상식은 아니다. 최우수 영화나 최우수 배우 대신에, 지난 한해 동안의 최우수 공포영화, 최우수
[외신기자클럽] 응집된 아시아 공동체를 위한 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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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7월 19일 시네마테크 부산을 방문해 구로사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을 관객과 함께 보고 강연을 한다. 에드 맥베인의 소설 <왕의 몸값>을 각색한 <천국과 지옥>은 유괴를 통해 부자와 빈자의 계급관계를 통찰하는 작품. 봉준호 감독은 추천사에서 “구로사와 아키라의 괴력을 만끽할 수 있는 숨겨진 역작”이라고 이 영화를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의 강연은 시네마테크 부산이 매월 셋째 혹은 넷째 수요일에 영화인을 초대하여 그가 추천한 영화를 상영하고 강연을 듣는 ‘수요시네클럽’ 행사의 일부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 051-742-5377 또는 시네마테크 부산 홈페이지
봉준호 감독,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천국과 지옥> 소개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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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큐브 영화학교가 2006년 여름정기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 영화평론가 한창호와 이상용이 8월 한달 동안 네번의 강의를 진행하는 형식. 한창호 평론가는 ‘영화와 미술의 만남’을 주제로 루키노 비스콘티를 비롯한 영화감독 4인의 작품세계를 탐구하고, 이상용 평론가는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심층적인 영화분석을 시도한다. 수강료는 5만원이고, 접수처는 씨네큐브 매표소(02-2002-7770)와 티켓링크.
씨네큐브 영화학교 수강생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