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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은, 얼핏 보면 그저 뽀얗고 말갛지만 속을 들여다볼라 치면 그 끝이 잘 안 보인다. 유약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독기를 발산하고, 서늘해 보이다가도 이내 봄날 햇볕처럼 따뜻한 느낌을 준다. 조막만할 것 같았던 그의 키는 실제로 167㎝이고, 기껏해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의 나이는 이제 스물일곱이다.
10일 개봉하는 〈각설탕〉(감독 이환경)은 인간과 동물의 우정을 다루는 전형적인 감동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그에게 영화 〈장화, 홍련〉이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처럼 단순치 않은 캐릭터의 연기를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의외이거나 실망스럽게 비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사회 뒤로, 이 영화는 다시금 임수정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처음 〈각설탕〉 시나리오를 봤을 때, 사실 ‘뻔하다’는 생각은 저도 했죠. 선악구도가 분명하고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전형적인 스포츠 드라마였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최초로 경마를 소재로 만든 영화였고 말과 사람의 멜로, 여
말 안 듣는 ‘말’과 사랑해보셨나요? <각설탕>의 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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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이하 EXiS2006)이 상영작을 확정했다. EXiS2006측은 4월14일부터 한달간 접수한 세계 35개국 444편의 작품 가운데 93편을 국제 경쟁작(EX-NOW)으로, 55편을 비경쟁작(EX-CHOICE)으로 선정했다. EX-NOW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은 실험영화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피터 체르카스키 감독의 <빛과 사운드를 위한 장치입문>. EX-NOW에 선정된 작품들의 경우, 심사를 거쳐 그랑프리상(후지상), 필름매체상, 비디오매체상도 수여할 예정이다. EX-CHOICE에서는 백남준과의 공동작업으로 유명한 쥬드 얄쿠트 감독의 <빛의 전시>를 포함, 전통적인 장르를 재해석해 새로운 형태를 선보이는 작품을 주로 상영할 예정이다.
9월1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와 서울스페이스셀 갤러리에서 일주일동안 진행되는 영화제 기간 중에는 회고전과 기획전(EX-WAS), 각종 컨퍼런스, 강의, 워크샵 등도 함께 진행될 예정인데, 특히 비디오 아트의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상영작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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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흥행 기록 갱신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개봉 5일만인 7월31일 전국누계 317만2780명을 기록하며 최단기간 300만명 관객동원에 성공,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8일)을 갱신했다. 개봉 2주차 평일로 접어든 이 날, <괴물>은 하룻동안 전국 53만2780명(서울 14만589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개봉일인 27일에 비해 17.6% 가량 증가한 수치. 31일이 월요일인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이례적이다. 극장가에서 월요일은 1주일 중 관객수가 가장 적은 요일로 뿌리깊게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최단기간 200만명 관객동원, 한국영화 최대 예매기록, 첫주 주말 최다 관객수 등 각종 흥행 기록을 고쳐쓰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괴물>은 개봉 2주차에도 여러 흥행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
<괴물>, 흥행 기록 갱신 계속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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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를 타고 있던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영화 해외 세일즈사들의 협조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상반기 총 128편의 한국영화가 세계 47여개국에 수출된 가운데 전체 계약금액 1741만9274달러, 편당 평균 수출액 13만608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 상반기 전체 계약금액인 4180만9976달러에 비해 58.3%, 전년도 같은 기간 편당 평균 수출액 27만3268달러 대비 50.2% 하락한 수치이다. 한마디로 지난해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라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 해외 수출 실적을 권역별로 전년과 비교해 보면, 한국영화의 주시장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 지역과 계속 성장세를 보이던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이 각각 63.5%, 40% 줄어든 반면, 편당 수출가가 비교적 낮은 남미 지역만이 75.9%의 증가액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시장에 있다. 한국영화의 주된 시
올 상반기 한국영화 해외 수출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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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내가 안 쳐다보고 있으면 만날 다치냐?” 다부진 말투와 함께 반창고를 붙이는 손놀림이 능숙하다. 영락없이 말썽쟁이 아이를 앞에 둔 엄마의 모습. 그런데 이곳 <허브> 촬영현장에선 무언가가 뒤바뀌어도 단단히 뒤바뀌었다. 꾸지람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엄마요, 쉴새없이 호통을 치는 것은 딸, 그것도 조금 ‘모자란’ 듯 보이는 딸이다. 이상하고도 귀여운 이들 모녀의 정체는 현숙과 상은, 바로 배종옥과 강혜정이다.
<신부수업>의 허인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허브>는 정신지체로 지능이 7살에 멈춰버린 20살 소녀 상은이 겪는 첫사랑과 이별을 그리는 작품. 남편을 잃고 꽃집을 운영하며 혼자 상은을 키우는 엄마 현숙은 상은의 둘도 없는 친구다. 오늘 촬영분은 상은의 생일파티가 끝난 뒤 실수로 발을 다친 현숙을 상은이 치료해주는 장면. 목둘레가 축 늘어진 티셔츠를 걸치고 전형적인 아줌마로 변신한 배종옥의 모습도 신선하지만, 앳된 목소리와 새침한 표정의
귀여운 모녀의 알콩달콩 수다현장, <허브>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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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과 아시안 아메리칸의 작품을 아우르는 뉴욕아시안영화제의 양축 뉴욕 아시안영화제 2006(NYAFF)과 제29회 뉴욕 아시안 아메리칸 국제영화제(NYAAIFF)가 최근 성황리에 개최됐다. 서브웨이시네마 주관으로 6월16일부터 7월1일까지 개최된 제5회 NYAFF는 대표적인 인기 아시안영화들을 소개하는 영화제. 총 29편이 소개된 이번 영화제에서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의 <올웨이즈 3초메의 석양>과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 이시이 가쓰히토 감독, 아사노 다다노부 주연의 <펑키 포레스트> (Funky Forest: The First Contact) 등이 관객상 1∼3위를 차지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올 행사에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김대승 감독의 <혈의 누>,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 송일곤 감독의 <마법사들>과 <깃>, 장준환 감독의 단편 <털> 등이
[현지보고] 아시아영화, 아시안 아메리칸 작품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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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영화의 기대작 <일본침몰>이 지난 7월15일 개봉해 첫주 9억엔이라는 흥행수익을 올렸다. 2주째엔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에 밀려 2위로 떨어졌고, 3주째엔 지브리의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이 버티고 있기에 순위 전망은 순탄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50억엔 이상의 흥행수익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지구 지각판의 대규모 변동으로 일본 전역에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나며 순식간에 침몰해간다. 미국 학자가 40년 안에 일본이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일본의 다도코로 박사는 독자적 조사활동을 통해 그 기간이 불과 1년임을 알게 된다. 비상대응에 나서는 정부각료의 이야기와 함께 잠수함 파일럿 오노데라와 소방대 구조대원 레이코를 중심으로 한 서민들의 드라마와 사랑이 영화의 중심축이다. 알려졌듯 이 작품은 1973년 발표돼 400만부 넘게 팔린 고마쓰 사쿄의 베스트셀러 <일본침몰>과 같은 해 말 개봉돼 40억엔을 벌어들인 동명
[현지보고] 종말에 맞서는 서민들의 이야기, <일본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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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별이 지면, 바다에서 영화가 뜬다. 운치있는 바닷가에서, 휴가철마다 만날 수 있는 정동진독립영화제가 8회를 맞는다. 평소에 독립영화를 스크린으로 만날 수 없었던 지역 주민, 바닷가의 낭만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찾는 관광객,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영화인을 위한 이 행사는 8월 첫쨋주 주말 3일간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지난 한해 동안 다양한 영화제에서 인기를 끌었던 독립영화 신작 중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작품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것은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영상자료원과 함께 준비한 ‘특별상영-찾아가는 영화관’. <이렇게는 계속할 수 없어요>(윤성호), <전쟁영화>(박동훈) 등 비교적 최근작 2편과 함께 상영될 과거의 독립영화 2편이 포진되어 있다. 칸영화제에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던 고 조은령 감독의 <스케이트>,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유머러스하고 대중적인 독립영화의 만찬, 정동진독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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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세대가 만든 영화를 관객들과 함께 감상하고 토론하며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제는 영화교육을 위한 최고의 장이다. 오는 8월2일부터 6일까지 씨너스 명동에서 여덟 번째 행사를 준비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이하 SIYFF) 역시 마찬가지. 1999년 첫선을 보인 이래 8회째를 맞이하며 양질의 영상교육에 목마른 시네키드를 위한 영상축제로 자리잡았다. 장·단편 초청작과 본선 진출작 등 영화상영 외에 준비된 부대행사들이 푸짐한 것은 그 때문이다. 8월5일 씨너스 명동3관에서는 ‘청소년영화제와 미디어 교육’에 대한 국제 영상미디어 교육포럼이 열리고, 영화제 기간에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는 청소년 폭력 예방을 주제로 국제 청소년영화 제작 캠프가 열린다. 여기서 제작되는 영상물은 SIYFF 대상 수상작과 함께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행사 기간에는 청소년심사위원단이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본선 진출작을 감상하고 비평과 토론을 거쳐 SIYFF 시선상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 밖의 시상내역은 대상
청소년은 영화의 미래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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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의 행복한 동거가 시작된다. 아시아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가 그 두 번째 커튼을 8월9일부터 14일까지 열어젖힌다. 행사가 신설된 지난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모았던 만큼 올해 영화제는 더욱 활발한 관객 참여를 유도하고 행사를 안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음악영화제’와 ‘휴양영화제’라는 두 가지 성격을 모두 충족시키려는 주최쪽의 노력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에서 드러난다.
27개국에서 온 45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올해 제천영화제의 개막작은 브라질영화 <프란시스코의 두 아들>이다. 음반을 통산 2천만장이나 판매할 정도로 브라질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형제 듀오 제제와 루치아노 디 카마르고의 실화를 근거로 한 이 영화는 아들들을 성공시키기 위해 헌신한 아버지 프란시스코 디 카마르고에 초점을 맞춘다. 폐막작은 인도의 발리우드 뮤지컬영화 <파리니타>다.
음악을 주제로 삼거나 음악이 중요하게 사용된 영화들을 상영하는
영화와 음악의 행복한 동거, 제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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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가 유해진을 쫓아간다. 김광훈 감독의 데뷔작 <톰과 제리>(가제, 제작 싸이더스FNH)에 염정아와 유해진이 동반 캐스팅됐다. 고양이와 쥐를 주인공으로 삼은 동명의 만화영화처럼, <톰과 제리>는 열혈 여형사와 겁많은 양아치가 벌이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다. 섹시한 팜므파탈로 출연(<범죄의 재구성>)해 경찰을 물먹인 바 있는 염정아가 집안일 하랴, 형사질하랴 바쁜 여형사 이경주로, 걸쭉한 입담의 육갑 역(<왕의 남자>)으로 올해 대종상 조연상을 거머쥔 유해진이 겉은 영락없는 조폭이나 실제로는 어수룩한 양아치 장병진으로 출연한다. <톰과 제리>는 8월21일 촬영을 시작해 2007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톰과 제리>, 염정아와 유해진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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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의 걸작 <케스>가 프린트로는 국내에서 처음 상영된다. 8월23일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상영되는 <케스>(1969)는 국내에도 번역된 배리 하인즈의 <케스- 매와 소년>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15세 소년 빌리 캐스퍼와 매의 관계를 통해 영국 노동계급의 현실을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보여준 켄 로치의 대표작 중 하나다. 영화 속 빌리는 영국 요크셔의 탄광마을에 사는 아이로, 꽉 막혀버린 가정과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너의 미래란 결국 탄광에서 일하는 것 뿐’이라고 가르치는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외톨박이로 지내던 빌리는 어느날 ‘케스’라는 이름의 새끼 매를 키우게 된다. 이제 그의 희망은 매를 훨훨 날게 하는 것 뿐이다. 평생 노동계급으로 살아갈 것만을 강요받으며 그 누구와 소통하지 못하던 빌리는 매와 전면적으로 소통하게 되면서 기쁨과 꿈을 찾는다. <케스>는 당대의 지식인과 예술인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까지 최고의
켄 로치 걸작 <케스> 프린트로 부산서 첫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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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농성은 끝나도 스크린쿼터 사수는 계속된다. 영화인 대책위가 7월31일 오후2시 광화문 시민열린광장에서 146일째 지속해온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146일 장외철야농성’을 끝맺으며 하반기 주요 투쟁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영화인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영화인 총력집회와 문화제, 146일간의 광화문 1인시위, 단식농성, 국토종단, 깐느 영화제 원정투쟁, 각종 성명서와 보도자료 등을 벌였음에도 스크린쿼터 축소 시행을 저지시키지 못했다“며 이후 릴레이 1인시위, 국토종단투쟁, 베니스영화제 원정 홍보 등을 통해 투쟁을 계속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영화인 대책위는 이와 함께 146일의 스크린쿼터를 73일로 축소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국회를 향해 “한미FTA 중단하고 스크린쿼터를 원상회복하는 한편 (스크린쿼터 일수를 모법에 규정한)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즉시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영화인 대책위는 위원장인 안성기을 비롯한 3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146일 장외철야농성’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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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국내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가장인 박희봉(변희봉)을 필두로 박씨 가족과 괴물 사이의 사투를 담은 <괴물>은 7월30일 주말누계 263만4154명(이하 배급사 집계)을 돌파하며 개봉 첫주말 역대 최고 관객기록을 갱신하는가 하면, 개봉 이틀만에 100만을 동원, 역대 최단시간 100만 기록과 개봉 4일만에 200만명을 불러들여 역대 최단시간 관객 200만명 동원 기록을 갈아치우는 괴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괴물>은 7월29일 79만2762명을 동원해 하루 관객동원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현재 70.3% 점유율(이하 통합전산망 집계)을 차지하고 있는 <괴물>에 밀려, <공공의 적> <실미도> 등 흥행작을 배출해온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2위 자리로 물러났다. 지금껏 263만명을 동원한 <한반도>는 개봉 첫주인 7월 셋째주 기세등등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물리치고 박스오
<괴물>, 국내 박스오피스 점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