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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막론하고 수많은 영화인들에게 사진은 단순한 취미 이상이었다. 크리스 마르케는 사진을 재료로 영화를 만들었으며 안드레이 타르콥스키는 자신의 영화 세계를 담은 폴라로이드를 남겼다. 래리 클락은 10대들의 서브 컬처 사진을 찍다 <키즈>를 만들었다. 박찬욱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 시절 사진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복수는 나의 것> 즈음부턴 카메라와 떨어져 지낸 적은 없다는 그가 10월1일 부산 국제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 사진전 <너의 표정>을 연다. ‘사진가 박찬욱’이 익숙지 않거나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갈 예정인 관객이 들르기 좋은 장소다.
박찬욱 감독의 사진 작업은 영화를 찍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 “아버지께서 취미로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잘 찍으셔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졌다. 아버지의 아사이 펜탁스 카메라를 갖고 놀곤 했다.” 학부 전공으로 영화를 택하진 않았지만 영화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애정은 여전했고, 영화
<스토커>부터 <헤어질 결심> 사이, 박찬욱 감독의 카메라에는 무엇이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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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플TV+ 등이 한국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왓챠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2011년 9월 프로그램스라는 이름의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왓챠가 올해 9월 10주년을 맞기까지 쉴 새 없이 들어온 질문이다. 왓챠의 대답은 한결같다. 개인이 데이터 기술을 통해 콘텐츠에 연결되고, 그 안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왓챠에 계속 머무르지 않겠냐는 것이다. 2012년 8월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현 왓챠피디아)를 베타서비스로 출시하고, 2016년 1월 OTT 서비스 왓챠플레이(현 왓챠)를 출시한 왓챠는 지금껏 “모두의 다름이 인정받고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플랫폼을 추구해왔다. 현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왓챠는 다양성이라는 키워드가 관객을, 그리고 왓챠를 구할 것이라 믿고 있다.
10주년을 맞아 만난 박태훈 왓챠 대표가 인터뷰 중 가장 많이 쓴 표현은 ‘글로벌리’(globally). 세계적 기준에 다가가기 위해 유저들의 데이터를 들여다본다는 그는 한국 1등보다
왓챠 박태훈 CEO…생존에서 성장으로, 전세계 1억명 구독자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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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첫 개인전 '너의 표정' 여는 사진작가 박찬욱> 에서 이어집니다.
하찮고 숭고한
-그러면 어떤 사진들을 첫 개인전에 모았다고 소개할 수 있을까.
=배우, 인물 사진은 없고 미술관에서 찍은 사진 연작이 있는데 그것도 제외했다. 절에 다니기를 좋아해서 사찰 사진도 많고 나무 사진도 찍고 있는데 그 작품들은 모두 이번 전시에서 제외했다. <아가씨 가까이>에 이미 수록된 작품도 뺐다. 이번 전시회와 사진집의 사진은 주로 풍경과 정물인데, 풍경이 정물 같고 정물이 풍경 같은 그런 유의 사진이고 그렇게까지 아름다운 절경이랄까 그런 건 없다.
-관습적으로 우리가 아름답다고 치는 대상을 찍지 않았다는 것인가.
=그런 것은 나보다 잘 찍는 분들이 최고의 장비로 찍는다. 아마추어들도 절묘한 타이밍에 포착한 이미지가 인터넷에 넘쳐난다. 그런 기대를 갖고 오시는 관객은 실망할 거다. 뭘 이런 걸 다 찍었을까, 이 따위를, 왜 이렇게 하찮은 것을 찍었을
사진작가 박찬욱, 세계와 눈을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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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영화는 이미지가 움직인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그로부터 1과 4분의 1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는 이미지의 멈춤이 도리어 사건이다. 더구나 디지털 매체와 재생장치로 영화를 정지시키기가 쉬워지면서, 포토그래피의 정지성을 통해 시네마의 속성을 생각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아날로그, 디지털 시대를 막론하고 수많은 영화인들에게 사진은 진지한 취미 이상이었다. 카메라의 시선으로 세계를 보는 훈련이자 이미지로 대안적 세계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영화와 한통속이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크리스 마르케처럼 사진을 재료로 영화를 만든 감독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영화 세계를 농축한 폴라로이드를 남긴 안드레이 타르콥스키가 있다. 10대들의 서브컬처를 사진 찍다 <키즈>를 만든 래리 클락도, 한장의 사진을 내러티브의 씨앗으로 쓴 빔 벤더스도 모두 사진과 선을 긋지 않았던 감독들이다.
<복수는 나의 것>(2002) 즈음부터 영화를 찍지 않는 시간은 있을지언정 카메라와 떨어져 지낸
첫 개인전 '너의 표정' 여는 사진작가 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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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 부모가 낳은 청인 자녀인 코다(CODA) 루비(에밀리아 존스)의 음악대학 오디션 도전기이자, 유일한 청인 구성원을 바라보는 농인 가족의 감정적 딜레마를 파고드는 <코다>를 보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농인 부모의 세상을 코다의 시선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2014)의 이길보라 감독이다.
한국 코다 모임 ‘CODA KOREA’의 대표인 이길보라 감독은, 같은 코다로서 주인공에게 깊이 이입했다며 서신을 작성해 <코다> 제작진에 보내는 실험에 동참해줬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작가 출신인 션 헤이더 감독과 <작은 신의 아이들>로 1986년 아카데미 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농인 배우로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말리 매틀린 또한 먼 곳에서 날아온 반짝이는 신호에 반갑게 화답했다.
이길보라 감독이 배우 말리 매틀린에게
우선 말하겠습니다. 저는 말리 매틀린 배우의 엄청난 팬입니다! 이렇게 인터
[코다②] 이길보라 감독과 '코다' 배우 말리 매틀린이 주고받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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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의 눈으로 그려낸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미국영화계를 들썩이고 있다. <코다>는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관객상, 앙상블상을 수상해 선댄스 37년 역사상 최초로 US 드라마틱 부문 4관왕을 달성했고, 애플TV는 아마존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코다>의 글로벌 방영권을 2500만달러(약 280억원)에 사들였다. 역대 선댄스 출품작 판매가로는 최고가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작가 션 헤이더가 프랑스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각색한 이 작품은, 농인 부모가 낳은 청인 자녀인 코다(CODA) 루비(에밀리아 존스)의 음악대학 오디션 도전기를 그린다.
어부의 딸로 가족의 생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통역사를 맡아온 루비는 고교 졸업을 앞두고 자기만의 길을 가기 위해 기꺼이 가족과 대치하는 시간을 갖는다. 로맨스가 섞인 10대 소녀의 성장담이자, 유일한 청인 구성원을 바라보는 농인 가족의 감정적 딜레마를 파
[코다①]이길보라 감독과 '코다' 션 헤이더 감독이 주고받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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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 비타민 하나를 건넸을 뿐인데 그 뒤로 영양제 이야기가 30분 동안 이어졌다. ‘나한테 별로 흥미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 건, 상대방이 “신체 외부의 균형을 잡기 위해 근육 코어 운동을 하듯이 신체 내부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미네랄 섭취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할 때였다. 소개팅을 마치고 주선해준 친구에게 이 상황을 보고했더니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원래 그런 사람이 어디 있나? 사랑이란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는 건데…! 그 사람이 나한테 관심이 있었다면 처음 만난 날 ‘유산균은 여에스더’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걸…? 사랑을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으로 배운 나는, ‘구애의 춤’을 추지 않는 상대가 야속했다.
온주완이 산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고해>를 불렀을 때, 비로소 나는 사랑의 형체를 찾은 것 같았다. 그맘때 읽고 듣던 귀여니의 소설과 임창정의 노래도 모두 그게 사랑이 맞다고 했다. 상대를 향한 작은 관심
<산장미팅-장미의 전쟁>부터 <돌싱글즈>까지 ‘연애 예능’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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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호민이냐, 보현민재냐. 지금 가장 뜨거운 삼각관계 서사는 로맨스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별한 커플들이 한집에 모여 자신의 ‘X’와 새로운 인연을 포함한 이들과 자유롭게 데이트를 한다는 설정은 익숙함과 새로움, 서운함과 고마움, 경쟁심과 호기심 사이에 사랑이란 감정의 좌표를 고민하는 일종의 시험대가 됐다. 2기에 접어든 <나는 SOLO>는 녹화 두달 만에 (최종 선택에서 연결되지도 않은) 한 커플이 결혼식을 올렸고 또 다른 커플 역시 결혼을 앞두고 있다.
<체인지 데이즈>는 이별을 고민 중인 커플들이 한집에 모여 살며 각자의 문제를 직시하기 위해 다른 이의 파트너와 데이트를 해본다는 파격적인 컨셉을 내놓았다. <돌싱글즈>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미 결혼 경험이 있는 출연자들이 만나 미숙했던 과거를 갈무리하고 ‘결혼 2회차’에 도전한다. <투 핫!>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
요즘 다들 연애 예능 보더라?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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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호민 때문에 요즘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제발 재결합하길!” “성호랑 상미 헤어졌으면 좋겠는데 솔직히 못 헤어지는 것도 이해는 감.” “도대체 녹화 끝나고 무슨 일이 있었길래 영철이랑 영숙이가 두달 만에 결혼을 한 거지?” “최준호, 배수진이 연결되지 않은 걸 보면 역시 자식 문제가 크긴 한 듯.” 처음엔 인기 드라마 주인공 이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 이름들이 전부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시청자를 이토록 ‘과몰입’시키는 리얼리티 방송의 매력이 궁금해졌다. TV를 틀어도, 넷플릭스 같은 OTT에 들어가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출연하는 데이팅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시대다.
왜 창작자들은 끊임없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청자들은 지겨움을 토로하기보단 매번 새로운 것을 보듯 열광하는 것일까? <나는 SOLO> <돌싱글즈> <체인지 데이즈> <환승연애> <솔로지옥> 제작진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화려한 부활… 왜 인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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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합이냐, 새로운 사랑이냐.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티빙에서 독점 공개되는 <환승연애>는 이별한 커플들이 한집에 모여 자신의 ‘X’와 새로운 인연을 포함한 이들과 데이트를 하고 감정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X 연인’과 함께 리얼리티 방송을 찍을 수 있느냐”라며 의아해하던 사람들도 회를 거듭할수록 웬만한 로맨스 드라마보다 몰입도 높은 출연자들 사연에 ‘과몰입’해 각자 마음에 드는 커플을 열성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제작진조차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 파란만장한 현장을 이끈 이진주 PD를 만났다. 그는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윤식당> <여름방학> 등을 거치며 이른바 ‘나영석 사단’의 핵심 인물로 손꼽힌 연출자이기도 하다.
-<환승연애>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이직을 해도 레퍼런스 체크라는 걸 하는데, 연애는 상대가 어떤지 정확하게 알고 시작하지 못한다. 그 사람이 연인으로서 어
'환승연애' 이진주 PD 인터뷰, "최종 선택 장면 찍고 알게 된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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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 <잔 다르크의 재판> <돈> <당나귀 발타자르>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로베르 브레송의 작가일지. 1975년에 처음으로 출간된 이 책은 영화와 창작에 대한 로베르 브레송의 사유를 담고 있다. 두어줄의 단문으로 어우러진 글의 모음이지만 찬찬히 곱씹으며 읽으면 모든 문장에 긴 주석과 해설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잠언이 될 만한 표현들을 만날 수 있다. “정확성에 통달할 것. 나 자신이 정확성의 도구가 될 것.” “연출가 또는 감독. 누군가를 감독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감독하는 일이 중요하다.” 시각과 청각에 대해서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눈을 위해 있는 것은, 귀를 위해 있는 것과 중복해서 사용해서는 안된다.” 즉 모든 감각이 저마다의 고유한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표현되어야 그것들이 중첩된 결과물로서의 시네마가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그러한 결과물은 필연적으로 불친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의 깊은
씨네21 추천도서 <시네마토그라프에 대한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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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최애’라고 부른다. 가장 좋아한다는 말에는 어쩌면 자기 자신보다 더 좋아하는 대상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최애, 타오르다>를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최애가 불타버렸다”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한국에서는 유사한 뜻으로 땔감이나 장작이 된다는 표현이 있다.) 팬을 때렸다고 한다. 즉각적으로 SNS에서 논란이 되었다. 소설의 화자인 아카리는 퍼지고 재생산되는 글을 보며 최애 우에노 마사키만 걱정하는 중이다. 친구에게서 “무사해?” 하는 문자가 온다. 아카리는 의연하게 학교에 가지만, 사실 학교생활은 진즉에 위기에 처해 있다. 아카리는 수업에 잘 집중하지 못하고, 최소한을 하려고 해도 있는 힘을 다 끌어올려야 할 판이다. 최소한만 하려고 해도 의지와 육체의 연결이 끊어진다. <최애, 타오르다>의 전반은 아카리가 쓴 블로그 글과 최애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의 기억을 바탕으로 진행되는데,
씨네21 추천도서 <최애, 타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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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주삭을 설명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1600만 독자가 읽은 전작 <책도둑>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주요 도서상을 석권했던 전작이 출간된 후 무려 13년 만에 나온 소설이 바로 <클레이의 다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를 다뤘던 <책도둑>의 서술자는 ‘죽음’이었다. ‘죽음의 신’의 시선으로 주인공 소녀가 책을 훔쳐 언어를 지키는 모습을 그렸던 <책도둑>은 서술자의 문장이 아주 단순함에도 서정적인 기운이 넘쳤다. <클레이의 다리> 역시 화자는 주인공 클레이가 아니라 큰형 매슈인데, 매슈는 어머니 페넬로페가 어떻게 아버지를 만났는지부터 시작해 던바 가족의 가족사를 군더더기 없이 서술한다. 어머니가 죽은 후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던바가의 다섯 형제는 서로의 훈육자이자 동료가 되어 살아간다.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난 아버지(매슈는 아버지를 살인자라 부른다)는 다
씨네21 추천도서 <클레이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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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문외한의 입장에서 ‘초현실주의 작가들’을 소개하는 책이란 지식 습득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 인문서처럼 느껴지기 쉽다. 재미보다는 소양을 기르기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은 부담이다. 일단 제목만 보면 그런 부류로 오해하기 쉬운 <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은 한마디로 엄청나게 ‘재미있고 잘 읽힌’다. 분류는 미술비평, 예술이론쪽으로 되어 있지만, 그쪽 방면 책 중 흥미진진한 ‘사랑과 전쟁’ 계열이라고 설명하면 되려나. 동물학자이자 초현실주의 예술가이기도 한 데즈먼드 모리스는 <털 없는 원숭이>로 유명한 저자인데, 예술가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깊었던 까닭에 초현실주의 작가 집단 사이에서 있었던 사적인 에피소드를 손에 잡히듯 묘사했다. 누가 누구와 사귀었고, 누가 누구와 크게 다퉜으며, 누구와 바람을 피우다 결혼했는지 등의 사적인 얘기도 소개된다.
저자는 서문에서부터 이 책에서 초현실주의자의 그림이나 조각을 상세하게 논의하거나 분석할 생각이 없음을 밝힌다. “나는
씨네21 추천도서 <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