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얼마 만인가. 세기의 라이벌이었던 두 배우가 함께 극장가를 찾았다. <람보 : 라스트 워>로 돌아온 실베스터 스탤론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로 돌아온 아놀드 슈왈제네거다. 심지어 자신들을 스타덤에 올려줬던 대표 캐릭터로 복귀했다. 이미 승패는 결정 난 듯하지만 같은 시기에 람보와 터미네이터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 자체로 감회가 새롭다.
<록키> 시리즈와 <람보> 시리즈, <터미네이터> 시리즈와 <코만도>. 엄청난 피지컬로 1980~90년대 할리우드의 대표 액션 스타로 군림했던 두 배우. 실제로 당시 그들은 서로에 대한 경쟁의식이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서로를 인정하며 지금은 절친한 친구가 됐다. 2012년에는 각각 다른 영화 촬영 중 부상을 입은 두 사람이 한 병원에 입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들처럼 전성기를 함께 했던 할리우드의 라이벌 배우들에는 누가 있을까. 고전 배우들부
누구를 더 좋아했나요? 전성기를 함께한 할리우드 라이벌 배우들
-
단관 개봉으로 어렵게 6천여명의 관객과 만난 영화 <박화영>(감독 이환, 2018)은 사회적 약자의 처연한 쟁투를 하이퍼리얼리즘의 시선에서 포착했다는 평가와는 별개로 영화산업 생태계의 급격한 기울기를 증명하는 숱한 사례 중 하나로 잊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들이닥쳤다. 극장 상영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 느닷없이 ‘박화영’이라는 키워드가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재된 것이다. 발단은 비교적 단순해 보인다. 유력 유튜브 영화 채널 <고몽>에서 <박화영>을 바로 그즈음 소개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역주행의 파장은 결코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이전 시기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플랫폼이 기성의 시스템을 완전히 능가한 사태이기 때문이다. 2차 가공이 1차 창작을 압도하는 이러한 미래형 사건 앞에서 한국영화는 과연 어떠한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가.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수행한 과제는 미래 어젠다 연구였
[한국영화 100년⑤] 한국영화 100년 미래 어젠다 연구에 대한 소회
-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영화 축제를 연다는 것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식’에 들어갈 영화 관계자들의 축전 영상을 보았는데, 마지막 멘트가 똑같다. 모두가 “한국영화를 사랑해주신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한국영화 100주년이 영화인들의 잔치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국영화를 보는 시민들, 국민들 것이기도 하잖나. 그동안 ‘영화의 날’ 행사는 거의 실내에서 열렸는데, 이번에는 광화문광장에서 행사를 열어 최대한 시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또 그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면에서 큰 규모의 행사를 진행하는 데 다소 무리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광화문광장에서의 행사를 기획했다.
-이틀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원칙이 있었다면.
=우선 첫날은 시민과 함께하자는 게 기본이었다. 로봇 VR 영화관은 SK의 협찬을 받아 선보이는 행사인데, 이제 영화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 5G AR·VR
[한국영화 100년④] 광화문 축제 총연출 맡은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전시·공연분과 위원장 양윤호 감독, "모두가 재능기부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
“한국영화 100년의 뿌리는 이제, 천년의 숲으로 갑니다.”(이장호 감독, 배우 장미희) 2019년 10월 27일, 최초의 한국영화가 개봉한 날로부터 100주년 되던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한 세기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한국영화 수록곡을 다양한 뮤지션의 목소리로 들어보고, 한국영화의 ‘시간’, ‘사랑’, ‘사람’, ‘꿈’을 주제로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스토리텔러로 나서 이야기를 들려주며, 공연 사이사이 한국의 영화감독 100명이 참여한 100초 단편영화 프로젝트 ‘100×100’을 상영하는 자리였다. 음악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열린 ‘한국영화 100년 기념식’에서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장호 감독, 배우 장미희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문화계 귀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영상을 통해 축하의 말을 건넨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은 “이제 온라인 플랫폼의 발전 등 5세대 통신
[한국영화 100년③] 10월 26, 27일 열린 ‘한국영화 100년 기념 광화문 축제’ 현장 스케치
-
-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충정로 LW 컨벤션센터에서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글로벌 한국영화 100년–사유하는 필름을 찾아서’는 한국영화를 연구하는 국내외 영화학자들이 모여서 각자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을 하는 자리였다. 셋쨋 날 라운드 테이블 토론에서 모더레이터를 맡은 박현선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가 말했듯이 “국내에서 보는 한국영화와 해외에서 보는 한국영화는 온도차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연구 분야도, 국적도 다른 학자들이 모여 각자가 주목하는 한국영화의 단면을 한데 모아 입체적으로 조형했다. 3일 동안 진행된 학술 행사인 만큼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논의가 오갔지만 이번 기사는 크게 세 가지에 집중하려 한다. 주목할 만한 세션과 시네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출판 워크숍, 라운드 테이블 토론을 중심으로 현장을 재구성했다.
‘트랜스’ 개념으로 한국영화 사유하기
3일간 32개의 주제로
[한국영화 100년②] 한국영화 100년 국제학술대회 현장에 가다
-
역사는 오늘을 위한 이야기다. 흔히 과거로부터 차곡차곡 쌓여서 오늘에 이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역사는 그런 방식으로 서술되지 않는다. 수많은 과거의 사실 중에 중요한 것들을 몇 가지 골라 하나의 실로 꿰어낸 것이 이른바 역사(歷史)다. 때문에 사실 그 자체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들을 꿰어낸 실, 말하자면 누가 무엇을 위해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하는가의 문제다. 2019년은 한국영화가 탄생한 지 100년을 맞이하는 해다. 올해가 100년이된 이유는 단순하다. 1919년 10월 27일 김도산의 연쇄극 <의리적 구토>를 한국영화 최초의 영화로 지정하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탄생의 여명기, 수많은 창작물이 다양한 방식으로 민중과 소통하고 가능성을 실험했다. 그중 연극과 필름 상영이 결합된 형태의 신파극 <의리적 구토>를 최초의 영화로 공론화하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최초로 상영된 영화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떤 영화를 우리의 기원으로 삼을 것인지는 오늘날
[한국영화 100년①] 오래된 미래,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
1919년 <의리적 구토>가 개봉한 지 어느덧 100년.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100년을 맞이한 한국영화의 오늘을 축하하고 단절의 역사를 봉합하여 다음 100년을 기약하기 위한 시간을 준비했다. 10월 27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의리적 구토> 상영 재현과 기념 음악회를 비롯해 출판, 영상, 학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영화의 역사적 시간을 기억하는 행사들이 진행됐다. 여기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의 이모저모를 전한다. 한국영화의 지난 100년을 기억하고 미래의 100년을 위한 담론을 마련하기 위한 축제의 시간,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스페셜] 한국영화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①~⑤
-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The Truth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카트린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 수입·배급 티캐스트 / 개봉 12월 5일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어느 가족>(2018)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후 프랑스에서 카트린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와 함께 찍은 영화다. 그가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비모국어로 찍은 첫 영화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천착해온 가족이라는 주제는 그대로다. 자부심과 자존감이 대단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여배우 파비안느(카트린 드뇌브)가 회고록을 발간한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뉴욕에 사는 딸 뤼미르(줄리엣 비노쉬)의 가족이 모처럼 파비안느의 집을 방문한다. 하지만 엄마의 회고록을 읽은 뤼미르는 책에 진실이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실망한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꼿꼿한 태도로 세월의 무게를 보여주는 파비안느라는 캐릭터,
[Coming Soon]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꼿꼿한 태도로 세월의 무게를 보여주는 파비안느
-
‘밤의 선생’, 야간고등학교 선생인 미즈타니 오사무가 밤거리의 아이들을 직접 찾아 선도한 지 13년. 그를 통해 폭력의 그늘에서 빠져나온 아이가 5천여명에 달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은 손가락을 잃고, 마약 판매상의 흉기에 찔리는 등 고초를 겪어야 했다.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미즈타니 선생의 교육 철학과 방법론을 기록한 에세이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바람>(2009)으로 성장영화의 마니아층을 만든 이성한 감독이 원작을 토대로, 우리의 아이들을 돌아보고자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바람>과 <히트>(2011)에 이어 이성한 감독의 작품 3편에 연달아 출연한 김재철 배우가 아이들의 상처에 다가가는 민재 선생 역을, <당신의 부탁>(2017), <생일>(2018) 등에서 암울한 상황 속에도 해맑은 소년의 모습을 보여준 윤찬영 배우가 비행청소년 준영과 지근 1인2역을 연기한다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김재철·윤찬영·손상연·김진영 - 배우라는 이름으로, 한 걸음 더
-
[정훈이 만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32년 전 일을 어떻게 한다는거요?!
[정훈이 만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32년 전 일을 어떻게 한다는거요?!
-
<82년생 김지영>의 김지영(정유미)은 1982년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평범한 30대 여성이다. 최의영 의상실장 역시 비슷한 세대의 여성으로서 보편적인 김지영의 서사에 공감했다. “이렇게 평범한 이야기도 없었다. 오히려 그 점이 의미 있었다. ‘이건 해야지’ 하는 마음이 컸다.” 의상 컨셉 역시 스타일과 컬러로 접근하지 않았다. “김지영의 감정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그게 의상 컨셉이었다.” 더불어 평범함을 어떻게 시각화할 것인가가 난제였다. “평범함이 제일 어렵다. 리얼리티와 생활감을 표현하는 게 중요했고, 공간에 녹아드는 의상과 육아의 얼룩들로 지영의 현실을 보여줬다.” 회색 트레이닝 바지에 코트 하나 툭 걸치고 외출하러 갈 때처럼 실내복과 외출복의 경계가 모호하다든지, 김지영의 공허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블루색을 많이 쓴다든지. 겹겹의 레이어나 의상의 색감은 김지영의 마음과 상황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장치들이었다. “사촌동생이 현실의 김지영인데,
<82년생 김지영> 최의영 의상실장 - 평범함을 시각적으로
-
“한국 최초의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 문제가 국가고시에 나온다는데, 사람들이 많이 틀린다고 한다.” 이번호 한국영화 100주년 특집 관련 인터뷰에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전시·공연분과 위원장으로서 광화문 축제 총연출을 맡은 양윤호 감독은 1919년에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그만큼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의리적 구토>는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그해 10월 27일, 신파극단을 이끌던 김도산 감독이 만든 영화다. 상영 전날인 10월 26일자 신문에는 단성사의 창립자이자 경성의 유일한 조선인 극장주 박승필이 낸 영화광고가 실렸다. “조선에 활동사진극이 없어 항상 유감스럽게 여기던 바, 신파 활동사진을 거액 5천원을 투자해 경성 제일 명승지에서 촬영하여 여러분에게 선보일 것이니, 활동사진을 좋아하시는 여러분께선 보실 만한 것이올시다. 첫 조선 신파의 활동사진을 보러오세요.” 영화 제작자이기도 한 그가
[주성철 편집장] 한국영화 100년을 맞아
-
CGV아트하우스가 한국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접는다. 내년 초 개봉하는 <오! 문희>가 마지막 작품이 될 예정이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관계자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안이라고 전했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CGV아트하우스의 전반적인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독립·예술영화 업계에 기여하겠다는 기본 취지가 지금 어느 정도 위치에 와 있는지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본질적인 극장업에 집중하겠다는 게 CGV아트하우스의 결정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를 시작으로 그간 CGV아트하우스는 <차이나타운> <무뢰한> <그놈이다> <극적인 하룻밤> <최악의 하루> <걷기왕> <시인의 사랑> <버닝> <우상> <배심원들> <유열의 음악앨범> 등 매년 꾸준히 작품을 개봉시켰지만 상당수가 손익분기점도 넘기
CGV아트하우스, 한국영화 투자·배급 접는다
-
래퍼 자메즈의 신곡 <09년 왕십리>다. 제목만 봐도 특정 노래가 연상된다. 맞다. 이 노래는 김흥국의 <59년 왕십리>를 샘플링했다. 보도자료를 읽고 이 노래의 작업과정을 추측해본다. 자메즈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의 우정에 관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자메즈는 한양대학교 09학번이고 한양대학교는 왕십리에 있다. 09학번 왕십리가 떠올린 건 59년 왕십리다.
<59년 왕십리> 가사 중 주제에 맞는 구절(‘정 주던 사람은 모두 떠나고/ 서울 하늘 아래 나 홀로’)을 샘플링한다. 그 후 우정에 관한 랩과 후렴을 채워넣는다. 이 노래는 <59년 왕십리>의 ‘사운드’를 샘플링하진 않았다. 하지만 위화감이 거의 없다. <59년 왕십리>를 아는 이들에게 이 노래는 너무 편안하다. 아마 두 노래가 ‘브라스’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브라스를 중심으로 두 노래는 ‘무드’로 연결돼 있다. 참여진은 모두 준수한 퍼포먼스를
[마감인간의 music] 자메즈 <09년 왕십리>, <59년 왕십리> 다시 태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