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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홍의정 감독이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를 의도적으로 인용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다리를 저는 창복(유재명)과 어수룩하고 무기력한 태인(유아인)을 보자마자 이청준이 내가 태어날 무렵에 쓴 소설을 떠올렸다. 이청준이 은유적으로 쓴 제목을 그들은 육체에 그대로 뒤집어쓴 채로 스크린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청준의 인물이 지식인으로서 과거의 정신적 상처를 고도의 지적인 행위를 빌려 드러내고 치유하려고 애쓰는 것과 비교해, 과거의 역사를 육체 위로 새겨둔 창복과 태인은 현실의 굴레 아래 사는 노동자다. 홍의정이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데뷔작에서 눈길을 준 대상은 수십 년 전, 혹은 현재의 지식인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 매일 매일 살려고 버티는 하층민이다.
창복과 태인은 범죄자이면서 노동자다. <소리도 없이>에서 범죄는 분업화돼 실행된다. 머리를 짜 기획하는 자가 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가 있으며, 성과의
'소리도 없이'의 선택 없는 결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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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매커너헤이, 휴 그랜트 주연의 <젠틀맨>이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인디영화 중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2위는 러셀 크로 주연의 <언힌지드>, 3위는 <그레텔과 헨젤>, 4위는 공포영화 <더 보이2: 돌아온 브람스>, 5위는 애니아 테일러조이 주연의 <엠마>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어벤져스>의 배우들이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기금모금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스칼렛 요한슨,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조이 살다나, 조 루소·앤서니 루소 감독 등이 참여했다. 이날 화상 모임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악당 타노스에 빗대기도 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과 제이크 질렌홀이 요 네스뵈의 소설 <아들>을 <HBO>에서 시리즈물로 함께 만든다
<에너미> <프리즈너스> 이후 오랜만의 협업이다. 원작은 범죄로 오염된 오
드니 빌뇌브 감독과 제이크 질렌홀이 요 네스뵈의 소설 <아들>을 'HBO'에서 시리즈물로 함께 만든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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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일영화상
부일영화상 수상 결과가 공개됐다. 최우수작품상은 <벌새>, 최우수감독상은 <유열의 음악앨범>의 정지우 감독, 여우주연상은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 남우주연상은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 여우조연상은 <반도>의 이레, 남우조연상은 <남산의 부장들>의 이희준, 각본상은 <벌새>, 신인감독상은 <작은 빛>의 조민재 감독에게 돌아갔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유오성, 장혁 주연의 <강릉>이 10월 19일 크랭크인했다. 유오성이 최대 리조트 사업의 핵심 인물 오 회장의 신임을 받는 길석을, 장혁이 강릉 최대의 리조트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민석을 연기한다.
BH엔터테인먼트
진구가 <내겐 너무 소중한 너>(가제)에 캐스팅됐다. 평생 외톨이로 살아온 이벤트 대행사 대표 재식(진구)이 시청각 장애를 가진 아이와 한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시청각 장애인 지원법
부일영화상 수상 결과가 공개됐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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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심은경 주연의 <동백정원>이 선정됐다
11월 5일부터 7일까지 CGV강릉,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2회 강릉국제영화제는 개막작 <동백정원>을 포함해 14개국에서 출품한 25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서울독립영화제2020 페스티벌 초이스 38편이 공개됐다
본선 경쟁, 새로운 선택 부문을 발표한 데 이어 10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장편 16편, 단편 22편의 화제작 리스트를 공개했다. 서울독립영화제2020은 11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9일간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개최된다.
<남산의 부장들>이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 한국영화 대표로 출품된다
10월 21일 영화진흥위원회는 <남매의 여름밤>과 두편을 놓고 경합을 벌인 끝에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을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남산의 부장들'이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 한국영화 대표로 출품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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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높은 매출 이익을, 극장 체인인 AMC는 자금난으로 인한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우선 넷플릭스는 지난 10월 20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이 64억4천만달러(약 7조3300억원)라고 밝혔다. 기존 월가의 기대 수준인 63억8천만달러보다 높은 금액이다. 넷플릭스측은 또 3분기 동안 유료 가입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220만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신규 유료 가입자 증가세가 지난 1분기에 비해 둔화됐으나, 넷플릭스측은 지난 1, 2분기에 워낙 많은 유료 가입자를 모았기 때문에 일종의 정체기를 맞은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OTT 수요가 늘면서 넷플릭스의 지난 1분기 유료 가입자 수는 1500만명에 달했다. 2분기 유료 가입자 역시 1천만명이었다.
세계 최대 극장 체인인 AMC는 같은 날인 20일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라고 발표했다. AMC의 애덤
넷플릭스 3분기 매출액 64억4천만달러 기록, AMC는 경영난 타개 위해 유상증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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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관람객이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계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OTT)을 중심으로 한 지각변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기대작들이 잇따라 넷플릭스를 통한 공개로 방향타를 돌린 가운데, 240억원 규모의 한국 최초 에스에프(SF)대작으로 화제를 모은 <승리호>까지 넷플릭스행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겨레> 10월 21일자 ‘<콜> 이어 <승리호>도?… 한국영화 기대작, 넷플릭스로 진로를 돌려라’ 중)
메리크리스마스와 넷플릭스가 아직 “협의 중”이지만 <승리호>가 넷플릭스로 갈수 있다는 소식은 영화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240억원 규모의 대작이 극장 개봉을 포기할 수 있다는 건, 침체된 극장에서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니 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고 볼 수 있다. <콜>(감독 이충현) 또한 지난 3월 극장 개봉을 시도했다가 코
[김성훈의 뉴스타래] 한국에서 넷플릭스의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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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한국영화계에 전에 없던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CJ CGV는 지난 10월 19일, 상영관의 30%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3년 내에 110개 전국 직영점 중 35~40개가량을 줄인다는 목표 아래 단계적으로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10월 26일부터 우선적으로 영업 중단이 예정된 극장은 대학로,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 등촌, 연수역, 홍성, 대구아카데미, 광주금남로 등 총 7개 지점이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정상 진행되며, 그 밖의 대관 행사들은 다른 관으로 이동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KT&G상상마당 시네마가 사라질 예정이라며 SNS상에 #상상마당시네마를지켜주세요라는 해시태그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으나, KT&G측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극장산업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이 재개됐다. 오는 10월 28일부
CJ CGV 상영관 30% 감축 예정… 새로운 OTT 플랫폼 출범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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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안티고네가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오이디푸스의 딸인 안티고네는 소포클레스의 희곡에서 왕명을 어기고 조국의 배신자로 몰린 오빠의 장례를 치르다 자신 또한 궁지에 몰린다.
소피 데라스페 감독은 이민자 사회에 가해지는 폭력에 맞서는 노력으로 현대판 <안티고네>를 계획했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을 배경으로 어느 모슬렘 가족을 그리는 <안티고네>에서 주인공은 억울하게 수감될 위기에 처한 오빠를 대신해 감옥에 들어가기로 한다. 가난한 난민 가족이 테러범의 자리에 놓이고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동안 경찰과 사법 제도는 비정하기만 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SNS로 언론의 관심을 얻고 또래 집단의 호응을 얻어내는 안티고네의 모습이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에 쾌감을 불어넣는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1997년생 배우 나에마 리치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차세대 배우의 출현을 확신케 한다.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캐나다 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Coming soon] '안티고네'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캐나다 장편영화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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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내게 소중했던 그 이야기를 들려줘. 그 옛날 내가 즐겨 들었던 그 노래를 불러줘.’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영국 작곡가 토머스 헤인즈 베일리가 작곡한 <그 옛날에>(Long, Long Ago)로 영화의 시작과 끝을 열고 닫는다. 애틋했던 과거의 순간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노래하는 이 곡은 홍콩과 홍콩영화의 역사를 반추하는 옴니버스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최적의 선택이다.
두기봉 감독이 제작하고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두기봉, 임영동, 서극 감독이 연출한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195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70여년의 세월을 경유하며 홍콩의 역사와 공간, 문화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홍콩영화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함께했던 감독들은,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이 사랑하는 공간을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곳에는 물구나무서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희극학원
[장영엽 편집장] 이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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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여성, 영화사>에 관한 본격적인 비평이기보다는 다양한 영화 클립으로 채워진 아카이브 영화 관람기 혹은 비평을 위한 사전 작업의 흔적에 가깝다.
클로즈업과 목소리의 영화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중 단연 눈길을 끈 건 마크 커즌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여성, 영화사>(2019)이다. 장장 840분에 달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여성감독의 영화를 재료 삼아 40여개의 주제를 탐구한 로드무비다. ‘영화사’라는 제목과 840분이라는 방대한 분량은 장 뤽 고다르의 <영화사(들)>(1997)를 연상시킨다. 영화사를 쓰는 동시에 해체하는 고다르의 작품은 마치 영화를 관람하는 인간의 두뇌에서 일어날 법한 기억과 망각의 투쟁을 상연하는 것처럼 보였다. 불규칙하게 명멸하는 고다르식 영화사와 달리 커즌스는 명확한 규칙성을 지닌 채 개별 영화를 공들여 소개하는 쪽에 가깝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 영화들이 관객에게 일단 기억되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를
'여성, 영화사' 조각난 영화를 체험하는 일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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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스, 양들의 비명은 멈췄나?” 나는 오랫동안 이 질문을 기억했다. FBI 교육생인 ‘클라리스 스털링’은 상사인 ‘크로포드’에게 명령 하나를 받는다.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와 인터뷰를 하고 오라는 것. 사람의 가죽을 벗기는 연쇄살인마 ‘버팔로 빌’에 대한 정신감정과 정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희생자는 계속 등장하는데,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기에 한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살인마의 마음은 누구보다 살인마가 잘 아니까. 야심찬 교육생 클라리스는 명령대로 한니발 렉터에게 접근하고, 그와 점점 가까워지며 사건의 진상에도 접근한다. 이것이 바로 유명하고도 유명한 영화 <양들의 침묵>의 스토리.
나는 이 영화의 장면 대부분을 좋아한다. 고딕성의 지하감옥 같은 한니발 렉터의 독방, 버려진 무덤 같은 버팔로 빌의 지하실, 꿀을 먹고 통통하게 자란 나방의 누에고치, 날개를 펄럭이며 밝은 곳을 향해 날아가는 나방들, 한니발 렉터의 수집품들. 그리고 ‘작품들’. 무엇보다 이 모든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얼어붙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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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 제작 화성영화주식회사 / 감독 강대진 / 상영시간 97분 / 제작연도 1961년
1961년은 한국영화의 이정표가 된 해라고 할 수 있다. 훗날 한국영화사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성춘향>(감독 신상옥), <마부>(감독 강대진), <오발탄>(감독 유현목), <삼등과장>(감독 이봉래), <노다지>(감독 정창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감독 신상옥), <현해탄은 알고 있다>(감독 김기영), <서울의 지붕 밑>(감독 이형표) 같은 영화들이 연이어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이 작품들은 한국영화라는 길을 찾는 과정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후시녹음을 기반으로 한 흑백영화였지만 제작환경이 허락하는 한 최고의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줬고, 오랜 모색 끝에 서구영화의 여러 요소들을 한국영화의 것으로 소화해낸 작품들이었다. 특히 그 영향의 대상은 전후 한국영화의 정신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한국인의 삶에 관한 세련된 성찰 '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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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이제 우리 시대의 대통령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다. 일탈과 반항의 아이콘, 멜로드라마의 주역, 누아르 속 정념의 존재들을 거쳐 그는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강철비2>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남북미 정상의 협상 타결에 사명을 다하는 대통령 한경재는, 배우 정우성에 대한 호감과 신뢰에 뿌리내리고 있다. 연륜에 걸맞은 카리스마가 누구에게나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아닐 터, 첫 장편영화 연출작인 <보호자>의 후반작업에 한창인 정우성을 만나 그 비결을 묻고 싶었다. 대통령이라는 직업에의 탐구, 인물의 외로움에 접근하는 태도,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첨예한 국제 정세를 풀이하는 소신과 성실함까지. 구름이 낮게 깔린 장마철의 하늘 아래서 생각을 꼭꼭 눌러담아낸 정우성의 말들은 쉽사리 증발되지 않을 듯하다.
-<강철비>에서 비밀 지령을 받은 북한군이었다가 <강철비2>에선 한국의 대통령이 됐다. 양우석 감독은 일전에 <
'강철비2: 정상회담' 배우 정우성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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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2>는 <변호인> <강철비>에 이어 양우석 감독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영화다. <강철비>와는 전혀 다른 장르적 재미를 구축한 이번 영화는 자칭 ‘밀리터리 덕후’인 양우석 감독이 ‘밀덕’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국제정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잠수함전 연출에 대한 이유 있는 자신감을 보여준 양우석 감독과 영화 안팎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변호인>과 <강철비>를 연이어 만든 양우석 감독은 기존의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으로 규정하기 힘든 사람이라 말하기도 한다. 한국이 핵보유국이 되는 <강철비>의 결말이 단지 영화적 주장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일 텐데.
=1993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뻔했다. 이후 드라마틱하게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사건은 내 20대를 사로잡은
'강철비2: 정상회담' 양우석 감독…‘밀덕’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