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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획하고 언론이 참여하고 건설업체가 판 벌인 총판돈 22조 2천억원의 도박판.’ 영화 <삽질>은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이명박의 재임시절 추진되었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이면을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지난 12년간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다각도로 취재해온 인터넷 언론 <오마이뉴스>의 김병기 기자는 이 사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좇으며 사업의 부정적인 측면을 감추기 위해 관련자들이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그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경악스러우면서도 황당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선후원금을 지원했던 건설회사는 ‘4대강 살리기’ 사업 기간 동안 수백억원대 공사를 수주했고, 공사현장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규모의 자금이 사라진다. 4대강은 ‘녹조라테’가 되어 있고, 기괴한 모양의 생명체들이 서식한다. 영화는 22조 2천억원의 거금이 투입된 ‘4대강 살리기’
<삽질>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이면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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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최후의 날>에서 하원의장, <런던 해즈 폴른>에서 부통령이었던 트럼블(모건 프리먼)은 이제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어느 날 대통령을 향한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테러가 발생한다. 그런데 뜻밖에 드론 테러 사건의 범인으로, 그동안 숱하게 트럼블을 위기에서 구했던 비밀 경호국 최고요원 배닝(제라드 버틀러)이 지목된다. 누명을 뒤집어쓴 배닝은 탈출을 감행하고 일급 수배자가 되어 FBI의 추격을 받는다. 모두가 적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배닝은 홀로 테러의 배후를 밝히고 대통령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위기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폴른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인 <엔젤 해즈 폴른>은 주인공 배닝을 최악의 상황에 던져놓고 출발한다. 90년대 액션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잇는 이 영화는 기본에 충실하다. 설정만 놓고 봐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짐작 가능하고 패턴도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빤한 전개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애초에 그 과정
<엔젤 해즈 폴른> 어느 날 대통령을 향한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테러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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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지구를 장악했다. 외계인 부대는 지구에 신정부를 세우고, 미국 시카고 도심에 높은 담을 올린다. 인간은 외계인이 살 곳을 지하에 마련하기 위해 강제로 징집된다. 외계인 부대는 저항 세력들의 내란을 막기 위해 인간들의 몸에 버그를 심어 감시한다. 반군 세력은 외계인이 폐쇄한 구역에서 테러를 일으키지만, 공격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 공격을 주도한 반군 영웅은 가브리엘(애슈턴 샌더슨)의 형인 라파엘이다. 지구가 침략당한 지 10년이 지난 뒤, 외계인 부대에 협력하며 반군 세력을 색출하던 특수경찰 윌리엄 멀리건(존 굿맨)은 가브리엘을 감시하다가, 저항 세력이 외계인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움직임을 감지한다.
<캡티브 스테이트>는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데서 발생하는 스펙터클을 다룬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반군 세력이 점령군을 전복시키기 위해 숨쉴 틈 없는 테러 작전을 펼치는 데서 쾌감이 발생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오히려 외계 세계에 침략된 이후 초토화된 지구에서 사람들이
<캡티브 스테이트> 외계인이 지구를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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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결혼식을 올린 카티아(다이앤 크루거)와 누리(누만 아차르). 출소 후 새 삶을 사는 이들 부부에겐 6살 된 귀여운 아들도 있다. 어느 평범한 날, 누리의 가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다. 한순간 남편과 아들을 잃은 카티아는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테러의 목격자로 법정에 선다. 수사 초기 경찰은 누리가 쿠르드인이고 마약 판매 전과가 있다는 것에 집중해 범죄조직과 연루된 보복성 테러를 의심한다. 하지만 카티아는 독일 내 네오나치의 짓이라 확신한다. 테러 용의자로 지목돼 법정에 선 묄러 커플은 과연 그리스의 네오나치당과도 연결돼 있는 인물들임이 밝혀진다.
영화는 1부 가족, 2부 정의, 3부 바다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선 테러로 인한 희생이 그려지고 2부에선 법정 싸움이 진행된다. 합리적 의심이 조작된 증거 앞에서 무력해지는 상황이라든지 ‘의심스러울 땐 피고에게 유리하게’라는 원칙의 허점은 3부의 이야기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된다. 3부의 제목은 바다지만 더 정확한
<심판> '의심스러울 땐 피고에게 유리하게'라는 원칙의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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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소초(동려아), 1999년의 육명(뇌가음). 두 사람의 집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합쳐진다. 소초가 문을 열면 바깥세상은 2018년이 되고, 육명이 문을 열면 1999년이 된다. 두 사람이 문을 동시에 열려고 하면 집이 무너지고, 소초가 과거를 바꾸려고 하거나 육명이 미래에 관여하려해도 역시 집에 균열이 생긴다. 어쩔 수 없이 합의하에 이상한 동거를 시작한 두 사람. 처음에는 티격태격하지만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며 소초와 육명은 단순한 룸메이트 이상의 관계가 된다. 특히 육명은 나름 열심히 살아온 자신이 2018년에 성공한 재벌이 됐는지 궁금해한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버뮤다 삼각지에서 착안해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진입하는 기술을 악용하려는 어떤 사람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과거의 선택이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점이다.
1999년의 육명이 자신의 예상을 빗나간 2018년의 풍경에 놀라는 모습이 영화 초반의 코미디를 책임진다면, 한국 관객도 일부 공감할 수 있는 90년
<어쩌다 룸메이트> 두 사람의 집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합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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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 원컷, 좀비영화 <원컷 오브 더 데드>가 뜻밖에 성공을 거두고 6개월 후, 치나츠(아키야마 유즈키)는 할리우드의 한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고 있다. 홀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그의 앞에 갑자기 좀비 떼가 나타난다. 치나츠와 그의 연인은 이 좀비 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본 설정은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와 똑같다. 극 중 배우와 스탭들이 찍은 영화가 먼저 공개된 후 제작 과정을 뒤에 보여주며, 본편은 원컷 좀비물을 생중계로 찍어야 한다는 제약조건하에 완성된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된 건 배경이 할리우드라는 것. 전편이 큰 성공을 거두자 할리우드에 진출할 기회를 얻는 주인공들. 하지만 예산 문제로 갑작스럽게 촬영이 엎어지자 일본이 할리우드인 척 위장하며 프로덕션을 진행한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본 관객이라면 기억할 배우들이 그대로 등장해 전편의 캐릭터를 이어간다. 원래 미국 배우들을 섭외하려다가 여건이 되지 않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 일본이 할리우드인 척 위장하며 프로덕션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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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내 편 네 편이 어딨어? 죄 있으면 잡아넣는 거지!” 서울지검에서 소문난, 옳다고 믿는 것을 향해서라면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막프로’ 양민혁(조진웅).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가 자살하면서 성추행범으로 몰려 곤경에 처한다.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에 그는 피의자가 단순 자살한 것이 아닌, 자산가치 70조원에 이르는 은행이 1조 7천억원에 넘어간 거대한 금융사기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양민혁은 ‘막프로’ 정신을 발휘해 미국 스타펀드측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이하늬)와 함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다.
<블랙머니>는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1985>(2012)로 이어오며, 한국 사회의 진실을 영화라는 문법으로 밝혀온 정지영 감독이 근 7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사기사건이 모티브. IMF 구제금융 이후 기득권층이 어떻게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의 돈을 착취하는지 단
<블랙머니> IMF 구제금융 이후 기득권층이 어떻게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의 돈을 착취하는지 보여주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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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룩 호텔, 레드럼, 토니. 이 단어들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렸을 것이다. <닥터 슬립>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1980)의 뒤를 잇는 속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동명의 스티븐 킹 소설이 원작. 오버룩 호텔 관리인으로 취직한 아빠 잭(잭 니콜슨)이 광기에 사로잡히는 바람에 죽을 고비를 넘겼던 아들 대니(로저 데일 플로이드, 이완 맥그리거)는 ‘샤이닝’이란 능력을 숨긴 채 술과 약에 취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존재감만으로 위치를 알아내거나 유체이탈, 염력, 순간이동 등 온갖 능력을 지닌 소녀 아브라(카일리 커란)로부터 어떤 신호를 듣게 된다. 하지만 대니와 아브라처럼 샤이닝 능력을 지닌 아이들만을 골라 영혼을 먹어버리는 포식자들과도 연결이 되는 바람에 위기에 처한다. 포식자들의 우두머리인 로즈(레베카 퍼거슨)에게 목숨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대니와 아브라는 비장의 덫을 준비한다. <닥터 슬립>은 스탠리 큐브릭만의 독특한
<닥터 슬립> 스탠리 큐브릭만의 독특한 공포 세계와 ‘샤이닝’ 능력자들의 세계 모두를 계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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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김희애)는 “사람을 외롭게 하는 사람”이다. 왜일까? 그녀는 어쩌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까지 외롭게 만들어버렸을까. 임대형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윤희에게>는 남편(유재명)과 이혼하고 고등학생 딸 새봄(김소혜)과 살아가는 윤희의 삶에 편지 한통을 띄운다. 오타루에 사는, 오래전 친구로부터 날아온 그 편지는 잠들어 있던 감정을 일깨우고 곧이어 모녀를 계획에 없던 여행으로 이끈다. 자기 정체성을 감추고 뒤로 물러서는 데 익숙해져야 했던 여성 윤희가 온전한 사유와 그리움에 잠길 수 있도록 허락하는 곳, 그곳은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아름다운 설경의 도시다. 이제 막 사랑을 배우고 자립을 익혀가는 딸과 사랑의 상실을 복기하는 엄마는 그렇게 타지에서 서로의 유대를 확인하는 동시에 고대하던 누군가와의 재회를 기다린다.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찰리 채플린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담았던 데뷔작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2016)와 마찬가지로, 감독
<윤희에게> 윤희가 온전한 사유와 그리움에 잠길 수 있도록 허락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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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으로 대답한 것 같아 보충 조금 했어요^^” 자신의 인터뷰를 복기하다 미흡하다 느꼈는지 공민정 배우는 길고 긴 문자를 정성스레 보내왔다. 인터뷰 다음날이 파리한국영화제 참석차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비행기 이륙 전까지 진심어린 답변을 전하기 위한 문자 발송은 계속됐다. 알뜰살뜰한 마음과 진지한 듯 웃음 많은 모습, 할 말은 전하고 마는 모습이 과연 <82년생 김지영>의 은영과도 상통하는 구석이 있었다. 밉지 않게 바른말을 하고 티 나지 않게 가족들을 챙기는 삼남매의 첫째 은영. 오디션 과정에서부터 공민정은 김은영이 되고 싶었다. “감독님이 은영 말고 다른 역할도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내 대답은 주저할 것도 없이 ‘저는 은영이 하고 싶어요!’였다.” 공민정 배우는 김도영 감독의 감수성과 눈물에 대해 이야기하다, 자신의 오디션 도중 감독이 주섬주섬 휴지를 찾아 눈물을 훔쳤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마음까지 모자라 눈물까지 훔쳤던 공민정 배우의 오디션을
[<82년생 김지영>의 배우들⑥] 은영 역 공민정 - 내향은 김지영 외향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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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 사람. 기억은 흐릿한데 특별하다는 인상만큼은 확실히 각인되는 캐릭터. 배우 이봉련이 맡았던 역할들을 두고 어떤 쪽으로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옥자> 속 미란다코리아의 안내데스크에서 ‘전화로 하세요’라는 대사 한마디로 최고의 캐릭터를 연기한 사람과 <택시운전사>에서 마음 급한 만삭의 임신부를 연기한 사람을 곧장 연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건 어떤 캐릭터가 덜 빛난다거나 연기력이 부족한 것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영화가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캐릭터를 잡아낸 까닭에 영화의 맥락 바깥에서는 기억이 흐릿해지는 쪽에 가깝다. 이봉련 배우는 스스로를 ‘직업 연기자’로 자처한다. “처음엔 연기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알면 알수록 점점 무게감이 커진다. 즐긴다는 마음은 한구석에 여전하지만 이제는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그의 말은 겸손이 아니다. 오히려 밥벌이의 무게를 아는 자만이 꺼낼 수 있는 진한
[<82년생 김지영>의 배우들⑤] 혜수 역 이봉련 - 일상처럼 축적 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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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결산 ‘올해의 팀장’ 부문이 있다면 <82년생 김지영>의 김 팀장에게 그 영광이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김지영이 사회생활을 하며 만나는 김 팀장은 성공한 회사 선배이자 멋진 인생 선배다. 김 팀장을 연기한 건 배우 박성연. 이미 대학로에선 연기로 정평이 난 배우다.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감독과도 연극을 하며 만났다. “<과학하는 마음>이란 연극에서 배우로 활동하던 김도영 감독을 처음 만났다. 도영 언니의 연기엔 우아함이 있었고, 티는 안 냈지만 내심 존경하는 언니였다.” 그런 김도영 감독이 <82년생 김지영>의 연출을 맡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대사 없는 행인 역할도 좋으니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김도영 감독님의 <자유연기>를 봤기 때문에, 그리고 도영 언니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때문에 <82년생 김지영>을 대하는 내 마음은 객관적일 수 없었다.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을 때 무슨 역할인지 듣지도
[<82년생 김지영>의 배우들④] 김 팀장 역 박성연 - 투명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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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너무 연기를 잘하는 언니가 있어요.” <82년생 김지영>에서 지영의 시어머니 역 배우를 고심하던 김도영 감독에게 배우 이정은이 건넨 조언이다. 그는 바로 ‘부산의 박정자’라는 별명을 가진 부산 출신의 배우 김미경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고 몇번 작품에서 얼굴 보고 인사를 나눈” 사이인 이정은 배우가 왜 그의 캐스팅을 강력하게 밀었는지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면 알 수 있다. 지영(정유미)의 남편 대현(공유)의 어머니이자 지영의 시어머니를 연기하는 김미경은 대중매체가 묘사하는 전형적인 시어머니의 모습에서 살짝 비껴나 있다. 명절날 시댁에 갔다가 뒤늦게 온 딸이 가여워 여태껏 고생한 며느리에게 상을 한번 더 봐오라고 말하는 무심함과 줄 서서 겨우 받아온 앞치마를 며느리에게 건네며 “니 꽃무늬 좋아하제”라고 묻는 천진난만함이 공존하는 얼굴. 김미경은 악의가 있어서라기보다 상대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어긋남의 순간들을 지극히
[<82년생 김지영>의 배우들③] 시어머니 역 김미경 - 사실적인 어긋남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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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59년생 김영수’ 정도 되지 않을까요.” 이얼 배우는 김지영의 아버지 영수의 얼굴을 그렇게 그려 보았다. 버스정류장의 치한을 피하려면 ‘네가 몸조심해야 한다’고 하고, 딸은 시집 가면 그만이라고 하고, 아들이 좋아하는 빵은 알아도 딸의 식성은 모르는 아버지. 지영의 아버지이자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나고 자라고 사고하고 행동했던 중년의 남자. 영수가 건네는 자신의 상식 안에서의 ‘악의 없는’ 행동들은 그러나 차곡차곡 이 땅의 지영이들에게 마음의 골을 만들어냈고, 영수 역시 뒤늦게나마 조금씩 자신의 행동을 깨달아간다. 이얼은 <82년생 김지영>이 이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갈라놓고 대립하게 만드는 구도가 아니라, 서로 한번 지금까지의 과정들을 생각해보자고 말을 건넨 영화 안에서 또 하나의 대화의 장을 열어주는, 그래서 이 영화 속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한몫을 해내고 있다.
그런데 스튜디오 앞에서 만나 인사를 건네는 순간부터 배우는 손사래를 치기 바쁘다. “
[<82년생 김지영>의 배우들②] 아버지 역 이얼 - 지금 나이의 얼굴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