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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우리가 나고 자란 공간 위에 차곡차곡 쌓인 기억이다. 홍콩의 정신은 도서관에 꽂힌 역사서 안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홍콩 위에 발 디디고 사는 사람들 사이에 깃들어 있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1950년부터 2020년까지 홍콩의 다양한 이야기를 시대별로 7편의 단편에 담아낸 옴니버스영화다. 한평생 영화에 헌신해온 감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홍콩을 기억하고 애정을 드러낸다. 이 영화는 개인의 기억이자 홍콩의 역사이며 과거인 동시에 현재다. 홍콩의 전설적인 감독 7명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주도한 사람이 있으니, 다름 아닌 두기봉이다. 프로듀서와 감독을 맡은 두기봉에게 <칠중주: 홍콩 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그는 매번 대답할 때마다 ‘내’가 아닌 ‘우리’라고 말했다. 그 한마디에 진심이 맺혀 있다.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임영동, 서극 그리고 당신까지 7명의 감독이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어떻게 시작된
[부산은 영화와 함께⑤] “당신의 인생에서 기회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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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기요시가 연출한 첫 번째 시대극. 구로사와 영화 중에서도 눈에 띄게 엔터테인먼트적인 영화. 일본의 과거사를 외면하지 않고 응시하는 목소리. 좋은 영화가 으레 그러하듯 <스파이의 아내>는 여러 층위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결이 두터운 영화다. 그만큼 누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여러 해석과 감상이 이어질 수 있다. 10월26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는 주로 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어두운 면을 다룬 성찰적인 면모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반복되는 질문에도 성실하고 신중하게 답변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거장의 단단한 심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논쟁적인 소재, 오락적인 일면에 눈길이 먼저 가지만 일본 고전영화를 향한 존경과 애정으로 담금질한 정제된 장면들이야말로 이 영화의 정수라 할 만하다. 여기 <스파이의 아내>를 향한 단서들을 전한다.
-<스파이의 아내>는 당신의 첫 번째 시대극이다.
=영화의 배경인 1940년의 일본은 위
[부산은 영화와 함께④] “사회 안에 머물면서도 강인한 여성 부각시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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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영화와 연결되다 1>에서 이어집니다.
입을 쉽게 떼지 못하는 건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내 안이 텅텅 비어 꺼낼 것이 없을 때, 다른 하나는 반대로 너무 가득 들어차 있을 때다. 담아낸 것들을 욕심껏 쏟아내기엔 내가 가진 말주머니의 입구가 너무 좁아 어떻게 운을 떼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 그럴 땐 책장 근처를 서성이며 아무 상관없는 책을 뒤적거려본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하얀 종이를 펼쳐놓고 멍하니 시간만 흘려보내다 문득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꺼내들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봤을 사람들.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사람이 이곳에 살았다.” 인류의 역사와 기억, 그 모든 순간을 담아내는 저 위대한 문장은 결국 창백하고 푸른 점 하나로 수렴된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하려 애쓰지 않기에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담백한 진리
[부산은 영화와 함께②] 영화와 연결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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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쉽게 떼지 못하는 건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내 안이 텅텅 비어 꺼낼 것이 없을 때, 다른 하나는 반대로 너무 가득 들어차 있을 때다. 담아낸 것들을 욕심껏 쏟아내기엔 내가 가진 말주머니의 입구가 너무 좁아 어떻게 운을 떼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 그럴 땐 책장 근처를 서성이며 아무 상관없는 책을 뒤적거려본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하얀 종이를 펼쳐놓고 멍하니 시간만 흘려보내다 문득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꺼내들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봤을 사람들.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사람이 이곳에 살았다.” 인류의 역사와 기억, 그 모든 순간을 담아내는 저 위대한 문장은 결국 창백하고 푸른 점 하나로 수렴된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하려 애쓰지 않기에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담백한 진리의 문장. 올해 부산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는 내려놓은 것에서부터 시작
[부산은 영화와 함께①] 영화와 연결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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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Always BIFF. 올해만큼 영화제의 슬로건이 정직하고 절실하게 와닿은 적이 없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변수와 풍파 속에 치러졌다.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한 끝에 끝내 오프라인 영화제를 선택했고 그걸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영화제 기간 동안 매일 발행했던 <씨네21 BIFF daily>도 그중 하나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모든 행보가 새로운 시작이자 첫 경험이었다. 때문에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부산영화제의 면면을 이 짧은 지면에 담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올해는 부산을 찾은 관객수가 더욱 적은 만큼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씨네21>에서는 개별 작품에 대한 소개보다는 영화제 전반의 분위기와 상황을 중심으로 올해 부산영화제가 남긴 의미들을 정리해보았다. 직접 부산에서 보고 들으며 취재한 송경원 기자의 영화제 탐방기가 희미하게나마 이정표가
'부산은 영화와 함께' 머릿말 읽기 ①~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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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태인(유아인)을 바라보던 영화가 블랙아웃된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이 잠깐 떠올랐다가 태인과 등장인물들의 한때 행복했던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 에필로그로 이어진다. ‘블랙아웃-에필로그’ 방식은 여러 영화들이 영화를 마무리하며 활용하는 익숙한 방식이다. 그러나 <소리도 없이>에서만큼은 이 방식이 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는 영화의 중반쯤 등장하는 즉석카메라로부터 비롯된다. 초희(문승아)의 몸값을 받아내기 위해 창복(유재명)은 즉석카메라를 준비해온다. 그런데 창복과 태인이 카메라 작동법을 알지 못하자 초희가 직접 나서서 즉석카메라의 작동 원리를 알려준다. “원래 처음엔 까매요. 좀 있으면 사진 보이거든요.”
<소리도 없이>의 엔딩 방식은 즉석카메라의 원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홍의정 감독이 태인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숨을 헐떡거리며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을 찍었더니, 잠깐 까매졌다, 한때의 행복했던 추억이 현상(現像)된다. 그러나 이 추억이 행복한 것
'소리도 없이'가 유괴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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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중국영화는 지아장커에 멈춰 있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한동안 보지않던 중국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먼 훗날 우리>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 등을 보며 기시감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의 한국영화가 너무도 많은 것을 잊고, 잃고 있음을 깨달았다. 멜로드라마적 각성.
사라진 것들을 기억하기
2018년 중국에서 개봉한 <먼 훗날 우리>를 넷플릭스를 통해 뒤늦게 관람하면서 20여년 전 <8월의 크리스마스> <박하사탕> <파이란> 등 한국 멜로드라마를 보며 눈물 흘리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먼 훗날 우리>는 지금 한국영화에 과거의 것이 되어버린 정서와 문제의식이 지금의 중국에는 현재의 것으로 되돌아와 있음을 보여준다. 잃어버린 것, 되돌릴 수 없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지만, 불가항력적인 시간의 힘 앞에서 무력하게 눈물짓는 멜로드라마의 인물들은 어느덧 한국영화에서 사라져버렸다.
중국영화 '먼 훗날 우리'가 불러일으킨 반성적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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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스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슬픈 영화 중 하나다. 리건 때문이다. 나는 그 아이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 약간 견딜 수 없어진다. 그런 기분에 사로잡힌다. 대체, 이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 왜 하필 얘인가. 리건은 영화배우 크리스의 외동딸인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느닷없이 해괴한 소리를 하고, 오줌을 싸고,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고, 자해를 하고…. 리건은 묻는다. “엄마, 내가 왜 이러죠?” 그리고 또 말한다. “무서워요.”
실제로 영화 <엑소시스트>는 무섭다. 12살짜리 아이에게 악마가 들러붙은 이야기니까. 심지어 영화는 ‘리건’이 여자아이라는 설정을 아주 교활하게 활용한다. 영화사에 길이 남은 그 명장면들은 모두 악마가 ‘리건’의 몸을 처참하게 학대하는 순간들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그 학대는 공교롭게도 악마의 농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원인을 찾기 위해 리건의 몸에 주삿바늘을 찌르고, 기계 속에 몸을 집어넣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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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등과장> 제작 후반기프로덕션 / 감독 이봉래 / 상영시간 105분 / 제작연도 1961년
1960년대 초반은 서민가정을 그린 홈드라마가 유행했던 시기다. 1960년의 <로맨스 빠빠>(감독 신상옥)를 시작으로 <박서방>(감독 강대진), 1961년의 <해바라기 가족>(감독 박성복), <마부>(감독 강대진), <삼등과장>(감독 이봉래), <돼지꿈>(감독 한형모), <서울의 지붕밑>(감독 이형표), 1962년의 <골목 안 풍경>(감독 박종호), <월급쟁이>(감독 이봉래), 1963년의 <로맨스 그레이>(감독 신상옥) 등이 그 대표작으로, 지금 우리가 온라인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이기도 하다.
<로맨스 빠빠>와 <박서방>의 흥행 성공으로 연이어 만들어진 이 영화들은 크게 ‘가족 드라마’라고 불리지만 장르적 성분은 조금씩 다르다. 코미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서민 아버지의 얼굴, 김승호표 가족 드라마 '삼등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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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불암. 그는 현재 <한국인의 밥상>이란 프로그램에서 전국을 누비며 지역 대표 음식을 소개하는 진행자다. 그가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남긴 것은 그가 출연한 작품들 덕분일 것이다. <전원일기> <수사반장>. 그의 대표작들의 공통점은 장수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오랜 세월 동안 최불암이 연기하는 인물을 마주한다는 것은 그가 질리지 않고 편안하며 익숙한 얼굴을 지녔기 때문이다. 아마도 최불암은 자상한 아버지의 초상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생경한 얼굴들이 있다.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그는 왕년의 마도로스였던 박재천 역을 맡아 섹시한 중년의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그는 자신을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았던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최불암 시리즈’에 대해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으며 차후에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서 이 시리즈를 각색한 콩트에도 출연한 바 있다.
영화도
특별전 '최불암, 아버지의 얼굴' 11월 6일부터 11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KMDb 온라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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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멋쟁이 아니랄까봐 단정한 정장 차림에 노란색 나비넥타이와 알록달록한 운동화가 눈에 들어오는 믹스매치다. 코로나19도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이 이끄는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의 열정을 막을 수 없다.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동안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리는 올해 영화제는 개막작인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썸머 85>를 포함해 42개국 105편의 퀴어영화를 상영한다. 코로나19 상황인데도 지난해보다 상영작 숫자가 늘었다.
마침 첫 장편영화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하 <두결한장>) 이후 8년 만에 연출한 신작 <메이드 인 루프탑>이 폐막작으로 공개된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이자 감독이자 제작사 청년필름 대표이자 한때 여의도에 잠깐 발을 들였던 그와 오랜만에 긴 대화를 나눴다.
-<메이드 인 루프탑> 후반작업은 얼마나 진행됐나.
=후시녹음을 끝냈고, CG, 음악, 사운드를 확인했으며, 11월 2일에 파이
김조광수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집행위원장, "아시아 퀴어영화의 허브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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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12년이 지났는데도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 힘든 결혼 생활을 보냈는데도 딸에게 꼭 결혼하라고 말하는 사람. 한태의 감독의 눈에 비친 엄마 미경은 도통 이해하기 힘든 여자다. 어렸을 때 ‘엄마의 기대주’였다가 숭실대학교 영화과에 진학하면서 ‘웬수’가 된 한태의 감독이 카메라를 든 것도 엄마의 ‘입체적인 캐릭터’에 매료돼서다.
단편 <할머니와 팔씨름>을 연출하고, <메기>(감독 이옥섭)의 인물 조감독을 맡았던 한태의 감독이 얼떨결에 연출한 <웰컴 투 X-월드>는 어느 날 할아버지가 며느리 미경과 그의 딸 태의에게 집을 나가라고 통보하면서 두 여성이 독립하는 과정을 그려낸 다큐멘터리다. 영화 속 모녀가 새 출발을 하는 모습은 보는 내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한태의 감독은 자신의 영화처럼 유쾌하고, 밝았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12년이 지났는데도 시아버지를 모시고
'웰컴 투 X-월드' 한태의 감독 - “엄마와 할아버지 사이에서 자란 덕분에 찍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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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원 감독의 영화는 세다. 그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 <젊은이의 양지>는 채권추심 콜센터에서 실습생으로 일하던 19살 준(윤찬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담고 있다. <젊은이의 양지>는 신수원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어둡기로 유명한 <명왕성> <마돈나>의 자장 아래 놓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명문사립고 스터디 안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룬 <명왕성>과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만삭 임신부에게서 장기를 빼돌리려는 재벌 2세의 이야기인 <마돈나>만큼 어둡고 폭력적이며 무겁다.
무엇보다 ‘신수원 감독스럽다’. <젊은이의 양지>로 일본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체코 프라하국제영화제, 홍콩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을 돌고, 이제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친 신수원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구의역 김군 사건을 보고 <젊은이의 양지>
'젊은이의 양지' 신수원 감독 - 사람은 무엇 때문에 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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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는 게 아니라면 웬만하면 (제안이 온 영화는) 하려고 한다. <도굴> 선택도 어렵지 않았다. 삽다리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커서, 누군가가 ‘주인공 할래? 삽다리 할래?’ 물으면 나는 삽다리라 답하고 싶다.” <도굴>에서 임원희는 땅을 파는 데 특별한 소질이 있는 전설의 삽질 전문 도굴꾼 삽다리를 연기한다. 삽다리는 영화의 중반부 이후에나 존재를 드러내는데,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남방의 단추는 명치 아래까지 풀었고 곱슬거리는 단발머리는 빛을 받아 찰랑인다. 거기에 도도한 눈빛과 워킹까지. “분량이 많지 않아서 장면마다 소중한 마음으로, 최대한 편집되지 말자는 각오로 연기했다”는 임원희는 역시나 “등장 신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의상팀은 단추를 하나라도 더 채우려 했지만… 나는 삽다리의 스타일을 강조하고 싶었다. 신혜선 배우도 내 헤어스타일을 보더니 ‘선배님, 스타일이 좋으세요’ 그러더라. 단지 립 서비
'도굴' 임원희 - 음흉한 섹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