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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홍콩> 香港製造
프루트 챈 / 홍콩 / 1998년 / 100분
혼돈은 20년 전에 이미 시작됐다. 프루트 챈 감독이 연출한 장편 데뷔작 <메이드 인 홍콩>은 홍콩의 중국 본토 반환을 앞둔 1997년, 홍콩의 불안과 그로 인한 혼란이 뒤섞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작품이다. 경제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물가는 치솟는 홍콩에서 뒷골목 청춘들은 여전히 불안정한 삶을 살아간다. 차우(이찬삼)는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으로, 자신과 어머니를 두고 새 삶을 산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크다. 번듯한 직업은커녕 협박과 폭력으로 사채 빚을 받아내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에게는 아롱(이동천)이라는 친구가 있다. 정신발달장애가 있는 아롱은 매일 친구들에게 맞고 놀림을 당한다. 차우는 아롱을 지켜주며 서로 의지하며 지낸다. 어느 날 차우는 아롱과 함께 일수 일을 하다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핑(엄상자)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차우도, 아롱도, 핑도 새로운 삶을 살고 싶지만 이들에
[光復香港 時代革命②]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반환 이후의 이미지들: 1997년 이후의 홍콩 독립영화’ 특별전 상영작 10편 <메이드 인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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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을 만나기 하루 전날 백색테러가 벌어졌다. 올해 초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안 논의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22주차에 접어든 지난 11월 3일 일요일, 경찰은 홍콩 동쪽 타이쿠싱의 한 쇼핑몰을 급습했다. 시위대는 시민들이 주말을 보내기 위해 모인 이곳에서 인간 띠를 두른 채 경찰과 충돌했다. 그 현장에서 정체불명의 한 남자가 현장에 있던 앤드루 치우 민주당 구의원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었고, 그의 귀를 사정없이 물어뜯었다. 앤드루 치우는 피범벅이 된 채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귀를 봉지에 넣고 가까스로 현장을 벗어났다. 이것은 11월 24일 홍콩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을 의도적으로 노린 테러로 보인다. 사건 소식을 접한 조슈아 웡은 자신의 트위터에 “가까운 동료 앤드루 치우가 자신의 선거구에서 폭행을 당했다. 그의 왼쪽 귀 절반이 잔혹하게 뜯겨져나갔다. 선거 후보를 겨냥한 폭력적인 공격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라는 내용의 멘션을 올렸다. 다음날 그
[光復香港 時代革命①] 홍콩 시위 이끄는 조슈아 웡 인터뷰, “한국 국민들은 홍콩을 혼자 내버려두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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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하고 참담하다. 홍콩은 하루가 멀다 하고 피를 흘리고 있다.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경찰에 공격당하고, 붙잡혔다. 홍콩 이공대는 불길에 휩싸였다. 많은 시민들이 이공대에 갇힌 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올해 초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안 논의로 촉발된 홍콩 시위는 최근 들어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2주 전인 지난 11월 4일 홍콩에서 조슈아 웡을 직접 만났을 때만 해도 상황이 더 심각해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5년 전 우산혁명을 일으켰고, 현재 홍콩 시위를 이끌고 있다. 홍콩에 가기 한달 전부터 그에게 만남을 청했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홍콩에서 그를 만나기까지 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그와 주고받은 대화를 공개한다. 마침 11월 28일부터 12월 6일 열리는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반환 이후의 이미지들: 1997년 이후의 홍콩 독립영화’라는 매우 흥미로운 특별전이 열린다. <씨네21>
[스페셜] 光復香港 時代革命(광복홍콩 시대혁명) ①~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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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를 집어삼킨 디즈니의 <겨울왕국 2>. 그런데 개봉 전부터 SNS,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예고편과 스틸컷에 등장한 엘사의 복장.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 그렇다. ‘재물을 부른다’는 속설까지 있는 한국의 빨간 내복과 똑 닮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엘사도 춥긴 춥나 보네“, “겨울에는 내복이지”등 재치 있는 반응들을 보였다.
물론 엘사의 복장은 진짜 한국의 내복이 아니라(영화 속에서는 드레스다) 모양이 유사해 화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 아이템이 불쑥 튀어나와 반가움을 샀던 할리우드 영화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수많은 사례들 중 유명한 몇 가지만 모아봤다. 이외에도 ‘깨알 한국’을 발견했던 작품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기를! (한국인, 한국어 대사, 한국 촬영지는 제외했으며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물품, 기업의 간접 광고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스파이더맨> 삼성 전광판
가장 잘 알려진
엘사가 빨간 내복을? 할리우드 영화 속 한국 아이템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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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비 오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한 요즘 이탈리아 관객은 어떤 영화에 몰릴까. 웃기는 영화? 진지한 영화? 아니면 할리우드영화? 지난 주말 이탈리아 관객은 코미디영화에 표를 몰아주었다. 코미디 배우로 더 잘 알려진 알레산드로 시아니 감독이 만든 네 번째 장편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 그것이다. 이탈리아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 어느새 성큼 추워진 날씨를 위로받는 듯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은 개봉 일주일만에 약 55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승승장구 중이다. 알레산드로 시아니 감독은 2005년부터 영화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10년과 2012년에 개봉한 <웰컴 투 사우스> <웰컴 투 노스>로 이름을 떨친 인기 있는 코미디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특유의 나폴리 사투리와 억양으로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출과 각본에 참여하는 한편 자신의 영화에 배우로도 출연 중이다.
영화는 나
[로마] 알레산드로 시아니 감독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 흥행 선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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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드레아 아놀드 / 출연 마이클 파스빈더, 케이티 자비스 / 제작연도 2009년
영화가 어떠한 힘을 갖는다는 건 뭘까? 그 힘은 때로 나를 여러 감정에 침잠하게 만들기도 하고, 심장을 근질근질하게 만들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위안을 주기도 한다. 10년 전에 만난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피쉬 탱크>는 나에게 그런 영화의 신비한 힘을 경험하게 해준 영화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어딘가에 있는 듯했다. 카메라는 온종일 흔들리고, 컷마다 감각적이고 야생적이어서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이제까지 봐왔던 영화와는 다른 생경한 느낌에 ‘왜 이건 진짜 같지?’ ‘영화와 그 너머의 세계를 정말로 믿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하고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의 기술적 영역에 대해서도 한참을 골똘히 생각했다. ‘어항 속 물고기’란 뜻의 영화제목인 <피쉬 탱크>는 사회로부터 어떤 도움의 손길도 받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15살 소녀 미아(케
[내 인생의 영화] 공민정 배우의 <피쉬 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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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전성기가 지나도 한참 지난 시대, KBS 코미디는 어디로 가야 할까?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을 통해 스탠드업 코미디를 즐기는 시청자가 늘고 있는 요즘, 2부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스탠드 업!>은 그 새로운 방향을 탐색한 시도다. 공연장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코미디언들을 섭외해 장애인과 이방인의 시선에서 질문을 던지며 웃음을 끌어냈다는 면에서, 사회적 약자와 타자 비하 및 배제에 익숙했던 기존 한국 코미디와 다른 가능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코미디언 8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고, 전반적으로 ‘전형적인 한국 아줌마’에 대한 고정관념에 기댄 농담이 유독 많다는 점은 아쉽다. 그중 유일하게 아줌마 당사자인 ‘67년생 박미선’의 무대는 그래서 더욱 강력한 순간을 남겼다. “우리 아줌마들에겐 의자가 필요하다”라며 지하철에서 똑같은 교복 입은 남학생들의 다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앉으려던 중년 여성을 묘사하던 그의 이야기는 ‘눈치 없고
<스탠드 업!>, 의자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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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제작 덱스터픽쳐스 / 감독 이해준, 김병서 / 출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 /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덱스터스튜디오 / 개봉 12월
한반도 재난영화의 소재로 백두산 폭발만큼 폭발력 큰 소재가 또 있을까. <백두산>은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난 상황을 가정한 블록버스터영화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한 뒤,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추가 폭발이 예고된다. 민정수석 전유경(전혜진)은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해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의 이론에 따라 새로운 작전을 계획한다. 전역을 앞둔 특전사 EOD의 대위 조인창(하정우)은 비밀작전에 투입되고, 작전의 핵심 인물인 북한 무력부 소속 리준평(이병헌)과의 접선에 성공한다. 하지만 리준평은 알 수 없는 행동으로 인창을 곤란하게 만든다. 한편 인창이 북한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서울에 홀로 남은 최지영(배수지)은 생존의
[Coming Soon] <백두산>,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난 상황을 가정한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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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v 페라리>는 프랑스 르망에서 열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1923년 시작된 내구 레이스로, 24시간 동안 한 차량을 여러 명의 레이서가 교체하며 경주함. 빠르고 내구성 좋은 차를 가려내는 레이스로 알려져 있음.-편집자)에 1965년 첫 도전해 이듬해인 1966년 매년 우승하던 페라리를 밀어낸 포드의 영광 뒤에 가려져 있던 캐롤 셸비(맷 데이먼)와 켄 마일스(크리스천 베일)의 실화에 기반한 영화다.
레이서로서 전성기를 누리던 캐롤이 르망 24시간 레이스 중 칠흑 같은 어둠 속 트랙을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캐롤이 심장약을 삼키는 장면으로 이어지는 등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상황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은 자동차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정지시키는 헨리 포드 2세(트레이시 레츠)다. 헨리 포드는 자동차 판매량을 증진시킬 기막힌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만 자신을 찾아오고 나머지는 집에 가라는 초강수를 던지는데, 마케팅 중역이었던 리 이아코
실화 바탕으로 한 <포드 v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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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공개 된 <윤희에게>를 향한 호평이 사람들의 입을 타고 전해졌다. 더구나 이 영화에 붙은 별명이 ‘한국판 <러브레터>’다. 하얀 설경 위에 선 배우 김희애가 카메라를 든 스틸 사진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을까. 겨울과 눈, 첫사랑과 편지는 <러브레터>를 떠올리게 만드는 <윤희에게>의 중심 테마다. 실제로 몇몇 장면이 <러브레터>의 명장면을 상기시킨다는 관람객의 인상이 오갔고, 이용철 평론가는 “<러브 레터>의 유산”이라는 한 줄 평을 <윤희에게>에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창작 과정에서 특정 작품을 염두에 두지 않았더라도, 소재나 큰 틀의 유사성 만으로 ‘한국판 OOO’, ‘해외판 OOO’라는 별명으로 불린 영화들이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어떤 영화로부터 다른 영화의 기억을 불러내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비교 감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되지 않을까. 한국 버전의 해외 영화,
할리우드판 <살인의 추억>? 쌍둥이처럼 닮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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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안은 프로다. 그와 작업한 많은 영화인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얘기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그는 “감독이 던져주는 디렉팅을 바로 흡수하며 연기로 표현”(허인무 감독)하고, 직접 포장한 간식을 나눠주며 수십명의 스탭들을 살뜰히 챙기기까지 하는 베테랑이다. 하지만 그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다보면, “세상엔 잘생긴 사람이 너무 많다”며 좋아하는 아이돌과 배우, 최근에 본 드라마 얘기를 떠드는 평범한 14살 소녀가 된다. 김수안이 “볼매”(볼수록 매력 있다)라고 소개한 <감쪽같은 그녀>는 배우 특유의 성숙함은 물론 일상적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갓난아기를 업고 다짜고짜 할머니 말순(나문희)을 찾아온 공주(김수안)는 육아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12살 초등학생이다. 능숙하게 아기를 어르고 달래다가도 학교 친구들과 티격태격하는 전환이 매끄럽다.
-<부산행>(2016), <군함도>(2017) 등 주로 아빠 캐릭터와 호흡을 맞춘 작품이 많았다. 이
<감쪽같은 그녀> 김수안 - 어려움? 그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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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은 그녀>는 <아이 캔 스피크>(2017)로 무려 10개의 여우주연상을 받은 나문희가 차기작으로 선택한 작품이다. 그가 연기하는 72살 할머니 ‘말순’은 느닷없이 갓난아기를 들쳐 업고 나타난 12살 손녀 공주(김수안)를 식구로 받아들이며 가족이 되어간다. 제작비 면에서나 이야기 면에서나 소박하게 보일 수 있는 작품이지만, 나문희는 “내 평생 그렇게 순수하고 착한 마음으로 촬영한 영화가 없다”고 전했다. 항상 대본과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상대방과 주고받은 대사를 다시 듣는, 58년차 경력에도 여전히 ‘노력파 배우’의 면모를 보여주는 나문희를 만났다.
-<감쪽같은 그녀>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편찮으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상포진을 좀 심하게 앓았다. 일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하지 못하게 될까봐, 내 차례가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허인무 감독과 김정군 지오필름 대표가 굉장히 용기 있었다. 처음
<감쪽같은 그녀> 나문희 -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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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대표하는 연기 장인들이 만났다. <감쪽같은 그녀>는 나문희와 김수안, 두 배우의 다르게 탁월한 명연기를 러닝타임 내내 감탄하며 볼 수 있는 휴먼드라마다. 허인무 감독은 나문희를 “말없이 나가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무림의 고수”에 비유하고, 김수안은 “스펀지처럼 어떤 주문이든 바로 흡수해서 마치 성인 배우와 일하는 것 같았다”고 전한다. 감쪽같은 비밀을 안고 한집에 살게된 할머니와 손녀의 동거담은 흐뭇한 미소를, 뒤끝 없는 눈물을 안기며 거친 영화들이 메인 스트림을 장악한 극장가를 환기할 예정이다. 그 완벽한 리듬과 호흡을 완성한 두 배우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감쪽같은 그녀> 나문희·김수안 - 환상의 복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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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좀비랜드: 더블 탭> 우리가 인류의 마지막 희망!
[정훈이 만화] <좀비랜드: 더블 탭> 우리가 인류의 마지막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